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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사이비종교 갔던 경험담(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8.03.20 15:46조회 수 1296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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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코 호락호락한 단체는 아니다. 처음에 만나는게 등급이 안되는 잔챙이들이라 우스워보이는데~

처음 몇 번은 그냥 고민상담같은걸 해주며 돈 얘기같은건 꺼내지도 않고 마음을 풀게하고~

종말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책이나 비디오같은 자료들 보여주고, 질문이 좀 많고 이러면 교리 잘 아는 윗 등급이 나서서 대답한다.

완전히 없는 얘기를 하는것도 아니고 강증산이라는 실존인물을 베이스로 발달한 종교인데다가

일제가 우리나라 전통신앙 탄압한 얘기까지 잘 섞어가며, 어느정도 자극도 해가며 살살 얘기를 푼다~

일제 얘기는 왜 나오냐면 강증산이 살았던 시기가 동학운동이랑 비슷하고,

실제로 증산도를 중심으로 남산인가에 한국종교총본산이 생겼다가 해체됐다고 하더라.


처음엔 뭐 교회의 주말미사(?)같이 언제 어디에 참석해라~ 라는것도 없고

일하느냐 바쁘면 그냥 맨날 태을주만 외워도 충분하다~ 이러면서 의무를 거의 주지 않는다. 풀어두는 거지.

그러면서 조금씩 친해지고 마음을 풀면 하나하나씩 말하기 시작한다.

'한달에 3만원 정도씩 성금을 내자~ 정 돈이 없으면 만원씩만 해도 된다. 이건 니가 조상을 위하는 거지 딴게 아니다.'

그러면서 재단이 보유한 학교나 위에 삼척에 있는 강원종합박물관 같은거를 보여주면서

이런거 짓는데 이 돈 쓴다~ 자기들은 공사하는데 참여했는데 저기서 몇번째 기와가 내가 올린거다~ 뭐 이런 얘기들을 꺼내지.

내가 위험하다고 느낀점은 정말 천천히 차근차근 공감대를 만들면서 접근한다는 점이다.

내가 겪은데가 유별난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순진한 사람 하나 엮이면 신도되는거 일도 아닐꺼 같으니 조심해라.


몇달동안 겪은 일이라 얘기하려면 정말 끝이 없을것같네~

솔직히 딱히 심한 일 겪은 건 없다 그냥 공짜마사지 받는 맛에 몇번 왔다갔다 하면서

주문도 외우고 성의를 좀 보여줬더니 슬슬 돈 얘기를 꺼내드라고~

그러다가 어느날 거기 들락날락 거리던 애한테 사채를 통해서 돈 빌리라는 소릴 하는걸 들었다.

21살짜리 여대생이었는데 나중에 얘기를 나눠보니 이미 몇번 돈을 갔다 바쳤드라. 합치니까 천오백정도?

애가 알바하면서 학교다니고 빚진거 중에 원금은 갚을 생각도 못하고 이자만 내고 있드라고.

근데 거기다 대고 또 돈을 빌리라고 하드라. 그걸 딱 보니 참 더럽구나 싶은게 정이 확 떨어졌다.


맨날 하는 말은 자기들이 하는 일은 사람 구하는 일이네~ 하면서 떠들고 다니면서 기껏 한다는 일이

제사 한번 지내주고 얘기 몇번 들어주고~ 한참 미래가 창창한 어린애 꼬셔서 빚쟁이 만드는 거라니.

그 때 였던거 같다. 어느새 내가 여기 녹아들었구나. 속으론 아니다 아니다 하면서 어느새 좋게 보려고 했었구나 라고 깨우친게~

뭔가 확 걷히는거 같았다. 그리고 나서 보니까 거기있는 사람들 자발적으로 하는게 아니라는게 보였다.

잠은 숙소가 따로 있어서 거기서 자고 밥도 거기서 먹는다.

아침이면 회의를 시작하는데~ 왜 요즘 실적이 이러냐며 너는 몇명 너는 몇명~ 이렇게 할당량을 준다.

그렇게 해서 때가 됐을때 벌을 피할수 있겠냐고~ 더 많이 덕을 쌓아야 한다고~

그 사람들 돈벌이란게 없다. 대부분이 빚쟁이 신불자에 생활자체가 거기 묶여 있기 때문에 벗어날 생각을 못한다.

선사정도 되면 안 그렇게 사는거 보면, 윗 등급이 되면 자기가 관리하는데서 나온돈의 일부를 나눠주는 것도 같다.

여기는 다단계 중에서도 완전 악질 다단계다.

이 종교에 있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처음엔 다 똑같아 보이는데 그 안에서도 또 분류가 되드라.

우선 나 같은 뜨내기들이 있다. 솔직히 왜 드나드는지도 모르겠는 사람들. 와서 그냥 노가리나 좀 까다가 간다~

그 다음이 전에 말한 대학생같은 애들. 여기서 숙식을 제공 받고 생활을 같이 하지는 않지만 돈을 갔다 바치는 애들이다.

회사원도 있고 은퇴한선생님 부부도 있었다. 직업이 다양한만큼 금액도 천차만별이다.

회비 내듯이 매달 2~3만원씩 내는 사람들도 있고, 꼬드김에 넘어가서 몇백만원 몇천만원 낸 사람도 있다.

솔직히 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이 구조를 지탱하는 받침대이며 나머지를 먹여살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다음 여기에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포덕을 나가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우리가 가장 익숙하게 생각하는 그 들이다.

생활자체가 이 종교에 속해있다. 주는밥 먹고 자라는데서 자고. 꼬셔오라는대로 꼬셔오고.

그렇게 밑에 자기가 꼬셔온 사람이 늘어나면 진급(?)을 한다.

외수,내수 --> 선각 -->선무-->선감-->선사 

뭐 이런식으로. 대충 저 순서인 듯한데 정확하지는 않다. 밑에 한명이라도 들어오면 선각이 된다.

네트워크(다단계)로 보자면 외수나 내수는 일종의 커스터머(고객)고, 선각부터 유자격사업자라고 할 수 있겠다.

음 내가 겪은 바로는 선무 정도 까지는 자기 생활을 영유하지 못하고 그 안에 묶여있었고~

선감이나 선사는 관리자 급으로 포덕을 나가기보다는 아랫사람들을 관리하더라. 돈을 더 뜯어내라는 지시도 내리고.

이들은 신불자가 아니었다. 자기 가정도 꾸리고 그냥 보통사람처럼 산다.

그러는 걸로 봐서는 자기 아래단계에서 나오는 돈의 일부분을 인세티브로 돌려받는게 확실한거 같다.

사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조직이 유지될 수가 없다.


종교단체니 이들의 교리를 말해보면 정말 별 거 없다. 나쁜 얘기도 아니다.

이들에게 성경같은게 있는데 그건 강증산이 살아생전 제자들에게 했던 말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솔직히 난 이책도 다 읽어봤고 거기서 제공하는 자료들 대부분을 섭렵했다.

솔직한 내 심경은 그렇다. 종교는 나쁘지 않다. 단지 단체가 나쁠 뿐이다. 꼭 이 종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종교가 그렇다.

그 자료들이 얘기하는 바는 '나쁜짓 하지말고 열심히 살아라.' 였다.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

농부가 농사짓는게 덕을 쌓은것이고, 장사꾼이 장사하는거 또한 덕을 쌓는것이라고 얘기한다.

어디에도 '조상을 위해 돈을 가져다 바쳐라.', '일하지말고 사람들을 구제하러 다녀라.' 이딴말은 없다.

하나 강조한게 있다면 '태을주를 읆어라' 정도다. 정말 그게 전부다.

태을주가 조상을 위하는 주문이니 그냥 생각날때 한번씩 외우라고 말한다. 그거로도 충분하다고.

똑똑치 못하고 삶이 버거운 대다수를 위해 고안해낸 방법이라고.

앞에도 얘기했지만 종교가 나쁜게 아니다. 단체가 나쁜거다.


얘기가 또 길어지네.. 음 하여튼 대학생한테 사채로 돈 빌리라고 하는데서 정이 확 떨어져서 그만가게 됐는데~

그 애들이 너무 불쌍해 보여서 혼자 나올수가 없었다. 그래서 조금씩 조금씩 설득을 해서 몇 명을 데리고 나왔는데..

이게 문제였던거 같다. 나 혼자 그냥 안나가고 그랬으면 이렇게 진드기처럼 매달리지는 않았을거 같기도 하다.

설득은 딴 거 없었다. 애들이 빚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었고 지쳐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조상 딴 거 아니라고. 부모의 부모의 부모가 조상이라고. 세상 어느 부모도 자식이 빚 져가며 힘들게 자기 밥상 차려주길 바라지 않는다고.

잘못된거라고.. 그냥 그런 얘기들을 했다. 저 사람들 행복해보이냐고. 넌 행복하냐고. 부모는 자식이 행복하길 바란다고..

지금이라도 늦지않았다고. 혼자 감당하기 힘들면 너희 부모님한테 얘기하고 그만 두라고. 한번만 혼나면 끝이라고.

그렇게 며칠에 한번 밖에서 따로 만나가며 진심으로 설득했고, 집에 따라가서 부모님께 대신 말해주기도 했다.


어린애들이 겁이나서 못 빠져나오는 경우도 많드라. 정신차리고 보니 감당하기엔 너무 상황이 벌어진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그런 상황이면 이 단체는 더 쪼인다. 완전 옭아매버린다.

정신없을때 휘둘러서 최대한 뽑아내는거다. 이틀 간격으로 연이어 500, 700 가져다 바치는 사람도 봤다.

만약 주변에 이런 단체에 빠져 휘둘리는 사람이 있다면, 윽박지르거나 화내지말고..

진심으로 달래줘라. 난 니 편이다 라고 확신을 줘라. 그 단체가 그걸로 그 사람들 꼬드기는 거니까.


난 그렇게 4명정도 빼내왔다. 그 탓인지 시도때도 없이 직장에도 나타나고, 집으로 찾아오기도 하고 엄청 시달렸지만.

아마 걔들도 내가 애들을 다독여서 빼낸거라고 확신이 없었던 것도 같다. 내가 앞에 나서서 선동하거나 그러진 않았으니까.

그저 내가 갑자기 안나타나고 애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니까 의심정도 했던거같다.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자기도 해보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난 진심으로 말리고 싶다. 그냥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나 잘 챙겨라.


난 그 전에 살던 집에서 이사도 했고, 직장도 옮겼다. 꼭 그 사람들 때문은 아니다. 

이사도 할 때가 되서 한거고(부모님이 집을 사셔서 거기로 갔다) 직장도 내 장사하려고 그만둔거니까.

중요한건 이사하기전에 집에 시도때도 없이 찾아왔었다는 거고, 퇴근하는데 집앞에서 기다리고 있던적도 있다는 거다.

툭하면 일하고 있는데 지나가다 들렸다며 나타나는 것도 다반사였다. 그 사람들 남 생각같은거 안한다.

이렇게 나타나면 나한테 피해라고 오지 말라고~ 얘기해도 귓등이다. 자기들 얘기만 한다.

요즘 회의실 왜 안나오냐고~ 하도 안와서 자기들이 왔다고. 요즘은 사는게 어떠냐고~ 아주 막무가내다.

언제까지 그랬냐고? 조금씩 뜸해지긴 했지만 거기서 나오고 이사갈때까지 일 그만 둘때까지 계속 왔었다. 2년정도?


최대한 엮이지 말어라. 난 내 궁금병때문에 내가 자초한 일이었으니 내가 감당해냈다.

궁금한게 있으면 차라리 나한테 물어봐라. 내가 워낙 글재주가 없다보니, 글이 정말 두서없이 엉망이니까.

정말 글 쓰는거 보통 일이 아니네.. 다 써놓고도 꼭 똥 덜싼거 같이 찝찝하다 ㅋㅋ제대로 표현이 안된거같기도 하고 ㅋ


마무리! 두서없이 길기만 한 글 읽어줘서 고맙다~ ! 질문 있으면 댓글로~ 


세줄요약

1 궁금해서 따라감
2 불쌍한 애들 꼬셔서 나옴
3 시달리며 개고생


그곳엔 꿈도 희망도 없다. 오로지 고생만이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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