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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군대시절 그여자 1편

title: 투츠키7엉덩일흔드록봐2015.05.07 21:15조회 수 1225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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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군복무 당시 부대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소설식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그 여자가 처음 보였던 날은 장맛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6월의 어느 여름날 밤이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어둠속에서, 게다가 비까지 내려 바로 앞에 사람이 서 있어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여자가 보인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우리 부대는 반경 3km 이내에 민가가 없다.



산 속에 처박힌 구형막사의 부대였다.



밤에 위병소 근무를 서면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는 바람소리와 새소리 뿐이다.



간혹 인접 부대에서 야간사격을 하면 총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밤에 우리부대 주변에서는 그 어떤 인공적인 소리는 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일병이 되면서 처음으로 위병소 근무를 나가던 날이었다.



우리 부대는 일병이 되어야만 부대 정문인 위병소 근무를 할 수가 있었다. 


근무는 새벽 1시에서 2시 근무였다.



초 여름인데도 밤에는 생각보다 서늘했고, 맑디 맑은 밤하늘을 배경으로 거의 보름 달에 가까운 달이 떠 올라 주변 시야가 눈에 띄게 넓어졌다.


근무가 지루했는지 내 사수인 김병장이 재미있는 얘기를 해 주겠다고 하였다.


"야. 저기 앞에 폐가 하나 있지?"


"예"


우리 부대 위병소 전방 50여 미터 전방 우측에 폐가가 하나 있다.


"저 집이 왜 저렇게 되었는지 내가 얘기해 주지."


김병장은 무슨 일급비밀이라도 나에게 얘기하느 냥 조용히 소근대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4년 전쯤일거야.

내가 이 부대에 오기 전에 저 집에 부부와 20살인 딸 한 명이 살고 있었대.

그 집 딸은 이쁜 얼굴은 아니었는데 젊은 여자라는 이유로 이 부대 군인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았다고 하더라구.

부부는 사슴농장 일과 인접 부대 병사들을 상대로 여러 일을 대행해 주며 생계를 이어갔지."


"무슨 일을 대행합니까?"


"그거 있잖아. 군대 편지 말고 사제 편지 보내주고, 물건도 우편으로 보내주고, 간혹 읍내에서 사올 물건도 대신 사다 주면서 군인들로부터 돈을 좀 받았지." 


나는 왠지 괴기스런 얘기가 나올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런데 우리 부대원 중에 졸라 잘 생긴 놈이 있었는데, 그 집 딸내미와 눈이 맞았나봐.

사람들 얘기로는 여자가 그 놈을 무지하게 좋아했다더라구. 

그 놈은 단지 욕정을 채우기 위한 대상으로 그 딸내미를 만났고, 그 놈이 아주 나쁜 놈이라는 건 뭐냐면 이미 두 세명의 사회의 여자들이 면회를 왔다갈 정도로 여자가 많았음에도 그 집 딸내미를 계속 몸에 품었다는거야.

 

그 딸은 모든 걸 다 바쳐 사랑하고 있는데 말야.

그런데 말야 그 녀석 제대 날짜가 다가오자 여자는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여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남자가 자기를 그다지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자신의 모든 것은 이미 그 놈한테 모두 가버린거야.

그래서 여자는 남자를 잡기 위해 결국 임신을 택했어. 

그런데 그것마저도 그 놈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지.

그 놈은 그냥 제대해 버렸고, 연락도 끊어버렸지.



군대에선 이런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고 하는데 어찌되었든 제대 후, 그 딸내미가 부대까지 찾아와서 어떡해서든 연락처를 알아보려고 쑤시고 돌아다녔나봐.

그러나 아무도 그 놈과 연락을 취할 수 없었어. 

그 뒤로 여자가 한 달여동안 보이지 않았었나봐. 그 녀석 찾으러 다녔을지 모르지.

만났는지 못 만났는지 알 수 없지만 반 해골이 되어서 돌아 온 여자는 거의 실성 지경에 이르게 되었지.

그 부모들도 부대에 와서 그 놈 찾아내라고 다 죽여버리겠다고 난리를 피우고 말야.

그 때쯤 내가 이 부대로 배치 받은 거지.

그런데 말야....... 아, 신발 소름끼쳐..."





"왜 그러십니까?"





김병장은 잠시 말을 멈추고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런데 말야....어느 날 밤에 위병소 근무자가 근무를 서고 있는데 그 집 딸내미가 집 앞의 우거진 미류나무 사이에서 반듯이 서서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을 봤대.


밤이라서 잘 구분은 안갔는데 사람이 분명하고 똑바로 서서 나무 사이로 자기들을 보고 있더라는거야."

 


"와.....소름끼쳤겠습니다."


"그게 소름끼쳤다는게 아니라......."


김병장은 다시 한 번 침을 꼴깍 삼키며 하고자 하는 나머지 말을 이어갔다.


"여자가 흔들거리더라는 거야."


"으악!!"


난 나도 모르게 숨소리로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주..죽은 겁니까? 목 매달아서....."


공포스러워하는 내 표정이 즐거웠는지 김병장은 조용히 얼굴을 나에게 들이대며 말했다.


"시작은 그 때부터였지..... 저 집이 이사간 뒤로...."

 

"그 여자는 죽었어. 니 말대로 목 매달아서....


그 때가 바로 내가 이 부대에 배치 받은 지 두 달이 다 되어갔을 때지.


나는 미친 여자의 단순한 자살로 알고 있었는데 부대원들의 표정을 보니 그런 것 같지가 않았어.


모두들 함구하고 있었지만 난 직감적으로 뭔가 큰 일이 뒤에 숨어 있음을 알 수 있었지. 


그 때 나를 무지하게 아끼던 말년 병장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제대하기 전 날 이 얘기를 해준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시 이등병이었을 텐데 왜 얘기를 해 준 겁니까?"


"그게 말야.... 그 여자가 죽은 뒤로 위병소에서 근무자들이 그 여자를 봤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거든."


"귀신 말입니까?"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르지만 하여튼 몇몇 야간 근무자들이 그 집 딸내미를 텅 빈 집 근처에서 봤다는 거야."


나는 조용히 침을 한 번 삼켰다.


"근데...어우 신발.....죽을 때 모습 그대로 미류나무 사이에서 흔들리더라는거야."


나는 등골이 싸늘하게 얼어붙는 듯 하였다.


"한 번은 그것을 목격한 근무자가 위병소 써치라이트를 켠거야. 그런데 그 때는 보이지 않더래."


나는 지금 김병장에게 꼭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지..지금도 나타납니까?"


그러자 김병장은 모든 얘기가 끝난 것처럼 나로부터 얼굴을 멀리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니가 이 부대 배치받은 뒤로 한 번도 없었어. 너도 그런 얘기 들어본 것 없잖아."


"네. 그렇긴 합니다."


나는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다.


그 해 장마가 시작되면서 우리의 근무는 공포의 시간이 되었다.


우리 부대는 규정상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근무자 중 한 명은 초소밖으로 나와 있어야 한다.


때문에 대부분 부사수가 판쵸우의를 뒤집어 쓰고 비나 눈을 맞으며 밖에 서 있게 되었다.


부사수로 정ㅇㅇ일병과, 사수로 최ㅇㅇ상병이 밤 11시 근무를 나갔을 때 얘기다.


간간히 어둠속에서 비가 흩날리는 밤이었다.


우의를 뒤집어 쓰고 20여분 정도 근무를 서고 있던 일병이 초소 안의 상병에게 다가와 속삭이는 말로 얘기를 건넸다.


"최상병님. 무슨 소리 안들리십니까?"


그 때 갑자기 사수인 최상병도 일병을 향해 말했다.


"이런 신발....나만 들리는게 아니었군."


최상병도 정체모를 그 소리를 계속 주목하고 있었던 거였다.


알 수 없는 여자의 소리.......


흐느끼고....간간히 웃기도 하고....뭐라고 그들에게 묻는 것 같기도 하고..........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그들은 뭔가에 홀린 듯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그 알 수없는 정체의 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초소밖을 응시하고 있던 최상병이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하였다.


"전방 50미터......전방 50미터......전방 50미터......"


"왜 그러십니까 최상병님"


"야 신발놈아...저거 안보여? 전방 50미터....."


최상병은 소총을 움켜쥐고 초소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실탄을 장전하는 것이다.


따라나온 정일병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전방 50미터 쯤에 어둠속에 서 있는 사람 형상.....이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사람 형상이 보이다니.....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우리부대는 최전방 부대이다. GP나 GOP부대는 아니지만 평소에 근무를 설 때 공포탄없는 실탄 근무를 선다.


게다가 장전은 하지 않지만 탄창을 삽탄(탄창을 총에 끼워 넣는것) 상태로 한 후 근무를 서게 되어 있다.

 


그런데 최상병이 철커덕 소리를 내며 장전을 하는 것이다.


 

뭔가 큰 일이 터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그들을 감쌌다.


최상병은 겁에 질린 게 확실했다.


50미터 전방에 있는 사람에게 수하를 하다니.....


얼떨결에 똑같이 목표를 조준하고 있는 정일병도 마찬가지였다.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벽돌..."


최상병은 암구호를 외쳤다.


응답없는 사람의 형상....


"벽돌!!!"


정일병은 그 사람의 형상이 오히려 걱정이 되었다. 


지금 이대로 있다간 최상병이 방아쇠를 당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방 부대라고 하지만 철책 근무를 서지 않는 한 저항하지 않는 미확인 물체에 대해 방아쇠를 
당기진 않기 때문이다.

 

최상병의 마지막 암구호가 울려퍼졌다.


"벽돌!!!!!!!!!!!"


"안 됩니다!!!!!!!!! 최상병님!!!!!!!!!!"


정일병은 급하게 최상병 소총의 방열판을 움켜쥐었다.


"너 뭐야 새꺄!!!!!!!!!"


정신 나간 사람처럼 휘둥그레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는 최상병의 얼굴이 정일병에겐 더한 공포로 다가왔다.


"안됩니다. 민간인이면 어떡합니까? 부대에 들어온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누가 사수고 누가 부사수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제서야 정신이 든 최상병은 조용히 일어나 그 형상을 아무말 없이 주시했다.


빗방울이 엄청나게 굵어지고 나서야 그 형상은 사라졌다.


한 동안 멍하니 초소 밖에서 자리를 지키던 최상병은 아무 말없이 떨리는 손으로 장전된 총알을 분리하고 탄창에 다시 끼워 넣었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부대 전체로 퍼졌다.


한 동안 잠잠했던 귀신소동이 다시 시작된 것이었다.


군인 정신을 강조하는 중대장의 엄한 훈계가 있었음에도 부대원들은 그 소문에 대한 공포를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아침 점호가 끝나면 그 날의 근무 시간표가 붙여지는데 모든 부대원들은 하나같이 밤시간대 위병소 근무에 자신이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진짜 사건은 다른데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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