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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ch] 타카시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7.12.27 02:50조회 수 82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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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부터 우리 집에는 히키코모리 아저씨가 있었다.

50~60대는 족히 되어보이는, 흰 머리에 흰 수염을 한 아저씨였다.

 


마치 옴진리교 교주 같이 생겼다고 할까..

허구한날 집에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당시 친가 외가 할아버지 두 분 다 살아계셨으니,

우리 할아버지도 아니었다.

 


게다가 부모님은 그 아저씨를 타카시라고 부르며,

어린아이 시중들 듯 돌보곤 했다.

도대체 뭐하는 아저씨인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철이 들어갈 무렵이 되자,

더는 집에 있는 "타카시"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지도 않게 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졸업 전 수학여행을 가는데, 당시 우리 집은 상당히 가난했다.

 


딱히 사치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 맞벌이로 돈을 버는데도 우리 집은 가난했다.

 


그러니 당연히 큰 돈이 드는 수학여행은 갈 수가 없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등학생이다.

혼자만 수학여행에 가지 못한다는 초조함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났다.

반 아이들 모두 수학여행을 갔기에, 나는 아침부터 집에 있었다.

부모님은 출근하셨으니, 집에는 나와 타카시 둘 뿐이었다.

 


어머니는 수많은 집안일을 남겨두고 가셨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그걸 다 해치우고 있었다.

 


뭔가 울컥하고 치밀어올랐다.

왜 여행도 못 가는데, 이런 잡일까지 해야 하는거야!

반항기였을까, 분노와 초조함이 멈추질 않았다.

 


그러는 사이, [하하하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타카시였다.

 


내가 우리 집의 가난을 한탄하며 빨래를 널고 있는데,

타카시는 태평하게 TV나 보며 웃고 있었다.

 


순간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정신을 차리자, 나는 타카시 앞에 서서 큰소리로 외치고 있었다.

 


[뭐가 하하하하하야! 장난치지마! 너는 왜 한가하게 TV나 보면서 웃어대는건데!

 아무 것도 안하고 TV만 보는 밥벌레 자식.. 나가서 돈이나 좀 벌어와!]

말을 끝내자, 속이 다 시원해졌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나는 후회하고 있었다.

지금껏 제대로 말 한번 나눠본 적 없는 사람한테 무슨 심한 말을 늘어놓은건지..

사과하려 입을 떼려는 순간이었다.

 


[아아! 와아아아아아!]

갑자기 타카시가 큰 소리로 고함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나는 기가 죽어 어안이 벙벙했다.

 


타카시는 갑자기 일어나 고함을 계속 지르며 집 밖으로 뛰쳐나가버렸다.

나는 부모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말 한 마디 않고 가만히 있었다.

 


퇴근한 부모님에게 타카시가 집을 나갔다고 말하자,

두 분도 조금 놀란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그만 자렴.] 이라고 말하실 뿐, 다른 것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잠을 청했지만, 좀체 잠이 오질 않았다.

 


그 이후, 부모님은 타카시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계속 집에 있던 아저씨가 사라졌는데도,

우리 집은 일상적인 모습 그대로 돌아갔다.

 


다만 약간 바뀐 점이 있다.

끝도 없이 가난했던 우리 집이, 유복하게 된 것이다.

 


타카시가 뛰쳐나가고 난 뒤,

어머니는 맞벌이 할 필요가 없어 전업주부가 되셨다.

 


중학교 때는 나도 수학여행을 갈 수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집은 그렇게 행복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타카시가 사라지고 한참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나는 가끔 생각하곤 한다.

타카시는 도대체 무엇이었던 걸까?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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