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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야간등산하다가 오줌 지린 썰

클라우드92020.01.10 13:30조회 수 2993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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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등산하다가 오줌 지린 썰

 

 

 

등산마니아답게 등산 관련 공포 얘기를 많이 하게 되네요ㅋ

 

 

 

한 여름에는 비교적 기온이 낮은 야밤에 등산을 가곤 해요. 

 

대략 밤 10시나 11시부터 타기 시작해서 새벽 2시 정도에 끝낼 코스를 잡죠. 

 

산악회에서 갈 때도 있지만 아무래도 시간 내기 어려운 야심한 시각이라 주로 혼자 많이 가곤 합니다. 

 

혼자 가는게 조금 무섭긴 해도 여러모로 혼자라서 편한건 사실이에요.

 

 

야간 등산을 할 때는 고성능 헤드랜턴과 고용량 베터리, 블랙박스(소니 액션캠 x3000), 3,000칼로리 이상의 고열량 비상식량, 

 

행동식, 물 2L, 침낭, 우비, 라이터, 양말 등을 꼼꼼히 챙겨서 등산에 나서기 때문에 

 

온 몸에 배낭 무게 포함 약 15kg 정도를 짊어지고 산을 올라요. 

 

그래서 야등할 때는 좀더 난이도가 있어요.

 

낮에 하는 등산이라면 그저 물 병 하나 들고 트레일러닝 배낭 하나 메면 끝인데 말이죠.

 

 

야등의 맛은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먼저 맛 보는 것은 초입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에요. 

 

가로등이 희미하게 비추는 도시의 마지막 경계선에 서서 정말 깊고 깊은 어둠을 보고 있노라면 그 누구라도 조금은 덜컥 긴장하게 되죠. 

 

그래서 초입에 들어설 때면 애써 긴장을 해소하고자 더욱 성큼성큼 걷게 되는 거 같아요. 

 

 

그 날 간 산은 양재동 근처에 위치한 구룡산ㅡ대모산 코스에요. 

 

채 300m 높이밖에 되지 않는 낮은 산들이긴 하지만 길게 이어진 8km 남짓의 능선은 제법 운동도 되고 야등하기에 평탄한 길도 많아서 좋죠. 

 

야등은 겨우 두 번째였지만 낮에는 최소 10번 이상은 타 본 코스이기도 하고 도시와 인접해 있어서 크게 부담가지 않는 길였죠.

 

 

대충 능숙하게 입산 준비를 마치고 여느때와같은 초입의 긴장을 파워워킹으로 떨쳐내고 본격적인 언덕에 진입했어요. 

 

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죠. 

 

오후에 잠깐 비가 왔던 터라 땅이 군데군데 질퍽하고 습기도 많아서 연무도 뿌옇었죠. 

 

 

야등은 시작하고 10분에서 20분 사이가 가장 힘들고 20분만 지나면 온 몸이 풀려서 쌩쌩해지거든요.  

 

보통 호흡이 터진다고 해요. 

 

근데 그 날은 퇴근하고 아주 조금 쉰 뒤 나와서 그랬는지 30분이 지나도록 몸이 안 풀리더라구요. 

 

허벅지와 종아리는 벌써부터 아려오고 땀을 뻘뻘 흘리며 천천히 올라갔어요. 

 

페이스조절을 해야겠다 싶었죠.

 

 

그렇게 힘들게 한창 타고 있는데... 

 

3km지점, 50분쯤 탔을 무렵 대략 100m 전방에서 어떤 중년여자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살면서 비명소리를 많이 들어본 건 아니였지만, 딱 들어도 이건 중년여자 비명소리라고 느꼈죠. 

 

진짜 그 순간 온 몸에 소름이 쫘악 돋는 거에요. 바로 굳었죠.

 

 

 

그 캄캄한 산 속에서 대체 왜 아줌마 비명소리가 들리지... 비명소리 듣고 진짜 가만히 한 3분은 서 있었을 거에요. 

 

가뜩이나 몸이 무거웠는데 뭐랄까 어떤 공포에 온 몸이 짓눌려서 옴짝달싹 못하게 되는 느낌이랄까요. 

 

사색이 된건 고사하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죠. 

 

혹시 지금 내가 사건현장 근처에 있는건 아닌지, 저 아줌마가 위기에 처한 거 같은데... 말로만 듣던 산속 살인현장인지...

 

 

가만히 서 있다가 가까스로 정신 차리고 바로 핸드폰 꺼내서 경찰에 신고했어요. 

 

지금 구룡산인데 어떤 아주머니가 비명 지르는 소리 들었다고, 

 

직접 확인한건 아니지만 무슨 심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다고 얘기했어요. 

 

근데 막상 경찰은 저보고 그 시간에 왜 산에 있느냐, 정말 확실하게 들은 거 맞냐,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다시 전화줄 수 있겠냐, 날이 밝으면 확인해보겠다하며 뭔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더라구요. 

 

그때 경찰반응에 저도 모르게 좀 빡쳤었죠.

 

 

 

정황 확인해보고 확실하면 다시 전화주겠다하고 통화를 끝냈어요. 

 

그리고 다시 찾아온 공포... 아까보단 덜 했지만 여전히 무서웠죠. 

 

다만 아까와는 다르게 뭔가 내가 나서서 저 아줌마를 구해야하는건 아닌가라는 고민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뒤돌아서 아주 빠른 속도로 하산해서 도망치는 방법도 있었죠. 

 

그치만 이대로 하산했다가... 정말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그 후회와 트라우마는 둘째치고 

 

사람 목숨이 걸린건데 나 하나 살자고 도망친 모습이 평생 죄책감되어 따라다닐 것만 같았죠.

 

 

결국 비명소리가 났던 방향으로 천천히 걸음을 땠습니다. 

 

익숙한 산길이었지만 정말 색다르게 다가왔죠. 

 

그리고 대략 70m정도 이동했을 때 이번엔 아까보다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서 비명소리가 또 들리는 거에요. 대략 20m 남짓. 

 

섬찟했지만 용기를 내서 거기 무슨 일이에요? 괜찮으세요? 라고 진짜 큰 소리로 말했어요.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침묵... 최대한 기압을 넣고 천천히 소리가 난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등산로가 아닌 어느 비탈이었어요. 

 

비탈쪽으로 조금 내려가면서 계속 괜찮으세요? 제 말 들려요?라고 소리치면서 바짝 긴장하고, 

 

혹시 모를 괴한이 덮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최대한 주위를 살폈죠. 

 

헤드랜턴도 일점사가 아닌 분광으로, 그것도 최대치로 해서 환한 대낮처럼하고 접근했어요. 

 

 

비명이 났던 장소로 거의 다다른 거 같아서 주위를 한참 살펴보는데 수풀 사이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시선을 딱 꽂았는데 

 

웬 고라니 한 마리가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찰나의 순간이였지만 저는 진짜 그게 사람으로 보였더랬죠. 

 

멀찌기 떨어져서 아 고라니쉐끼... 하고 있는데 고라니가 울음소리를 내더라구요. 

 

딱 그 중년여성 비명소리랑 똑같은 소리요ㅅㅂ..

 

 

와... 고라니 개새끼가 어쩜 울음소리가 이리 비명소리처럼 병신같을까 욕을 하며 뒤늦게나마 낚였다는 것에 가슴을 쓸어 내렸죠.

 

 

당시에 처음으로 알게 된 거였지만,, 고라니 울음소리가 진짜 딱 중년여성 비명소리에요. 

 

그걸 그 야심한 산 한복판에서 들었으니 얼마나 놀랬겠어요. 

 

유투브 같은 곳에서 고라니 비명소리 검색해서 들어보세요. 

 

공감하실 겁니다. 

 

 

 

벌써 5년도 더 된 얘기네요. 그후로 이곳저곳 야등하다가 몇 번 정도 더 듣기는 했네요. 

 

물론, 고라니 울음소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들을 때마다 그때 기억이랑 겹쳐서 소름 돋고는 해요.,

 

 

  

출처 : 웃대 ...    여자친구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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