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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82cook 회원님이 격은 경험담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8.03.10 10:31조회 수 4717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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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낮에 택시 글 썼었는데, 귀신 이야기 궁금해하셔서 해도 졌겠다..한 번 썰 풀어보려구요..

82쿡에 괴담 써도 괜찮을까 싶지만,

다 제가 겪던지 제 지인의 일인지라 으스스한 경험담이라 생각하고 남길게요.

그러니 당연히 죄다 실화입니다.

2가지 이야기(1,2)는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한 적 있어요. 거기 적었던 거 그대로 가져왔구

나머지 이야기는 82쿡에서 첨 해보는 이야기예요.

의식의 흐름대로 생각나는 대로 적어볼께요..

 

 

그리고 혹시 귀신 이야기 안 좋아하신다면 아래의 글들은 안 보시는 게 좋아요..

 

 

 

 

 

 

 

1. 기억이 있는 가장 어렸을 때 겪었던 일입니다. 제가 국민학교 1,2학년 때 일이예요.

 

저희 친정집은 빌라 2층인데, 안방 창문을 열어두면 빌라 현관 앞에서 나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소리가 다 올라오는 집이예요. 
그리고 안방 창문에서 내려다보면 가리는 곳 하나 없이 아래가 훤히 다 보였어요.  

전 어렸을 때 안방에서 항상 할머니와 함께 잤어요. 
벽에 붙어서 자는 걸 좋아해서 항상 창문 맞은편 벽 쪽에 누워잤지요. 
그리고 그 날도 지금같은 열대야의 여름밤이었어요. 

새벽 2시쯤 됐을까? 너무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어요. 
누군지는 몰라도 우리 빌라 앞에서(안방 바로 아래지.) 막 큰소리로 웃고 떠들고 난리가 난거예요. 
목소리를 들어봤을 때에는 중,고등학생 한 7,8명 정도되었을까 싶었어요. 
저도 어렸기 때문에 중고등학생은 무서우니까..가만히 일어나서 앉아서 
"아.. 저러다 가겠지..다른 데 가서 놀겠지" 하고 기다렸어요. 
할머니는 바로 옆에서 코까지 골면서 잘 주무시는데 깨우기도 그렇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목소리들이 점점 커졌어요. 
막 깔깔깔 소리를 지르면서  서로 욕하고 장난을 치고 그러는 거 같더라고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대체 누군지 민폐쟁이들 얼굴이라도 좀 보자 싶더군요.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창문쪽으로 한 3걸음 내딪었는데 
바로 뒤에서 


"보지 마." 


라고 왠 젋은 여자 목소리로 누군가 제 뒤에서 속삭였어요. 
방에는 할머니와 나 밖에 없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얼어붙어서.. 도저히 뒤를 돌아볼 수가 없더라구요. 
물론 그 와중에도 창 밖에서는 오두방정을 떠는 소리가 크게 들려오고. 

한참을 방 한가운데 우뚝 가만히 서있는데.. 도저히 안되겠더군요. 
뒤를 돌아볼 용기가 없다면 차라리 밖에서 떠드는 애들이라도 보자고 생각했어요. 
불량청소년이든, 가출청소년이든 나 혼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래서 시끄러운 창문쪽으로 턱턱 걸어가서(그 두 세 걸음이 어찌나 멀던지...) 
밖을 냅다 내려다봤어요. 

그런데 그 순간부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요. 
그리고 우리 빌라 아래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무섭도록 조용해졌어요. 
마치 제가 창문을 내려다봄과 동시에 음소거 버튼이라도 누른 것처럼 순식간에. 

아 정말... 진퇴양난이 이런 건가. 
정말 뭐라도 보이면 돌아버릴 것 같아서 더이상 아래를 보고 있고 싶지도 않은데 
아무 것도 없는 텅빈 곳을 계속 내려다보고 있기도 무섭고, 
할머니를 깨우려면 뒤돌아봐야하는데 
뭐가 있을 지 모르는 뒤를 돌아보기는 더 무섭고.. 
너무 오래 가만히 서있었더니 다리가 저리고 어지러울 지경인데  
무서워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눈을 꼭 감고 창틀을 꽉 붙잡고 가만히 서있었지요. 

결국 밤잠 짧으신 할머니가 새벽녘에 깨어나셔서 
창문을 들여다보는 채로 가만히 서있는 절 보고 "너 지금 뭐하냐"고 말을 거시기 전까지 
그대로 가만히 거기 서있어야 했어요. 

지금도 열대야의 밤에 잠 못 이룰 때면 가끔 그 일이 생각나요. 
대체.. 우리 집 앞에서 떠들고 있었던 그 아이들은 누구였을까.. 
그리고 저에게 보지말라고 뒤에서 속삭인 사람은 또 누구였을까...

 

 

 

 

2. 대학교 때 일입니다.

 

역시 학교는 밤에 혼자 있을 곳이 아닌 거 같아요. 
저에게 있었던 일도 그렇고...  

대학교 시절 기말고사는 그동안 냈던 과제를 다시 제출해서 평가를 받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좀더 잘 해내고 싶은 과제가 너무 많아서 마음 독하게 먹고

강의실에 남아서 "오늘밤 전부 해내겠다!!"고 결심했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에 저희 학교는 밤 11시 넘으면 각 층의 출구를 자물쇠로 잠그고 
사람이 있는 강의실 제외하고 복도와 화장실 할 것 없이 전부 불을 꺼버렸어요. 
만약 켜두면 수위아저씨 오셔서 사람도 없는 곳에 왜 불 켜두냐고 혼내셨음.. 

밤 1시 조금 넘어서 물통의 물을 갈러 화장실로 갔어요. 
어두운 복도를 지나 화장실 불을 켜고 들어가는 데 어찌나 무섭던지.. 
그런데 들어가니까 화장실 칸 안에서 누군가 통화를 하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핸드폰 음량도 크게 했는지 폰에서 대답하는 소리까지 들리더라구요. 
아 이 어두운 학교에 나 혼자 있는 게 아니구나 싶어서 넘 안심했어요.. 
다행이다하면서 물통을 헹구다가 세면대 위 거울을 본 순간 완전 얼어붙었어요. 

거울에 비친 화장실 칸의 모든 문들이 전부 열려있었어요.. 

화장실에 아무도 없었던 거예요. 그리고 더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요. 
세면대까지 가는 시간은 2초도 걸리지 않았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학교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하나도 크게 울리는데 
누군가 문을 열고 나갔다면 분명 제가 알았을 거예요. 
순간.. 아 X됐다 싶었어요. 최대한 모른 척 하고 얼른 나가야겠단 생각만 들었어요. 

그래서 후다닥 화장실 나가는 문을 밀었는데... 
문이 움직이질 않아요. 
저희 대학 화장실 문은.. 아무 잠금 장치가 없어요. 
어느 방향으로 밀어도 전부 열리고 아예 잠금장치나 고정장치가 없는 문이야. 
정말 미치고 환장하겠어요. 
처음엔 어디 걸린 곳이 있는 건지 4면을 샅샅이 봤지만 어딘가 걸린 곳도 없었어요. 
그냥 아무 이유도 없이 멀쩡하던 잠기지도 않는 문은 꿈쩍도 안하는 거예요. 
미칠 것 같아서 손톱으로 문을 긁어도 보고 
계속 주먹으로 치기도 하고 발로 꽝꽝 찼어요. 
살려달라고 꺼내달라고 1시간 넘게 소릴 질렀어요. 
이 안에 사람이 아닌 게 함께 있는데 빨리 나가도 무서울 판에... 
핸드폰은 강의실 안 가방에 있고.. 화장실 쪽을 보고 있으면 뭐가 나올지 겁나고.. 

결국 1시간 반이나 그 안에 갖혀있다가 한 커플이 발견하고 구해줬어요. 
두 사람이 밀어도 안 열려서 남자학생이 멀리서 뛰어와서 발로 뻥 찬 후에야 
문이 쾅 하고 열리더라고요.. 물론 그 뒤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잘 움직이고. 
내 이야기 듣더니 그 커플도 무서워했어요. 잠금장치도 없는데 왜 안 열리냐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커플은 화장실 바로 앞 강의실에 있었는데 
그동안 제가 살려달라고 하는 소리는 물론이고.. 
아무 소리도 안 들렸대요.... 

복도 맨 끝의 강의실에 있던 저에게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위아저씨 발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조용하고.. 방음안되는 학교에서 
왜 내가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문 두드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던 걸까요.. 
아니, 애시당초.. 화장실 불이 꺼져있어서 키고 들어갔는데 
대체 안에서 이야기하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전 그 뒤로 절대로 밤에 학교에 남지 않았어요...   

 

 

 

3.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 입니다.

 

그거 아세요? 귀신 중에 가장 무섭고 안 좋은 귀신은 웃는 귀신과 춤추는 귀신이랍니다.

 

전 고등학교 시절부터 20대 초반에 가장 귀신을 많이 많이 봤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밤에는 100% 보여서 야자를 못했어요.

밤에 조용한 길을 지나다보면 그늘진 골목, 전봇대, 차 안에 득실득실해요.

달처럼 희끄무리하게 서늘한 빛이 나는 얼굴들이요.

20대 초반까지 그랬고, 그 후에 보지 않으려고 의식하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많이 노력해서

지금은 잘 보지 못해요. 지금은 촉이 좋은 정도...

 

고3 때에는 여느 고삼처럼 독서실을 등록해서 새벽 1,2시까지 공부하다 집에 돌아갔어요.

그러던 어느날... 아주 된통 당한 겁니다.

사실, 그 때쯤엔 하도 많이 보이니까 희끄무레한 얼굴 정도에는 많이 쫄지 않게 됐어요.

어느 정도 모른 척 하고 지나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야한다는 것도 본능적으로 알게 됐구요.

보인다 해도 보이는 척을 하면 안돼요. 따라올 수 있는 귀신들은 따라오거든요.

 

그런데...

어두운 사거리 귀퉁이를 돌다가 눈이 딱 마주쳐버린 거예요.

지하 베란다에서 가슴까지 올라온 귀신이랑요.

이 귀신은 다른 귀신과는 급이 다르다는 걸 눈이 마주치자마자 알 수 있었어요.

다른 귀신은 달처럼 은은하게 빛이 나는 정도인데

아주 시퍼런 빛이 나는 거예요.

그리고 입이 정말 말 그대로 귀까지 찢어지게 웃고 있더군요.

 

눈이 마주치자 마자 즉시 이 생각이 들었어요.

'망했어. 눈이 마주쳐버렸어. 쟤도 내가 지를 보는 지 알고 있어.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너무 무서워서 침도 못 삼키겠더군요. 말 그대로 기가 눌려 버렸어요.

그래도 어떡해요. 집에 가야죠. 억지로 고개를 돌려서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전 발목이 걸려 길에 자빠져버렸어요.

너무 무서워서 고개도 못 들겠고, 일어설 수도 없었어요.

한참을 그렇게 그 골목 사거리에 주저 앉아서 고개도 푹 숙이고 있었는데,

어떤 아저씨가 보시고 "흐억! 학생 거기서 뭐.. 뭐해?"하고 말 걸어주셨을 때

벌떡 일어나서 집까지 달려갔어요.

다음 날 교복 입고 양말 신을 때 알게 됐어요.

 

발목이 걸린 게 아니라, 잡힌 거였더군요.

발목에 시커먼 손자국 멍이........

제가 살다살다 제 몸에 영향을 준 귀신은 그 귀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네요. 아직까진...

 

 

4.

 

제가 살던 동네에는 공원을 끼고 쭉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어요.

해가 져서 무섭다는 친구를 집까지 배웅해주기로 하고 함께 걸어갔어요.

평소에는 사람도 적고 한적한 길인데, 그 날은 어째서인지 길에서 2가지를 많이 보았어요.

하나는 경찰. 사람조차 안 다니는 길인데 뭔 경찰과 경찰차가 그리 많은지 길이 환할 지경이었어요.

또 하나는 아주 특이한 귀신? 귀신이라고 말해야할지...

보통은 히끄무레한 얼굴이 보이는데요. 그 날은 특이하게

한참 걷다보면 발 하나, 또 걷다보면 팔뚝 하나, 또 걷다보면 손 하나가 차 위에 얹어져있는..

영 이상하더군요.

길에서 귀신이 그렇게 보인 적은 없었거든요.

 

다음날 저녁에 밥 먹다가 알게 됐네요.

뉴스에서 나오더라구요.

바로 그 길에 토막시체가 유기됐다고.

어떤 사건이었는지도 전 기억을 하는데.. 인터넷 상이고 글이 어떻게 돌고 돌 지 모르니까

혹시라도 유가족분들이 알게 되시면 마음이 안 좋으실테니까

어떤 사건이었는지는 생략할께요...

 

뉴스 보고나서야 이해가 되더군요.

아... 그래서.......

그리고 마음이 너무 슬퍼졌어요......

고인은 죽어서도.....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정말 진심으로 지금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5.

 

우습게도 전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아요.

일단 보이니까 부정은 못하겠어요.

하지만 제가 스트레스가 많아서 혹은 미쳐서 환각을 본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기에 "단지 나에게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있다"고 생각할 수도 없어요.

그래서 제 입장은, 있다면 있는 것이고, 없다면 없는 거겠지... 딱 이 정도예요.

항상 이렇게 생각했기에,

제 주변 사람들에게는 귀신 본다 어쩐다 이런 이야기 하는 거 참 조심스러워요.

될 수 있으면 안하려고 하구요. 거짓말쟁이로 생각하시거나 절 미쳤다고 보실까봐 걱정되거든요.

관심끌려고 헛소리 하고 다닐 나이도 아니고요..

상대방이 먼저 괴담을 이야기하거나 듣고 싶어하면 마지 못해서 한 두개 남 일처럼 이야기 하는 정도?

그리고 다른 집에 방문해서 귀신 봐도 왠만큼 나쁜 기색이 느껴지지 않으면 입을 다물어요.

자기 집에 귀신있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그런데,

어떨 때는 저도 모르게 막 입에서 나올 때가 있었어요;;;

제가 뭔 소리 하는지도 모르겠는데 막 이야기가 나오는;;;

어떤 거냐면....

 

20대 초반에 친 자매처럼 친한 동생네 집에 놀러 갔어요.

이사를 했다고 해서 집들이 하듯이 가본 거였지요.

언뜻 보기엔 집이 참 좋더라구요. 가격도 너무 저렴하고 집은 깨끗하고..

그런데......

화장실 갔다가 나와서 그 동생을 붙잡고

"ㄱㅈ야!!! 너네 집 화장실에 여자가 있어!!! 여자가 서있어!! 단발머리 여자가 목이 확 꺾여서 서있다구!!!

너 이사가면 안되니? 이 집 얼마나 계약했니? 그 여자가 화장실에 서서 머리카락 사이로 밖을 본다구!!!!!!"

라고 소리친 거예요;;; 제가;;;;;;;;;;;;

 

아 지금 생각해도 땀나네요;;

다행히 그 동생은 절 친 언니처럼 생각하는 사이였기에 제가 가끔 그런 걸 알고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한 말을 혼자 기억하고 있었대요.

 

그런데 몇달 후에 그 동생 어머니의 친구분이 무당이신데,

그 집에 들어서서 한번 둘러보자마자

"화장실에 단발머리 여자가 있어. 이 집 안 좋다"고 이야기 하셨대요...

 

 

6.

 

제가 웃는 귀신이랑 춤추는 귀신이 안 좋다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웃는 귀신은 앞서 말씀 드렸고요.. 춤추는 귀신은 참 안 좋은 징조거든요.

웃는 귀신이나 춤추는 귀신이나, 너무너무 신이 나서 웃고 춤을 추는 거예요.

왜 신이 나냐? 산 사람에게 해꼬지할 거니까. 그들에겐 최대의 유희이자 남아있는 목표지요.

 

기억하세요? 몇 년 전 설날에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많은 분들이 고속도로에 갇혔던 일이요.

바로 그 설날 명절에 겪은 일이예요.

전 버스를 타고 전주로 내려가고 있었어요. 언빌리버블...... 전주까지 가는데 13시간이 걸렸네요.

저녁에 탔는데 아침에 도착한;;;

 

그래도 한 숨도 못 잤어요. 왜냐하면........

 

한참을 버스를 타고 가는데, 눈이 너무 많이 오니까 버스가 달리는 시간보다 도로에 서있는 시간이 더 길었어요.

밤이 되어도 사방에 눈이 쌓여서 푸르스름하게 빛이 나더군요.

아마 자정에서 새벽 1시? 사이였을 겁니다.

버스가 넓은 밭 사이로 난 고속도로 위에 정체해있는데

 

왠 여자가 밭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거예요. 커다란 검은 개랑.

검은 머리가 허벅지도 넘게 내려오고, 발목까지 덮는 검은 옷을 입은 여자였어요.

눈이 소복히 쌓인 밭 위에서 빙글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고 있는 거예요.

사람만한 시커먼 개는 옆에서 펄쩍 펄쩍 뛰고요.

 

처음엔 "아 이 추운 날 왠 光女ㄴ이가 춤을 추고 있네"하고 가볍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했어요.

사람이 말이예요. 뱅글뱅글 제자리에서 돌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런데 그 여자는 계속 돌아요. 그냥 제자리에서 계속 신이 나서 팔을 위 아래로 흔들며 계속 돌아요.

 

한참을 보고 있다가 깨닫고 소름이 돋았어요.

여자가 돌아도 돌아도 얼굴이 안 보입니다.

그리고, 처음엔 밭에 있어서 비교할 게 없어서 몰랐는데...

너무 커요.

3,4미터는 될 법하더군요.

 

깨닫는 순간 안에서부터 덜덜덜 떨리더군요.

무언가, 내가 평소에 봐왔던 것들과는 급이 다르다고 느낌이 왔어요.

이건 아주 불길한, 그리고 거대한 무언가라고요...

 

전주에 도착하자마자 부모님께 뭘 봤는지 말씀드렸어요.

아버지는 "그거 뭔가 불길한데.. 뭔진 몰라도 조심해야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그날 낮에 둘째고모 댁에서 초상이 났다고 전화가 왔네요........

 

.....모셔가려고 했던 걸까요?

 

 

7.

 

제가 곁에서 본 절친의 일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절친의 언니예요.

15년 넘은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에겐 2살 터울의 언니가 있습니다. 편의상 ㅈ언니라고 쓸께요.

ㅈ언니는 굉장히 어렸을 때 시집을 갔어요. 그 언니 결혼할 때 제가 고등학생이었으니 말 다했죠.

ㅈ언니가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나서 남편분이 갑자기 지방으로 직장을 옮겼어요.

그래서 급하게 아파트를 구하고, 지방으로 내려갔는데..

워낙 후다닥 처리하다보니까 이사를 할 때 부부가 같이 내려간 게 아니고

이사는 포장이삿짐센터에 맡겨서 미리 가구며 짐이며 아파트에 다 셋팅 시켜놓고

가족들은 일주일 정도 후에 몸만 들어가 살게 되었지요.

 

문제는 그 때부터였어요.

매일 매일 ㅈ언니가 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엄마!!! 나 무서워!! 나 무서워서 여기서 못 살겠어!! 집에 뭐가 있다니까!!"

라고 울며불며 이야기를 하더라는 거예요.

하지만 ㅈ언니는 평소에 밖에서 술마시고 친구들 만나고 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었기에,

그리고 언니가 아직 어린 나이였기에 부모님들은 그 말을 믿어주지 않으셨어요.

"아이고 우리 ㅈ가 서울로 돌아와서 놀고 싶어서 그러나보네. 철 좀 들어라~~~"라면서요.

제 친구도 저에게 언니 이야길 하면서 "울 언니 넘 철없음 ㅋㅋㅋ"이랬었네요.

 

........ 반년도 안되어서 ㅈ언니는 가출을 했어요.

어린 아기인 자식들도 남편도 버리고요.

가출만 한게 아니라 인성이 바뀐 듯이 막 살기 시작했어요.

여기 저기서 대출을 받아서 방탕하게 쓰고, 부모나 친지에게도 자기가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주지 않았어요.

가끔 돈 좀 해달라고 전화만 하고 그랬다네요.

그 때 제 친구네 집은 정말 초상집같았어요. 딸이 사라진 것도 사라진 것이지만...

아직 혼자 밥도 못 먹는 어린 외손주들은 또 어떡해요...

제 친구, 언니 이야기 하면서 "나쁜년 독한년" 온갖 욕을 다 했네요..

아내가 가출을 했으니 두 아이를 돌보느라 남편분은 일도 못했대요.

결국 그 지방 집을 처분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서 살기로 하고, 두 아이들은 친구 부모님이 돌보시기로 했지요.

 

그 집을 처분하기로 한 날, 남편분은 아내가 가출한 집은 꼴도 보기 싫다며 아이들 데리고 서울로 올라가고

결국 집나간 딸을 둔 죄인이 된 친구 부모님이 이사를 도맡아서 하게 되셨어요.

그리고 이사를 하다가 펑펑 우셨어요.

안방의 옷장을 들어냈을 때....

옷장 뒤에 감춰져있던 벽을 보시고요.

 

그 벽에는 부적이 한 장도 아니고 수백, 수천장이 발라져있었대요.

너무 부적을 겹쳐발라서 벽은 보이지도 않고,

부적 위에 부적을 발라서 말 그대로 부적으로 도배를 해놓은 형상이었대요.

부모님은 "아이고 ㅈ야!!!! 널 믿어주지 않아서 미안하다!!!! 미안하다!!"하며 우셨대요......

 

하아.. 나중에 예전에 이사를 시켜준 이삿짐 센터를 찾아가서 뒤집어 놓으셨대요.

그 이삿짐 팀장이 "우리도 보고 놀라긴 했지만, 이걸 말씀드리면 이사를 안 한다고 하실까봐.."라고 했다네요.

나쁜 사람.............

 

그 뒤에도 ㅈ언니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어요. 간간히 집에 돈을 요구하는 전화만 했죠.

자식을 그리도 이뻐하던 언니가 "하나 당 천만원씩 주면 내가 데려다 기를께"이런 패륜적인 말을 하고..

예전의 그 사람 같지가 않았어요.

친구 어머니는 너무 힘들어서, 그리고 딸이 걱정되서 굿까지 벌이셨대요.

그리고 ㅈ언니랑 통화할 때 그 이야길 했더니......

갑자기 굵고 낮은 남자 목소리로

"으흐흐흐흐흐흐흐......... 내가 없는데 굿이 돼?"

라고 말하더래요.

친구어머니는 시퍼렇게 겁에 질리셨고 펑펑 울며 그 이야길 제 친구에게 하셨죠.

친구는 이 이야길 저에게 해주었구요.

 

 

아직도 ㅈ언니는 밖으로만 나돌며 예전으로 돌아오지 않네요.

ㅈ언니가 하루 빨리 멀쩡한 정신으로 자식들 곁으로 돌아왔음 좋겠어요.

 

 

 

우선 생각나는 대로 적어봤어요.

하나하나 기억을 떠올리며 적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

그럼 시원한 여름밤 되세요.

 

 

 

 

 

출처: 82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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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살개 이야기 (by 전이만갑오개혁) 낚시 카페에 올라왔던 경험담 이야기 (by 전이만갑오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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