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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숨바꼭질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2018.03.13 18:26조회 수 1020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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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제가 7살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살던 동네에는 조그만 가발공장이 있었습니다.

가발공장 앞에는 항상 머리카락들이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고

아저씨와 아줌마들이 분주하게 들락날락 거리거나 차에 박스를 실어 나르거나 하는 일들이 반복 되었습니다.

또 공장 근처에는 여기저기 마네킨 머리들도 함께 흩어져 있어 가끔 마네킨 머리를 축구공처럼 뻥뻥 걷어차고

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가발공장 앞에서 분주하게 일하시던 아저씨들, 아줌마들도 보이지 않게 되고

셔터문이 내려가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엄마와 손을 잡고 퇴근하시는 아빠 마중을 나가는 길에 가발공장 옆을 지나게 되었는데

문닫힌 가발 공장을 보시면서 엄마는 ‘요즘 가발이 많이 잘 안 팔린다고 하더니 문을 닫게 생겼나 보네.’ 하셨습니다.

 


몇 일이 지난 어느 날

동네에서 아이들 몇몇과 숨바꼭질 놀이를 오후 늦게 시작해서 저녁을 먹을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하고 있었습니다.

아파트 단지가 아니고 단독 주택들이 즐비하던 동네였기 때문에

숨을 만한 곳은 전봇대 뒤 대문옆, 쓰레기통 뒤 등등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멀리까지 가면 술래가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동네에서 특정 집을 지정해서 선을 그어두고

그 밖으로 넘어가서 숨으면 반칙이라고 나름 룰을 정해 놀고 있었습니다.

그 지정 선 안에는 딱 가발공장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늦가을 또는 초 겨울이었기 때문에 해가 빨리 지는 데다가 밤이 되면 술래잡기의 묘미는 극에 달하게 됩니다.

잘 보이지도 않고 심지어 어두운 벽에 붙어 있어도 못 보는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어둑어둑해져서 한참 재미있게 놀고 있었는데 술래였던 저는 한 녀석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는데 결국 ‘못찾겠다 꾀꼬리~’를 외치고 나서야 얼마 있다가 그아이가 나타났고

자기는 가발공장 안에 숨었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가발공장 밖으로 나가지 않고 안에 있었으니 반칙은 아니라며….

가발공장의 셔터문이 닫혀 있었는데 어떻게 들어갔냐고 물으니까

뒤로 돌아가면 벽에 상자가 쌓여 있고 그 상자를 밟고 창문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창 밑에는 선반들이 있어서 그 선반을 밟고 다시 창 밖으로 나올 수도 있었고요.

그 말을 듣고 뭐 룰을 어긴 것은 아니니 쿨하게 인정~!!!이라고 하고

저는 다음에 숨을 때는 나도가발 공장 안에 들어가야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술래가 정해지자 마자 저는 친한 친구 1명을 데리고 바로 가발공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아이가 말하던 대로 상자를 밟고 올라가서 가발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안에는 달빛이 창문으로 들어와서

공장 안의 경관이 어슴프레 보였습니다.

선반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선반 위에는 마네킨 머리들이 가발이 씌어져 있는 상태로 모두 벽을 보고 쭈욱~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뒤통수만 보이고 얼굴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검은 머리들이 쭉 나열되어 있는 것만 봐도 등골이 오싹 했을텐데

숨바꼭질 재미에 정신 나간 7살짜리가 무서운걸 뭐 알겠나요?

 


우리 둘은 서로 ㅋㅋ 거리면서 여기 있으면 절대 못 찾겠지? 이러고 앉아 있었고

5분이 지나고 거의 10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둘은 선반을 딛고 창문을 통해서 다시 밖으로 나왔고 술래를 피해서 무사하게 귀환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난 다음에 제가 술래 차례가 다시 되었는데….

 

 

 

 


음 역시 글을 한번에 다 써서 보여 드리는게 쉬운게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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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2

 

 

 

 

 

 

 

 

 

 

 

 

저녁을 먹으러 오라는 부모님의 고함&전갈 들이 속속 친구들에게 들렸고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하고 마치기로 하였습니다.

10을 세고 친구들을 찾으러 돌아다니면서 마지막 2명만이 남았을 때

저는 씨익~ 웃으면서 가발공장으로 향했고 상자를 딛고

창문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너희 거기 있는거 다 아니까 나와~!!라고 외쳤습니다.

그런데 안이 너무 조용해서 저는 ‘안나오면 처들어간다~’ 하고 창문 안으로 들어갔고

아까와는 뭔가 다른 이질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까와 다름 없이 창문을 향해 달빛이 비추고 있었고

모두 벽쪽을 보던 시커먼 마네킨들 머리들중에 하나만이 제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마네킨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온몸이 전기에 감전 된듯이 찌릿하면서 제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마네킨들과는 다르게 그 마네킨만은 몸통이 있었으니까요;;;

저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는데

소리를 못 들었는지 아무도 오지 않고 저를 보고 있는 그 마네킨은 말없이

양 옆으로 또는 빙그르 제자리에서 돌면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혹시 전신 마네킨이 아닐까 용기를 내어 가까이 가서 보니

얼굴은 창백하고 눈에 초점은 풀려있는 어떤 아저씨였습니다.

아저씨는 선반 근처에 옆에 있는 기둥 위 천장에 목을 매어 매달려 있었고 그 때문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다른 마네킨과 같이 뒤통수만 보이다가 줄 때문인지 돌면서 얼굴과 몸이 창문쪽으로 돌아선듯 하였습니다.

그 광경에 정신적 쇼크를 받은 저는 눈물을 폭포처럼 흘리면서 창밖으로 나와 울면서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일을 울면서 부모님께 말씀 드렸고 심각성을 느끼신 부모님은 경찰에 그 사실을 신고 하셨습니다.

가발공장을 다녀오신 아빠는 제가 많이 놀랬을까봐 저를 계속 위로해주셨고 거의 몇 달 동안

저는 그날의 악몽이 눈앞에 아른거려서 많이 괴로웠습니다.

 


나중에 동네 어른들이 하는 말을 어설프게 듣기로는

가발공장이 경영난을 겪고 있었고 그것 때문에 빚을 지셨던 공장 사장님이 그날 공장 문을 닫고 목을 매셨다고 합니다.

근처에는 유서도 발견 되었다고 하고요.

철 없던 시절 처음으로 보게 된 주검이 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그것으로

저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목 매단 장면만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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