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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플래티넘30개 ss오공본드
1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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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골집에는 어릴 적부터, 절대 들어가면 안된다는 방이 있었다.


하지만 들어가지 말라고 하면 오히려 들어가보고 싶어지는 게 인지상정이지.


그래서 나는 중학교에 다닐 무렵, 몰래 그 방에 들어갔었다.




아무 것도 없는, 평범한 방이었다.


딱히 이상한 분위기가 감도는 것도 아니고, 창문으로는 햇빛도 들어온다.


무서울 건 아무 것도 없었다.




뭐야...


그냥 방을 어지럽힐까봐 걱정해서 엄포를 놓았던건가?


나는 맥이 빠졌다.




귀찮은 나머지 나는 그대로 그 방에서 잠을 청했다.


가위조차 눌리지 않고, 몇 시간 있다 잠에서 깨어났다.


자는 사이에 혹시 뭔 일이 있기라도 했나 싶어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다.




무서울 건 전혀 없었다.


들어오면 안 된다고 그리 엄포를 놓던 방이니 뭔가 무서운 게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방을 나오면서, 별 생각 없이 방에 있던 찬장 서랍을 열어봤다.




안에는 일본식 인형이 딱 하나, 들어있었다.


다른 서랍에는 옷 같은 게 들어있었지만, 오직 그 서랍에는 인형이 들어있었다.


뭔가 기묘한 느낌에 소름이 끼쳤다.




나중에 방에 들어갔던 건 비밀로 하고, 할머니에게 뒷사정을 물어봤다.


아무래도 그 방은 아버지의 여동생, 즉 내게 고모 되는 분이 쓰던 방이었다는 것 같다.


서랍 안에 들어있는 물건도 모두 고모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은 더 된 이야기다.


지금 있는 시골집을 지은 건 부모님이 결혼한 직후로, 나중에 아이가 생길 때를 대비해 2세대가 같이 살 수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 때, 뜰을 넓혀 증축해 지은 게 문제였던 모양이다.




증축해서 지은 게 바로 그 '들어가면 안 되는 방'이었다.


그리고 고모가 그 방을 쓰게 되었는데...


집을 새로 지은 후부터 고모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 방에서 자고 싶지 않다고 애원을 했다고 한다.


고모 말에 따르면 그 방에서 자게 된 후, 아무리 깊은 잠에 빠져도 새벽 3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눈을 뜨면 분명 자기 전에 껐던 불이 켜져 있고, 머리맡에 단발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앉아있다는 것이다.




기묘하게도 환하게 불이 들어온 방인데도, 여자아이 얼굴만은 새까매서 보이지가 않더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고모는 알 수 있더란다.


그 여자아이가 웃고 있다는 것을...




그게 1주일 가량 이어졌다고 한다.


고모는 머리도 좋고 마음씀씀이가 깊은 사람이라, 처음에는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가만히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1주일 동안 이어지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부모님에게 털어놓았던 것이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방을 바꿔달라는 고모의 요청을 거절했다.


[결혼도 안 하고 집에 들러붙어 있는 주제에 말이야... 새로 집을 짓고 시작하는 이 중요한 시기에 어딜 장난이고 치고 있어! 나가려면 아예 집을 나가거라!]


그리고 반달 가량 지났을까.




문득 할머니는 고모가 방 때문에 애원했다는 걸 떠올렸다고 한다.


그 즈음에는 고모가 아무런 불만도 없이, 하루 종일 묘한 미소만 짓고 있었다고 한다.


가족들은 이제 새 집에 적응을 해서 이상한 꿈도 꾸지 않게 된 것이라 생각할 뿐이었고...




할머니는 고모에게 이전의 꿈은 어떻게 되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고모는 싱글싱글 웃으며 대답했다.


[응. 아직도 나와. 하지만 이젠 익숙해졌어. 처음에는 한 명이었지만, 점점 늘어가고 있어. 다들 계속 나를 내려다보고 있어.]




그렇게 말한 후, [아하하하하!] 하고 고모는 웃어제꼈다고 한다.


평소에 그렇게 조용한 고모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웃음소리로.


고모의 그 이야기가 사실이었든 꿈이나 환각이었든, 그 무렵에는 이미 늦은 것이었으리라.




고모 방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자는 방 바로 옆이었다.


그 날 할머니는 한밤 중에 옆방에서 [삭, 삭, 삭, 삭...] 하고 구멍 파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고모 방에 들어가보니, 방 다다미가 들춰져 있었다.




그리고 드러난 바닥에 고모가 웅크린 채, 맨손으로 정신 없이 구멍을 파고 있었다.


[뭐하는 짓이니!]


할머니는 고모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소리를 쳤다.




하지만 고모는 멈추지 않았다.


입가에는 미소마저 떠올라 있었다고 한다.


잠시 후, [여기 있다...] 라면서, 바닥에서 들어올린 고모의 손에는 인형이 들려있었다.




흙 속에 묻혀 있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깨끗한 인형이었다.


고모는 할머니에게 인형을 건네주고, 웃는 얼굴 그대로 벽 옆까지 걸어갔다.


쾅, 쾅, 쾅.




그리고 몇 번이고 계속 자기 머리를 벽에 들이받기 시작했다.


쾅, 쾅, 쾅.


[뭐하는거니, 얘!]




할머니는 당황해 고모를 뜯어말리려 했지만, 고모는 엄청난 힘으로 할머니를 밀어버렸다고 한다.


[뭐하는걸까, 정말... 나, 왜 이런 짓을 하는걸까? 모르겠어, 모르겠어, 모르겠어...]


고모의 말은 이윽고 웃음소리가 섞인 의미 없는 괴성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할머니는 들었다고 한다.


고모의 웃음소리에 섞여 있는, 여자아이 여러명의 웃음소리를.


고모는 그대로 10분 넘게 머리를 벽에 들이받다가, 갑자기 우뚝 서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고 한다.




[무슨 장난감이 쓰러지는 걸 보는 것 같았어.] 


할머니는 그렇게 회상했다.


잠에서 깨어난 할아버지가 구급차를 불렀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연수와 뇌의 중추부, 두개골이 모두 박살이 난 후였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도 의사는 믿지 못했다.


[자기 혼자 이 지경이 되도록 머리를 들이 받았다구요? 그건 의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급기야 살인 혐의까지 몰릴 지경이었다나.


이 지경이 되자 할아버지도 그 방에 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인지, 아니면 딸을 죽게 놔둬버린 죄책감 때문인지, 절에서 스님을 모셔왔다고 한다.


그리고 스님은 그 방에 들어서자마자 토해버렸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 방은 옛날 유산된 아이나 역병으로 죽은 아이들의 시체를 모아 묻은 자리 위에 지어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 탓에 엄청난 수의 아이 귀신들이 그 터에 모여있다고 했다.


[절대로 이 방을 산 사람이 쓰면 아니되오.] 라고 스님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신신당부를 했다.




할머니는 고모가 파낸 인형을 건네며 공양을 부탁했지만 거부당했다.


[그런 걸 가지고 돌아가고 싶지 않소. 그런 물건에 어중간하게 공양을 올려봐야 역효과만 일어날게요. 어디 내다 버리거나 태우거나 알아서들 하시구려.]


그 후에는 자주 들어봤을 법한 괴담의 정석이다.




분명히 쓰레기장에 내다버렸던 인형이 어느새인가 서랍 안에 들어와 있고, 태워버리려해도 불이 옮겨붙지를 않고 오히려 아버지에게 불똥이 튀어 화상을 입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그 서랍에 집어넣어버리고, 방을 통째로 쓰지 못하게 막아버렸다는 것이었다.


고모의 비참한 죽음이 얽혀있기에 내게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던 것 같다.




[일단 원래 있던 곳에 두니 인형은 거기에만 머무르는구나. 다시 밖으로 나오지 않아야할텐데 말이야.]


응...


다시 나와버렸어, 할머니.








vkr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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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꼭 말을 안들어요..ㅋ
?
왜 하지말란짓을 꼭 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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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컴백 그랜마
?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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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귀신이 젤 무서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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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들어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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