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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상주 할머니 이야기 외전 - 5 (上)

title: 이뻥날아오르라주작이여2018.08.14 22:43조회 수 1068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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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은 잘 보내셨는지요?

전 정말 끝내주는 주말을 보냈네요. 

아름다운 여인과 불타는 주말을......은 아니고

뜻하지 않은 기회가 생겨 좋은 펜션에서의 이틀 밤과 바베큐 먹방과 귀한 산삼주로 달리고,

전문 고깃집인 가든에서 귀한 블링 블링 마블링 한우 투 플러스 생갈비랑 양념 갈비로 배를 터트리고,

20년 묵은 뱀술도 마셨습니다.

대신 양기가 뻗쳐서 밤에 잠이 안와용!~~~~히!!

내가 총각인 거 깜빡 했네.........크크크크


원랜 오늘 지난 번엔 용왕님 얘길한 터라 이번엔 할매를 짝사랑하신 산신 얘길 할까 했었는데,

다른 얘기가 생겨서 이걸 먼저 쓸께요.

오늘은 서론이 좀 긴데,오늘 드릴 얘기랑도 관계가 있는 얘기라 안할 수는 없으니,

싫으신 분은 이번 상편은 읽지 마세요.

잡담만 한 편 할 꺼거든요.


참!!

그리고 고추 된장 박이는 이번 얘기 다 쓰고 나면 바로 음식 겔에 올려 놓을테니 

만들어 드시고 싶은 분은 제 이름으로 찾아 보세요.

이미 다 써놨거든요.

정말 강추 아이템인데 지금 만드시면 내년 여름이 행복하실 껍니다.

 

 

지난 목요일이었습니다.

회사서 쪽지함을 살펴보고 있었어요.

육포 레시피 요청이 계속 들어 오는 지라 혹시 실수로 빼 먹을까봐.....

그것도 붙여넣기 라도 350통 이상 쓰다 보니 일이더라구요...ㅋ,ㅋ,ㅋ, 

그래도 귀찮은 건 절대 아니니 또 요청하셔도 됩니다. 

얼마든지 보내드리죠.

제가 할매닮아 제 신세 제가 뽁는 거 좋아합니다. 데헷!~~~

 

좀 긴 글이 있었는데 이거도 레시피 요청이겠지 하고 쪽지 보내기 띄우고 붙여넣기하고 읽었는데

전혀 뜻밖의 내용이었습니다.

저 보다 2살 많으신 어느 이제 갓난 애기 있으신 새댁이셨는데,

상주 할매 얘기 팬이라 너무 잘 읽고 있다고 하시면서 

자신도 어릴 때 그 근처 살아 얘기가 쏙쏙 들어 온다고 고맙게 칭찬해 주셨죠.

그리고 자신도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할매 같으신 분을 

한 분 아시고 계셨다면서 전설같은 얘길 자주 해 주셨다고 해요.

그 분이 아니였으면 우리 식구 그 때 다 동반 자살했어야 할 꺼라고 하시면서 고마워 하셨답니다.

 

그러다가 지난 번에 해 드린 숯 장사 아저씨 얘길 읽으시고 깜짝 놀라셨답니다.

아무리 봐도 자기 아버지 얘기더랍니다.

그 누나는 깜짝 놀라서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답니다.

얘길 해 드리니 그게 어디 있냐고 물으셔서 루리웹 들어가는 방법이랑 제 이름이랑 알려 드리고 

검색 방법 알려드린 후 한 나절쯤 지나자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답니다.

틀림 없다고,

아저씨 얘기나 할매 장례식때 난리친거나 내가 본 그대로라 하시더랍니다.

그리고는 쪽지는 어찌 보내는 거냐고 하시기에 누나는 제가 연락해 본다고 하시고는

제게 쪽지를 보내신 거더군요.


쪽지에 이름이 ㅇㅇㅇ이 아니냐며 제 실명이 똭! 적혀 있더군요.

바로 쪽지를 보냈습니다.

맞다고 감사하다고.


어른 전화번호 묻기가 좀 그래서 제 번호 알려드리고 시간되실 때 전화부탁한다고 했어요.

그리고 일을 하고 있었는데 점심 시간이 다 되어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제가 모르는 번호는 아예 받질 않아요.

요즘 모르는 번호 받으면 무슨 선전 아니면 사기치는 전화 뿐이더라구요.

그런데 기다리는 전화도 있고 해서 혹시나 하고 받았는데, 아저씨더군요.


ㅇㅇㅇ이냐? 하시면서 껄껄 껄 우리 할매 표현으론 산도적놈 웃음을 보내시며 너무 반가워 하시더라구요.

참!! 인연이 이리도 이어지는구나 싶었어요.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고 헤어지면 좋은 인연인 사람은 

언젠간 반드시 다시 만난다고 하셨던 할매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었어요.

한참을 얘길했습니다.


아저씨가 자꾸 말을 이어가셔서 점심도 굶었어요.

제가 밥을 굶는 건 거의 경천동지할 일인데......

아저씨는 그 때 숯 공장이 엄청나게 잘 되셨다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외식 산업이 붐이 일던 시절이라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숯 공장이 잘 되어 돈도 많이 버셨다고 해요.

그러다가 할매가 돌아 가시고는 얼마 안되어 숯 공장을 접으셨다고 합니다.

그 터가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 계속 귀신들이 모이는 곳이라 

몇몇 정도는 문제가 없지만 쌓이면 큰 일이 나는 곳인데 

할매가 돌아가셨으니 누가 그걸 처리해 주겠냐고 하시면서

그 때 너무 아까웠지만 결단을 내려 그만 두셨다고 합니다.


비싸게 권리금 받고 넘길 수도 있었지만,

어떤데인지 다 알면서 그리는 못 하시겠더라시며 

만약 그랬으면 할매가 날 저승서도 용서 안하셨을꺼 라시면서

원 주인에게 보증금만 돌려받고 나오셨답니다.


그리고 그 가마 절대 남한테 임대하거나 운영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나오셨다는데

사람 욕심이 어디 그래요?

그 산 주인은 안 그래도 너무 숯공장이 잘되어 배 아파 하던 중인데 

아저씨가 스스로 나가시자 이게 왠 떡이냐 하고는 자신이 운영을 했다고 합니다.

기술자야 뭐 월급 주고 구하면 되니까요.

그리고는 오래지 않아 각종 사고와 인사 사건까지 나면서 쫄딱 망했다고 합니다.

산도 다 날리고...........말 참 안들어......

 

아저씨는 이후 도회지로 나가셔선 예전에 하던 공업사를 다시 하셨고 

그거도 잘되어 꽤 많은 재산을 모으셨다며 다 할머니 은공이라며 얘길하셨어요.


그 후에 4남매를 다 장성하게 키우시고 전부 짝지워 분가시키시고는 

다 정리하고 지금은 강원도 물 맑고 산 좋은 ㅇㅇ에서 팬션을 운영하시면서

농사도 좀 지으시면서 유유자작한 삶을 즐기고 계시더군요.


아저씨는 이번 주말에 뭔 계획이 있느냐고 하셨어요.

전 아무 계획도 없다고 말씀드리니 금요일 회사 끝나고 당장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꼬추 얼마나 컸나 함 보자시면서...크크크 놀라실텐데? 데헷!~~~~

저도 뵙고 싶어서 그러겠다고 하고는 

혼자 가긴 그러니 친구랑 함께 가도 되겠냐고 여쭈니,

다 데리고 오라셨는데 처음엔 몇 부를까 하다가 오랜만에 뵙는데 그건 실례인 거 같고,

보나마나 가면 우리의 공통분모인 할매 얘기로 꽃을 피울껀데 모르는 남이 들으면 좀 그래서

울릉 공화국 섬 국민만 데리고 가기로 했어요.

아저씬 애인도 데리고 오라고 하셨는데......흑흑흑.....

누구 놀리시나?

2년전 여친이랑 헤어진 걸 마지막으로 지금 마법사가 되어가고 있구만.....우왕!~~~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주차장으로 달려 갔습니다.

오늘 회식하자는 부장님 말씀에 잔뜩 슬픈 표정으로 친척이 돌아가셔서 내일 발인이라

오늘 가서 밤샘해야 한다고 사기치고 주차장에 가보니 이미 울릉국민은 차에 타고 시동 걸고 기다리더군요.

절 보고는 실실 웃으면서 넌 누구 죽이고 나왔냐고 묻길래,

나? 계시지도 않는 작은 아버지.....하고 대답했어요.

넌? 난 방금 친구 아버님 한번 보내 드렸다 킬킬킬.....우린 즐겁게 출발을 했어요.

 

느즈막히 도착해보니 경치는 절경이더군요.

드디어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어린 시절 보던 아저씨의 모습 그대로셨습니다.

다만 세월이 흘러 늙으신 거 빼고는요...

우린 진하게 한 번 포옹을 했어요.

아저씨가 근사한 방을 하나 주셨습니다.

요즘 성수기에 주말이니 못해도 몇 십은 할껀데.....

너무 죄송해서 이리 좋은 방 안 주셔도 된다고 그냥 거실에서 자도 된다고 했더니

널 십 수년만에 만난건데 이게 뭘 아깝냐시며 신경쓰지 말라 하시더군요.

 

원래 예약되어 있던 방인데 취소가 되어 

잘되었다 싶어 대기자 받지 읺으시고 빼놓으셨다가 우리 주신 거였어요.

방에 짐을 풀고는 아저씨가 준비해주신 바베큐를 먹었어요.

몇 년 전 산에서 산삼 밭을 발견하셔선 담궈 둔거라시며 

산삼이 잔뜩 들어 있는 큰 술병도 내어 오셨습니다.

아들이랑 사위가 와서 따자고 꼬셔도 안 준 거라고 하시면서....


와!!~~~

한우 투 플러스 안심이닷! 등심이닷! 제비초리 때깔 좀 봐!~~~ 해 가면서 폭풍흡입을 시작했습니다.

아저씬 계속 절 흐뭇하고 대견한 듯 쳐다보셨습니다.

그 조그마하던 녀석이......키가 얼마냐?

크크크....185욧!

아이구!~~~ 할매가 그리 지극 정성으로 먹여 키우시더니.....고기값 했네...하하하

 

우린 새벽이 깊을 때까지 할매와의 추억을 얘기하면서 그 큰 산삼주 병을 다 비웠습니다.

다음날,

전날 그리 늦게까지 술을 그리 많이 마셨는데 

공기 좋은 곳에서 반가운 사람과 기분 좋게 마셔서 인지 

아침에 칼같이 숙취없이 일어났죠.

아주머니가 차려 주신 밥을 먹었습니다.

아주머니는 그 때 첨 인사 드렸네요.

예전에도 뵌 적이 없어 그 날이 첨 뵙는 거였어요.

얘기 많이 들었다고 하시면서 잘 놀다가고 종종 들리라고 하셨습니다.

아침을 먹고는 마당에 있는 작은 수영장에서 놀러온 손님들 애기들이랑 놀았습니다.

눈 앞에 시퍼런 강물이 도도히 흘러 갑니다.

 

우와!~~~ 경치 끝내 준다, 

근데 물 귀신 바글 바글하겠는데? 

우린 저기 들어가면 살아선 못 나오겠지?


친구가 끄덕 끄덕하더군요...직빵이지 뭐.....

약은 좀 오르겠다.....이렇게 먹음직한 먹이가 둘이나 물에 잘 말아져 있는데 먹질 못하니..키키키킼


점심때가 되었는데 밥 먹으란 소리를 안 하시네요.

얻어 먹는 주제에 보챌 수도 없고 배는 고프고,

이윽고 아저씨가 오시더니 니들 레프팅 한 번 할래?

저희는 사색이 되어 손을 내저었습니다.


에비! 에비!~~~~


아저씨가 막 웃으시면서 진짜 물 겁나게 무서워하는구나 하셨어요.

저도 최근에야 물에 대해 알았어요.

물 속에선 물귀신 이외엔 힘을 쓸 수가 없다고 해요.

할매의 그 짱쎄신 할아버지도 물 속에선 맹탕이랍니다.

물 속에선 그나마 수신(용왕신)이 아니면 힘을 못 쓴다고 해요.

제 몸에 경고장 새기신 할매도 물에선 어쩌실 수가 없답니다.

물 귀신이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듯 물 밖에 영혼도 물속으로 들어가진 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살아 계실 땐 육체가 있으니 어떻게든 도울 수 있었지만,

돌아가신 지금은 혼이 오셔도 제가 물에 빠지면 도울 방법이 없으시다고 해요.

할아버지 신도 용왕신에게 부탁을 하면 되겠지만,

신들은 쫀심이 졸 세셔서 딴 신에게 굽히는 행동은 절대 못하신 답니다.

그래서 무당이 굿하면 신들이 콜라보레이션이 안되고 단독으로만 되는가 봅니다.

제가 물에 빠지면 할매는 도울 방법이 없기에 제가 익사하는 거 옆에서 지켜 보셔야 하는거죠.


할매가 유언으로 남기고 가신단 말씀의 뜻, 

그리고 제가 물에만 가면 경기를 하시며 말리셨던 이유가 있었더라구요.


아저씨는 어디 같이 가자시면서 빨리 옷 입고 준비하라고 하셨어요.....저기요! 밥....밥은요?

저흰 주린 배를 부여 잡고는 아저씨가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렸어요.

한 한 시간은 갔나?

배가 고파서 말할 힘도 없어......

 

이윽고 차가 큰 가든으로 들어 갔습니다.

딱 봐도 여기 음식값 좀 나온다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전 너무 죄송해서 아저씨께 이런데서 밥 안 사주셔도 된다고 극구 말렸는데,

돈 낼 사람은 따로 있어 라고 하시더군요.

응? 누가?

 


아저씨는 너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시면서

보면 무척 반가울 거라고 하셨습니다.

아니, 이 낯 설고 물 설은 강원도 골짜기에 내가 또 누구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며 들어 갔어요.

여 주인 분이 반갑게 반기십니다.

 

아이구!~~~ 아주버님 오셨어요? 왜 형님은 같이 안오시고요?

집 사람은 손님들 봐야죠, 제수씨.

참! 그러네......네가 좋아 구나? 


하시면서 반갑게 절 한 번 안으셨어요.

그런데 기억에 없어......누구?


그 때 주방서 어떤 아저씨 한 분이 고개를 내미시더니 

형님 오셨수? 하시고는 절 쳐다보시더니 어? 하시면서 반가운 얼굴로 급히 나오셨습니다.

다짜고짜 절 안으셨습니다.

계속 허그 당하네요.


네가 ㅇㅇㅇ이냐? 아이구 일마 이거 키 큰 거 봐라!~~~ 

형님! 일마 이거 내 고기 먹고 이래 큰거유. 하시더라구요.

 

분명 눈에 많이 익은 모습이었고 목소리도 많이 귀에 익었는데 선뜻 생각이 안났어요.


니 나 모르겠나?푸줏간 아재 아니가? 푸줏간 삼촌....

푸줏간 삼촌? 푸줏간 삼촌? 그 때서야 기억이 떠 올랐습니다.


아!~~~~~~~ 반가운 얼굴.

너무 반가웠습니다.

평생 못 뵐줄 알았던 분이고 기억에서도 희미해진 분인데.


그 분은 상주서 오래 정육점을 하시다가 숯아저씨보다 먼저 강원도로 오셔서 가든을 하신다고 했어요.

고기고르는 눈썰미랑 고기다루는 솜씨가 워낙 좋으셔서 가게는 쭉쭉 번창하고 있었어요.

숯아저씨를 강원도로 부르신 거도 푸줏간 삼촌이었답니다.


두 분은 할매 때문에 알게 되시어 의기투합하셔선 벌써 근 30년 가까이 친 동기 이상으로 

우애있게 사신다고 하니 우리 할매는 사람 인연 맺어 주는 전문가이신가 봅니다.

삼촌은 제 얘길 듣고 오면 꼭 데리고 오라고 하셨답니다

삼촌이 갈비를 내 오셨어요.

그 귀하다는 한우 투 플러스 생갈비가 무한 리필.

저 준다고 그 고기로 양념한 양념 갈비도 무한 리필....


원래 양념 갈비는 생갈비 보다 등급 낮은 고기로 만듭니다. 아시죠?

거기에 대낮부터 뱀술까지..

이거 상주서 20년전에 담은 거라면서 오늘 깐다고 가져 오신 뱀술.

맛나던데요?

 

제가 받아 마시자 장난스레 

참! 총각이지? 이거 안 그래도 양기가 뻗칠 나이인데 이거까지 먹었으니...크크크 하셨어요.

네, 덕분에 밤에 잠을 못 자네요. 엉엉엉.

아마 그 날 먹은 고기 값만 몇 십은 될껍니다.

아저씨는 니가 쓴 거 다 읽어 봤다......재미는 있는데 좀 섭섭하데이 하셨어요.

넹?


내 얘긴 와 없노? 내꺼도 잼나잖아? 하셨어요.

기억의 봉인이 풀리면서 생각난 얘기...

미리 기억했다면 외전이 아니라 본편 편수 한 편 늘려줬을 얘긴데...


할매 얘기 기억 못하는 거도 꽤 많은 거 같아요.

이거 이거 뭔 계기가 있어여 기억이 날껀데.....

아무튼 뱀술 마시며 생갈비 씹으면서 나눈 얘기, 

완전 정확한 저와 삼촌이 기억하는 얘길 해 드릴께요.

 


[출처] 루리웹 ... 백두부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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