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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낚시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3.29 13:36조회 수 59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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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이었다. 한번 시작된 장마는 추석연휴가 다 끝날 때 까지 그치지 않을 태세였다. 주름을 자글자글 잡으시며 반갑게 맞이 해줄 부모님 얼굴을 떠올리자 고향 내려갈 채비가 더욱 바빠졌다. 간만에 찾아온 황금연휴를 축하해주듯이 자동차 시동 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아니 벌써부터 차가 먹히다니, 이런 원…….'

해가 뜨고 있었다. 보통 고향을 내려가는 가족원들은 그 인원 때문에 꼭두새벽부터 출발하기 어려울 것 이라는 생각에 독신이라는 나름의 핸디캡을 누릴 수 있을 줄 알았던 내 예상은 앞 뒤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경적소리와 함께 무너지고 말았다. 며칠 째 쏟아지는 비 때문에 도로 사정도 썩 좋지 않은 듯 했다. 거북이와 달리기 경주를 해도 우위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느릿느릿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 속에서 고속도로로 빠지면 한결 낫겠지, 하며 스스로를 위로 하고 있는데 부모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다리가 불어난 시냇물에 잠겨서 마을이 고립돼버렸다는 소식이었다. 믿기지 않아 몇 번이고 되물어 봤지만 대답은 같았다. 고향으로 갈 수 없다. 아침부터 꼭두새벽같이 일어나 채비를 한 것이 다 헛수고가 돼버렸다. 한숨도 나오지 않았다. 차 키를 빼버리고 싶었다. 먹구름에 가려 거무죽죽해진 아침 해가 벌써부터 지는 것 같았다.

그날 밤은 잠도 잘 오지 않았다. 고립이라니…… 고립되신 부모님 걱정보다는 아침부터 허탕친 일에 대해 더 분해하는 내 모습이 마음에 거슬렸지만 분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냉장고에서 캔 맥주와 건어물을 꺼네들고 텔레비전 앞 소파에 몸을 눕혔다. 맥주 한 캔을 단숨에 들이키고 건어물을 입에 문 채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려댔다. 얼마 뒤 적당히 취기에 오른 나는 거실에 불을 모두 끄고 텔레비전 소리를 자장가 마냥 은은하게 맞춰 놓고 노곤히 잠을 청했다.

시원하게 뻥 뚫린 도로를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옆으로는 시골 경치가 보였다. 시골 특유의 향토적인 내음이 코 속을 파고 들었다. 좀 더 가니 넓은 저수지가 보였다. 낚시터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문득 낚시를 하고 싶어졌다. 어릴 적 아버지와 몇 번 낚시를 다녀왔을 때 말고는 낚시대를 잡아 본 적 없었지만 언젠가 한번 그 때처럼 아버지와 같이 낚시를 다녀오고자 저번 해 장만한 차 트렁크 속 낚시대가 생각났다. 장비를 챙겨 저수지 쪽으로 가다보니 낡은 낚시터 하나가 보였다. 주인 같아 보이는 노인이 혼자 낚시를 하고 있었다. 

"영감님, 여기 주인 이세요?"

붙임성 좋게 싹싹한 억양으로 말을 붙이며 자연스레 노인 옆에 앉았다. 노인은 미동도 앉고 찌만 바라보고 있었다.

"저기 영감님, 제가 미끼가 없어서 그런데 영감님 갯지렁이 몇 개만 빌려써도 될까요?"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으나 내가 주의깊게 보지 않았더라면 알아채지 못 했을 정도로 미미한 움직임이었다. 노인의 무관심한 태도에 약간 빈정이 상했지만 낚시에 몰입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미끼통 속에는 갯지렁이들이 흙속을 제 집 안방처럼 나뒹굴고 있었다. 제법 통통하게 살이 오른 놈을 잡아다가 흙 밖으로 끌어올렸다. 다 끄집어내보니 생각외로 길이가 꽤 됐다. 보통 길쭉한 놈은 살이 없고 홀쭉한 놈들이 많은데 이놈을 보니 월척 하나는 거뜬히 물어 줄 것 같아 괜시리 웃음이 났다. 대가리를 잡아 바늘 끝에 갔다 댔다. 아가리를 크게 벌리고 빠져나오려고 온갖 발버둥을 처댔다. 몸집만큼이나 힘도 장사였다. 바늘이 녀석의 꼬리 부분을 뚫고 나올 쯤이 돼서야 녀석은 박제된 것 마냥 움직임을 멈췄다. 미끼를 끼우고나니 노인과 나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이 분위기를 깨기 위해 아무 말이나 던져보았다.

"영감님, 연세도 꽤 되시는 것 같은데 낚시 하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55년"

하염없이 찌만 바라보던 노인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는 얼른 맞장구 처 주었다.

"우와, 정말 오래 되셨네요."

노인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약간 놀라버렸다. 노인은 방금전까지의 표정과는 다르게 무언가 아주 흥미롭다는 듯이 광기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 정말 오래되었지. 그런데 말야, 나처럼 이렇게 낚시를 오래 하다보면 종종 이상한 것들을 낚게 될 때가 있지."
"신발이나 자전거 바퀴 같은거요?"
"아니아니, 아니야. 그것보다 훨씬 이상한 것이지."
"뭐, 뭔데요?"
"궁금하나?"
"네."

노인은 건너편 물 속에 잠긴 올가미형 그물을 가리켰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건너편 올가미 그물로 곧장 걸어갔다. 몸이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어느덧 그물에 다다른 나는 그물을 매단 밧줄을 잡아 당겨 그물을 물 밖으로 끄집어 내고 있었다. 그물이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물통 안엔 사람 형상을 하고 있는 물에 불어터진 하얀 살점 덩어리가 들어 있었다. 급히 노인이 있던 자리를 바라봤다. 노인은 없었다. 다시 그물통을 보았다. 입이 있을꺼라 예상되는 부위에서 말이 흘려나왔다.

"걸렸다!"

눈이 반 쯤 떠졌다. 큰 소리였더라면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났겠지만 텔레비전 음량은 다행히도 누가 옆에서 속삭이는 정도였다.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았다.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보이는 한 아저씨가 낚시대를 열심히 휘감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방금 꿈 속에서 노인이 내게 말할 때 지었던 표정와 닮아있었다. 등짝에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그와 동시에 등이 온통 식은 땀 범벅이 된 걸 알아차렸다. 꿈에서 깨어난게 세삼스레 다행처럼 느껴졌다. 화면은 요통치는 찌를 향해 클로즈업됐다. 밤 낚시였음 에도 불구하고 형광색 찌가 달빛에 반사되어 제법 선명하게 잘 보였다. 찌의 움직임으로 봐선 고래가 걸린 듯 했다. 꽤나 월척임이 분명했다.

"오우, 제 낚시 인생 15년 만에 이만큼 힘 좋은 놈은 처음 같아요. 사람으로 태어났음 천하장사 몇 번은 했겠는걸요?"

리포터의 재치있는 멘트에 웃음이 터졌다. 그러면서 리포터는 팔뚝에 힘줄을 바짝 세우고 낚시대를 당기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둘은 그러고도 몇 분 동안 더 사투를 벌였다. 승리는 당연히 노련한 리포터의 것이었다. 사투를 끝낸 리포터의 이마엔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그 모습이 퍽 멋있어 보였다. 어릴적 낚시를 하다 보았을 아버지의 모습 같아 보였다.

"물고기는 잡자마자 기력이 넘칠 때 그 자리에서 바로 회 떠 먹는게 제 맛이죠"

리포터는 옆에 있던 간이 도마 위에 녀셕을 놓더니 회칼을 집어들어 녀석의 머리는 내리쳤다. 회칼은 제법 날카로워 보였으나 단번에 잘리지 않았다. 세 네 번을 더 내리치고 나서야 녀석은 아가미를 뻐끔대며 몸통과 분리되었다. 갈퀴와 꼬리를 마저 잘라낸 리포터는 칼등 전체를 손바닥에 감싸 쥐더니 빗살 방향으로 긁어가며 노련한 솜씨로 비늘을 벗겨냈다. 칼이 몇 번 왔다갔다 하지않았는데 눈 깜작할 새 비늘이 다 벗겨지고 새하얀 속살이 드러났다. 곧바로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내고 뼈를 간추려냈다. 도마에 물을 한바가지 붓자 도마 위가 새하얀 덩어리 두 개로 말끔히 정리되었다.

"아참, 대가리는 버리지 마세요. 나중에 매운탕 해먹을 때 진가를 발휘한답니다."

말을 끝 낸 리포터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회를 한 점 떠서 초장도 묻히지 않고 입안으로 쏙 집어넣었다. 리포터의 입안에서 쫀득하게 씹히는 살점의 오디오 음향이 스피커에서 여과없이 흘러나왔다.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나는 이때부터 낚시에 본격적으로 취미를 갖기 시작했다.

이씨 부부는 낚시 동호회에서 만난, 나보다 나이가 세 살 적은 동갑내기 부부이었다. 나와 그 둘은 전국 곳곳 낚시 명소를 찾아가며 다양한 물고기들을 낚아왔다. 장소 조사는 주로 사전 경험으로 인해 지리에 바싹한 이씨가 맡았다. 그 날도 나는 이씨가 조사한 낚시터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이었다.

알싸한 시골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차에서 내리자 큰 저수지가 보였다. 장비를 챙기고 부부를 따라 낚시터로 보이는 곳으로 내려갔다. 낚시터는 꽤 오래 된 것으로 보였다. 입구에는 '초록 낚시터’라는 철제 간판이 삐걱대며 위태롭게 붙어있었다.

"여보, 여기 맞어?"
"응, 분명 여기 확실한데…… 어, 저기 저 노인이 여기 주인 아냐? 가보자."

안으로 들어서자 낚시를 하고 있던 노인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여기 주인이시죠?"
"그래, 그래. 아이구, 오랜만에 보는 손님이네. 낚시터 사정이 안 좋아진지 오래 되어서 손님이 통 없네. 허허."
"왜 그럴까요? 내가 보기엔 물만 깨끗하구만."
"달빛도 잘 비치고, 주위에 갈대밭도 깔려 있고, 밤 낚시하기 딱 인거 같아요. 여보."
"그래, 어서 갑시다. 가자구요, 형씨!"
"네."

"아이참 더럽게 안잡히네."

두시간 째 고기통은 텅텅 비어 있었다. 달은 중천을 지나고 있고 챙겨왔던 미끼는 어느덧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영감님 여기 미끼팔죠?"
"아니, 여긴 낚시만 해서 미끼를 사려면 저쪽 갈대밭을 지나 마을까지 가야되는데……."
"얼마나 걸리나요?"
"걸어서 30분 정도 될꺼야."
"그럼 제가 갈래요, 저 갈대밭 무지 걷고 싶었거든요. 영화에 나오는 것 처럼요. 헤헤."

이씨 부인이 수확없는 낚시질이 지겨웠는지 선뜻 나섰다.

"거리는 얼마 안되는데, 갈대밭 길이 꼬불꼬불해서 자칫하면 길을 잃게 될 수 도 있는데."
"그럼 영감님이 같이 가면 되겠네. 나는 이제 오기가 생겨서 꼭 한 마리 잡아내고 말겠어요."
"그럼 여보, 빨리 갔다 올게."

한 시간 뒤 노인이 미끼통을 들고 왔다.

"아내는요?"
"아, 그 여자는 근처 갈대밭 구경 쫌 더 하고 온다 하던데. 허허."

"미끼통은요? 아 여기있네."
"이씨 거, 오늘은 일진이 쫌 아닌 것 같네요. 대충하고 집에 갑시다. 그냥."

나는 낚시하기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눈을 붙이던 참이었다. 이씨는 정말 오기가 붙었는지 낚시 바늘에 지렁이를 몇 마리씩 끼우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나두면 제풀에 지치겠지 생각하고 마저 눈을 붙쳤다.

"저기 형씨 지금 몇 시에요?"
"두시요."
"엥?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그런데 이 노무 여편네는 두 시간이 지났는데 올 생각을 않지? 안되겠어. 이거 예감이 좋지 않는데…… 형씨, 나 아내 쫌 찾으러 가볼께요. 오늘 일진도 사납고 무슨 일이라도 생긴거 아냐? 아이고!"
"잘 찾아봐요. 설마 그럴 리가."

이씨의 말에 잠이 번쩍 깼다. 이제 낚시터엔 노인과 나만 남아있었다. 낚시나 해볼까 하고 노인이 들고 온 미끼통 뚜겅을 열어보니 갯지렁이들이 흙판을 제집마냥 뒹굴어 대고 있었다. 살집이 제법 오른 놈을 골라 바늘에 끼워 넣었다. 찌를 던지기 전에 주위를 한번 쓱 훑어보았다. 왠지 낯익은 듯한 느낌이었다. 저번에 꿨던 그 허연 송장을 그물에서 꺼내던 꿈과 풍경이 많이 닮아있었다. 그때 생각을 하자 등짝에 소름이 쫙 돋았다.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노인에게 아무 말이나 던졌다.

"낚시할 때는 미끼가 참 중요하죠?"
"그래…… 미끼가 참 중요하지. 얼마나 대단한 미끼를 던지냐에 따라 그만한 걸 건질 수가 있지."

어두워서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왠지 노인의 얼굴에는 광기가 어려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건너편 그물통 쫌 확인하고 올테니까……."

갑자기 노인이 내게 얼굴을 들이밀며 광기어린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노인의 갑작스런 이상 행동에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만약 찌가 흔들리거든 망설이지 말고 내 낚시대를 들어 올려주게나."
"……." 

노인은 건너편 그물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내 머릿속엔 온갖 망상들이 떠올랐다. 그 중에서 가장 강력히 떠오른 망상은 노인이 이씨의 아내를 헤쳤을 가능성이었다.

그러고 보니 노인은 이씨의 아내와 미끼를 사고 온 이후로 한번도 낚시대를 들어 올린 적이 없었다. 낚시대에 뭐가 걸려 있길래 노인은 한번도 낚시대를 물밖으로 드러내지 않았지? 우리에게 보여주면 안 될 무엇이 있나? 내 머릿속은 온통 저 낚시대를 들어 올려봐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는 노인의 행동을 주시했다. 어느덧 그물에 다다른 노인은 그물을 매달고 있는 밧줄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물통이 물가에 다다랐다. 그물통엔 뭐가 있을까? 꿈에서 처럼 물에 불어터진 허연 송장이 들어 있는건 아닐까? 설마 이씨 부인이 저곳에? 곧 그물통이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노인은 깊은 한 숨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그물통은 텅 비어있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노인의 낚시대 뿐이었다. 나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참으며 손잡이를 움켜 잡았다. 노인이 눈치 채지 못하게 낚시대를 슬쩍 들어 올려보았다. 이럴수가! 낚시대 끝에 뭔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게 보였다. 자세히 보니 검은 가닥이 늘어져 있는게 사람 머리 같아 보이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건 어떤 민물고기 낚시 미끼도 저것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나는 확신했다. 저것은 사람의 머리다!

어느덧 노인은 가까이 와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전투신경을 곤두세웠다. 

"낚시대를 들어 올려봤나? 뭐가 있던가?"
"……."
"사람의 머리지."
"미친! 당신 이씨의 부인을 어떻게 한거야!"
"진정하게. 난 자네와 싸울만한 이유는 없어. 당신 말대로 그건 사람의 머리가 맞아. 그런데 그게 왜 저기 있냐하면은…… 꽤 오래전 얘기인데, 난 옛날에 여기서 사람을 죽였다네. 지금 자네가 있는 바로 그곳에서 말이야. 칼로 목을 절단해 죽였지. 아니, 그런데 말이야. 이놈의 몸뚱아리가 낚시터에 빠져 버린거야. 그러자 다음날부터 물고기들이 하나 둘씩 죽어나가더군. 낚시터는 한달도 안돼 망해버렸어. 물이 다 썩어버린거지. 시체 때문에 말이야. 나는 시체를 건져내고 싶었지. 그런데 잠수복을 입고 들어가 구석구석 뒤져봐도 보이질 않는거야. 그 커다란 걸 민물고기가 다 먹어치웠을 리가 없거든. 그래서 기막힌 방법을 하나 고안해 냈지! 바로. 내가 가지고 있던 그 몸뚱아리의 머리를 미끼로 다는거야, 큭큭큭. 어때 대단한 미끼지 않나! 큭큭."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출구로 향해 뛰었다. 이씨와 그의 부인과 맞추쳤다.

"이노무 여편에가 그만 갈대밭에서 길을 잃었더라고요. 아니 그런데 어딜 그렇게 뛰어가세요? 집에 가실려고요? 우리도 이만 가려던 참이었어요. 가서 장비 챙기고 집에 돌아갑시다. 이제 느낀건데 왠지 여기 쫌 기분이 이상하네요. 흠흠."

뒤를 돌아보니 노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이 영감님이 어딜 가셨나? 아무튼 저흰 이만 늦어서 가보겠습니다. 영감님 수고하세요."

입구에는 초록 물고기 간판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뒷면에 쓰인 글귀를 볼 수 있었다. 1955년 11월 3일 초록 낚시터 폐장.

다음날 인터넷으로 1955년 11월 3일자 신물을 뒤져보니 일면에 크게 이렇게 나와 있었다. 충정남도 **면 **지 초록 낚시터서 머리 없는 시체 한 구 나와. 도망간 낚시터 주인, 용의자 유력. 아직 찾지 못해…….

[투고] 구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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