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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떼어내기에 이어서-산에서 만난 남자

햄찌녀2019.09.09 17:23조회 수 2003따봉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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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포천 길명리에 있는 곳에서 군생활을 했다.
그 부대는 훈련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지금은 어찌 변했는지 모르지만 당시에는 마을도 드문드문 있었다.

무슨 훈련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리 소대는 방어 훈련을 하고 있었다.
200~300미터 정도 되는 야산 위에 진지를 구축하고 밤새 방어 훈련을 하고 있었다.
나는 M60 기관총 탄약수였다. 계급은 일병.

밤 12시 안팎의 시간이었다.
분대 고참이 나에게 마을로 내려가서 라면을 사오고 김치도 얻어오라고 시켰다.
훈련 나가면 으레있는 일상이다. 또한 훈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기도 하다.

밤을 홀딱 세야 하는 훈련이지만 특별히 대항군이 쳐들어 오는 훈련도 아니기에 우리는 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훈련을 즐기고 있었다.
그냥 그렇게 진지를 구축하고 밤만 세면 끝나는 훈련이다.

나는 고참이 시키는데로 반합을 하나 들고 산을 내려갔다.
군대 생활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불빛 하나 없는 밤에 달빛은 정말 밝게 느껴진다.
달빛으로 그림자가 생긴다는 것도 군대에서 처음 알았다.

산을 내려 가는 길은 즐거웠다. 아니 그냥 평범한 일상이엇다. 늘 하던 일이었다.
주변에는 오래된 무덤들이 있었고, 산을 거의 내려온 지점에는 동네 상여집이 있었지만 별로 무섭지 않았다. 사회에서는 대낮에도 멀리 상여집이 보이면 소름이 돋았지만 역시 군대라는 환경은 사람을 담력스럽게 만든다.

나는 가볍게 콧노래를 부르며 내려갔다.
이윽고, 멀리 마을 초입을 알리는 작은 다리가 보였고, 다리를 건너니 20여 가구의 마을에 들어섯다.
군데군데 백열전구 방범등이 잇었다.

자, 이제 여기서 가게를 찾아야 한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 시골 작은 마을에서는 가게를 한달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맡아 열기도 했다.
가게를 해서는 생계가 안되니 가게만 할 수도 없고 농사도 지어야하고 하니 그냥 집안에 물건을 들여 놓고 파는 식이었다.
즉, 가게라는 간판이나 표식은 있지도 않았다.
그리고 밤 늦은 시각에도 물건을 사겠다고 하면 절대 짜증내지 않고 자다가 일어나 물건을 팔기도 했다.

그렇게 어느 집이 가게일까 두리번 거리며 점점 마을 안으로 들어가고 있을 때였다.





저 멀리서 한 남자가 서 잇는 것이 보였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마을, 바람에 백열전등이 흔들릴 때마다 마을도 흔들리는 적막한 마을에 반가운 사람이 보였다.

나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큰소리로 그 사람을 불렀다.

"아저씨! 여기 가게가 어디에요?"

그러자 그 남자는 따라오라는 듯이 내게 손짔햇다.


나는 기분이 좋아져서 촐랑거리며 다가갔다.
“가게 찾는데 고생 좀 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쉽게 찾게 생겼지 뭐야. 라면을 좀 사고, 소주도 사오라고 했지. 아차 김치도 얻어가는거 잊지 말아야지. 두 손에 다 들고 산을 올라 가려면 좀 힘들겠는걸. 그래도 빨리 왔다고 칭찬받겠다. 헤헤”

그렇게 나는 그 사람한테 다가갔고, 그 사람은 따라오라는 듯이 저 멀리서 앞서 걸어 갔다.


그렇게 반합을 앞뒤로 흔들며 따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분명 느릿느릿 걸어가는 거 같은데, 나는 잰 걸음으로 쫓아가는데 이상하게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거 같았다.
그 사람은 다시 나를 돌아보더니 빨리 따라오라고 재촉하는 듯 손짓을 연신 해댔다.

나는 다시 속도를 내서 서둘러 따라갔다.
그렇게 따라가다 언뜻 뭔가 이상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을의 백열전등 불빛이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다시 말해,

마을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뒤돌아 마을을 쳐다보다 그 사람을 보았다.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사람은,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되는 야트막한 산으로 올라가고 있는 중이었다.

“헉! 뭐지? 이게 뭐지? 가게가 저기에 있나? 저 사람은 마을에 벗어난 낮은 산에서 사나? 거기에 가게가 있나? 아니면 저기 지나면 다른 마을이 있나? 뭐지?”

이렇게 온갖 잡동구리 생각이 드는 중이었다.



그 때 그 남자가 갑자기 멈추었다.

이윽고 나를 향해 돌아섰다.

희미한 달빛에 비춰진 그의 모습은 그냥 사람의 형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저게 뭔지 판단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게 1분같은 몇초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반합을 든 손을 굳게 쥐고 멍하니 그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고, 그 사람은 산으로 올라가다 말고 내가 안따라 가자 가던 길을 멈추고 내 쪽으로 몸을 돌려 나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이윽고, 그가 다시 내게 손짓을 했다.
어서 따라 오라는 신호였다.


나는 조금씩 뒷걸음을 쳤다.


저게 뭔지 모르겠지만, 저기에 가게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가면 안될거 같았다.

그때였다.













그 남자가 웃는 게 보였다.
달빛에 비춰진 그의 얼굴, 분명 웃는 게 분명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그 남자가 내게로 뛰어오기 시작했다.






“으악!”

나는 비병을 지르고 오던 길로 전속력으로 달아났다.

정말 미치도록 뛰었다.

반합을 꼭 쥐고 정말 미치도록 뛰었다.

뛰면서 뒤를 보니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산을 한 달음에 뛰어 올라 진지로 돌아갔다.




땀에 흠뻑 젖어 미친 듯이 뛰어 올라 온 나를 보고 모두 놀랐다.
처음에는 라면을 안사왔다고 몇몇 고참이 타박을 했지만 자초지정을 설명하자 모두들 말이 없어졌다.

우리 모두는 각자 진지로 다시 들어갔다.

그리고 해가 밝을 때까지 정말 아무도 한마디도 숨소리도 못 내고 그렇게 있어야 했다.


그것이 뭐였을까...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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