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상주 할머니 마지막 이야기 - (上,中)

title: 이뻥날아오르라주작이여2018.08.14 22:38조회 수 1204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이 글을 읽으셨던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할매와의 인연에 관한 글입니다.

얘기가 기니 상,중,하로 나누겠습니다.

한 편씩 보시던, 몰아서 보시던 여러분의 선택....그리고 초반 사담 깁니다.

 


할매께 직접 들은 얘기도 아니고 어떤 증거도 없습니다만,

그 분과 저의 인연을 짐작할 수 있는 충분한 심증이 있기에 전 그렇게 믿고 있고

할매의 신딸이신 갈비찜 아주머니도 그렇게 생각하시고 계시더군요.

그냥 궁금해하신 내용이니 읽으시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의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대화체가 많고,

앞에 부분은 본 내용과는 별 무관합니다.

본문만 읽고 싶으시면 쭉 내리셔서 한 뼘쯤 뚝 떨어뜨려 놓은 부분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얼마 전 메르스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어느 주말

전 대구 변두리에 있는 한 공원 묘지로 달려 가고 있었습니다.

요즘 할머니 얘길했더니 할매가 너무 그립고 보고 싶어졌어요.

장거리 운전은 안 좋아해서 항상 멀리 가면 고속 버스를 이용하거나 기차를 이용하는데,

이번엔 메르스 때문에 대중 교통 이용 안하고 차로 이동했습니다.


차로 이동하면 운전해야되어 신경쓰이고, 돈도 더 들지만 이번은 예외입니다.

 

공원 묘지앞 슈퍼서 할머니 좋아하시는 소주를 한 병 사서 간단한 안주 거리랑 사들고 가서는

꽃을 산소 앞에 놓고 절을 하고 준비해 간 향도 하나 피워 드리고는

디스 담배를 한 가치 불 붙여 할매 묘 앞 상석 위에 놓았습니다.

 

할매, 입맛에 안 맞아도 오늘은 이거 피우세요.

요즘 솔 안 나와, 그거 큰 외삼촌 댁 냉장고에 있는데 안 들리고 왔어요.

그나마 이게 젤 독한 담배야! 


하고는 소주를 따서 무덤 위에 한 잔 부어 드리고는 

 

술도 입에 안 맞죠?

요즘 순한 거만 찾아서 할매 좋아하던 두꺼비 없어,

25도 짜리 과실주 담는 소주 사올껄 그랬나? 

 

하고 저 혼자 얘기하고는 할매 옆에 앉아 말을 걸었습니다.

 

할매, 요즘도 우리 외할매랑 자주 봐?

그래도 나 없으니 심심하지? 

 

하면서,할매 봉분에 기대어 누워


이런데 막 누우면 요즘 살인 진드긴가 뭐 때문에 큰일난다던데.....

그 놈들 오면 할매가 죽여? 


하고는 저도 소주를 한 잔 부어 마시고는 담배를 한 대 피고 봉분 한 번 껴안아 드리고,

가져간 새 마른 수건을 꺼내고 물 티슈를 꺼내 비석이랑 상석 한 번 싹 닦고 마른 수건질 깨끗이 하고

잠시 더 앉아 있다가 비석에 뽀뽀 한 번 해드리고

우리 귀여운 할매 하고는 한 번 비석 쓰다듬어 드리고 자릴 떴습니다.


할매 잘 지내세요. 또 올께....자주 못와서 죄송해요 


하고는 발걸음 무겁게 자리를 떴습니다.

항상 돌아서는 길은 우울합니다.


차로 30분이 채 안 걸리는 큰 외삼촌 댁에 가서 밥을 먹고 좀 쉬었다가 길을 나섰습니다.

큰 외숙모가 이따 저녁 먹고 외삼촌 들어 오시면 한 잔 하고 자고 가라셨는데

상주 좀 들려 보려고 한다고 길을 나섰습니다.

1시간쯤 달려 상주에 도착했습니다.

 

외할머니가 돌아 가시고는 더는 올 일이 없어 고 2 이후론 한번도 와보지 못한 곳.

간물이나 풍경은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큰 길들은 거의 그대로라

기억을 더듬어 갈비찜 아주머니 댁을 찾아 갔습니다.

혹시 못 찾으면 친구에게 전화해서 고모 할머니께 여쭈어 볼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쉽게 찾았습니다.

 

그 곳은 예전 제가 기억하던 단층 집이 아니라 조그만 건물을 올리셨더군요.

하긴, 한 자리서 성실히 30년 이상을 하시면

뭘해도 그 정도 부는 이루시는 게 당연 하지요.

점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접수 받으시는 분이 어서 오라고 인사하더군요.

손님 두 분이 앉아 계십니다.

아마 시간상 그 분들이 거의 마지막 손님이실듯 하여 앉아 기다리니

방에서 손님이 나오시고 안에서 아주머니가 나와 인사를 하십니다.

다음 분이 따라 들어 가고,

그 뒤로 모두 끝내시고는 나오셔서 절 보시고는 웃으시며 말씀 하셨지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점사보러 오신 분은 아닌 듯 한데.....


역시.......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 예전 할매 따라 다니던 좋아예요.

 

아줌마는 반색을 하시며 제 손을 덥썩 잡으시더니

니가 이리도 잘 컸구나 ! 하시며 감격해하셨습니다.

다 아주머니 갈비찜 덕이라고 웃으며 얘기했어요.

아주머니는 나머진 내가 정리할께 퇴근 하라시며 접수받던 분을 돌려 보내시고는

밥 안 먹었지 하시더니 부엌으로 가셨어요.

 

아뇨, 그냥 두세요.

제가 오늘은 맛난 거 사드릴께 나가시죠? 


했더니,

돈 아깝게 뭘 사먹냐시며 웃으시며 니가 좋아하는 거 있다고 하셨어요.


이 냄새는?...


그러시더니 밥상을 차리시고 술 안주할 거도 몇 가지 차리셔서는

가운데 냄비를 놓으시곤 뚜껑을 여셨는데

갈비찜이 보글 보글.

 

원래 갈비찜을 자주 해 드시나요? 했더니

한 3년 만에 첨 했다 하시더군요.

그러시면서 너 오려고 그랬나 보다

어머니가 옆구리 찔렀나 보네 하시며 웃으셨습니다.

갑자기 갈비찜이 그렇게 당기시더라 하시면서.


그리고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데 

 

참 너 포항 ㅇㅇ 보살에게 갔었다며?

네, 친구 고모 할머니시더라구요.


인연도 참........작년에 만났는데 니 얘기 하시더구나,

예전, 어머니 장례식 때 봤던 떼쟁이 봤다시면서.....호호호

니가 언젠간 한 번은 올 줄 알았다. 


하시더군요.

 

할매는 어떤 분이셨어요?


음.....하시더니 잠시 생각을 하시고는,


그래 이제 다 자랐으니 알아도 상관 없겠지.....

니가 궁금한 건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선 다 말해주마 


하시더니, 이야기를 시작하셨어요.

 

 

 

 

 

 

 

 

어머니는 포항 일대를 거점으로 활동하셨던 분이셨다.

 

바닷가는 육지와는 전혀 다른 곳이다.

목숨 걸 일은 별로 없는 농사와는 달리

예전 어부란 직업은 목숨내 걸고 하던 일이야.

어촌은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이고.

바닷가는 사람도 억세고 환경도 억세고,

기후도 억세고, 땅의 기운이나 터도 억센 곳이 많아.


특히,

포항, 구룡포 일대는 더 했다.


당연히 거기 사는 영들도 억센 악귀들이 많고 한을 품은 악귀들이 많아.

신도 억세고 말야.


바다는 고기를 잡으러 가서 한 번 풍랑을 만나면

예전엔 한 마을에 10명 ,20명씩 떼초상이 나는 경우도 흔한 곳이란다,

그런 곳이니 공포와 절망을 품고 한을 품고

바다에서 죽어간 사람이 얼마나 많겠니?


너희 할매는 그런 억센 귀신들을 상대하시던

그 지역 무당 중에서도 비교 대상이 없는 단연 으뜸이셨던 분이란다.


흔히들 큰 무당을 만신이라 부르는데

너희 할머닌 단순한 만신이라 부르기엔 너무 부족할 만큼 능력이 뛰어나셨어.

그 분이 모셨던 신을 아니? 


몇 번 할아버지 신이시라고 얘기만 들었어요.

 

대단한 능력을 가지신 아주 무섭고 강력한 신이시다,

그 신은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주는 너희 할머니를 정말 끔찍히 아끼셨다.

다른 이름 꽤나 있던 무당들도 버거워하던 일들을

너희 할머니는 너무나 쉽게 하셨어.

나도 신을 받게 되었을 때 너희 할머니 능력을 직접 보고 반해서는

몇 날 며칠을 찾아가서 빌고 빌어

겨우 그 분의 신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허락 얻었지.

나, 너 같은 애들 가르칠 시간도 마음도 없다.

별 자질도 없어 보이는데 차라리 지금 자꾸 찝쩍 거리는

그 신이나 떼어 줄테니 그냥 평범하게 살아라 하셨어.


난, 무녀가 되고 싶다고 했어,

그래서 내 작은 능력으로나마 사람들을 돕고 살고 싶다고 말야.

아무 말씀도 없으시더구나,

몇날 며칠을 찾아 갔었다.

날 본 척도 안 하셔서 한 참을 기다리다 돌아오고 돌아 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날도 그렇게 앉아 있다 체념하고 돌아서는데 어머니께서 들어와! 하시더구나.

들어가서 어머니 앞에 앉으니 쳐다 보시더니,


너 정말 별로 자질 없다, 그래도 하겠느냐고 물으시더구나.

당연히 한다고 얘기 했지.

그러자 너, 처녀지? 하시더군....작은 소리로 네 라고 얘기하자

평생 남자 가까이 안하고 혼자 살 자신 있냐고 물으셨어.

너 정도의 신기는 내림 받아도 남자 알면 금방 없어진다시며

그럼 그나마 무당도 평범한 생활도 못한다고 하시더군.


너 정도는 그냥 평생 혼자 살면서 기도를 드리고 공덕을 쌓아야

그나마 제대로 무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하시면서....

난 그리 하겠다고 했다.

그럼 지금까지?...............

 

그래, 나도 포항 ㅇㅇ 보살도 그렇단다.


와!!! 골드 미스도 아니고 다이아몬드 미스네.....그것도 숫 다이아몬드 미스....

내일 짐 싸서 들어와 하시더구나,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서 어머니께 손수 가르침을 받았다.

어머니가 내림을 해준 신딸은 여럿 있지만,

손수 먹이고 재우며 가르치고 내림까지 해준 신딸은 내가 유일하단다.

나 이후엔 어머니는 다른 사람을 가르칠 시간도 없었지만....


그래서 두 분이 그리 각별해 보이셨군요?


아마 내가 이 땅의 무당을 다 알지는 못하니 이 나라 최고란 말은 못하겠다만,

어머닌 최소한 이 땅에 무녀란 이름으로

그 시절을 살았던 분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엔 드시는 분이었단다.

지금은 무속 자체가 약해졌으니 잡신에 들린 애들은 많아도

그 만한 신력을 가진 무당은 한 명도 없을께야.

 

그렇게 대단한 분이 왜 포항을 떠나 상주에서 사셨어요?

할매가 직접 뛰시진 않던데 왜 그런거고요?

 

사연이 좀 깊단다.

너랑도 관계 있는 일이고.

 

ㄴ(중편)

 

너도 어머니께 자식이 있었던 건 알지?

네, 두 분 계셨다고 들었어요. 남매분들..


아니, 3이 있었단다.

어머니는 여자로썬 불행한 삶을 사셨던 분이야.

원래 어머니는 평범한 가정의 주부셨다더구나.

남편도 있으셨고,

남매도 두셨던 평범한 주부셨었어.

그러다 뒤늦게 무병이 찾아온 거야.


처녀의 몸이 더 신기가 뛰어나다더니 왜 결혼 전에 그러지 않으시고요?

 

너도 너희 할매 성격이나 고집은 잘 알고 있지?

한 번 싫으시면 목에 칼이 들어 와도 절대 굽히는 법이 없는 분이시지.

할매는 원래 무속에 관심도 없으셨다더구나.

처녀 시절 신이 찾아 왔으면 죽으면 죽었지 안 받아 들이셨을 꺼라시더구나.

그 능구랭이 같은 망할 놈의 할배라고 자주 툴툴 대셨다.

야비하게 잔머리만 굴렸다고.......

신은 인질이 필요했던 거야.

할머니가 거부할 때를 대비해서 말야.

결국, 할머니의 거부가 계속되자 신이 할머니의 주위를 치시기 시작했어.


원래 신내림을 거부 하면 당사자 보다 주위를 먼저 괴롭히지....

어머니의 당시 남편이 사고로 죽었어.

그 시절 남자들이 대부분 그러했듯 어머니를 무시하고 별 정도 없었던 남편이 죽은 정도론,

어머니 맘을 돌릴 수 없자 어느 날 어머니께 나타나셔선,

 

니가 끝까지 날 거부한다면, ....

좋타! 다음엔 아들을 데려 가줄까? 딸을 데려 가줄까? 하시더래.

 

그 분은 거기에 굴복하고 말았어.

어머니니깐......

 


그 신이 오기 전에 딴 신이 먼저 오셨을 수도 있잖아요?

 

네 몸에 새겨져 있는 신의 흔적은 원래 너 같이 평범한 애는 가질 수 없는 거다.

그건 신이 자기를 받아낼 수 있는 뛰어난 자질을 가진 사람을 미리 점찍어 둘 때 쓰는 거란다.

할매께 그리 하신거지 그리고 때를 기다렸던거야.

물론 다른 신이 뺏을 수도 있었을 거다.

먼저 신내림을 받으면 되니깐.

하지만, 그 신을 당할 신이 없었던 거야.

그러니 때가 될 때까지 안전하게 보호된 거고,


어머니 정도의 신기면 차고 넘치는 수준이라 결혼해서

남편이 있고 애 낳는 정도론 영향도 받지 않으신거야.

나 같은 사람과는 종류가 틀린 분이셨지....

 

지금 아주머니 보다 많이 더 세셨나요?


응, 나 한 10명 붙여놔도 가지고 노실 정도로.........

어머닌 그렇게 애들을 인질로 삼으셔서 할매를 무속의 길로 끌어 들이신

신이 시키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으셨어.

그런데 애들이 너무나 엄마의 일을 싫어했지.

그리고 성격도 정말 안 맞아서 쌓이고 쌓이고 골이 깊어져 갔어.

그러다가 어머니는 한 남자를 알게 되셨다더구나.

외로우셨겠지,

 

평생 남자란 걸 모르고 도움받고 사랑받은 적이 없어 모르는 나랑은 달리,

어머니는 애도 있고 가정 생활도 하셨던 분인데

왜 따뜻한 정이 안 그리우셨겠니?

원래 중이 제 머리는 못 깎는다고 하지.

남의 일은 이성적으로 잘 처리해주셨지만

정작 본인 문젠 감정이 앞서셨던지, 콩까풀이 씌이셨던지.

 

만난 남자는 그냥 스쳐가는 한량이었다고 해.

어머니는 그 남자가 떠나고 뒤늦게 임신을 하신 걸 알았다고 하셔.

그렇게 3번째 아이가 태어났단다.

남자 아이였어.

 

위에 누나, 형과는 아버지가 다른 동생이였지.

그 아인 위의 형제들과는 다르게

어머니를 끔찍히도 사랑하고 따르던 아이였었어.

어머니껜 최고의 아들이었다.

정말 착하고 어머니 말을 잘 듣는........

 

그런데 하나,

정말 안타까운 건 태어날 때 부터 건강이 너무 안 좋았던거야.

정말 유리그릇같은 아이였거든.

심장도 안 좋았고 몸이 전체적으로 너무 약했어.

오죽 했으면 학교갈 나이가 되어서도 학교를 가질 못했지.

거의 집안에서만 생활을 했었어.

내가 어머니 집에 들어가선 같이 자주 놀아 주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내게 그렇게 고마워 하시더군.


그 땐 이미 그 아이 위로 남매들은 어머니랑 인연을 끊고 차례차례 가출한 후였고,

어머니도 처음엔 화가 나 인연끊는다 하셨지만,

모정은 어쩔 수 없는지 결국엔 찾아 다니셨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리 대단한 분도 찾질 못하시더군.

 


아마 애들이 어머니 만나고 싶은 맘이 전혀 없었나봐

만나고 싶어했으면 어머니가 어디 있어도 찾아 내셨을텐데.....

어머니는 하나 남은 아들에게 온 정성을 다 쏟으셨어.

하지만 아이는 자꾸 약해져만 갔지.

어머니는 모시는 그 분께 빌었어.

 

내가 당신 뜻이라면 물 불을 안가리고 시키는데로 할테니,

고쳐 주진 않아도 좋으니 애를 지켜 달라고,

죽음만 피해 가게 해달라고 말야.

 

그 분은 그리 하겠다고 약속하셨지,

 

그 분이 감싸고 돈다면

어떤 귀신이나 저승차사 정도론 어쩌지 못할 꺼니까 말야.

정말 열심히 그 분의 뜻에 따라 일을 하셨고,

한편으론 아들의 병에 좋다는 소문만 들으면

전국 팔도를 업고 달려가시는 뜨거운 모정을 보이셨다.

 

그 아이의 병은 신체의 병이라 어머니로써도 어쩌지 못하셨으니까.

돈도 정말 많이 들었지만, 그런 건 별 문제가 아니였어.

어머니 명성은 높아만 갔고,거기에 따라 자연히 돈은 따랐지.


어머니는 아들의 병을 고치는데 필요한 돈과 생활하시는데 드는 돈과 조금씩 저축하시는 거 외엔

재물을 모으시는덴 별 관심이 없으셨어.

그 비싼 몸값에도 버는 돈은 거의 다 남을 돕는데 쓰셨으니깐.

그 시절 거기 산 사람 중에 알게 모르게 도움 받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꺼다.

진짜 제대로 된 무당의 모범을 보이셨던 분이지.

 

내가 그 집에 몇 년을 있으면서 공부를 하고

가르침을 받고 내림을 받아 어머니께 떠나던 날,


어디로 갈꺼냐 

시기에 상주가 왠지 끌린다고 그리 가려 한다니,

그래 어디던 니 맘이 닿는 곳으로 가라시며

어딜 가던 내게 배우고 내림 받은 신딸로 자부심을 가지고 부끄럼없이 살라셨어.

 

그러시더니 신문지에 싼 두툼한 벽돌만한 물건을 건네시더구나.

돈이었다...

어딜 가던 첨은 힘드니 요긴하게 쓰라고 하시면서 주시더라. 

그리고 웃으시며 말씀하셨지.


너 가르치면서 머리 나쁜 돌 대가리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의 마음을 알겠더라며 참 힘들었어 하시더구나.

나도 웃으면서 그리 자질도 없다시면서 어찌 절 받아 들이셨냐 했더니,

넌 자질은 떨어져도 우리 같은 사람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마음 가짐이나 심성이 된 애라시며

그게 예뻐서 받았다 하시더구나.

 

능력은 앞으로 계속 쌓으면 너도 잘 될 거라시며

기본가진 게 부족한 만큼 더 열심히 하라시더라.


그렇게 이 곳에 와서 정착했다.

어딜가도 텃세는 있기 마련이라 여기도 예외는 아니였지만 뭐 별 거 아니더라.

어머니가 워낙 잘 가르쳐 주셨어서......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소문을 들었다.

어머니가 끔찍히 아끼던 그 아들이 죽었다고 하더구나.


난 몇 날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당분간은 안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미 장례도 끝난 후였고,

어머니의 슬픔이 위로 몇 마디로 사라질게 아님을 잘 알았기에

스스로 극복하시고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에 가기로 마음 먹었지.....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다른 소문이 자꾸 들려 오는거야.

아들을 잃은 슬픔에 술로 사신다는 소문이 나고

급기야 슬픔에 미쳐 버렸다는 소문도 들리더구나.

더 이상은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어 한달음에 어머니께 달려 갔다.

 


어머니의 신당은 엉망이었다.

어머니는 술만 드셨던지 앙상한 가지 같았어.

나도 관심 없단 듯 한 번 쳐다보시고는 계속 울면서 술만 드셨어.

난, 어머니 옆에 가만히 있다 시간이 흐른 후 이제 술 그만 드시고 마음 잡으시라고,

애도 좋은 곳 갔을꺼라 위로했는데 그게 더 할머니를 폭발시켰어.


어머니는 갑자기 벌떡 일어서시더니 


그래....우리 애 하나 못 지켜준 저 따위 신...


하시면서 뛰쳐 나가시더니 몽둥이 하나를 들고 들어오셨어.

그러시더니 


내가 뭘 바라더노? 부를 바라더나? 명성을 바라더나? 

단 하나 아들 목숨만 지켜 달라고 그리 애원 했는데 그 걸 못 들어줘? 


하시면서 신당을 때려 부수기 시작하셨다.

미처 말릴 새도 없었고 어머니 서슬에 가까이도 못갔다.

신당을 다 때려 부수시더니,


나를 죽이던, 지옥에 쳐 박아 팔열지옥과 팔한지옥을 뺑뺑이를 시키건,

내 혼을 갈갈이 찢어 버리건 맘대로 해보소!!!

이젠 절대 내는 당신 안 모실끼라 하시더구나.

 

음....우리 할매의 그 플라잉 스틱 댄스가 그 때부터..................

 

[출처] 루리웹 ... 백두부좋아



    • 글자 크기
상주 할머니 마지막 이야기 - (下) (by 날아오르라주작이여) 조선시대 역대급 게이트사건 (by 냠냠냠냠)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8907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외전 - 2 (上) title: 이뻥날아오르라주작이여 1122 1
8906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외전 - 1 (下) title: 이뻥날아오르라주작이여 1074 1
8905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외전 - 1 (上) title: 이뻥날아오르라주작이여 1294 1
8904 실화 상주 할머니 마지막 이야기 - (下) title: 이뻥날아오르라주작이여 1049 1
실화 상주 할머니 마지막 이야기 - (上,中) title: 이뻥날아오르라주작이여 1204 1
8902 전설/설화 조선시대 역대급 게이트사건1 title: 잉여킹냠냠냠냠 839 1
8901 실화 대학교 엘리베이터썰 title: 잉여킹냠냠냠냠 1318 0
8900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14 (上)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 1226 1
8899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131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 1225 2
8898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12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 1261 1
8897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11 (下)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 1136 1
8896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11 (中)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 1146 1
8895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11 (上)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 1182 1
8894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10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 1283 1
8893 사건/사고 한국전쟁 당시 동맹이었던 영국군의 분노로 밝혀진 학살사건 한량이 978 0
8892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9 (中, 下) 한량이 1529 1
8891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9(上) 한량이 1469 1
8890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8 한량이 1554 2
8889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73 한량이 1696 1
8888 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6 한량이 1793 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