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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

두 악연 이야기

앙기모찌주는나무2018.12.13 15:40조회 수 1813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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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스님의 악연(惡緣)이야기

 

악연(惡緣)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어느 날, 치악산의 하늘에 일진광풍이 불어 닥치고 흑운이 유령처럼 몰려왔다. 구름사이로 뇌공(雷公)이 천고(天鼓)를 두두리는가, 섬찍한 우레소리가 도처에서 울려대었고, 뇌공의 반려자인 전모(電母)는 뇌공에 뜻을 받을어 공포의 번개를 치기 시작했다. 우르르 쾅!….

 

인간을 포함한 하계의 중생들은 무더위에 기진맥진으로 절규하다가 소나기가 쏟아져 환희작약의 춤을 추어대고 싶은 심정이나, 그러나 워낙 뇌공과 전모의 미친듯한 활동으로 하계의 중생들은 죽음의 공포에 부들부들 떨고 있을 것이다.

 

토굴속에 홀로 좌선자세로 앉아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충만한 소리를 관하고 있던 나는 뇌공과 전모의 극성스러운 소리에 눈을 떠 토굴의 유리창을 통해 쏟아지는 장대비를 묵연히 보고 있었다. 그 때 어둑어둑한 시야에 토굴로 뛰어오는 냠녀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황급히 토굴문을 두두리는 소리가 난다. 주인을 찾는 남녀의 음성이 번갈아 들려왔다. 문을 열어보니 비에 흠벅젖은 젊은 남녀가 고개숙여 인사하며 비를 피할 곳을 청한다. 나는 흔연히 남녀를 방에 안내하고 시원한 차를 대접하였다. 남녀는 차를 마시며 거듭 고개숙여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윽고 젊은 남자가 어렵게 입을 떼었다.

"등산을 왔는데 비를 만났습니다. 이것도 인연인데 저희에게 법문을 내려 주셨으면 합니다."

젊은 여자가 이어서 말했다.

"저희는 곧 결혼을 하게 되어요. 백년해로 할 수 있도록 법문을 부탁드려요.

 

나는 두 남녀의 얼굴을 응시했다. 구름이 인연따라 산봉우리에 잠시 머물렀다 가듯이, 결혼을 해도 10년을 가지 못해 이별해야 할 인연이었다. 불가에서 남녀간에 혼인하여 부부가 되는 인연은 오백생의 지중한 인연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그 오백생의 인연도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길에 헤어져 남남이 되는 작금의 현실이다. 죽도록 사랑했던 남녀의 그 마음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질되어 버린다. 오히려, 남이 되어 오히려 만나지 않았아야 할 악연이 되어 서로 원망을 퍼부어대는 일이 부지기수이지 않는가. 또,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죽음도 이별의 고통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인연을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오직 그들의 잔에 차를 가득 부어주며 확인하듯 물었다. "진실로 법을 구하는 것인가? 아니면, 잠시 편히 쉬었다가 가시게."

두 남녀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장차 부부의 인연을 맺을 저희에게 교훈적인 법문을 꼭 부탁드려요."

나는 그들의 표정에서 진실로 법을 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두 사람에게 '한 생각'의 잘못으로 돌이킬 수 없는 악연이 된 실화를 들려드리겠네."

그 때 나의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듯이, 뇌공과 전모는 산악이 깨져라 뇌성과 함께 번개를 쳐대았다. 우르르쾅!...콰쾅!...두 남녀의 얼굴에 번개불빛이 스치고 눈에 공포가 가득 어렸다.

 

 

 

 

第1話, '물에 빠져 죽은 우정'

 

 

 

"내가 40대 초반, 어느 사찰의 주지로 재직할 때 목격했던 이야기라네. 어느 군단위의 소읍의 초등학교 동창생 사이, 이 세상에서 가장 절친한 친구 사이가, 어느 날, '한 생각'의 잘못으로 돌이킬 수 없는 악연으로 변하고 말았다네."

 

박종규, 김민수, 채인철,오영근 네명은 40대 후반으로써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그 네명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막역하여 네것 내것이 없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들이었다. 

어느 화창한 봄 날, 꾀많은 박종규의 제안으로 각기 부인들 몰래 다른 남자의 부인들을 꼬득여 바다낚시 겸 즐기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네 친구는 낚시 도구와 배안에서의 먹거리인 소주 등을 잔뜩 등에 짊어지고 앞서 걸었다. 네 친구는 뒤따르는 여자 네 명을 흘깃흘깃 훔쳐 보며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다투워 마소(馬牛)처럼 벌쭉 벌쭉 웃어대었다. 남자들의 뒤에는 짝을 맞춘듯이 네 명의 40대 중반의 여자들이 무엇이 기쁜지 연신 수다를 떨며 남자들의 뒤를 따랐다. 남녀들은 짝을 맞추어 봄놀이를 가는 중이었다. 오영근이 박종규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저 여자들 가운데 군계일학으로 예쁜 여자는 누구야?"

박종규는 입가에 손을 가리고 나직이 말했다.

"이미경이라구 내가 점찍어 놓았어."

등에 잔뜩 짐을 짊어진 채인철이 옆에 담배를 빨아대던 김민수가 성난 얼굴로 쏘듯이 말했다.

"점찍다니 어느 놈 마음대로? 배안에서 여자들이 남자를 선택하게 하자구? 안그래? 인철이 어떻게 생각해?"

박종규는 수다를 떨며 걸어오는 여자들 가운데 이미경을 탐욕스럽게 훔쳐 보는데, 채인철은 묵묵히 앞만 보며 무관심의 표정으로 걸을 뿐이다.

 

그들은 작은 포구에 도착하여 소형 낚시배를 세내어 빌렸다. 그들은 모두 배에 승선했고, 배는 푸른 바다를 향해 출항했다.

 

육지가 보이지 않는 지경에 오자 말잘하는 박종규가 야유회에 사회를 보듯이 어색해하는 여자들에게 유쾌하게 말했다.

"자, 숙녀여러분, 여기는 묻지마 관광버스는 아닙니다. 통통배의 낚싯배이지만, 호화요트로 알고, 우리는 완전한 보안속에 하루를 부담없이 즐깁시다. 우리는 초면이지만, 부부처럼, 연인처럼, 하루를 재밌게 보냅시다. 동의하시죠? 동의하는 뜻에서 박수 한 번 부탁합니다."

배는 통통거리며 계속 파도를 헤쳐 약진해나가는 속에서 갈채가 쏟아졌다.

모두 배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았다. 박종규가 서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했다. "에또-오늘 귀한 시간을 내주신 숙녀분들을 위해 저희는 죽어라 바다고기를 낚시로 잡아 올리겠습니다. 싱싱한 자연산 회와 술을 많이많이 마셔 주십쇼. 뒷마무리는 우리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요.아셨죠? 마무리?"

박종규는 '마무리'라는 말에 힘을 주며, 여자들을 향해 왼쪽 눈으로 윙크를 보내었다. 그때, 김민수가 손을 들어 외쳤다.

"긴급동의요."

박종규는 여자들 앞에 거만스럽게 보이며 퉁명하게 말했다.

"뭬야?"

오늘 우리가 숙녀분들을 만난 것도 지중한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짝을 맞추었으면 하는디, 숙녀분들에게 우선권을 주었으면 합니다."

박종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 때 여자들로부터 동의의 박수가 터졌다. 박종규는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일순, 이미경에게 호소하듯이 안타깝게 건네 보았다. 

 

드디어 여자들에게 파트너의 간택권이 주어졌다. 눈깜짝 할 사이에 여자들은 인연따라 남자를 택해 버렸다. 이미경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던 박종규, 김민수, 오영근의 세남자는 아연실색해버렸다. 여자에게 관심이 없어보이는 듯한 채인철을 이미경이 간택한 것이다. 이미경은 예쁘게 활짝 웃으며 묵묵히 앉아 있는 채인철의 옆에 앉아버렸다. 박종규의 눈에서는 시퍼런 불빛이 스치는 것 같았다.

 

낚시를 하기 시작했다. 남자들이 물고기를 낚아 올리면 짝인 여자들은 장고를 울리며 '지화자'를 외치듯 손뼉을 치며 환호의 소리를 질러대었다. 싱싱한 회가 마련되었다. 각기 제짝들의 술잔에 술을 따르고, 회를 초장과 와사비가 있는 간장에 찍어 안주로 먹었다. 박종규가 힐끗보니 이미경이 채인철에게 술잔을 건배하더니 자신의 젓가락으로 회를 초장에 찍어 채인철의 입안에 넣어주는 것이 아닌가! 채인철은 만족히 웃으며 답례로 술을 따루어 이미경에게 권한다. 이번에는 채인철이 자신의 젓가락으로 회를 초장에 찍어 이미경의 입안에 넣어준다. 다정하기가 이를데 없다.

 

박종규의 눈에 시퍼런 불이 켜지고, 이를 부드득 갈아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오영근과 김민수가 박종규에게 술잔을 건네는 척 하면서 화를 돋구는 소리를 했다. "죽쑤어 개준다는 속담아냐? 우리가 돈들여 놀이를 마련하고 결국은 채인철이 좋은 일만 한게야? 자네와 우리는 사주팔자에 미인과는 인연이 없을까? 술이나 흠벅 마시세. 우리에게도 꿩대신 닭들이 있지 않나?"

박종규는 분해서 소주잔을 연거퍼 비웠다. 급취를 하니 박종규는 더욱 분한 마음이 되었다. 박종규의 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채인철과 이미경은 금슬좋은 부부같았다.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배는 육지가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있었다. 갈매기 한 마리가 경고하듯이 소리를 지르며 배위를 스쳐지나갔다. 갈매기의 언어를 들을 수 있었다면, 분명 갈매기는 배위의 인간들에게 곧 벌어질 비극에 대한 경고를 알아차렸지 않았을까?

남녀 모두 술에 취해 취흥이 도도한 상황에 채인철이 이미경을 보며 외쳤다.

이 여사, 내가 제법 큰고기를 잡았어.

채인철이 낚은 고기는 지금까지 일행이 잡은 고기 가운데 제일 큰 것이었다. 이미경이 박수를 쳐대며 환호의 소리를 지르더니 채인철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제일 큰고기를 잡았어요. 횟감으로 어서 만드세요."

 

채인철은 살려고 몸부림을 치는 물고기를 힘주어 붙잡아 도마위에 올렸다. 이미경은 기뻐 손뼉을 쳐대며 환호성을 질러대었다. 채인철은 이미경의 환호에 고무되어 회칼을 집어 들었다. 그 때, 물고기의 언어, 표정을 읽을 수 있는 현자가 있었다면 물고기의 부릅 뜬것같은 눈, 가쁘게 호흡하며 오물거리는 입에서 절규와 저주를 들을 수 있었으리라. 어쨌거나 채인철이 회칼로 물고기를 몸을 회치려 할 때, 돌연 박종규가 벌떡 일어나 채인철에게 뛰어와 온 배안이 떠나가라 외쳤다.

"안돼! 그 물고기는 회쳐서는 안돼!"

회칼을 잡고 있던 채인철은 일순 멍하여 박종규를 쳐다 보았다. 이미경, 김민수, 오영근과 여타 여자들도 모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놀란눈이 되어 채인철 앞에 우뚝 서 있는 박종규를 응시했다. 채인철은 쪼구리고 앉아 다른 한 손은 도마 위의 물고기를 회치려다 주춤하고, 역시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박종규를 올려 보았다. 채인철이 박종규에게 부드럽게 물었다.

"왜 안된다는 것이지? 응?"

박종규가 외치듯 말했다.

"인철이 아버지 제사가 가깝지 않는가!"

"우리 아버지 제사날 하구 이 물고기가 어쨌다는 거야?" "자네 가정형편이 어려운데 그 물고기는 여기서 먹지 말고 집에 가져가 부친 제사날에 쓰라는 말이야."

가정형펀이 어렵다는 말에 채인철의 얼굴이 일순 벌개졌다.

"자다가 봉창 뚫듯이 무슨 말이야?"

"자네는 부친제사 때 제수품도 못살 수 있는 형편이니 그 물고기를 제사 때 쓰라는 내말을 못알아 들어?"

박종규는 채인철에게 아니 이미경에게 들으라는 듯이 이미경의 얼굴을 보고 외쳐대었다. 이미경의 안색이 곤혹 스러워졌다. 채인철은 박종규의 모욕주는 말뜻을 깨닫고 격분에 더욱 얼굴이 벌개졌다. 회칼을 든 손이 부르르 떨렸다. 그러나, 채인철은 애써 마음을 다잡는 듯이 인내의 표정을 보이며 힘껏 잡았던 회칼을 도마 위에 던져 버리면서 원망하듯이 박종규에게 말했다.

"자네 내 친구 맞아? 왜 그래? 취했어? 숙녀앞에서 무슨 추태인가?"

박종규는 으르렁 거리듯이 되받았다.

"야, 이자슥아, 좋은 물고기 니 형편 어려우니 니 애비 제삿날에 쓰라는 말이 뭣이 기분 나쁘냐?

"나쁜 새끼, 여자 앞에서 고의적으로 나를 망신주려는 네 심보를 모를줄 알아? 너 죽고 싶냐?!"

순식간에 채인철이 박종규의 멱살을 힘껏 잡았다. 박종규도 지지않을세라 채인철의 멱살을 힘껏 잡고서 흔들며 외쳤다.

"오늘도 술얻어 먹는 놈이 눈치코치 없이 행동하구... 양아치 같은 새끼!"

다시 담을 수 없는 막말이 쏟아졌다. 채인철은 양아치라는 말에 솟구치는 심화로 온몸을 분노로 부들부들 떨었다. 채인철은 일순 이미경을 안타깝게 건네 보았다. 이미경이 실망스럽게 외면하는 듯 했다. 채인철은 절망감에 절규하듯이 부르짖었다.

"너 이 새끼, 오늘, 너죽고 나죽자."

순식간에 채인철은 박종규의 멱살을 잡아끌고 바다속으로 뛰어들었다. 배안의 일행들이 만류할 수가 없었다. 나머지 초등학교 동창생들은 대취하여 인사불성이다 시피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자들도 만취되었고, 거듭말해 자타일시 대취하여 제몸조차 못가누는 실정이니 그 누구 만경창파에 뛰어들어 친구들을 구조할 수 있을까. 취하지 않은 갈매기만 욕설을 퍼붓는가, 소리를 질러댈 뿐이었다. 박종규, 채인철은 서로의 멱살을 잡은 채 바다속에서도 서로 욕설을 퍼붓고 싸우는 듯 하더니 급기야는 바다속 깊이 흘러 들어가고, 횟감대상인 물고기들의 밥이 되는 신세로 전락해갔다.

 

그 날, 배안에 동승하여 대취한 남녀들은 모두 경찰서에 연행되어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사람이 둘이나 죽은 것이다. 경찰의 조사에 의해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 작은 군단위에서는 매양 화제가 빈궁하던차에 호재가 등장한 것이다. 경찰서에서 나오는 남편의 귀때기를 잡아끌고 가는 부인네들, 경찰서에서 나오는 부인의 머리채를 잡아 끌고 가는 남편들의 모습에서 화제는 절정을 이루었다. 그 사건아후, 소읍의 결혼한 남자들은 자나깨나 부인을 감시감독을 해대는 통에 8순에 이른 할머니까지 할아버지로부터 애를 먹었다는 설이 있다.

 

박종규와 채인철의 사체를 찾기 위해 해경과 어부들이 무진 애를 썼으나 두 달이 다 되도록 오리무중이었다. 도대체 두 초등학교 동창생은 어디메로 간 것일까. 어느 날, 경찰 한 사람이 나를 찾아와 애로를 실토했다.

"그 두 사람, 혹시 용왕님이 붙잡고 있는 것일까요?"

나는 차를 대접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용왕님이 보내주지 않겠소?"

마침내, 두 사람의 사체는 진도(珍島), 어느 섬의 해변가에 파도에 밀려 나타났다. 철썩이는 파도가 밀어내는 사체를 보니 물고기들이 다 뜯어먹어 깨끗히 해골만 남았었다. 상상해보시라, 놀랍게도 해골은 그 때도 서로 껴안아 결사적으로 두 손으로 목을 쥐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 부터 친구인 그들이 어찌 그리도 순식간에 돌변하여 돌이킬 수 없는 악연이 되고 말었을까. 나는 반야심경을 낭송하면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서로의 목을 쥐고 있는 해골의 손을 뜯어 내었다. 손가락의 뼈가 부서졌다.

 

나의 이야기가 끝나자 청년이 안타까운 얼굴로 질문해왔다.

"스님, 그들은 그렇게 죽으라는 정업을 타고 났을까요?

"아니지. 그 정업은 얼마던지 극복할 수 있는 것이지. 눈앞에 욕망이 자신들을 망친다는 깨닫고 '한 생각'을 돌릴 수만 있었다면 그런 악연은 이루어지지 않았을거야."

 

토굴 밖에서는 여전히 뇌공과 전모가 극성을 부리고 있었다. 갑자기 여자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비가 쏟아지는 유리창 밖의 번갯불빛속에 두 친구의 해골이 서로 목을 죄며 싸우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 것 같고, 서로 원망을 퍼붓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요. 비가 그치고 저희들을 보내주세요. 네? 제발요..."

 

 

 

 

第2話, '어느 신혼부부'

 

 

 

나는 그들의 찻잔에 다시 차를 가득 붓고 말했다.

"이야기를 하나 더 해줄까?"

두 남녀는 창문을 통해 뇌성번개와 장대비가 쏟아지는 것을 흘깃 보며 공포스러운 표정이 되더니 이내 이야기를 또 청하였다.

"장차 신혼부부가 될 수 있는 두 사람이 귀담아 들을 이야기라네. 천지를 이스라엘의 신인 여호와 하나님이 창조했다고 굳게 믿는 어느 처녀 총각이 서울의 어느 교회에서 성가대의 축복의 노래와, 존경하는 목사님의 축복의 설교를 들으며 결혼을 하게 되었다네. 천지의 절대적 전지전능자인 여호와와 그의 독생자인 주 예수님의 축복이 두 혼인자의 몸에 임했으니 얼마나 행복스러웠겠는가!"

 

교회에서 오전에 결혼식을 마친 직후 축복받은 신혼부부는 곧바로 강원도로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동해의 푸른 바다를 보고, 회를 싫컷 먹고, 설악산 절경속의 호텔방에서 첫날밤을 맞이할 심산이었다. 신부는 신랑이 운전하는 승용차의 운전석 옆에 앉아서 행복에 들떠 있었다. 신랑은 직장이 좋고, 키가 큰 미남이었고, 신부는 날씬한 몸매에 계란형의 얼굴, 짙은 눈섶, 오똑한 콧날, 꽃잎처럼 작은 입의 소유자였다.

 

신랑은 신부를 옆에 태우고 승용차를 운전하며 미래에 대한 푸짐한 설계를 말하기 시작했다. 신부는 신랑의 푸짐한 인생설계에 연신 감동이었다.신랑과 신부는 달리는 승용차에서 연신 사랑의 밀어를 나누었고, 신부는 운전하는 신랑에게 사랑을 확인하고 또 확인해주듯 수시로 키쓰를 퍼부었다. 

 

신혼부부가 동해의 푸른 바다와 설악산을 상상하며 승용차를 몰아갈 때 그들이 스쳐가게 되는 운명의 그 산길이 있었다. 그 운명의 산길 옆 숲속에서는 이름모을 산새들이 다투어 아름답게 노래하고 있었는데, 뻐꾸기의 소리가 압도적이었다.

 

그 운명의 길에는 코란도를 탄 사내 둘이서 비포장 도로를 서서히 운전하고 있었다. 코란도의 운전석에는 30대 중반의 사내가 타고 있었고, 그 옆에는 20대 후반의 사내가 타고 있었다. 사내들은 고성능 엽총으로 노루, 멧돼지 사냥에 나선 수렵가들이었다. 코란도 운전석 옆에 탄 사내가 엽총을 어루만지며 운전자에게 탄식하듯 말했다.

"형님, 이 성능좋은 엽총이 우네요. 울어. 오늘 한 방도 쏘아보지 못했으니..."

"정태야, 그 많은 멧돼지와 노루는 어디 이민갔냐? 하루종일 찾아도 그림자도 없으니, 젠장!"

"형님, 그만 집에 돌아가시죠?"

"집에 가야 기다리는 마누라 있냐, 뭐가 있냐?"

"결혼을 하셔야죠."돌연, 운전자의 눈알을 부라리며 고함치듯 외친다.

"야, 임마, 나허구 결혼해줄 여자가 안타나잖아. 스무번을 선을 보아도 웬지 여자들이 퇴짜를 놓잖아! 눈깔이 없는 년들 같으니! 그런데, 너는 왜 결혼하지 않냐?"

엽총을 어루만지던 정태는 고개를 떨구며 창피한듯이 말했다.

"저역시 결혼해줄 여자가 안나타나요."

잠시 두 사람은 침울한 얼굴이 되었다. 정태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여 운전자에게 공손히 건네면서 말했다.

"형님, 우리 장가 좀 가게 해달라고 굿이나 한 번 할까요? 알아요? 미인이 나타날지..."

"야, 너, 미쳐가는 구먼."

"형님은 어떤 타입의 여자를 형수님으로 생각하세요?"

운전자는 실눈을 뜨고 상상하듯이 말했다.

"날씬한 몸매에 계란형의 얼굴, 짙은 눈섭, 오똑한 콧날, 꽃잎같은 작은 입이 있는 여자야. 너는 어떤 타입이냐?"

"저도 형님 취미와 똑같아요.헤헤."

"차를 잠시 세우고 소변좀 보자."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길가에서 시원하게 소변을 보았다. 정태가 허리쯤에서 군용 대검 비슷한 것을 뽑아 들고서 푹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싸늘하게 말했다.

"형님, 오늘 우리가 멧돼지나 노루를 잡았으면 이 칼로 목을 따고 피를 흠벅 마셔보는 건데..."

운전자는 냉혹한 얼굴이 되어 쏘듯이 대꾸했다.

"실망하지 말아! 기회는 있으니까!"

정태는 이번에는 엽총을 들어 숲속을 겨누어 입으로 타타탕 총쏘는 흉내를 내었다. 정태가 엽총을 차안에 넣고 고개를 들었을 때, 멀리 시야에 승용차 한 대가 들어왔다. 정태가 숨가쁘게 외쳤다.

"신혼부부 차군요. 차에다 축하 테이프가 붙어 있잖아요."

운전자는 부럽다는 표정이 되어 고개를 끄덕이며 독백했다. 아아, 부러워, 부러워...오늘밤 불나것구먼...

 

등장한 신혼차는 앞서의 하나님과 주예수님의 축복을 받은 신혼부부의 차였다. 신랑은 투덜대었다.

"웬 비포장길이야? 도대체 아직까지 비포장 도로가 있어? 정부와 강원도는 뭐하구 있는 거야? 국민 세금을 어디다 빼돌리는 거야?" 

신부가 유리창을 향해 손가락질 하면서 예쁘게 말했다.

"자기야, 저 앞에 차가 서 있고, 사람이 서있으니까, 먼지 일으키지 말고 천천히 가요, 응?"

신랑은 자신의 고급승용차가 비포장도로에서 맥을 못추고 있어서 내심 짜증이 치밀어 있었다. 짜증난 소리로 신부에게 말했다.

"우리가 저런 놈들한테 신경써 발발기라는 말이야? 내 체면상 그럴 수는 없지!"

신랑은 신혼차를 혼빠진듯이 부러워 보고 있는 코란도의 사내들 옆을 천천히 가지 않고, 오히려 세차게 악셀을 밟아 스쳐지나갔다. 신혼차를 부럽게 바라보던 두 사내의 얼굴에 흙먼지가 훅 덮어왔다. 돌연, 흙먼지 때문에 호흡곤란을 느낀 두 사내는 쿨룩거리며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욕설이 튀어나왔다. 정태가 기침을 콜록거리며 외쳤다.

"형님, 저 새끼가 일부러 우리를 엿먹이려 하는데요. 당장 쫓아요!"

 

운전자와 정태는 연신 욕설을 퍼부으며 급속히 코란도를 몰고 추격해갔다. 비포장도로에서 코란도를 당할 수 있는 승용차는 없을 것이다. 운전자는 복수의 차원에서 경적을 요란하게 울리며 승용차를 지나면서 역시 흙먼지를 일으켜 신혼부부의 차에 안겨주고는 앞서 달렸다. 코란도의 사내들은 코란도를 길에 세우고, 흙먼지로 시야가 보이지 않아 고생하는듯한 승용차를 보면서 후련한듯이 배를 안고 웃어대었다.

 

신랑은 흙먼지로 신혼의 승용차가 더럽혀지고, 시야가 보이지 않게 되자 화가 머리끗까지 치올랐다. 신부는 신랑에게 싸우지 말자며, 천천히 갈것을 호소하듯 하였으나, 신랑은 격분해 있었다. 길가에 서서 웃고 있는 두 사내에게 흙먼지를 뒤집어씌우는 차원이었다. 신랑은 복수일념으로 전속력으로 차를 몰아 흙먼지를 일으키며 스쳐 지나갔다. 웃고 있던 두 사내는 진짜 된통으로 흙먼지를 뒤집어쓰게 되고 말았다. 코란도의 사내들은 흙먼지로 더심하게 호흡곤란이 되어 쿨록거렸다. 운전자가 쿨룩거리며 무서운 눈으로 정태를 불렀다.

"저런 개새끼가 있나! 오늘, 이상한 사냥을 해야 하겠구먼. 야, 엽총에 실탄 장전해!"

정태도 격분해 있었다. 연신 씨발씨발 욕설을 퍼부으며 두 자루의 엽총에 실탄을 장전하고 말았다. 코란도는 금방 신혼부부의 승용차를 따라 잡았다. 운전자는 승용차의 앞에 코란도를 세우고 엽총을 들고 내렸다. 흙먼지속에 신랑은 차문을 열고 욕설을 퍼붓고 나오더니 먼지속의 시야에 두 자루의 총구가 겨누어져 있는 것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대경실색했다. 항복한다는 듯이 두 손을 양쪽으로 쳐들었다. 운전자가 총구를 신랑의 머리에 겨누고 냉혹하게 말했다.

"넌 신혼의 재미를 볼 수 없는 놈이구먼. 두 손으로 머리를 뒤로 싸안고, 무릎을 꿇는다, 실시!"

머뭇거리는 신랑의 정강이에 운전자의 구둣발이 날아와 강타했다. 신랑은 비명을 지르며 두 손으로 정강이를 싸안고 맨땅에 굴렀다. 정태는 정신나간듯 울어대는 신부의 머리채를 인정사정없이 잡아 끌어내었다. 신부는 신랑옆에 똑같이 두손으로 뒤로 머리를 감싸게 하여 무릎을 꿇게 했다. 정태가 총구로 신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정태는 놀란듯이 운전자에게 말했다.

"형님, 이 여자 얼굴을 보세요."

신랑에게 엽총을 겨누며 으르렁 거리던 운전자가 신부의 얼굴을 보았다. 놀란눈이 되더니 감탄하듯 말했다.

"아니! 내가 오매불망 찾던 바로 그 여자야! 그러나 어쩌지? 나하구는 인연이 없는 걸."

운전자는 입맛을 다시며 무척 아쉬워했다. 신랑이 살려달라 애소 하면서 좌우 길쪽을 흠쳐보았다. 운전자는 싸늘하게 말했다.

"기대하지는 말아. 이 길은 차량이 잘 안다니는 길이니까."

운전자와 정태는 우선 신혼부부의 돈과 보석을 모두 빼앗고, 신혼부부를 끌고 완전히 인적이 끊긴 녹음이 짙은 숲속의 골짜기 위에 다시 무릎을 꿇렸다. 운전자는 안타깝고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신부에게 말했다.

"넌...나같은 남자를 만나야 하는건데....남자를 잘못 택해 죽는 거야...정말, 아까운 여자야.."

신부는 운전자에게 울며 두 손을 파리 앞발 부비듯이 비비며 살려달라 애소했다. 그러나 운전자는 신부에게 싸늘하게 미소만 보일뿐, 신부의 관자노리에 엽총의 총구를 들이대었다. 엽총은 비정하게 발사되었다. 동시에 정태는 신랑의 머리를 향해 엽총을 발사했다. 엽총의 탄알은 굉음속에 신혼부부의 두개골을 무참히 찢어 발겨 버렸다.

운전자와 정태는 신혼부부의 사체는 골짜기에 던져 버리고, 승용차도 골짜기에 밀어 추락시켜 버렸다.

잡초와 나무 뿌리와 칡넝쿨 등은 인간의 피맛, 고기맛을 보기 위해 신혼부부의 사체를 향해 무섭게 달려들어 사체를 분해할 것이다. 어찌 그들 뿐이랴, 작고 큰 산짐승, 산새, 쉬파리 등도 신혼부부의 사체에 대해 자비를 베플지는 않을 것이다.

전지전능한 창조주 여호와와 독생자인 주 예수님의 축복과 목사님의 축복, 양가의 축복, 찬양의 성가대의 노랫소리를 들은지 24시간도 못되어 마냥 행복해야할 신혼부부는 인적이 끊긴 숲속, 골짜기의 원귀(怨鬼)가 되어 버렸다. 눈비를 맞으면서 원귀는 자신의 억을함을 풀어줄 인연을 하염없이 고대하는 신세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일설에 나뭇군과 심마니의 설에 의하면, 그 골짜기 쪽에서 눈비가 내릴때면, 남녀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는 설도 있다.

신혼부부가 무참히 살해되어 사체유기를 당할 때 인간은 그 누구도 목격을 한 자는 없었다.굳이 목격자라고 지적을 한다면, 산새와 산짐승들 뿐일 것이다. 산새와 산짐승이 경찰에 고발장을 들고 접수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환타지 소설에서는 가능할 것이다.
실종된 신혼부부의 사건은 실종신고에 의해 민완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신혼부부의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경찰은 수사의 단서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미스테리 '실종'사건으로 잊을 수 밖에 없었다.
억울하게 죽은 신혼부부의 시체는 초목과 산짐승들에게 철저히 유린되어 백골이 되는가 하더니 진토가 되는 듯 하였다. 아무리 슬피 울어도 그들의 억울한 죽음의 현장을 찾아오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제행무상한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가버렸다.

"내 이야기의 핵심을 들어 보이겠네. 첫번째 이야기나 두번째 이야기도 모두 잘못된 '한 생각' 때문에 좋은 사람들이 악연을 맺고, 원귀가 되어버린 것이네.
또, 전지전능한 신불(神佛)이라도 개인의 정업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았지? 왜 종교는 믿느냐고?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서라네. 스스로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면 종교는 똥친 막대기요, 약방문에 지나지 않는 게야.
세상에는 신앙을 갖지 않으면, 평안을 얻을 수 없는 인간들이 많다네. 미친듯이 신앙에 열광하여 돈과 심신을 다 바쳐 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은 혼자라는 것을 깨닫게 될 뿐이야. 홀로 정업대로 윤회하는 초라하고 불쌍하기 짝이 없는 인생인게지. 

불교에서는 (般若)를 귀중히 여긴다네. 반야는 지혜라는 말이지. 마하반야는 큰지혜, 부처의 지혜를 말하는 것이네. 인생에 맹목적인 신앙에 심신을 던지지 말고 대지혜를 얻어야 한다네. 대지혜를 얻으려면 대지혜를 구족하신 부처님께 의지해야 하네. 우리가 부처님을 의지하면 우리도 언젠가는 부처와 같은 대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이지. 부디, 두 사람은 마음의 평안과 대지혜를 얻기 바라네.
자, 이제 뇌공과 전모도 소임을 다하고 떠난 것 같네. 그들도 언제까지 청천하늘을 부정할 수는 없잖나. 어서 하산 하시게..."

토굴문을 나서는데 젊은 여자가 아쉬운듯이 말했다.
"스님, 신혼부부의 사건은 완전범죄로 끝났는가요? 신혼부부가 너무 억울해요... 우리도 귀감을 삼겠어요.
나는 두 남녀를 보고 웃으며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키며 말했다.
"우주의 영원한 법칙은 인과응보라네. 살인자를 검거할 수 있는 시효 5일을 앞두고, 코란도의 두 사내는 경찰에 체포되었다네. 눈비를 맞으며 찾아올 사람을 고대갈망하던 억울한 신혼부부의 한이 어느 정도 풀리게 된게야."
"스님, 경찰이 어떻게 범인을 체포할 수 있었을까요?
"갈 길이 바쁠텐데...?"

소나기가 쏟아지는 서울의 어느 포장마차여서였다. 포장마차 주인은 퇴직한 경찰이었다. 정직한 경찰관이라서 돈이 없어 포장마차도 간신히 열 수 있었다. 빗속에 사내 둘이서 포장마차를 찾아와 소주잔을 연거퍼 들이키었다. 나이든 자가 혀구부러진 소리로 말했다.
"정태야, 우리가 강원도에서 죽인 신혼부부 말이야. 지금도 자꾸 꿈에 나타나서 괴로워 죽겠어. 너는 어쩌냐?"
"형님 저도 그래요. 악몽에 시달려 죽겠어요. 형님만 아니였으면 전 벌써 자수했을 거예요."
"야, 이제 공소시효 5일전이야, 다 되었어. 조금만 참아, 알았냐?"
술에 만취된 자들은 하얀색 승용차에 타고 부르릉 시동을 걸었다. 어느틈에 나온 포장마차 주인은 빗속에 서서 멀어져 가는 승용차의 넘버를 암기하고 있었다. 그는 신혼부부 실종사건, 그 빛바랜 사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포장마차 주인은 동전을 들고 근처의 공중전화 박스로 뛰어가 아끼는 후배 형사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감사의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 두 남녀를 나는 다시 불러 세웠다.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두 아이가 태어났을 때, 자네들은 인연이 다해 헤어지게 될거야... 그래서는 안되는데....)
나는 머리를 가로 흔들고 그들에게 작별사로 이렇게 큰소리로 또박또박 말해주었다.
"고해바다에 태어난 중생은 부부의 인연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네. 기쁘나, 슬프나 서로 이해하고, 의지하면서 행복하게 살게나. 언제나 한 생각이 부부의 사랑도 변질시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구 영원히 변하지 말고 행복하게 사시게나. 알겠지?"
나는 골짜기에서 멀어져 가는 젊은이들을 응시하면서 그들이 백년해로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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