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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지하방의 추억

title: 애니쨩뒤돌아보지마2018.03.23 18:01조회 수 1165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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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31세의 유부남입니다.

 

지금은 지방도시에서 작은 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여기 정착한지도 벌써 2년이 지났군요.

 

이야기는 2008년 서울 서쪽 변두리. 제가 결혼을 하고 처음 아내와 신혼집을 구하면서의 일입니다.

 

그땐 번번한 직장도 없었고, 가진게 없었던 저라, 저렴한 월세를 구하기도 힘든 시기였습니다.

 

보증금으로 있던 돈으로는 지하(B급), 옥탑(B급)으로 밖에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총각시절 돈의 가치를 잘 몰라 있음 좋고 없음 말고 식으로 살아왔던 저에게 사랑하나만을 믿고 제게 와준 아내에게

 

지금도 미안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지금은 열심히 일하며 한가정의 기둥으로 살고있습니다.^^

 

어렵게 신혼집을 구하던 우린 햇빛안드는 지하방, 판넬로 지은 옥탑방들을 돌아보며, 처음 우리의 현실에 눈을 떳었죠.

 

그날 저녁 처가집에서 저녁을 먹고있을때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는데 시간되면 지금 보러올수 있냐고 하더라구요.

 

맘이 급한 우리는 장모님까지 모시고 방을 보러갔습니다.

 

흔한 골목길에 속의 또 골목길 끝에 있는 반지하방이었지만

 

안방도 넓고 작은방(생각지도 못한)에 작은 거실 화장실이 있는 다세대주택의 반지하 집이었죠.

 

저와 아내, 장모님은 급만족하고(처가집이 가까워서 더 좋았음) 집이 다음날이라도 나가버릴것같은 조바심에

 

바로 부동산에서 집주인과 계약을 마치고 보름 후의 이사 날짜까지 잡고 돌아오는 길은

 

열심히 살아보라고 내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 구나..하고 생각했었어요.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그날 저녁은..ㅎㅎ

 

 

 

 

그런데 그날 저녁 꿈자리가 엄청 뒤숭숭한겁니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왠지 구리구리한 꿈..

 

그 후 이사를 오고 그집에서의 첫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새벽까지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도둑이야! 도둑!!"하는 왠 중년 아주머니의 고함이 들리더라구요.

 

근데 마치 바로 작은방에서 소리치는것처럼 아니 같은방 안에서 누군가 소리친것처럼 가까이 들렸습니다.

 

외진 골목길.. 그골목길 속의 또 골목길 끝집이었기때문에 저도 좀 무서웠습니다.

 

무슨일 있나 걱정이 됬지만 괜히 험한일 당할까봐 나가지는 못했죠.

 

뱃속의 아기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기에..

 

그렇게 그날은 무서워하는 아내를 지키며 잠을 설쳤습니다.

 

 

 

 

이사를 하고 한 일주일동안은 편안하게 살았었습니다.

 

근데 어느날 아내가 저에게 아무래도 집이 좀 이상하다 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그만한 보증금에 이만한 집 얻은것도 행운이고,

 

첫날 도둑 소동때문에 좀 예민해진것 같다 라고 아내에게 위로를 했죠..

 

근데 몰랐어요.. 아내에겐 내게 없는 촉이 있다는걸..

 

 

 

 

그 첫날 제가 출근을 하고 집주인에게 물어봤답니다.

 

도둑 이야기도 하고 방음이 안되는것 같다고 반지하가 우리말고 또 있었냐고 물어봤다더군요.

 

집주인은 머뭇하면서 뒷집에 하나 더 있다고 했데요(원래 좀 어리어리 하십니다 스타일이..)

 

근데 뒷집엔 아무도 살고있지않다고 하더라구요.

 

퇴근하고 저녁을 먹으며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내가 그동안의 일을 이야기 해주더군요.

 

 

 

 

열흘남짓 살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악몽을 꾸고, 혼자 있으때 누군가 자길 보고있고,

 

혹은 스윽 하고 뭐가 지나가는걸 몇번이고 봤다고..

 

하소연 하듯 얘길 하더라구요. 전

 

 그때도 그만한 보증금...어디 사연없는 집 있냐..식으로 넘겨버렸죠..

 

그날 사소한 다툼이 있었습니다.

 

 

 

 

전 아내 말을 믿습니다.

 

과거 연애 할 때도 아내의 촉은 남달랐으니까요..

 

(과거 이야기도 꽤 있는데 글이 길어질까봐 생략하겠슴다)

 

하지만 이것 저것 따지기엔 우리의 형편이 어려웠죠..

 

몇달 후 아내는 출산을 했고..

 

퇴근하고 병원에 가기위해 집을 들러 이것저것 챙기고 씻고 할때 전 무언가를 보고야 말았죠..

 

생전 가위 눌려본적없고 그런걸 본적도 없었던 제가...

 

 

 

 

준비를 마치고 거실불을 끄고 막 나오려는 찰라 안방문을 닫는걸 깜빡해 다시 신발을 벗고 들어갔을때

 

안방 구석에 희미하기도 하고 뚜렷해 보이기도 한 뭐랄까..

 

3D 입체로 보이는 검은 천을 두른 팔다리 없는 사람 모양이었던거 같습니다.

 

순간 뒷통수를 쎄게 후려맞은 기분으로 쌔~하다라는 느낌은 그때 처음 들었던것 같아요..

 

 

 

 

전 집을 나와 버스정류장까지 앞만보고 달렸습니다.

 

병원에서 아내를 보는데 괜히 눈물이 나더라구요..

 

무섭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아내는 저의 눈물에 이쁜아들 보니까 그렇게 좋냐면서 위로? 를 해주더라구요ㅎㅎ

 

그리고 그다음날인가.. 자다가 꿈을 꿨습니다.

 

 

 

 

제가 담배를 피우려고 담배를 열고 꺼내려는데

 

 어떤 손이 제 담배를 여러개피를 꺼내가더라구요..

 

황당해서 욕을 하면서 고개를 돌렸는데

 

쪽진 기름진 쌔까만 머리에 화장은 하얗고 빨갛게 하고 눈썹은 가늘고 눈이 아주 매서운 아줌마가 절 째려보더라구요..

 

오히려...

 

전 화를 내는데 갑자기 그 아줌마가 더 큰소리로 저 귀신이 피운다자나!!!! 하고 옆을 돌아보는데

 

제 시선도 같이 움직여졌습니다.

 

그 화면이...우리집 안방인데 창문넘어 담이 하나 있습니다.

 

그 담위에 하얀색 소복을 입은 처녀귀신이 정말 무서운 얼굴로 째려보고 있더군요..

 

순간 소리지르면서 빨딱 일어나서 불 부터 켰는데 창문은 다행이 닫혀있더군요..

 

 

 

그렇게 몇달 우리 세식구가  별일없이 잘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부터 아내가 많이 예민하더라구요..

 

귀신이 하난줄 알았는데 많다고 안에도 있고 밖에도 있다고..

 

자다가도 갑자기 "할머닌 누군데 나보러 같이가재!!" 소리치는거 보구 벌떡 일어나서 봤는데

 

아내가 두눈을 번쩍 뜨고 절 노려보고 있더라구요..

 

식겁했습니다.

 

정말로..

 

전에 꾸었던 꿈이 생각나더라구요..

 

 

 

 

이후로 많이 자주 아니 매일 다퉜습니다.

 

저는 그런 아내를 산후우울증으로 몰아가고 있었고..

 

아내도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저도 지쳐갔구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아내를 방치한거 같습니다..

 

 

 

어느날 심하게 다투고 아내는 아기를 데리고 울면서 친정에 갔고,

 

저는 울적한 맘에 소주나 한잔 해야겠다 하고 슈퍼를 가는길에

 

전에 안면이 있던 사장님(당시 일하던 가게의 사장님의 친구분이어서 걍 사장님이라고 불렀던..)과 만났는데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우리집에서 술이나 한잔 하시라고 모셔갔습니다.

 

그 사장님 집이 참 가깝더군요 같은 골목길이었던...

 

 

 

 

혼자 텅빈 집에 혼자 있으려니 울적하기도 하고 해서 그 사장님께 인생선배로써 조언을 받고자 모셔갔는데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인상을 팍 쓰시는 겁니다.

 

전 뭔지 몰라하고 거실에 술상 피고 앉으려는데 저와 자리를 바꾸자고 하시더라구요..

 

전 일부러 상석으로 자릴 만들어 드렸는데.. 물어보니 본인은 안방을 등지고 앉아야 겠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어봐도 답도 안해주시다가 술몇잔 부딫치고 다시 물어보니...

 

이런 대답을 하시더라구요..

 

 

 

 

귀신을 볼수있다고...그리고 안방에 기운이 몰려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안방 문위에 부적 안붙어있었냐고 혹시 있었다면 띈적 있냐고 물으시길래..

 

이사오고 보기가 좀 그래서 방,화장실등 다 떼었다고 했는데.....

 

한숨을푹 쉬시더라구요.

 

 

 

 

현관에 들어올때 현관 위에 있는 부적보고 기분이 나빳다고 하시더라구요..

 

전 현관에도 붙어있을 줄 몰랐는데...

 

현관에 붙어있는 부적이 자세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무당이 굿할때 쓰는 부적이라 하더라구요..

 

다른 부적도 아니고 무슨 귀신관련 된... (기억이 안남)

 

전 무당..부적 이 얘기에 그나마 있던 그집에 있던 조금만 정이 한순간에 깨지더라구요...

 

 

 

 

저는 그동안 일과 아내와 별거 상태인 일..

 

그리고 이사를 마음먹었다고 얘기하고 안방에 무슨 기운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안방에 남자,여자,할머니 세개가 보인다고 하더라구요..

 

기운이 너무 안좋다고 여기 계속 지내면 몸도 안좋아 질것같다고 그러시더라구요..

 

참 내가 세상에.. 이런일도 겪어보는구나..하고 다음날 부동산에 집을 내놓았습니다.

 

그 후로 저는 지인을 통해서 지방에 좋은 직장을 구해 1년간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며 빠듯하게 모아 시골의 조그마한 아파트를 얻고

 

 다시 가족이 합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네식구가 되어 행복하게 살고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구입한 중형차를 타고 처가집에 들렀다가

 

아이들을 잠시 맡기고 아내와 전에 자주가던 단골고깃집에서 고기먹다가 반지하방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무척 궁금하고 다시한번 꼭 가보고 싶었어요..

 

좋고 나쁜 추억이 많았던 집이기에 서로..

 

차를 골목에 대놓고 제가 아내에게 "우리 지금 많이 발전했지?" 얘기하는데 아내가 눈물을 주욱 흘리더라구요..

 

그리고 그집앞에 다다를땐 소리없이 펑펑 울더라구요..저도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고...

 

너도 울고 나도 울고 ㅎ

 

그 집엔 다른 누가 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현관앞 유모차가 있는거 보니까.. 신혼부부인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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