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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新의대기숙사 공포체험_8(완결)

title: 연예인1오바쟁이2014.09.01 10:05조회 수 1312추천 수 1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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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환자 문제가 뭐같애?'

첫날 첫 회진부터 교수님의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이 EKG읽어봐 뭐가 이상한거야?"

"P...PVC 같습니다.."

"니들은 뭐 이상한거 보이면 다 PVC냐? 환자가 PVC로 입원하는거 봤어?

PVC특징이 뭔데?"

"저.. 그게.. 죄송합니다..공부하고 오겠습니다!!"

"어디서 인계는 받아가지구 공부하고 오겠다고 하면 봐준다고 하던?"

"..."

"공부좀 해라..공부"

한가지도 제대로 대답을 못하는 우리가 답답했던지

교수님은 연신 한숨을 내쉬며 외래방으로 내려가셨다..

 

"공부 안했냐?"

심도자실로 향하면서 치프레지던트 선생님이 물었다..

"그건..아닌데.."

"근데 왜 그런것도 대답못해? 나 살다살다 니들처럼 대답못하는 애들도

처음봤다.. 기본적인것도 모르고 오냐? 남자선생..너 어제 뭐했어?"

"집에..집에 내려갔다 왔습니다.."

"너 간이 부었구나..카디오 돌기 전날 집에 내려갔었어? 그럼 여자선생 너는?"

"저는.."

"너도 집에 갔었냐?"

"아니요..그건 아닌데.."

"어휴..공부좀 해라..공부좀.."

"죄송합니다.."

"나한테 죄송할건 아니고.. 공부를 해야..니들도 살고 나도 편하다.."

 

심도자실에 도착할때까지 치프선생님의 잔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나와 영훈이는

죽었다는 눈빛을 주고 받았다..

"히히 누나 그래도 여기가 먹을거 하난 많아서 좋댔어.."

심도자실에 쌓여있는 샌드위치에

영훈이의 행복지수가 확 올라갔다..

"그리 좋냐?"

"응.. 다 공짜잖아..ㅋㅋ"

초식공룡..

누군가 했던 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속 편해서 좋겠수.."

나는 웃으며 핸드폰으로 EKG가이드를 열어 읽기시작했다..

"우와 누나 초간지~~ 그런것도 되?"

"다들 이걸로 보잖아..몰랐어?"

"완전 초부럽..나도 사야겠다.."

"다음 모델 나오면 사..어..?아까 그거 2nd degree AV block이었나보다.."

"봐봐 봐봐.."

"이거봐.. 한번 건너뛰고.. 나오는거.. 전혀 상관없는걸 PVC라고 했으니.."

"그건 나도 아닌거 같았어.."

"아닌거 같으면 말을 하던지.."

"답을 모르니까..ㅎㅎ"

 

공부를 하다 시술참관을 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남아서 공부를 하고 가라는 엄명에

오후회진이 끝난후에도 한참을 남아서 공부하다가

9시가 넘어서 병원을 나섰다..

오늘.. 무슨일이 있어도 계속되는 귀신문제를

해결하리라 맘을 먹었다..

 

"언니 왔어요?"

방에 들어서자마자 혜미가 반겼다..

"왜이리 늦었어요?'

"나머지 공부했지.."

"나머지 공부? 그런것도 해요?"

"너무 뭘모르니까 공부하고 가라고 하시더라구.."

"언니~~ "

"덕택에 이젠 좀 알거 같아.. 혜미야 너 오늘 일찍 잘꺼니?"

"아니요.. 동강 다보고 자려면 되게 늦을 거 같아요.."

"언니 좀 일찍 자려고 하는데 너 자기전에 나 깨워줄래?"

"그래요..몇시쯤요?"

"그냥 너 자려고 할 때 내가 계속 자고 있으면 꺠워줘.."

"알았어요..한 세시쯤 잘거 같아요.."

"잘됐다..그떄 깨워줘.,"

 

샤워를 하고 부적을 손에 쥔채 침대에 누웠다..

어떻게든 잠이 들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었지만..긴장탓인지 쉽게 잠이오지 않았다..

 

 

"언니~~ 언니"

현이가 문밖에서 나를 부르며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침대에서 내려서며 큰소리로 말했다..

"언니.. 나 여기좀 있을께요..너무 무서워.."

"왜? 다른애들 없어?"

"다들 찜질방 갔어.."

"넌 왜 안가고..?"

"난 찝찝해서 싫어.. 혜미씨..나 여기 같이 있어도 되죠?"

혜미가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다시 현이와 함께 침대위로 올라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서 언니..많이 혼났어요?"

"아니..뭐.."

"근데 영훈오빠는 샌드위치앞에 급 화색이 된거구?"

"그렇다니까.."

"아..초식공룡같애.."

"그지? ㅋㅋㅋㅋ"

 

그때..

"끼아아아아악"

자지러질 듯한 비명소리가 옆방에서부터 울려왔다..

"들었어방금?"

"네.. 들었어요.."

동영상 강의를 듣던 혜미마저 비명소리에 놀란 얼굴로 일어섰다..

"언니 방금.."

"그래.. 옆방이었지?"

"네..그런거 같아요.."

"현아..방에 아무도 없었다며?"

"분명히 그랬는데.. 써니가 돌아왔나?"

"가보자.."

"언니..무서워요..가지 말아요.."

현이가 갑자기 내팔을 잡았다..

"그럼 여기 있어봐 언니 가보고 올께.."

"언니 나랑 같이가요.."

혜미가 나섰다..

"아냐 문만 열어보고 올꺼야.. 넌 현이랑 여기 있어.."

나는 겁에 질린 현이를 돌아보며 말했다..

 

옆방문은 반쯤 열린채였다..

나는 부적을 쥔 손에 힘을 주며 방안으로 들어섰다..

"쾅"

방에 들어서자마자 현관문이 소리를 내며 닫혔다..

나도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았다..

 

"좋은 생각은 아니었어.."

어디선가 젊은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게요..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일어섰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방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형광등도 모두 꺼진채 오직 현이의 스탠드불빛만이

방을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한걸음..한걸음.. 방안으로 들어섰다..

캐비넷 옆에도.. 창문옆에도 아무것도 없었다..

한참을 서있어도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고보면 깨어있는 상태로 귀신을 본적은 없었는데..

내가 지금 뭘하고 있는걸까..

한심한 생각에 현이의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손에 쥔 부적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빠졌다..

이런일에.. 해결책이란게.. 어떻게 있을 수 있는걸까..

 

툭..

투툭

툭..

바닥에 놓인 발 옆으로 붉은액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위층을 바라봤다..

입 위쪽으로 얼굴이 으깨어진 여자가

2층난간에서부터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망가진 얼굴에서부터 흘러내린 피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목이 막힌듯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다..

여자가 비웃는듯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또 왔네?"

"누..누..누...구세요? 뭘..원하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나? 너를 원해..해인.. 너 말이야.."

"나...나..를..?"

"그래..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왜..왜...왜..죠?"

"몰라 그저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갑자기 억울한 기분이 들면서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두려움에 떨리던 손발도 진정이 되었다..

"이유도 없이?"

"그래..그런건 없어!!"

여자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너를 갈기갈기 찢어서 나보다 더 처참하게 그렇게 만들어버릴꺼야.."

여자의 분노가 피부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처참하게..처참하게 죽어야해.."

 

도대체 왜? 하필 나에게?

나의 분노도 극에 달했다..

"죽일테면 죽여봐"

벌떡 일어서서 그여자에게 한걸음 다가섰다..

"아무 이유도 없이 나를 괴롭히고 싶다고?

아무 이유도 없이 죽이고 싶다고?

그래? 그럼 죽여봐.. 죽이라고"

억울함과 분노에 눈물이 비오듯 쏟아지며

부적을 쥔 손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자..나 여기있잖아.. 죽여!! 죽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여자를 향해 내목을 내밀었다..

"자.. 원대로 해봐 어디!!"

 

여자가 깔깔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무서운 속도로 팔을 내밀어

한손으로 내목을 잡아 자신쪽으로 바짝 끌어당겼다..

"그래.. 그렇게 해주지"

여자의 한손이 가슴으로 파고 들어왔다..

물리적 아픔이 느껴진것은 아니었으나

심장이 덜컥거리며 숨이 턱턱 막혀오기 시작했다..

"힘들지? 괴롭지? 나처럼 아프지? 킥킥킥"

여자는 계속해서 킥킥거리며 양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부적을 쥔 손에 점차 힘이 풀려왔다..

 

"이름을 물어봐..어서.."

젊은여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정신이 든 나는 숨을 고르려 애쓰며 그여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애써 말을 이어갔다..

"영...선..씨는 어디 있어..? 그리고 당신..당신 이름은 뭐야..?"

순간 나를 잡고 있던 여자의 손이 느슨해짐을 느꼈다..

"내...이름..?"

"그래..당..신 이름..."

방안이 나를 두고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들었다..

더이상 숨을 쉬기 힘들다는 생각과 함께

정신이 다시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내이름..내이름? 내이름..기억나질 않아..내이름.."

여자가 자신의 머리를 움켜잡으며 절규하기 시작했다..

잡고 있던 힘이 없어지며 나는 바닥에 턱썩 주저앉았다..

다시 호흡이 돌아오며 정신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내이름...!! 내이름!!!"

여자는 계속해서 절규하며 몸부림을 쳤다..

몸부림을 칠때마다 으꺠진 여자의 살점과

머리카락에 맺혀있던 피가 사방으로 뿌려졌다..

그리고 다음순간 여자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위험했어.."

젊은여자의 목소리가 말했다..

일어서려 애썼지만 손발에 힘이 풀려 일어서지지 않았다..

 

"언니~~ 언니!!!"

때마침 혜미와 현이가 방안으로 뛰어들어오며 나를 찾았다..

"언니 왜 거기서 그러고 있어요?

언니가 너무 안와서 걱정되서 와봤어요.."

"언니 괜찮아요?"

"응..괜찮아..방으로 돌아가자.."

 

"무슨일이 있었던 거에요?"

"언니 얼굴이 창백해요.."

"아무것도 아니야.. 나중에 이야기해줄께.. 나좀 자야겠어.."

"그래요 언니 얼른 쉬어요.."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쏟아졌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아무도 없는 내 방안에 홀로 서 있었다..

직감적으로 여전히 꿈을 꾸고 있음을 알았다..

그때 내앞에 젊은여자가 나타났다..

"가자"

"어딜요?"

"오늘 해결해야해..나에게 시간이 없어"

"시간이 없다뇨..?"

"네 옆에 있을 수 있는 시간말이야.. 오늘이 마지막날이야.."

여자는 말없이 내방문을 나서 옆방으로 옮겨갔다..

나는 조용히 여자의 뒤를 따랐다..

 

옆방은 불빛하나 없이 어두웠지만

언제나 그랬듯.. 모든것을 식별할 수 있었다..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검은 물체가 나를 향해 다가왔다..

영선이었다..

놀랍게도 영선의 얼굴은 더이상 기괴한 형태가 아닌

정상적인 모습이었다..

27세라기엔 너무 앳되보이는 살아생전에 무척 예뻤을것 같은 얼굴이었다..

"최영선.. 27세..맞아요?"

영선이 고개를 끄떡였다..

"가로등..사고.. 그이야기 들었어요.. 맞아요..?"

사고이야기에 영선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지만

이내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나를 찾아온거에요..?"

"의사가..되고 싶었어요.."

영선이 입을 열었다..

"약학을 전공했지만.. 의사가 되고 싶은 꿈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소아과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해인씨 학교에 가고 싶어 입시준비를 했었죠..

공부를 하다가 힘들때마다 해인씨네 병원에 들려

마음을 다잡곤 했어요..

거기서 일하는 의사들을 보면서..

마음을 달래곤 했거든요..

그날도..그런날이었어요..

봄인데도 눈이와서 예쁜 그런날..

여동생이랑 함께 병원에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었죠.."

"여동생..?"

"네.. 눈이 예쁘게 온다고..그런말을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그다음엔 병원이었죠.. "

"많이..아팠죠..?"

"아니요.. 저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어요..

사실 죽었다는 사실도 몰랐죠..

그냥 몸이 너무 가벼워서 좋았어요..

어느새 소아과 병동에 가서 섰는데

거기서 해인씨를 봤어요.."

"아.."

"한손에는 소아과학책을 들고

주머니엔 청진기를 넣고 가슴엔 학생증을 달고 있었죠..

내가 너무 바라던 모습 그런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나는 그저 부러움에 그모습을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해인씨 표정이 너무 짜증스러워서 놀랐죠.

내가 그토록 바라던 모습을 하고 저사람은 왜저렇게

짜증스러운 모습일까..하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저..눈이 와서.."

얼핏 영선이 웃은 듯 했다..

"그리고 다음순간 나는 다시 응급실에 돌아와 있었어요..

거기서 나는 내가 죽었다는 걸 알았죠..

처참한 내모습과 동생의 모습을 봤고

가족들이 오열하는 모습을 지켜봤죠..

왜 내가 그런일을 당해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당신의 이름과 얼굴이 떠올랐죠..

나는 이제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것들..

그런걸 가진 당신이 너무 미웠어요..

그럼에도 행복해하지 않는 당신이..

오직 당신에 대한 분노만이 머리속에 가득찼었고

다음순간 나는 이방에 와 있었어요.."

"왜 하필..이방에.."

"어떻게 왔는지는 몰라요..

그저 당신을 죽이고 싶다..라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방에 온 후엔

그것 밖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죠.."

"지금은..?"

"다 기억이 났는걸요.. 그런마음 들지 않아요..

단지..인혜..인혜를 찾고 싶어요..

어제부터 인혜를 볼 수가 없었어요.."

"인혜라면.."

"동생이요.. "

 

"그만 가는게 좋겠어.."

내내 말이 없던 젊은여자가 입을 열었다..

"어딜..?"

되물으며 여자를 바라봤으나

여자가 말을 한 대상은 내가 아니었다..

여자는 영선의 앞으로 다가가 영선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영선의 표정이 점차 밝아졌다..

"고마워요.."

영선은 눈인사를 하며 사라져갔다..

 

"이제 인혜를 찾아.."

여자가 나를 채근했다..

'어떻게..?"

하지만 여자는 대답이 없었다..

"인혜씨.. 인혜씨.. 나와요.. 인혜씨.."

별 수없이 무작정 불러봤지만

방안은 아무런 변화 없이 고요할 뿐이었다..

"여기 해인이 왔어요.. 나와봐요.."

이번엔 효과가 있었다..

키득키득 웃으며 인혜가 내눈앞에 서있었다..

언니와는 달리 여전히 처참한 모습이었다..

 

"이번엔 놓치지 않을꺼야.. "

인혜가 입맛을 다시며 다가왔다..

"당신은 최인혜에요.. 영선씨 동생 최인혜"

나는 인혜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기억안나요? 가로등 사고..당신은 최인혜라구요.."

인혜가 멈춰서서 나를 바라봤다..

"인혜..라고..? 영선..언니..? 인혜...?"

놀라운일이었다..

인혜의 얼굴이 점차 정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언니를 닮아 예쁘장한 얼굴이었다..

"기억나는 거에요? 어떻게 된일인지..?"

나는 한걸음 다가서며 인혜에게 물었다..

 

인혜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봤다..

"언니는요?"

"영선씨는 먼저 갔어요.."

"어디로..?"

나는 난감한 표정으로 옆의 젊은 여자를 올려다봤다..

여자가 고개를 끄떡였다..

"좋은곳으로 간거 같아요.. 인혜씨도 이제 가야죠.."

".........."

"아직도 나를 죽이고 싶은 거에요?"

인혜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언니는.. 정말 좋은 언니였어요.. 난 항상 언니를 따라다니는게 좋았는데..

그날도.. 언니를 좋아라 따라나섰어요..

그리고.. 그일이..

나는.. 나는 모든걸 알고 있었어요..

우리가 죽었다는것..

내가 먼저..죽었으니까...

나는 언니가 괴로워하는 것도..

언니의 심장이 멈춰가는것도 지켜봤죠..

그리고 언니를 기다렸죠..

그런데..언니는 자신이 죽었다는걸 모르는 것 같았어요..

순식간에 내앞에서 사라졌고 나는 계속 언니를 찾았지만

찾을 길이 없었죠..

한참후에 돌아온 언니는..

그제서야 모든 사실을 알고

절규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끊임없이..

해인이란 이름을 불렀어요.

분노에 가득찬 언니는 점차 그 자신의 시신만큼이나 그 모습이 처참해져갔고

저는 그런 언니를 지켜보면서

당신에 대한 미움을 키웠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언니를 이렇게 만든 사람이라면..

죽이고 싶다고..

그리고 그후는 기억나지 않아요..

그저 이곳에 와서 당신을 기다린 것 밖에는..

처음엔 저 창틀근처에서 움직일 수도 없었으니까요..

언젠가부터 당신이 이곳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그저 당신을 잡을 생각만 가득했어요.."

"그랬군요.. " 

"언니를 따라..가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내가 도와줄께."

묵묵히 듣고 있던 젊은여자가 인혜의 손을 잡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잘가요.. 좋은..의사가 될꼐요..."

나는 인혜에게 인사를 하며 중얼거렸다..

 

"자 이제 깨어날 시간이야.."

"네?"

"일어나야지.. 너무 오래있었어.."

젊은여자가 나를 벽쪽으로 세게 밀쳤다..

힘없이 내몸이 공중으로 뜨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다음순간

나는 방안에서 눈을 떴다..

창밖이 조금씩 밝아오고 있었다..

 

몸을 일으켜세우며 손안에 든 부적을 바라봤다..

다 해결된건가? 그런데 그 젊은여자는 누구지..?

"그녀석 누나"

또다시 젊은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구..?

"그 점쟁이 녀석 누나라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그럼 이만... 안녕"

그순간 손안에 들고있던 주머니 안의 패가

파삭 소리를 내며 부서졌다.

그랬구나.. 감사합니다.. 안녕히..

부적을 다시 꼭쥐며 인사를 했다..

.

.

.

 

그후로의 일상은 순조로웠다..

악몽도.. 가위눌림도 없었고.. 써니에게도 나쁜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간혹 혜미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는 일이 있곤 했지만

혜미는 늘 그랬듯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

.

.

 

2010년 7월 17일

방학을 일주일 남긴 토요일..

원재오빠가 부적을 돌려달라며 방으로 찾아왔다..

"오빠 그 부적.. 그때 깨졌는데.."

"그래..알아.. 그 점쟁이가 만약 부적이 깨어지면 나보고 태워버리라고 했어.."

"오빠가 태워야해요?"

"응 그런가봐.."

책상서랍에 고이 모셔두었던 부적을 가지고 나왔다..

"정말 고마웠다고 전해주세요.. 그분께.."

"그래..하지만 이미 알고 있을껄?"

 

오빠를 배웅하고 들어와 책상에 앉았다..

잠시후 운동나갔던 혜미가 들어왔다..

"언니~ 나 오늘 집에 내려가려고해요"

"그래? 언제 올라오니?"

"언니 이제 곧 방학이라면서요?"

"그래.. 일주일 남았어.."

"언니 방학 끝날때쯤 올라올꼐요.."

"그래. 너도 좀 쉬어야지..방학하고도 한참을 안내려가구.."

"집에 너무 오래있으면 지겨워서요..^^"

 

혜미가 가방을 챙겨 나선 후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요량으로

영화를 한편 다운받아 틀었다..

 

방안의 모든 선풍기를 나를 향해 틀어놓은채

등받이에 푹기대에 앉아 책상위에 발을 올렸다..

세상이 다 내것같은 기분이 되었다..

 

드르르르륵 드르르르륵

"여보세요?"

"뭐하니?"

혜성이었다..

"방에 혼자 남아서 영화나 보려고.."

"그래? 간식거리좀 사러 나가려는데 같이 안갈래?"

"그래..같이가자.."

영화를 정지시켜 놓고 방을 나섰다..

 

방안으로 들어서는데 영화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히 꺼놓고 나갔는데...

이상하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내 책상앞에 한 여자가 앉아있었다..

"누구..세요?"

대답없이 모니터만을 바라보고 있는 여자는

혜미였다..

"혜미야 언제 왔어?"

혜미는 대답없이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왠지모르게 섬뜩한 느낌에 소름이 돋았다..

"혜미야.."

"기다렸어.. "

혜미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대신에 아이의 목소리와 여자의 목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왔다..

"네가 혼자되기를.."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계속해서.. 기다렸어.."

천천히 일어서는 여자는 이미 혜미가 아니었다..

방바닥에 주저앉아 앉은채로 뒷걸음질을 쳤다..

여자의 키가 2m는 되는듯 보였다..

머리가 사방으로 뻣쳐 휘날렸다..

여자가 허리를 굽혀 얼굴을 바짝 들이댔다..

흰자위가 보이지 않는 검은 눈이

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제..계속 같이 있자.."

여자가 빙긋이 웃었다..

 

 

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들었다..

꿈...꿈이었을까..

어느샌가 의자에 기대어 잠이든 모양이었다..

거친 숨을 고르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어느새 영화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다..

 

드르르륵 드르르르륵

혜성이였다..

"간식거리 사러 나가자~"

"지금?"

"응 낼 일욜이잖아 밤참이나 하게 같이가자~~"

졸라대는 목소리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지금 나가.."

영화를 끄고 옷을 갈아입었다..

 

혜성이는 엘레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 지갑을 두고 왔다.."

"그냥 가자..내가 사줄께.."

"아냐..많이 살꺼란말야.. 잠깐만 기다려.."

지갑을 집어들고 다시 뛰어나가려는 찰나

"누나"

꼬마아이의 목소리가 귓전에 울렸다..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잘못..들었나..?

다시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무언가 차가운 손이 내발을 잡았다..

"누나"

 

발옆의 침대 밑공간에는

익숙한 눈빛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꺄아아아악"

 

"무슨일이야?"

혜성이가 방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저..저...저기.."

침대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무서운것좀 보지 말라니까.."

"안봤어..요즘.."

 

 

방불을 모두 켠 후 혜성이와 방을 나섰다..

"왠지 일주일간 매일 방불을 켜고 자게 될것같아.."

"무서우면 나 불러.."

"또 무슨 구박을 하려고?"

"구박 안할께.."

 

여름이지만 밤공기는 시원했다..

혜성이의 기분도 좋아보였다..

나역시 덩달이 기분이 좋았다..

 

단지 한가지가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혜성이에게 말하지 못한..

방을 나서면서 부터 한 꼬마아이가 우리 뒤를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이...

그 아이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미끄러지듯 움직인다는 사실도...

 

"해인이에게 집착하는 영혼이 있어서 귀신들이 그곳에 모인대.."

원재오빠의 말이 떠올랐다..

"나도모르게.. 그곳에 가 있었어요.."

인혜와 영선의 목소리도 귓전에 울렸다..

해인이에게 집착하는영혼...

 

고개를 돌려 꼬마아이를 돌아봤다..

아이가 나를 올려보며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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