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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 11 (下)

title: 유벤댕댕도이치휠레2018.08.12 17:10조회 수 1136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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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말씀으론 지상 최강의 닭살 커플이죠.

우리 집도 꽤 화목한 가정인데 

엄만 걔들에 비하면 우린 남남으로 사는거나 진배 없다고 부러워하십니다.


아버지도 안 지시고 한 마디 하시죠.

제부처럼만 해봐라~~~업고 다닐테니...

 

그 날 저녁 날이 어두어져서야 집으로 돌아오신 삼촌은 

아침에 할매 손에 끌려서 나가던 때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서 집에 들어 오셨습니다.

바보 맹구 모양으로 헤벌쩍 웃으시면서

들어 오시자 마자 엄마!!! 배 고파 죽겠데이 밥 도고 하시곤, 밥을 3공기나 퍼 먹었어요.

엄마가 옆에서 기가 막힌다는듯 쳐다 보셨어요.


야가 아침 까지만 해도 거식증 걸려가

죽는 거 아닌가 걱정했더니 장에 가서 뭔 일이 있었노?


하시고 할머니는 큰 시름 놓았다는 표정으로 연신 옆에서 챙겨 주셨죠.

나중에 알고 보니 식욕이 돌아 온거도 있었지만,

막내 외숙모가 되신 그 분이 너무 마르셨다고 한 그 한 마디 때문이었습니다.

기가 막혀서.....원!!!!

 

그리고는 삼촌의 주말 상주로의 귀가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 전엔 도피성 귀가였지만 

그 날 이후는 사랑을 찾아 오시던 행복한 귀가 였죠.


집에 오시자마자 인사 하고 나가선 늦게 들어 오시거나,

아주 집에 들리지도 않고 늦게 잠만 자러 들어 오시거나.

심지어는 나중엔 분명 오셨을 껀데 집에도 안 왔습니다.

뭘 한 건지는 전 모릅니다....데헷!

 

그렇게 근 1년을 열애를 하시고는 결혼에 골인하시고 지금도 너무 행복하게 사십니다.

서로에게 한 쪽이 없단 건 상상도 못하실 만큼.

나중에 들으니 그 날 외숙모는 장에서 물건을 팔고 계셨던 막내 삼촌의 장모님께

집에서 거두어 들인 농작물을 배달하시던 길이었답니다.

그런데 두 분이 첫 눈에 서로가 서로에게 반한거죠.

 

보따리를 들어다 드리곤 돌아오는 길에 같이 오시면서 

삼촌은 용기를 내어 차나 한 잔....하셨고 

두 분은 다방에서 한참 대화를 나누시다 헤어지셨다고 합니다.

얘기를 할수록 삼촌은 걷잡을 수 없이 끌리더래요.

숙모도 처음 삼촌이 보따리 들어 준다고 했을 때 이상하게 호감이 가더랍니다.

그리고 두분의 감정은 올바른 선택이었던 거죠.

 

사실, 두 분의 결혼이 평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숙모네 집은 촌에서도 아주 가난한 집안이었고,

그 때문에 여고도 중간에 중퇴를 하시고 집안을 도와야 했답니다.

나름 대학까지 보내셨던 아들을 그런 여자와 짝지어 준다는 걸 외조부모님은 마땅치 않아 하셨고,

저희 어머니도 그러셨어요.


특히 거의 아버지뻘인 큰형님이신 큰 외삼촌과 둘째 외삼촌이 반대를 많이 하셨는데,

이미 큰 외삼촌은 대구서 막내 삼촌의 혼처를 알아보고 계시던 중이셨기에 더 그랬어요.

딴 뜻이 있었겠습니까?

그저 사랑하는 동생이 조금이라도 좋은 여자를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었겠죠.

 

그 때 백기사를 하신 게 할매셨어요.

워낙에 할매가 강하게 둘을 맺어 주시려 밀어 부쳤고,

굴러 들어온 복을 차려고 한다고 난리를 치셔서 모든 반대를 잠재우셨습니다.


가족들도 할매의 신통한 능력을 잘 알기에

할매가 저리도 적극 두둔하시는 걸 보니 뭐가 있긴 있구나 하셨죠.

그렇게 결혼을 하신 막내 외숙모는 말 그대로 집안의 복덩이였습니다.


남편에게도 시부모께도 형제들에게도 얼마나 잘하시던지

결혼 1년도 안되어 온 집안 식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시게 되셨어요.

엄마는 외할머니를 볼 때마다 

우찌 아가 저리 보면 볼수록 정이 가냐시며

둘이 결혼 안시켰으면 어쩔뻔 했냐시고 말씀하셨고,

그 생각은 집안의 다른 어른들의 생각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좋아 생각에도......

 


특히,

상주 할매가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는

거의 식음을 전폐하시고 몇 번을 까무러치실 만큼 슬퍼하셨고,

그 때 크게 느끼셨는지,

시부모님도 죽음이 멀지 않았다 생각이 되셨는지,

삼촌을 놔두고는 상주로 짐 싸들고 내려 가시어 할머니 할아버지 수발을 드시며

마지막 3년을 함께 하셨고, 돌아가실 때 수발도 다 드셨죠.

 

특히 막내 외숙모에게 고마워 하시는 게 의리의 돌쇠 큰 외삼촌이세요.

집안의 장남으로 자기 짐 다 외숙모가 대신 져주셨다고 생각하시는 

큰 외삼촌의 막내 외숙모에 대한 사랑은 끔찍하시죠.

 

만약 외숙모에게 상처줬다가는 막내 외삼촌은 큰 외삼촌 손에 끔살당하실 껍니다.

저도 맞아 죽는다에 한 표......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여시 아줌마의 얘기도 듣게 되었지요.

제가 유일하게 같이 술 한 잔씩 하는 어른이 막내 외삼촌이거든요.

큰 외삼촌이나 둘째 외삼촌은 어렵고,

친가쪽은....아버지가 막내시라 다들 넘사벽입니다.


예전 제가 군대 시절 휴가 나와 찾아가자 갈비를 사주시며 술 한 잔 같이 하며 그 때 얘기를 하셨죠.

 

니 예전에 내 막내 외숙모 만나기 전에 만난 여자 기억 하나? 하시더군요.

전,

아!~~~~ 그 때 그 예쁜 한 번 한 여자분? 하고 장난치니

이 놈이......하시며 한 대 쥐어 박는 시늉을 하시며 그러셨어요.

 


그 때,

그 여자에게 할매 얘기대로 출장을 간다고 하자 못본다고 서운해 하며 잘 다녀 오라고 했답니다.

삼촌은 일찍 그 여자 집 앞에 가서 잠복을 하셨대요.

그러시다 집에서 나오는 여자를 미행했다더군요.

여자는 잔뜩 차려 입고는 나와서 어떤 남자를 만났는데

둘이 분위기나 하는 게 영락없는 애인 사이더랍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더래요.

그 남자를 만나고는 헤어져서 또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가더래요.

그 남자와도 딱 분위기가 애인 사이더랍니다.

 

진짜 가관인 건 저녁엔 또 다른 남자를 만나더래요.

이번엔 먼저 만났던 남자들과는 다르게 나이가 좀 있는 중년 남자였고,

그 남자가 몰고 온 자가용을 타더니 어딜 가더래요.

삼촌은 급한 맘에 지나가던 택시를 황급히 잡아 타고 뒤를 쫓았는데 둘은 고속도로로 부산까지 가더랍니다.

그리고는 해운대 횟집에서 회를 먹고는................

다정히 팔짱을 끼고 모텔로 들어 갔답니다.

 

그리고는 한 객실 불이 켜지고,

삼촌은 오래도록 그 방을 쳐다보며 분노에 치를 떨었대요.

기분은 당장 방에 쳐 들어가 두 연놈을 때려 죽이고 싶었다지만,

그 때마다 할매랑 약속한 걸 떠올리셨답니다.

 

잘 참으신거죠....둘이 결혼한 것도 아니고 거기서 그래봐야 삼촌만 쇠고랑 차셨겠죠.

그리고서 연락도 안하고 만나지도 않았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더랍니다.

결국 며칠 후 그 여자를 만나선 따지신거죠.

처음엔 연락이 없어 걱정했다며 알랑거리다가 삼촌이 그 얘길 하자 

자긴 그런 적 없다고 어떻게 자길 그런 식으로 매도하냐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난리를 치더래요.

삼촌은 그 날 따라다닌 얘길 하면서 해운대 모텔 이름까지 다 얘기하자

그 때서야 본색을 드러내더랍니다.

 

오히려 삼촌을 비웃으며 내가 그럼 뭐하러 너같은 별 볼 일없는 남자랑 결혼을 하겠냐며 

그냥 바보처럼 순진해 보여서 살아 주려 했다며 당당하게 얘길하더래요.

삼촌은 그 날 사람이 왜 욱해서 살인을 하는지 알겠더래요.

정말 그 여자 목을 조르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았답니다.

그리고는 따귀를 한 대 갈겨 주고는 돌아섰다고 합니다.

 

그런데 얘기가 끝이 아닙니다.

그 후에 우연히 그 여자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우연히 친구랑 만나다가 봤는데 그 여자가 어떤 남자를 만나고 있더랍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아는 사람이더래요.

 

삼촌 대학 친구의 친구.....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같이 친구 때문에 술 자리도 두어번 가진 사이였답니다.

그래서 알아 보니 둘이 결혼을 한다고 하더래요.

삼촌은 고민했다더군요.

그런 여잔 줄 꿈에도 모르고 있었을 꺼 아닙니까?


차마 말을 할 수가 없더라고 합니다.

자기가 무슨 권리로 그러나 싶어서요.

둘은 얼마 후 결혼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잊고 사셨답니다.

삼촌 친구도 다른 도시로 취직해 가셔서 그 사람 소식을 들을 길이 없었다고 해요.

그러다가 친구를 제가 휴가 나오기 얼마전에 우연히 길에서 만나셨답니다.

두 분은 반갑다며 자리를 옮겨 술 한 잔 하셨는데

그 생각이 나서 삼촌이 그 친구는 잘 사냐며 물어 보셨답니다.

그러자 그 친구 분 얼굴이 어두워지며 얘기 하셨어요.

 

죽었어...........

 

삼촌은 놀라서 젊은 나이에 왜? 하셨고, 암으로 돌아가셨답니다.

그러시면서 그리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니 결국 그리 비참하게 갔다시며 그 아저씨 얘길하시더래요.

결혼 후 결혼 생활은 악몽 그 자체였다고 해요.


온갖 사치에 남편은 그냥 월급 벌어오는 기계 취급.

몰래 진 빚도 잔뜩이었고 아저씨는 밥 얻어 먹은 것도 5 손가락 안에 드실 정도였다고.

거기다 바람은 얼마나 심하게 피는지

주위에 얼굴 좀 반반한 젊은 남자는 다 따먹.......교제하고 다니고,

그리고 할매 말씀대로 애도 없었다고 합니다.

 

삼촌과 헤어지고 그 사람이랑 만날 때까지 시간이 몇 개월 흘렀으니

그 사람 애라고 우기기도 힘들어 중절했겠죠.

그러다 암 걸려 죽었다고......

 

사실 할매가 없으셨다면 그게 삼촌의 운명이셨죠.

지금도 막내 삼촌은 큰외삼촌처럼 다 챙기시진 못하지만

할매의 기일과 성묘만은 꼭 큰외삼촌과 함께 하십니다.

둘째 외삼촌은 외국에 사시기에.....

 

예전 한 번 할매 기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한 번 빠지신 적이 있답니다.

그 날 집에 가니 외숙모가 혼자 식탁에 앉아 

소주잔을 숙모앞에 하나 건너편에 하나 놓고는 술이 취해 계셨답니다.

술을 드시면서 그러시더랍니다.

 

아즈매@@~~우리 ㅇㅇ이(막내 외삼촌) 서운하게 한다고 너무 미워하지 마이소........

아가 막내라 철이 없어 그래예.

많이 서운 하시지예? 하시더래요.

 

삼촌은 뭔 술을 혼자 이리 많이 먹었냐며 말하자 

숙모가 휙 고개를 돌리시면서 경멸의 눈초리를 보내시며 그러시더랍니다.

 

야!! ㅇㅇ이...............니는 은혜도 모르는 개, 돼지 새끼야!!!


그 이후 한 번도 안 빠지셨죠.

다음 번엔 숙모가 니는 개,돼지 만도 못한 새끼라고 욕하실 꺼 같다시며.....

 

[출처] 루리웹 ... 백두부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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