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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옛날 옛적에 : 귀신의 장난 5부 完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2018.12.31 14:15조회 수 181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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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의 부인은 시어머니가 늘 하던

귀신에게 밥을 주는 일을 계속 했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부엌에서 음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두 아들 녀석이 부엌에서 기웃거리며,

마치 할 말이라도 있는 것 마냥 서성였습니다.

 

 

“배가 고프니? 아직 밥시간 되려면 조금 멀었는데...”

 

 

두 아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박씨의 부인은 근심이 가득한 두 아들의 얼굴을 보면서

무슨 일이 있음을 직감했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러니?”

 

 

두 아들은 주위를 살폈습니다.

아버지가 집에 없다는 것을 알고 어머니에게 그날의 일들을 전했습니다.

 

 

“엄마, 아버지가 할머니를... 죽였어요..”

 

 

박씨의 아내는 당황했습니다.

전혀 믿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런 소리 하는 것'이 아니라며 혼을 냈습니다.

어머니는 뭔가 망치로 머리를 크게 맞은 기분이었지만

단지 아이들이 실없이 하는 이야기라든지, 나쁜 말장난으로 치부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박씨의 아내는 두 아이들에게 부쩍 손찌검을 자주하는 남편이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인 박씨에게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여보, 아이들에게 너무 심하신 것 아니에요?

안하시던 손찌검을 다 하시고.. 졸게 말로 타이르셔요..”

 

 

박씨는 슬슬 짜증이 났습니다.

죽은 어머니에게 거액의 재산도 빼앗았겠다,

더 이상 마누라의 잔소리를 들으며 구질구질하게 살기 싫었습니다.

 

 

“네년이 뭘 알아? 이놈의 집구석 꼴도 보기 싫다.”

 

 

박씨의 아내는 생전처음 남편에게 욕을 들었습니다.

남편이 변했음을 직감했지요.

그래서 다시 예전의 자상한 남편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여보, 오죽하면 우리 애들이 아버지가 무서워서...

아버지가 할머니를 죽였다고 말을 해요...”

 

 

순간 박씨의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이내 아들 둘을 끌고 가서 창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물건으로 뭔가를 세차게 내려치는 소리와

아이들의 비명소리, 곧이어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이들은 살려달라며 울부짖었습니다.

 

 

“아버지, 살려 주세유... 아버지 제발 살려.. 주세유..”

 

 

놀란 박씨의 아내는 창고의 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박씨의 아내가 커다란 돌멩이로 손에서 피가 나도록

문을 내리쳤습니다. 이윽고 문이 열렸습니다.

그러나 문이 열리는 동시에 두 아들의 비명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싸늘한 주검이 된 두 아들을 보고 박씨의 아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아내를 보며 박씨는 아내를 강제로 설득시키려는 듯,

 

 

“괜찮아, 아이는 또 낳으면 되잖여?

그냥 사고라고 생각혀.. 사고라고..”

 

 

한 순간에 악마로 변한 남편을 본 박씨의 아내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와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습니다.

오로지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 없는 통곡만 할 뿐이었습니다.

 

 

마을에는 두 아들이 창고에서 뛰놀다가 변을 당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박씨의 아내는 차마 자신이 본 것을 입 밖으로 낼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박씨가 집밖으로 내보내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하루가 멀다고 눈물과 토사물을 쏟아내는 박씨의 아내였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박씨는 빼앗은 재산으로 도시에서 향락을 즐기며

새 인생을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아내가 장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마누라도 죽이고 새 인생을 살아?

이정도 돈이라면 조선 바닥 어디에서도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지.

암... 그 동안 아껴가며 있는 놈들 앞에서 자존심 굽혀가며

왜 이리 살았는지 모르겄네? 쩐이면 다 되는 것을 말이여..”

 

 

박씨는 집으로 가서 계획을 실행시켰습니다.

부엌에 있던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를 한 것이지요.

마을 사람들은 두 아이를 잃은 슬픔이 커서 자살을 했다고 믿었습니다.

박씨는 의심을 받을까봐 아내의 장례를 치르는 날 만큼은 슬픈 척을 했지요.

 

 

그리고 박씨는 집안의 모든 재산을 정리하며 집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끔찍했던 일을 저질렀던 집에서 나가려는 순간,

집안 곳곳에서 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보게.. 박씨.. 어딜 그렇게 가는가... 우리랑 살아야지...”

 

 

한 사람이 내는 목소리가 아닌,

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 같았습니다.

박씨는 갑자기 오싹한 기운을 느꼈습니다.

 

 

“이보게 박씨.. 어머니를 죽이고...

처자식 죽이고 새 인생 살기가 어디 쉬운가...

그러지 말고 우리랑 같이 여기 있지..”

 

 

박씨는 두려웠지만 '밖으로 나가면 그만'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집을 빨리 나가려고 대문을 미는 순간...

 

 

이상하게도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문을 세게 흔들어도, 밀어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라도 된 이상 담이라도 넘으려고 마당으로 돌아가는데

누군가가 빠르게 기어오며 박씨의 다리를 잡았습니다.

놀란 박씨는 나자빠졌습니다.

 

 

정신을 차린 박씨는 경악을 했습니다.

시대를 알 수 없는 온갖 잡귀들이 자신의 집에 우글댔습니다.

박씨의 다리를 잡은 귀신이 엉금엉금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박씨의 얼굴에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습니다.

 

 

“박씨... 왜 할머니를 죽였데... 불쌍한 할머니..

불쌍한 아이들... 불쌍한 자네의 아내.. 왜 죽였데...

너는 귀신보다 못한 인간이여...”

 

 

귀신은 박씨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습니다.

박씨는 두려웠지만 자신만은 살아야겠다며 귀신을 뿌리쳤지요.

그런데 온갖 귀신들이 이미 박씨의 앞을 막았습니다.

좀 전에 자신을 잡았던 귀신이 말을 하길,

 

 

“귀신인 우리도 자네 가족들의 은혜를 아는데...

너는 재물에 눈이 멀어 아들이면서, 남편이면서, 아버지이면서

가족들을 무참히 죽여? 너는 사람으로 살 자격이 없다.

옥황상제가 용서를 해도 우리가 용서를 못혀...

그냥 이곳에서 평생 우리랑 살자...”

 

 

그렇게 귀신은 박씨의 목을 졸랐고, 박씨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박씨를 발견했을 때는 처마에 목이 매달려 죽어 있었지요.

그리고 귀신도 모르게 누군가가 박씨의 발아래에 유서를 써놓았습니다.

모두 귀신 때문이라고 말이지요.

 

 

박씨 일가의 죽음은 세월과 함께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죽은 박씨는 사악한 살인귀가 되어 그 집의 귀신이 되었습니다.

다른 귀신들 조차 살인귀 박씨가 무서워서 집안 구석구석에 꽁꽁 숨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박씨귀신은 그 집에 들어왔던 모든 이들을 죽이거나, 해를 끼쳤지요.

어찌나 박씨의 혼이 사악한지, 유명한 무당도 혀를 내둘렀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준택이 이곳에 왔을 때,

박씨는 애초에 준택네 식구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집에서 행복하게 서로를 믿으며 살았기 때문이었지요.

그래서 그런 모습에 화가 나서 첫째 딸의 목을 졸라 버렸던 것이었습니다.

 

 

살인귀 박씨는 긴 혀를 내두르며 준택부부를 바라보며

표정을 마구 바꾸며 조롱하듯 말했습니다.

 

 

“으헤헤헤헤... 그래 내가 다 죽였지.. 이히히히..

감히 남의 집에서 행복하게 잘 살줄 알고?

저 무당년만 아니었어도... 아쉽다.. 아쉬워...”

 

 

살인귀 박씨는 준택부부가 괴씸한 듯 낫을 들고 달려들었습니다.

무당할머니와 윤화는 5월에 꺾어 만든 버드나무 줄기를 휘두르며

박씨가 오지 못하게 했지요.

 

 

“박씨, 죽어서도 죄를 지으면 그 업보 어떻게 감당할거여?

이제 그만... 놓아줘..”

 

 

살인귀는 시끄럽다는 듯 사람들을 해치려 했습니다.

물론 버드나무 줄기가 효과가 있는지 쉽게 달려들지는 못했습니다만

어찌나 사악함이 극에 달했던지 무당할머니는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집에 있던 잡귀들이 일제히 걸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무당할머니는 위급함을 느꼈습니다.

 

 

“내가 해결 할 테니... 모두들 이곳에서 나가게!”

 

 

그러나 윤화나, 준택부부가 말을 들을 리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모두들 겁에 떨면서 망령들이 다가오는 것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망령들은 하나같이 뭐라고 중얼거렸습니다.

무당할머니는 그것을 한참동안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윤화와 준택부부에게 외쳤습니다.

 

 

“어서 대문을 열고 빨리 나가세, 지금이 아니면 살아서 나가지를 못해...”

 

 

그 집에 있던 모든 망령들이 살인귀 박씨를 부여잡았습니다.

박씨는 분노하며 자신의 팔다리를 잡은 귀신들을

털어내려고 발버둥 쳤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집의 망령들은 사람들에게 ‘어서 나가’라며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몇 번이고 살인귀 박씨를 잡으려고 했지만

좀처럼 기회가 오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박씨를 잡은 망령들 중에는

박씨에게 죽은 가족과 살해당한 자들도 있었습니다.

 

 

“어서.. 나가.. 어서.. 나가... 어서.. 나가...”

 

 

어마어마한 광경에 준택부부는 눈을 땔 수 없었습니다.

무당할머니는 모두를 데리고 그 집에서 나왔습니다.

문이 닫히자 박씨가 울부짖는 소리가 문 밖까지 울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엄청 무섭고 요란한 소리가 사방에 퍼졌습니다.

그리고 무당 할머니는 문을 닫아버렸고 황급히 자리를 뜨자고 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준택부부는 한 동안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들이 행복하게 살 것이라 다짐했던 집이,

그런 사연을 가지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결국 준택부부는 그날 이후, 무당할머니의 뒷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무당 할머니는 건장한 사내들과 그 집 대문 앞을 찾았고 부적과 함께 새끼줄을 엮어 봉인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 뒤, 그 집은 손녀인 윤화에 의해서 불에 타 없어졌습니다.

 

 

옛날 옛적에 : 귀신의 장난 完

 

 

 

 

무당 할머니의 뒷집에 사는 대신,

준택의 아내는 무당 할머니를 비롯해서 윤화의 일을

자주 도와주곤 했습니다.

그럴수록 기이한 일을 계속 체험하게 되는데요.

 

 

아주 나중에, 나중에, 나중에...

옛날 옛적에 시리즈로 또 뵙기로 하지요.

 

 

부족하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출처 짱공유 백도씨끓는물 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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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1부 (by 이리듐) 옛날 옛적에 : 귀신의 장난 4부 (by 의젖홍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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