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방황 하던때 겪은 경험담 2화 짧은 이야기

title: 이뻥익명_ed63dc2014.10.04 02:19조회 수 1301추천 수 1댓글 1

  • 3
    • 글자 크기


 

 

 


주인공은 예전에 부평 술집에 등장했던, 군대에서 휴가 나온 그 친구입니다.

그녀석 가명이 생각이 안나 걍 다시 리네임 해서 쓸게요.

검색하기가 귀찮네요.

경석이란 이름으로 시작하겠습니다.

그 친구가 군대 가기전 이야기 랍니다.

 

 

 


부평에 가면 약산이던가?

 

하여간 무덤이 많은 산으로 유명한 곳이 있습니다.

 

저도 한 번은 가본적이 있는데 그 입구가 정확히 어디인지는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뭐 누구나가 다 그랬겠지만, 남자들은 군대가기 한 두달전? 정도엔 몸을 막굴리는 버릇들이 생기

더라고요.

 

저도 그랬고, 제가 아는 남자들은 대부분 그랬습니다.

 

하루하루 술에 절어 살고 어떻게 하면 한 잔 더 해볼까 하는...그런 것들이죠.

 

하루는 이 친구가 부평에서 동네 선배들과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새벽 2시 경인가를 넘기는 시각

이었다고하네요.

 

"야. 돈도 없는데 걍 우리 약산이나 올라가자."

 

일행은 총 5명이었는데, 그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았던 선배가 그렇게 제안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요. 걍 우리 쏘주나 사가지고 올라가요."

 

어차피 장소는 중요한게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녀석의 말로는...

 

그저 술이나 한잔 더먹고 군대갈 고민이나 좀 잊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고 하네요.

 

일행은 바로 술집을 나와 약산을 향하기 위해 근처 편의점에서 술을 샀고 일행 중 운전을 위해 술

을 마시지 않았던 한 선배가 어디선가 그레이스 승합차를 끌고 나타났다 하더군요.

 

"워~ 형 차도 있었어요?"

 

"아버지꺼지 내꺼겠냐.."

 

"운전도 할 줄 알고 좋겠어요."

 

그 당시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운전 할 줄 아는 주위의 친구들은 거의 선망의 대상이랄까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다섯은 약산으로 향했고, 그곳 거의 정상 부분에서 대충 자리를 잡고 마셨다고 하네요.

 

제가 기억하는 약산은 밤에도 사람들이 산책을 나오는 산책로 정도?

 

무덤많은 산에 사람이 참도 많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야 너 군대가기 얼마나 남았냐?"

 

"형 묻지 마세요...죽겠어요..."

 

"크크크. 그맘 알지. 하루하루가 너무 짧거든."

 

"이제 한 20일 남았네요..."

 

 

넘기는 한 잔 한 잔. 그렇게 쓰더랍니다.

 

"형 저 화장실에 좀 갔다 올게요."

 

"너 화장실 어딘지는 아냐?"

 

"...뭐 저 밑에 있겠죠."

 

그렇게 자리를 일어나자 형이 이리저리 위치를 가르쳐 주었지만 그냥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화장실을 찾아 자리를 벗어났답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했었나 봅니다.

 

간단히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화장실이 보이질 않았다고 하더군요.

 

급기야는 마음이 초조해 지고, 주위가 많이 어두운데다 무덤까지 보이니 살짝 겁이 날 무렵이었답

니다.

 

그 때 다행히도 저만치 화장실이 보였더라고 하더군요.

 

화장실이 보이자 약간 안심이 되는가 싶었는데, 막상 들어설려고 하니 굉장히 망설여 지더라고 하

더군요.

 

그래서 근처 아무도 없을 것 같은 곳에 대충 소변을 보고 돌아섰답니다.

 

'이런...그냥 아무데나 쌀걸 왜 여까지 왔지?'

 

대충 볼일을 보고 돌아서서 가려는데, 그 뭐랄까 소름이랄까 등쪽에 오싹한 한기가 느껴지는게 영

아니다

 

싶어 걸음을 빨리해 원래의 장소로 돌아갈려고 했답니다.

 

그러나 어지된일인지 아무리 찾으려고 해도 잘 찾아지지가 않더래요.

 

초행길에 어두운거야 그려러니 했지만, 분명 내려온 그대로 따라 올라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일행

이 모여있는 그 자리는 찾아내기가 힘들었답니다.

 

'내가 쩔었나....'

 

많이 마시긴 했어도 그렇게 까지는 아니다라고 스스로 달래보았지만, 술이 다 깰 정도로 찾기가 힘

들어 짜증과 불안이 밀려왔다고 하네요.

 

그렇게 헤메기를 거의 한시간 정도 했을때, 약간은 눈에 익은 장소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아 저기네...."

 

자기도 모르게 걸음을 빠르게 달려 일행이 있는 장소를 찾아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자리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답니다.

 

'분명 이 자린데......'

 

장소는 확실히 맞았지만, 일행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았다고 합니다.

 

'그냥 갔나...그럴리가 없는데...아 신발 집에 어떻게 가라고...'

 

그냥 원망이 밀려오다가 늦게 온 자기탓이라 생각하고 터벅터벅 생각없이 산을 내려갔다네요.

 

정신이 멍한 상태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았답니다.

 

그런데 말이죠...

 

'아.....'

 

그냥 걷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그렇게 찾아도 잘 안보이던 좀전의 그 화장실이 옆에 있더랍니

다.

 

'아니 뭐야...그렇게 찾을때도 잘 안보이던게...어?'

 

갑자기 등에 느껴지는 한기.

 

날이 더워서 그런게 느껴질리가 없었지만, 새벽이고 반팔이기까지 하니 그런 느낌이 들었는가 싶

었답니다.

 

자기도 모르게 팔장을 끼고 양 팔을 서로 문지르는데 갑자기 오싹한 뭔가가 느껴지더랍니다.

 

'아니 신발.....한 여름에 이게 무슨...'

 

자기도 모르게 옆쪽에 있는 화장실 건물에 시선이 돌아가자 더 이상 여기에 있다가는 안되겠다 하

는 본능적인 반응이 나오더랍니다.

 

그냥 앞으로 달려나갔데요.

 

그렇게 뒤도 안 돌아보고 정신없이 한 30분 가량 나가는 입구를 찾았 헤매었답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내리막길만을 골라서 뛰긴 했는데 뛰어도 뛰어도 그냥 깜깜한 느낌이었다나요?

 

나중에는 술이 다 깨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마치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

각이 들더랍니다.

 

'썅....도대체 입구가 어디있는거야...'

 

조금식 자포자기 하는 마음이 들더랍니다.

 

그 때 였다네요.

 

'빵빵!'

 

그 어두움에 정적을 깨는 자동차 경적소리가 귀청이 찢어질 듯 하게 들린게...

 

"아이 신발!!"

 

안도감보다는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욕지거리.

 

얼마나 놀랬는지 심장을 토해낼 뻔 했답니다.

 

그렇게 경적이 울리는 곳으로 시선을 던지니,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자신을 향해 비춰지더랍니

다.

 

"야!!"

 

"형?"

 

같이 온 일행중에 한명인 듯 한 선배의 반가운 목소리 였다네요.

 

"야 임마!! 빨리와!!"

 

"예?"

 

"빨리 오라고 병신아!!"

 

"..아...예!"

 

헤드라이트의 환한 불빛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 다급한 손짓으로 자신을 부르는 선배의 목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경석은 거의 반사적으로 차를 향해 뛰었고, 이미 열려져있던 자동차의 옆문으로 뛰어들듯 타 올랐

다네요.

 

"야 탔다!"

 

차안에 올라가자 마자 한 선배가 운전하는 선배에게 소리치듯 신호를 보냈고 운전하는 선배는 정말 영화에서나 볼 것 같은 후진으로 차를 쭉 빼더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턴을 한 다음, 거칠은 엔진음을 내며 그 곳을 빠져나갔답니다.

 

"야이 병신새끼야! 어디 갔었어!"

 

"화장실요..."

 

"그냥 그 자리에서 쳐 싸면 되지 미쳤다고 화장실을 갔냐?"

 

"아니 말하고 갔잖아요...."

 

"어휴..너 신발 지금 뒤질뻔 한거 알아 몰라?"

 

"예?"

 

"너 등뒤에 신발 그거 못 봤어!?"

 

"등뒤요....?"

 

"아이 신발...진짜 못 본거야?

 

"........"

 

"이렇게 생긴거 말야!!"

 

 

 

 

 

 

 

 

797faa1edd00a9b32903214172900e61.jpg

 


털이 곤두서는 소름이 등을 타고 올라오더랍니다.

 

그리고 붕뜨 듯 멍해지는 느낌.

 

'등이 춥던게 그것 때문이었나?'

 

경석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달리는 차로부터 멀어지는 뒤쪽의 풍경에 시선을 고정시켰답니다.

 

"...아.."

 

히끄무레하게 보이는 연기같은게 차의 속도에도 멀어지지 않고 따라오듯 꿈틀거리고 있더랍니다.

 

"혀..형 저게 뭐죠?"

 

"뭐긴 신발....귀신아녀!! 야 뭐해 빨리 쳐 밟지 않고!!"

 

"........"

 

차안의 모두의 얼굴은 확인하기 힘들었지만, 분명 서로다 두려운 표정의 느낌은 잊혀지지가 않았

다고 하네요.

 

한 5분 정도 달렸을 무렵이었답니다.

 

도로의 가로등이 보이고 한 두대 지나가는 차들이 보이자 그 때서야 슬슬 안심이 되더랍니다.

 

"야이 미친새끼야 뭣하러 화장실까지 쳐 간거야."

 

"그냥 오줌 좀 눌려고..."

 

"아후...그냥 쳐 누면 되지 왜 화장실을 찾어...그리고 간면 간다고 말을 하고 가야지 니 갑자기

 

없어져서 우리 얼마나 쫄았는 줄 아냐?"

 

".....형 저 형한테 말하고 갔잖아요."

 

"언제?"

 

"언제긴요. 형이 위치까지 알려줬으면서..."

 

"아 이새끼 정말 단단히 미쳤네. 임마 나 여기 처음 오는데 화장실 위치를 어떻게 알어!"

 

"........"

 

그냥 멍해지더랍니다.

 

"우리 술먹다가 너 없어져가지고 얼마나 찾았는 줄 아냐? 너 우리가 거기 안 갔으면 걍 뒤진거였어.

 

니 뒤에 그거 아 신발....."

 

"........"

 

술은 이미 다 깨서 정신이 두번째 멀정해 지더랍니다.

 

"너 큰일날 뻔 했다....."

 

운전하던 선배가 그러더랍니다.

 

"예전에도 내 친구중에 하나가 어디서 쳐 홀려가지고 도로 아래로 뛰어내린다고 생 난리를 치던

데... 정말 다시는 안 오리라 맹세했건만...니가 또 걸리냐?"

 

정말 귀신한테 홀린 느낌이더랍니다.

 

술이 정말 취한것도 아니었고, 왜 그런게 나타났는지...정말 알 수가 없었다네요.

 

 


부평이 땅이 안 좋은가 봅니다.

 

이 이야기는 친구한테 듣긴 했는데, 비슷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본거 같기도 하고...

 

무덤산 올라가서 입구나 그런곳에 총각 홀릴려고 처녀귀신이 가끔 나타난다는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은거 같아요.

 

특히 공동묘지 같은 곳이 주 무대가 되는...

 

조상묘는 모르겠지만, 온갖 사연을 갖고 땅에 묻힌 자들이 있는 공동묘지는 특히 기가 약한 사람들

은 절대 가지 않는게 좋다고 봐요.

 

 

 

 

 

 

 

 

 

 

 

 

------------------------------------------------------------------


짧은 이야기 #3

 

 

 

 

 

 

 

 

 

 

 

이번엔 인천 영종도의 을왕리라고 하는 곳에서 일어난 친구의 실화를 이야기 해 드릴게요~

 

이번것도 짧게 해 볼게요.

 

그 전에...

 

 

사물이 사람의 눈에 인식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으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저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과학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사물에 반사된 빛이 망막에 맺히면서 그 사물

을 뇌가인식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영혼이나 귀신의 존재가 실재하기에 빛의 반사를 통해 우리에게 인식되는 것일까요?

 

쉽게 답이 안나오죠?

 

이번 이야기는 그것에 관한 것 이라 해야 하나요.

 

뭐 물론 항상 그런것 이지만....

 

 

 

 

 

여름이었네요.

 

아마 고등학교 2학년? 그 때 즈음에 들은 이야기 같아요.

 

방학이 끝나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밤 친구랑 저희집 근처에서 통닭에 맥주 좀 마시면서 방학 동

안 뭘 하고 지냈냐고 이것저것 묻고 떠들 기회가 있었답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수철이라는 친구의 을왕리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 이야기는 이렇답니다.

 

"이번에 야 을왕리 갔다가 뒤질 뻔 했다."

 

"왜뒤져?"

 

"생각하면 아찔하지...."

 

"뭔데?"

 

을왕리 이야기를 꺼내던 친구는 잠시 말을 끊고, 담배를 한 대 입에 물었습니다.

 

'찰칵'

 

"후......."

 

"뭔데? 말을 해."

 

"너 경철이 알지?"

 

"경철이? 누군데?"

 

"아니 왜 있잖어. 나 집에 갈 때 맨날 오던 전자과 애."

 

"아 그 키크고?"

 

"맞아."

 

저는 그 친구의 얼굴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근데 걔가 뭐?"

 

"야 걔 학교 오토바이 타고 다니는거 알지?"

 

"음....들은거 같기도 하고.."

 

"왜 있잖아 학교 내려가다 보면 서 있는 하얀거."

 

"아..! 그게 걔꺼냐?"

 

하얀색 VF 가 떠올랐습니다.

 

"방학동안 어케 하다가 을왕리 갈 일이 있었거든."

 

"그런데?"

 

"그 때 걔랑 울 동네애들이랑 나포함 해서 5명이서 거기 갔었지. 오토바이 가지고 말야."

 

"놀러 간거냐?"

 

"그렇지. 여자들 좀 꼬셔볼려고 갔었거든."

 

"하여튼 그런데엔 잘도 다녀."

 

"야야.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친구는 시장에서 튀겨온 통닭이 담긴 비닐 봉지를 뒤적거리다가 맛있어 보이는 부위를 하나 집어

들고 잔에 따라놓은 맥주를 비우는 것이었죠.

 

"나도 솔직히 이런 말 하기도 그런데...너 귀신이 있냐고 믿냐?"

 

".....뭐?"

 

솔직히 뭐라 답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남들보단 그래도 이런저런 신기한 경험을 좀 해봤던 저라도 말이죠.

 

"미친..갑자기 귀신은 왜?"

 

"믿어 안 믿어 것만 말해."

 

"뭔데 그래 미친놈 뜬금없이. 일단 이야기나 해봐."

 

"야 듣으면서 나 놀리고 그러면 이야기 안한다."

 

"빨리 이야기나 해보세요."

 

친구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방학이 시작되고 그냥 대충 하루하루 보내다가 좀전에 이야기한 경철이란 친구가 을왕리에 괜찮은

곳이 있다고 놀러가자는 제의를 했다고 하네요.

 

그렇지 않아도 하루하루 지루하고 할게 없었는데 잘 됐다 싶어 동네에서 자주 어울리는 친구들을

모아서 가게 됐답니다.

 

그런데 막상 모이고 나니 경철이란 친구를 비롯해 다른 친구들도 오토바이가 한대씩 있다고 하네

요.

 

총4대.

 

상황이 그렇다 보니 을왕리에 오토바이를 가져가자는 의견이 지배적이 되었답니다.

 

물론 그것에는 여자를 꼬셔보자는 나름대로 정당성의 의미도 부여되기도 했다고요.

 

그렇게 모인 다섯명은 총 4대의 오토바이를 가지고, 을왕리로 향하는 배에 올라 탔답니다.

 

지금은 영종대교라는 것도 생기고 인천국제공항도 생겼지만, 그 당시에 영종도는 완전 깡촌 이었

죠.

 

배 아니면 들어 갈 수도 없었고, 그저 낚시나 하러 가고 여름이면 을왕리 해수욕장이라고 해서 사

람들이좀 모이는 그런곳요.

 

그리고 당일 오후 5시.

 

다섯명이 우여곡절 끝에 한 자리에 모인시간이 좀 늦었다고 합니다.

 

"진짜 새끼들 단합 드럽게 안되더라고."

 

"남자들끼리 그런데서 무슨 단합을 찾어. 간것만 해도 다행이지."

 

"아후 진짜 내 그 새끼들이랑 다시 놀러가면 성을 간다. 민박 잡는다고 쇼하다 보니깐 해 다 지더라

고."

 

"놀긴 논거냐?"

 

"말도마라 캔맥주 한개에 무슨 3천원씩이나 해 ."

 

"당연한거지 뭐..."

 

"그래서 비싸가지고 쏘주로 마실려고 했는데, 한놈이 항구쪽에 가면 더 싸다고 해가지고, 오토바이

타고 다 그리로 갔지...근데 문제가 그 때 생긴거지 뭐냐..."

 

"뭔 문제?"

 

"..........."

 

빤히 절 쳐다보더라고요.

 

"말하기도 쪽팔린데...딴놈한테 이야기 하지 마라."

 

"뭔데.....?"

 

"귀신이지....."

 

"........"

 

"태어나 처음 봤다. 지금도 밤에 잘려고 하면 뒤지겠어. 그 생각 자꾸나서."

 

거짓말은 아녀 보이더군요.

 

 

 

그 날 막상 꾸려온 짐을 풀어놓고 밖으로 나가보니, 젤 중요한 술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게 정신없이 늦게 만나기도 했고, 배 끊기기전에 부랴부랴 들어왔으니 그저 싸온 짐 외에

는 각자 준비한게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그래서 그때서야 술이라도 살려고 했지만 터무니없는 가격에 그들은 할 수 없이 항구행을 택한 것이겠죠.

 

하여 한 사람은 짐 지키고 나머지 넷이 오토바이 두대에 나눠타고 이동을 했더랍니다.

 

지리를 아는 친구가 앞장을 서고 경철이가 탄 오토바이가 뒤에 따라가는 식으로요.

 

그렇게 해가 다 저물고 완전히 어두운 밤이 되서야 네명은 이동을 시작했다고 하네요.

 

때문에 도로도 무척 어두워서 이동하기가 좀 껄끄러웠던 모양입니다.

 

비포장 길도 좀 있고 해서 일단은 조심하는 쪽으로 하고 오토바이를 천천히 몰기로 하고요.

 

그리고 한 10분 쯤 갔다나요?

 

갑자기 앞서가던 오토바이가 앞에서 멈추어 서더랍니다.

 

"야 뭔일있냐?"

 

"야 이거 잘못골랐다."

 

"왜?"

 

"기름 다된거 같어. 메타가 엔꼬네..."

 

"뭐? 그럼 어케?"

 

"뭘 어케. 끌고 가야지..."

 

"돌아갈려고?"

 

"그래야지...."

 

멈추어선 오토바이를 해결한 방법은 왔던 길을 돌아가는 것 외에는 없었답니다.

 

"돌아가서 성규 오토바이 기름 나눠야지 뭐.."

 

"야이 신발 그러게 전날에 좀 미리 해두지. 이게 뭐냐?"

 

"낸들 뭐 알았냐."

 

"준비된게 하나도 없고. 내가 뭐랬어 전날 좀 사두자고 그랬지?"

 

"........"

 

짜증이 났지만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답니다.

 

"야 지금 가는 길로 쭉 가면, 도로 큰거 나올거야. 그거 타고 따라만 가라. 그럼 항구 나온다."

 

"...쯧.."

 

"그나저나 짐 들고 올때가 문제겠네..."

 

"그게 문제냐 니 둘이 그거 끌고 갈 생각이나 해."

 

그렇게 경철과 수철은 앞으로 계속 나아갔고, 나머지 두명은 오토바이를 끌고 민박집으로 되돌아

 

갔더랍니다.

 

"봤지 신발. 저새끼들 하여튼 옛날부터 계획 없이 움직이는 거 내가 알면서도 또 속는다."

 

운전하는 내내 경철이는 화가 안 풀리는 모양이었더랍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속도가 올라가고, 뒤에탄 수철은 좀 불안해 졌다고 하네요.

 

"야야 살살 달려. 앞도 제대로 안 보이는데 돌이라도 걸리면 우리 둘다 뒤지는거야."

 

"야 나 못 믿냐?"

 

"뭘 못 믿어. 걍 조심하자는 거지."

 

당연히 못 미더웠답니다.

 

사고도 여러번 난 녀석이라....

 

"야 그런데...이 길 맞냐? 어째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는거 같네.."

 

"아 그러고보니....."

 

수철은 뒤에 타고 있어서 운전하는 경철이 보다는 주위 풍경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답니다.

 

말 그대로 칠흑같은 어둠.

 

도로를 비추는 헤드라이트 불빛만 빼면 주위는 온통 암흑이라고 할 정도로 어두웠답니다.

 

날도 흐려서인지 달빛도 없고 그저 회색같은 구름때문에 하늘과 주위 산들의 경계만 겨우 보일정

도 였다네요.

 

그러다가.....

 

"야...."

 

자기도 모르게 수철은 경계심이 들어 목소리가 작아지더랍니다.

 

"왜?"

 

"저거 보이냐?"

 

"뭐?"

 

"저 앞에....너 오른쪽 대각선 쪽으로..."

 

"응?"

 

 

 

 

 

수철이 가르킨 방향에는 어렵지 않게 알아 볼 수 있는 뭔가가 있었답니다.

 

주위가 워낙 어두워서인지 그냥 하얀 덩어리랄까 그런 느낌의 뭔가가.

 

"야 저거 뭐지?"

 

"낸들 아냐."

 

경철은 별 흥미가 없다는 투였답니다.

 

하지만 뒤에 타서 좀 더 시선이 여유로웠던 수철은 옆에서 뒤쪽으로 멀어질 동안 그 점을 바라보면

서 움직이고 있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네요.

 

그냥 까만 종이 위에 찍혀진 하얀 점 같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마치 꿈틀대는 듯한 모습을 하는 것

 

같더랍니다.

 

'저게 뭔데 저렇게 하얗지?'

 

그러다가 드는 생각이 하얗긴 하얀데, 발광(發光) 하고 있다는 생각에 일반적인 물체가 아니다

라는 직감이강하게 밀려왔다네요.

 

과학시간에 얼핏 들었던 눈이 인식하는 사물이란게 기억이 나더랍니다.

 

'달도 없는 밤에 어떻게 저렇게 빛나지? 신발 혹시 도깨비불 같은건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오싹하는 기분에 자기도 모르게 친구를 재촉했다네요.

 

"야 속도 이것밖에 안나오냐? 더 땡겨봐!"

 

"천천히 가라고 지랄 할때는 언제고 이제와 지랄이야."

 

"야 아무래도 아까 그 하얀거...."

 

"그게 뭐?"

 

"도깨비불 같다."

 

"야이 미친새끼. 요즘 세상에 그런게 어딨어. 도깨비불도 동물뼈에서 나오는 거라잖어."

 

"하여간 좀 더 땡겨봐!"

 

그렇게 친구를 재촉하고나니 불안한 마음에 지나쳐갔을 그것을 다시 한 번 돌려보게 되더랍니다.

 

"뭐...뭐야?"

 

"왜? 뭐가 있어?"

 

자기도 모르게 나지막히 새는 목소리를 경철도 들었는지 바로 반문 했더랍니다.

 

"어..없어.."

 

"뭐가?"

 

"아까 그 하얀거 없어졌어."

 

"뭐?"

 

그 때서야 뭔가가 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경철의 목소리도 약간 긴장하듯 들리더랍니다.

 

"야 분명히 저쯤에 있어야 하는데 없잖어!! 아까는 저 멀리서도 보이더니..."

 

"어쩌라고 미친놈아. 흥분하지마라! 나도 무섭잖아!!"

 

그렇게 잠시 실랑이가 이어졌답니다.

 

그러다가 엔진음이 좀 더 요란해지면서 어느 순간 오토바이의 속도가 좀 더 빨라지고 있다는게

 

느껴지더랍니다.

 

"야 왜케 땡기는거야?"

 

"......."

 

"왜그래!?"

 

뭔가 낌새가 이상했다네요.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분명 이녀석도 겁먹고 있다는게 느껴졌다는 군요.

 

"야 저거 진짜 뭐냐?"

 

경철의 목소리는 완전히 겁에 질려 떨리고 있었답니다.

 

"뭐..뭐가??? 뭔데 그래??"

 

".......뒤..뒤에..."

 

"뭐?"

 

 

 

 

 

"!!!!!"

 

비명소리가 튀어나오다가 목구멍에 걸려버리더랍니다.

 

갑자기 펼쳐진 등뒤에 광경에 숨이 멎을 듯 턱 막혔다고 하더군요.

 

심장이 터져나갈 듯 쿵쾅거리더니, 이내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더라고 하더군요.

 

"....야...야..아직 뒤에 있냐..엉?"

 

"........."

 

경철이 물었지만, 다시는 뒤돌아 보고 싶지 않다는 건 서로가 마찬가지였다네요.

 

"야 돌아보지 말고 그냥 땡겨!"

 

"........"

 

나중에 안 일이지만 경철은 그 당시 시속 90km 정도로 달리고 있었답니다.

 

그 어두운 길에서 정말 여차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한 상황이지만, 일단은 뒤에 있는 것이 따라

붙는게 더 큰 문제라 사고를 무릎쓰고 낼 수 있는 속도를 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서로간 대화도 없이 앞만보고 달리기를 10분 정도.

 

정말 지옥과 같은 시간이었다네요.

 

제발 살려만 다오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달리다 보니 저 멀리 불빛같은게 보이더랍니다.

 

분명히 자동차의 헤드 라이트 같은 것이.

 

살았다는 안도감과 그리고 그 헤드라이트의 불빛의 친구의 오토바이 라는걸 알아채자 그 때서야

경철은 손에 꽉 쥔 액셀레이터를 놓게 됐다더군요.

 

"야 너네 왜 이렇게 늦었냐? 오토바이 소리 들리길래 설마했는데...."

 

오토바이가 멈춰서자 성규란 친구가 묻더랍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성규란 친구의 말에 의하면 둘의 표정은 정말죽다 살아난 사람같은 표정

이었다네요.

 

눈물이 귀에까지 흘렀는지 먼지들이 엉겨붙어 자국을 남겨놓고, 눈은 울었던 것인지 맞바람의 영

향인지 벌겋게 충혈되어있고, 표정은 진짜 겁에 제대로 질렸구나 하는것을 누가봐도 알 수 있었다

네요.

 

"야 니들 왜 그래?"

 

수철은 오토바이가 멈추자 바로 튀듯이 내려와 다른 친구 오토바이의 핸들을 잡고 헤드라이트를

이리저리비추었답니다.

 

"야 쟤 왜저래?"

 

성규란 친구가 경철에게 물었지만, 그저 선채로 고개만 뒤로 하고 있었다네요.

 

"야! 없다!"

 

"........"

 

경철과 수철은 눈빛을 주고 받고는 그제서야 안심이 되는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네요.

 

"야 신발 얼마나 꽉 붙잡고 땡겼는지, 팔목이 다 얼얼하다."

 

"말도마라 난 뒤지는건가 싶었다."

 

그 때까지도 눈에 뭔가가 걸린 것 같다던 수철은 연신 눈을 비비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고 하네

요.

 

 

 


이렇게 마무리 지을게요.

 

물론 그 둘의 이야기를 아무도 믿을려고는 하지 않았다네요.

 

저만 믿은 모양인 것 같습니다.

 

뭔가 좀 더 후일담이 있는데...그 중에 하나가 원래의 알려준 길이 아닌 공사중인 비포장 도로로 들

어간것이었다는데....공사중인 도로엔 어떻게 들어간건지...

 

민박집에 도착해서 연료가 많은 성규의 오토바이로 갈아 탄 두명이 짐을 가지고 올 것을 걱정해 뒤

따라 달렸답니다.

 

원래의 길대로 갔더라면 분명 먼저 도착했어야 할 경철과 수철이었겠지만, 공사중 한 복판을 내달

렸으니,거기다가 그런 일까지 있고...

 

되려 더 빨리 달렸는데도 늦게 도착 한 것을 보면 뭐 일련의 그런것들이 아닐까 싶네요.

 

홀려서 같은 자릴 맴돌았다는 그 흔한...

 

 

 

 

 

 

 

 

 

 

 

 

------------------------------------------------------------------


도서실

 

 

 

 

 

 

 

 

 

 

이번엔 친구한테 들은 그의 대학시절 선배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무대가 되는 곳은 지금은 가천길대로 명칭이 바뀐 구 경기전문대 입니다.

 

 

여름 방학이 다가오는 시험기간 이었답니다.

 

친구의 선배는 평소 음주가무 라고 해야 하나요?

 

그것에 절어살다가 시험기간이 다가와서야 부랴부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네요.

 

예전에 이 친구 축제한다고 놀러 오라고 해서 가본적이 있는데요.

 

학교가 산을 등지고 위치해 있더라고요.

 

그게 부평까지 이어지는 약산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정확한지는 모르겠네요.

 

약산 자체가 워낙 흉흉한 일들이 잦은 곳이라 인천에 살면서 약산에 얽힌 이야기 하나쯤 안 들으신

분은거의 없을 겁니다.

 

여하튼 평소에 하지도 않던 공부를 할려니 잠이오고 허리가 아프고 책만 잡았다 하면 밀려오는 고

질병들에견디지 못하고 그만 둘까 했다네요.

 

하지만 포기 할수는 없었는지 학교의 도서실(독서실인지?)을 이용해볼까 하고, 수업이 끝난 후

방문해 보기로 했답니다.

 

마침 시험기간이라 자리는 거의 만원이지만, 평소에는 전혀 가질수 없던 끈기로 자리를 하나 차지

할 수있었답니다.

 

그렇게 대충 자리를 잡고 앉아 공부하기를 몇 시간.

 

슬슬 몸도 마음도 지쳐가더랍니다.

 

날도 제법 어둑어둑 해졌는지, 형광등의 불빛이 더 밝게 느껴져 시계를 보았답니다.

 

대략 8시 정도.

 

벌써 그렇게 됐나 싶을 정도로 공부에 몰입해 있었다는 자신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네요.

 

'커피나 한잔 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기지개를 펴고,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그렇게 많이 빈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처음보다는 여기저기 비어있는 자리들이 눈에 띄더라 했다더군요.

 

'응?'

 

그때 였다네요.

 

저만치 눈에 확 뜨일 정도로 옆모습이 예쁜 여자가 앉아 책을 보고 있었다고 하네요.

 

자기도 모르게 그냥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친구의 설명에 의하자면,

 

단발머리가 목에서 어깨부분을 살짝 닿을까 말까 할 정도에 목선은 머리카락에 가려 잘 보이진 않

았지만,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만큼 긴 목선이 그려지더랍니다.

 

콧날은 오똑했고, 어느정도 떨어진 거리에서도 보인다고 느껴지는 길다란 속눈썹이 커다란 눈을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상상되어 졌다고 하네요.

 

그렇게 관찰하듯 바라보다가 번뜩 정신이 들며 커피 자판기의 모습이 스쳐지나가자 선배는 관찰하

기를멈추고 커피자판기로 향했다고 합니다.

 

다가선 자판기 앞에서 동전을 꺼내 넣고는 누구나 즐겨찾는 밀크커피를 누르고 '지잉' 소리를 기다

리고 있자니, 금새 컵을 빼라는 '삑'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허리를 숙여 컵을 꺼내들고 한 모급 살짝 홀짝거리며 자리로 돌아갈려던 그 때 였다네요.

 

컵을 들고 돌아선 때였는데, 바로 눈앞까지 좀전 넋을 놓고 바라보았던 그 여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네요.

 

그에 자기도 모르게 옆으로 후다닥 피해주었다는데, 순간이었지만 그녀의 모습을 정면으로 볼수

 

있었답니다.

 

머리 한가운데의 가르마를 타고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목까지 뻗은 단발머리.

 

매끈하게 드러난 이마 아래로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크고 깊은 눈이 위치하고, 어딘가에 촛점을 맞추

고 있던 그 깊이가 자신을 잠깐 향할때는 손에 든 커피잔을 떨어뜨릴뻔 했다고 하는군요.

 

약간 화가 나있는 듯 한 표정에 꾹 다문 여자다운 입술.

 

함부러 말이라도 걸었다간 당장이라도 뺨을 맞을 것 같이 도도해 보이기도 했답니다.

(제가 듣고 상상한 이미지는 이렇네요)

 

'.........'

 

그렇게 선배는 넋놓고 바라만 보고 있지도 못 할 지경이어서 쭈뼛쭈뼛 이리저리 시선을 돌리기에

 

바뻤다네요.

 

살짝 스치듯 지나쳐 어디론가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마에도 정신을 뺏길 정도로 굉장한 미인이었다

고 합니다.

 

'저런 여자가 학교에 있었나.....'

 

그렇다고 학교 미인들에 관심이 있는 선배는 아니었지만, 저정도의 미인이라면 학교 내노라 하는

남자들이 가만두지 않았을텐데 하는 쓴맛을 다시면서 자리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어찌되었든 강렬한 그녀의 임팩트만을 간직한채 그날 도서실에서 뭘 공부했는지는 잊어버리고, 집

으로 돌아갔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 좋아하는 술도 마다하고 홀리듯 도서실로 향했다네요.

 

의아해 하는 놀자 동료들을 뒤로하고, 오직 어제 스친 그 여자 얼굴만을 떠올리고 있었다고 하는

데...

 

'어차피 이야기해봐야 놀림감 되는 것 뿐이지...'

 

라고 생각하고 찾아간 도서실 풍경에 대한 기대는 예상과는 달랐다죠?

 

꽉 들어찬 좌석들 어디에도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훗..내가 미쳤나...공부하러 와놓고는...'

 

스스로 위안을 해보는 수가 가장 좋은 수였다고 하네요.

 

그리고 몇일이 지나도록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답니다.

 

매일 생각은 나도 그 강렬했던 영상은 슬슬 기억으로만 재생이 되던 터라 조금씩 잊혀져 가고 있었

다고합니다.

 

드디어 시험이 끝나고, 도서실에는 한동안 갈일이 없겠다 싶은 나날이 계속 되던 어느날 이었답니다.

 

 

도서실에 갈일은 없었지만, 불행하게도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찾아온 리포트 제출때문에 시험이

끝나도끝난게 아니었다네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한동안 공부한다고 도서실에 출입했던게 조금은 남아있었는지, 자신이 생각해

도 의외로 저항없이 리포트에 열중 할 수 있었다네요.

 

하여 좀더 제대로 해볼까 하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도서실을 찾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허허...이거...'

 

도서실 문을 열자 한눈에 봐도 빈자리는 절대 없을 것 같은 풍경이 들어왔답니다.

 

그 시간이 약 오후 6시 정도?

 

'시험때만 사람이 있는게 아니었군.'

 

하는 생각을 하며, 빈 강의실이 있는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중이었답니다.

 

때마침 운동장 쪽으로 창가가 있는 어느 한 강의실을 발견 할 수 있어서 그곳에 또아리를 틀 생각

을 했다죠.

 

안으로 들어서며 문을 닫고 맨뒷쪽 자리 창가를 등지고 앉아 짐을 풀기 시작한 후로 굉장히 열중했

는지어둑어둑해지고 있었것도 몰랐답니다.

 

하지만 서서히 어두워지는 창문가에 신경이 쓰여지기 시작했답니다.

 

'어차피 밝은데 그냥 하자.'

 

괜히 달리는 열차에 브레이크를 걸고 싶지 않았다나요? 형광등 스위치를 올리러 가는 것도 귀찮았

고, 그러자니 리포트에 대한 집중력이 깨질 것 같아서 그대로 버티기로 했답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빛이 제법 밝아 읽고 쓰는데는 큰 지장은 없었다 합니다.

 

그 때 였답니다.

 

자기도 모르게 신경이 확 곤두서며 입구쪽으로 시선이 돌아가더라네요.

 

'뭐지?'

 

끼익 소리가 나자 굉장히 느린 모습으로 문이 안쪽으로 열리더랍니다.

 

그리고 완전히 열려 벽에 거의 다 밀착되서는 손잡이 부분이 벽에 부딪히며 가볍게 소리를 내더랍

니다.

 

'퉁'

 

그리고 약 5초?

 

5초 정도 후에 믿기 힘든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라고 했습니다.

 

완전히 열려버린 문에 보이는 것은 복도의 벽뿐.

 

선배는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다 왼쪽에서 희끗한 뭔가가 보이는것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것은 옷자락의 일부분이었고, 그것은 조금씩 전체를 드러내며 미끄러지듯 열려진 문틀에 올라

 

서더랍니다.

 

 

 

'아.....'

 

이제는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는 그것.

 

그 모습은 도서실에서 본 단발머리의 그녀 였답니다.

 

짙은 어둠은 아니었어도 앞의 문가는 어두워 사물의 분간이 힘든 상태였는데 차갑게 보이는 그녀

의 얼굴은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는군요.

 

그렇게 선배는 완전 얼어붙어서 미동도 못하고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인지 모를 그녀와 시선을

마주 한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었다네요.

 

선배의 말로는 그 시간은 숨도 안 쉬어 질 정도로 답답하고 긴 시간이었는데, 그럼에도 정말 꼼짝

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도 잊혀져갈 무렵 문틀의 그녀는 미끄러지듯 스르륵 이쪽으로 향했다고 하네

요.

 

그에 선배는 엉덩이에 힘이 확 들어가면서 의자를 밀게 되었는데, 그 때문에 발생한 마찰음이 그렇

게 크고 공허하게 들릴 수가 없었다네요.

 

말그대로 움찔 하며 자리에서 일어날려고 하는 그 찰나 그녀는 자신에게 오는 듯한 방향을 바꿔 맨

 

앞자리에 스르륵 멈추더랍니다.

 

그리고는 다른 움직임 없이 그대로 앞을 보고 앉더랍니다.

 

".........."

 

따르는 긴 침묵.

 

선배의 머릿속에는 오만가지 잡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중에 가장 촛점이 맞춰지고 있는 생각이,

 

'움직이질 못하겠다. 저쪽으로 갔다가는 죽을지도 몰라!'

 

어느순간 부터 그 생각은 거의 지배적이 되었고, 뒤에서 바라보는 그녀의 뒷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

답니다.

 

정말 한치의 미동도 없이 뒷모습을 보여주는 그녀.

 

다가가는 것은 위험하다라는 신호를 계속 발산하고 있는 듯 했답니다.

 

앞으로 다가가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었고, 숨 쉬는 것 마저도 크게 할 수 없었답니다.

 

그냥 그자리에 앉아서 벌벌벌 거리는 수밖엔 도저희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고 하네요.

 

어설프게 짐을 챙겨 나갈려고 시도 했다가는 위험이 닥쳐 올 것 같아 짐은 그냥 두고 미친듯이 달

려나갈까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와 동시에 어떤 영화에서 본건지 자신이 문을 향해 뛰면 마치 문이 살아있는 듯쾅 하고 닫혀버리고는 교실안에 고립되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상상이 들면서 말도 안될것 같은 오만가지상황도 식은땀이 나도록 그려지더랍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나갔는지도 분간하기 힘들었다나요?

 

그러나 사람은 어쩔수 없는 것인지, 아무리 긴장해도 풀리는 때에 이르자 엉덩이쪽에 저려움이 느

껴지고

 

도저히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담담하게 자리에서 일어날려고 했다죠?

 

'끼익'

 

정말이지 적응이 될 수 없는 공허함에 메아리치는 듯한 마찰음이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답

니다.

 

'가방은 일단 두고가자.'

 

가방따위를 신경쓸 여유가 없었다네요.

 

본능적으로 목숨이 위태롭다고 느끼는 상황에 일단 살고 봐야겠다하는 생각 뿐이었다죠?

 

그렇게 겨우 마음을 다잡고 한걸음 한걸음 그녀의 뒷모습에만 집중하면서 걸어나갔다네요.

 

여전히 아무런 미동도 없는 뒷모습.

 

조금씩 걸어나가자 다가오는 그 모습에 스스로,

 

'그냥 사람일수도 있다...그냥..사람인거야...'

 

하고 자꾸 되뇌어 봤지만, 본능은 속일수가 없었답니다.

 

이미 그녀의 강렬했던 아름다움은 사라진지 오래고 본능이 계속 도리질 쳐오는 위험신호에만 몸을

맡기고 시선에 온 신경을 집중해 나아가는 도중이었다죠?

 

그때 였답니다.

 

'파팟'

 

하는 느낌에 번뜩 고개를 들어 천정을 쳐다보며 시큼해짐을 맛보는 때였답니다.

 

"선배 뭐해요?"

 

"뭐?"

 

익숙한 목소리에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대답을 하면서 찡그린 시선으로 목소리가 들린쪽을

 

쳐다보았다네요.

 

후배 한명이 형광등 스위치에 손을 댄채 뭐하는 거냐 라는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더랍니다.

 

"야! 여기......"

 

하며 가르킨 방향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의자만 보이더랍니다.

 

뭐가 있었냐는 듯이 물어보는 듯한 의자.

 

"..........."

스르르 무너지듯 가르킨 팔을 내리며, 한동안 멍하게 의자만 쳐다보았다고 합니다.

 

 

 

 

 

 

 

 

 

 

 

------------------------------------------------------------------

 

 


기숙사 #1

 

 

 

 

 

 

 

 

 


와우 상에서 친구들과 저는 한 길드로 묶여있어 언제든 누가 접속하더라도 알 수가 있었죠.

 

이브 때도 여지없이 로긴하는 불쌍한 인간들...

 

'야 이런날도 우울이 사무치도록 접속을 하는구만. 이 병맛나는 솔로 놈.'

 

'병신. 니는?'

 

서로간의 쓰라린 상처를 누가 더 아프게 하느냐 경쟁하듯 놀려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허탈함

뿐...

 

그러던 중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아이디가 접속을 하더군요.

 

'저사람은 누구냐?'

 

'고딩 때 친구.'

 

'주위친구도 모잘라 이젠 동창까지 훼인의 길로 안내하는거냐?'

 

'시끄러 병신아.'

 

'안녕하세요 처음 뵈요. 형주 친구예요.'

 

'안녕하세요가 뭐니? 다 친군데 말 놔.'

 

제가 대뜸 들이댔죠.

 

'ㅋㅋㅋㅋㅋㅋㅋ'

 

돌아오는 화답.

 

그렇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서로간 말이 없이 플레이 하던 중 새로운 친구가 제안을 하더군요.

 

'오늘 여친이랑 만나서 영화본 다음 별로 할 일 없는데, 니들 어디서 만나면 같이 조인트 할래?'

 

무슨 개소린가 싶었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여친이라니! 니가 여친이라니!'

 

'왜 병신아 나는 여친 있으면 안돼?'

 

'미치겠네....'

 

대략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며, 부러움에 지친 솔로들의 거침없는 항의가 오갔고, 끝내는 모두 다

모여 외로움을 나눠갖자 라는 의견으로 일치를 보았죠.

 

그리고 만나기로 한 시간.

 

저녁 8시 반 인천 주안의 한 술집.

 

솔로잉 남자 둘과 바퀴벌레 한쌍.

 

게임상에서도 이제 막 인사를 했을 뿐이었지만, 다 같은 역동의 시기를 살아왔던 인간들이라 금방

친해 질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술자리는 금방 무르익어가며 군대이야기 학교이야기 등등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바퀴벌레 커플중 여자분께서 왠지 겉도는 느낌이 나서 제가 눈치를 줬드랬죠.

 

그래서 분위기는 급변해가며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 홍일점에 맞춰지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어찌어찌 하다 이야기가 새로 알게된 친구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게 되었는데,

 

"야 요즘 연락 뜸했자너? 뭔일 있었냐?"

 

"나 지방에 있었어."

 

"지방?"

 

"일때문에 기숙사 생활하다가, 얼마전에 올라왔지."

 

"기숙사? 니랑은 존내 안 어울리는데...?"

 

"안어울리고 말고가 어딨냐. 먹고 살기 힘든데..."

 

"훗...그런데 말야..."

 

형주는 그 친구의 애인 쪽으로 고개를 약간 돌리면서 대뜸 묻더군요.

 

"능력도 좋네. 지영씨는 어떻게 만났냐?"

 

"애송이 들은 모르는게 있다."

 

"아니 이 놈이!"

 

한바탕 웃음과 시기 질투가 오고갔죠.

 

그러다가...

 

"야 이번에 올라오게 된게 거기 관두고 인천에서 자리 잡을려고 올라온거야."

 

"관둔다고?"

 

"경기도 어렵고, 회사 돌아가는 꼴이...."

 

"야 그럴수록 더 붙어 있어야지."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고...."

 

"............"

 

급변한 그의 표정을 순간 포착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섬뜩하지. 무슨 개같은 일이 있었는 줄 아냐?"

 

"......?"

 

저와 형주는 그냥 궁금했습니다.

 

회사 오너가 월급을 안 준다거나, 하는 등등의 일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요즘 하도 뒤숭숭 하니...

 

하지만,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대답이 들려오더군요.

 

"귀신이 있더라...."

 

"뭐?"

 

형주는 저보다 깜짝 놀라더군요.

 

"난 그런게 테레비에만 나오는 줄만 알았다."

 

그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그가 기숙사 생활을 하던 곳은 의령의 어떤 동으로, 도시에 비하면 완전 시골에 가까울 정도로 조

용한 동네라고 하더군요.

 

3년전에 직장을 구하다 보니 그곳까지 가게 되었고, 어찌 또 하다보니 그곳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

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 기숙사는 2인 또는 3인 1실로 그 친구가 있었던 방은 2인 1실로 된 방이었답니다.

 

방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샷시 통창문이 보이고 양옆에 마주보는 벽면에는 작은 침대를 두고 서

로 하나씩 차지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옷장은 들어서면 오른쪽 구석에 놓인 작은 비키니로 하고 있었고, 책상같은 것은 없었다고 하네요.

 

화장실은 공용이었고 그것때문에 많이 불편했다고 합니다.

 

"무슨 개소리냐? 귀신이라니..?"

 

"뭐가 개소리야? 딴놈이라면 몰라도 니가 그러면 안되는거 아냐?"

 

"..........."

 

"그래서 만나자고 한거야. 내가 본게 진짜인지 아닌지. 너는 전문가잖아 그런쪽에."

 

"미친 무슨 전문가야."

 

"여튼 니가 경험이 많으니 함 들어봐 내가 본게 맞나."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

 

 

 

그 친구는 세살이 많은 형과 같은 방을 썼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도 타지에서 온 사람으로 자신과 거의 같은 시기에 입사해서 약 10개월 전에 같은 방을 쓰

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동안은 2인실을 혼자 차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어온 그 사람때문에 처음에는 많이 불편했다

고 하네요.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르자, 건녀편에 놓인 침대가 비어 있는 날엔 뭔가 허전하기도 했답니다.

 

가끔은 철야 근무도 해야 해서, 누군가는 혼자 방을 쓰는 날이 있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꼭 그것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놀기 좋아하던 룸메이트는 자주 밤을 새고 아침에 들어오기도

 

했답니다.

 

그것이 그 친구에게 피해를 주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고 하네요.

 

서로간 세세하게 알지는 못해도 자연스럽게 형 동생 하는 사이가 되었을때는 그가 뭐하며 밤을 새

는 건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네요

 

이유인 즉 술집 아가씨들과 밤새 술을 마시고 아침에 들어오는 것이었는데, 자신은 한 번 따라가보

고 체력적으로 밤샘이 힘이들어 그 이상은 가지 않았다 합니다만...

 

아무래도 옆의 여친을 의식한 멘트라고 밖엔 생각이 안 드네요.

 

흘겨 보는 그의 여친의 눈빛도 그렇겠거니 하는 억측을 들게끔 하기에 충분했으니...

 

"믿거나 말거나 지만, 나는 자기 밖에 없는거 알지?"

 

"에휴 지랄한다...."

 

정말 꼴 시렵더라고요.

 

하여튼 그가 밤을 새고 들어오는 날들은 그런 날이겠거니 하고 넘어가곤 했답니다.

 

그리고 사건이 터지기 두달 전.

 

그 시기부터는 정말 여러가지 이상한 일들이 있었다고 하네요.

 

1년 약간 넘게 혼자쓰던 방에 누군가가 들어와 같이 살게 되니, 가끔은 없다는 허전함 때문이라

 

생각했었답니다

 

원래라면 자던중에 깨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 근래에 들어 자주 새벽에 깨곤 했는데,

 

그때마다 왠지모를 위화감이 들곤 했었다네요.

 

"왜 그런거 있잖아....방에 누가 있다? 라고 하는 느낌. 건너편 침대엔 아무도 없는데...."

 

대충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런 느낌을.....

 

그렇게 하루 하루 지나갔고, 그 위화감은 옆에 룸메이트가 자고 있어도 점점 더 강해지는 시기였답

니다.

 

원래라면 깰일도 없는 새벽에 자주 깨는 것도 이상했지만, 어느 날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눈이 떠져

서무의식적으로 건너편의 침대를 바라 보았을 때 였답니다.

 

 

 

 

 

 

 

건너편 침대위 천정 모서리에 허연것도 아니고 검은 것도 아닌 뭔가가 그냥 보인다라는 느낌을 받

았다고 하네요.

 

가위에 눌린게 아니냐는 형주에 물음에 그 친구는 가위가 뭔지 경험을 해본적이 없어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눌려 본적이 없는 사람에게 가위는 어떤 것이라는 것을 설명 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것이었기에

그냥 그의 이야기를 계속 듣기로 했죠.

 

정말 피곤함도 못 느끼면서 그냥 자연스럽게 떠진 눈이 왠지 실감이 안나기도 했고, 그와 같이 저

 

건너편에 보이는 무엇....

 

왠지 모르게 오싹함이 느껴져서는 그냥 무시하고 다시 눈을 감았답니다.

 

평생에 무서움이라고는 느껴본적이 없을 정도로 그런 느낌은 굉장히 생소한 것이었다고 하네요.

 

어찌되었든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답니다.

 

그리고 다음날.

 

룸메이트가 비번인 날이었답니다.

 

여지없이 밤샘을 하는 날이었다네요.

 

그리고 그때쯤 되니 왠지 한 번 정도는 묻게 되더랍니다.

 

"형 오늘도?"

 

"당연하지. 근데 왠일이냐 그런걸 다 묻고?"

 

"아니 그냥."

 

그리고 당연히 밤은 오고 잠이 들 시간에는 혼자 방안에 있는 자신이 그날따라 새삼스례 느껴지더

랍니다.

 

'기분이 꿀꿀하네.....'

 

본능이란 것이 느껴지는 무엇인가를 부정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왠지 카운셀러가 제가

 

되는것이 싫어서 꾹 다물고 있었죠.

 

여튼 그는 기숙사 생활하는 동안 방안에서는 한번도 마셔본적이 없는 맥주를 사러 가게를 가게 되

었답니다.

 

대충 옷을 입고 가게에서 캔맥주 두개를 집어들고와 기숙사로 행하던 때였답니다.

 

현관으로 다가서며 버릇처럼 고갤들어 2층에 위치한 자신의 방을 쳐다보았는데, 기분 탓이었다나

요?

 

왠지 뭐가 뿌연게 보이는데 1년이 넘도록 바라본 창문은 정말 이형적인 느낌으로 다가왔다고 하네

요.

 

'누가 알면 쪽팔리지....'

 

스물스물 밀려오는 겁을 무시하려고, 애써 평범한 상황을 만들어 봤다네요.

 

그리고 계단을 올라 방문앞에 서게 되었을 때 였답니다.

 

 

 

"문 딱 열려고 하는데...거 있잖아 방문 안쪽에 누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라는 느낌..."

 

그 때문에 그는 문고리를 잡았다 놓았다를 반복하며, 문 열기를 망설이고 있었답니다.

 

그러다가 결심이 선 듯 문고리를 천천히 돌린 다음 잠깐 멈추었다가 툭 밀듯이 문고리를 밀며 놓았

다는군요.

 

'끼익'

 

평소에 그렇게 열어본적이 없던 문이라, 천천히 열리며 경첩에서 나는 소리에 약간의 소름이 돋더

랍니다.

 

소리를 뒤이으며 천천히 젖혀저가는 문 안쪽으로 조금씩 펼쳐지는 풍경을 조심스례 미간을 찌푸리

며 쳐다보았다 하네요.

 

'퉁'

 

문은 어느새 벽에 부딪히며 소리를 냈고, 방안의 전체적인 풍경보다는 어떤 한곳에 대해 뚫어져라

신경을 집중하고 있던터라 적잖이 놀랐다고 하네요.

 

시야가 넓어지며, 형광등이 켜져 있는 환한 방안의 풍경이 전체적으로 보이자 다시 한 번 신경을

 

룸메이트의 침대 위 천정 구석으로 향했답니다.

 

무엇하나 특별한게 있을리가 없는 천정의 구석.

 

'왠지 미친놈이 되어가는 것 같다.'

 

라고 그때의 심정을 그렇게 표현했네요.

 

 

 

 


"방이 좁아터져서 침대 두개 놓으면 만땅이야 방이. 테레비도 없고, 놀거라곤 내 엠피쓰리 하나 뿐

인데,이어폰 꼽고 있으면 왠지 답답하잖어?"

 

그래서 평소에는 어딘가에서 구해온 컴퓨터용 스피커를 엠피쓰리에 연결해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

다.

 

평소에 안 해봤던 혼자 술마시기가 왠지 어색해 침대 서랍안의 엠피쓰리를 꺼낼려는 중이었다네

요.

 

그 때 였답니다.

 

'틱'

 

하는 소리가 창문가에서 들려오더랍니다.

 

그 소리에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나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는 생각이 들어 창문가로 향했다네요.

 

하지만, 곧바로 왜 내가 이런 생각을 했지 하는 느낌이 전해지더랍니다.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나요....

 

 

 

 


"내가 신경이 엄청 민감해져 있었던거 같더라고. 평생에 그런일이 한 번도 없었는데....내가 왜 이

러나 싶기도 하고 정말 미쳐가는게 이런거구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신경이 날카로워졌었던 시기라고 우리를 설득하려고 하는 모습이 정말 이 사람 굉장히 놀

랬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리고 다음부터 전해준 이야기는 실제 겪었음이 분명한 말투로 전해 주더군요.

 

 

 

 

 

 

 

 

 

 

 

------------------------------------------------------------------


기숙사 #2

 

 

 

 

 

 

 

 

 

 


그렇게 그 친구는 창문가를 확인한 후 이상한 기운에 빨리 술을 마셔 버렸다고 하네요.

 

자기 말로는 술이 잘 듣는 몸에다 너무 오랜만에 섭취한 알콜이라 그런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

니 그대로 침대위에 잠이 들었었다고 합니다.

 

번뜩 하고 정신을 차린 그 때에 보니 잠이 들었다는 것은 자기도 모르게 본 시계가 확실히 증명해

보이고있었더랍니다.

 

새벽 1시 30분.

 

"내가 아마 10시 좀 안되서 마신거 같은데...모르겠어 그냥 잠 든거 같어. 근데...."

 

정신차린 그때 보니 방안에 왠지 모를 한기가 스윽 흐르더랍니다.

 

뭔가 했더니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고 하네요.

 

때는 7월로 가는 거의 여름이었다는데...

 

"그 형이 어디서 주서온건지 커텐 비슷한 천쪼가리를 가져다 달아났거든.창문이 다 덮히지도 않고,

 

허접해....."

 

그런데 그게 안쪽으로 바람을 타고 살살 펄럭이고 있더랍니다.

 

그 모습을 보자 방안의 한기와는 다른 한기가 등에서 부터 쭈욱 타고 올라오더랍니다.

 

침대에 앉은 채 그대로 창문만 바라보고 있었다네요.

 

'왜?' '어떻게?' 라는 물음이 끊임없이 되뇌어지고 있었답니다.

 

 

 

 


"창문 니가 연거 아니지?"

 

형주가 대뜸 물어보네요.

 

"귀신이 여기 앉았네."

 

"뻔한거잖아. 니가 쩔어서 연거겠지."

 

"........나도 그런 생각을 했지. 그런데 어쩌냐?"

 

"뭘?"

 

"창문틀이 그지 같아서 다 열릴 때 되면 끼기긱 소리나거든. 알지 그소리? 그래서 그 부분부터는 못

 

박아놓고 어지간해선 안 열리게 해놨다."

 

"..........."

 

"신발 못은 어디로 사라진건지.....하여간 그날 옆방으로 튀어갔다. 도저히 못 있겠더라."

 

 


그렇게 그날은 보냈다고 하네요.

 

그리고 다음날 옆방으로 찾아온 룸메이트.

 

그 친구는 전날밤 일을 설명 했다네요.

 

코웃음 치는 룸메이트.

 

"내가 얼마나 설명을 했는지. 절대 안 믿더라고. 그냥 우연아니면 술기운이 그런거라고...더 이야기

 

했다간 쪽 당할거 같아서 말아버렸지. 아무리 안 먹었어도 맥주 두 캔에 취한다는 자체가......"

 

손에 든 맥주잔을 의아스럽게 쳐다보는 그.

 

그리고 몇일이 지났답니다.

 

이제는 새벽에 꼭 깨어나게 되더랍니다.

 

깨어나게 되면 반사적으로 창문을 보게 되는데, 물론 별 일이 없는게 당연한거 아니냐는 듯 되묻더

군요.

 

정말 별일 없이 지내던 어느날 아니 정확히는 룸메이트가 말 버릇 처럼 하던 혼잣말을 귀담아 듣게

 

되었다는 그 즈음 이었다네요.

 

룸메이트는 자고 일어날 때면 항상 어깨가 아프고, 두통이 있다고, 누군가에게 호소하듯 혼잘말로

 

중얼거렸답니다.

 

"어깨가 요즘 왜이리 아프냐..."

 

"야근 할때 짬짬히 쉬고 그러세요."

 

"그래서 그런가? 무거운거 드는 것도 아닌데...그나저나 요즘은 술도 잘 안마시는데 두통도 조금씩

 

생기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또 며칠 후...

 

룸메이트가 아픔을 호소하는 이유를 알 수 있던 날이었답니다.

 

그리고 그 날은 일상에서 조금은 다른 하루였다죠.

 

그러나 시작은 전과 다름없이 다음날이 룸메이트의 비번이라 그의 뻔한 일과가 보이더랍니다.

 

"형 오늘은 안나가?"

 

평소와는 조금은 굼뜬다는 느낌이었다네요.

 

"글쎄다...몸이 영..."

 

"왜요? 많이 안 좋아요?"

 

"아니 그게...오늘은 평소보다 두통이 심하네...어깨쪽이 계속 아픈게 담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

 

정도 아픈 건 아니고..."

 

"........."

 

"오늘은 그냥 하루 푹 잘련다. 쯧...잠이 올지나 모르겠다.."

 

"형 그러면 캔맥이나 사다 마실래요?"

 

"캔맥주? 야 너 술 마실 줄 아냐?"

 

"당연하죠. 저번에 그 일 있었을때도 술 먹고 자다 그랬다고 말했는데.."

 

"그래?"

 

의외라는 표정으로 갸우뚱 거리더니 고개짓으로 문쪽을 가르켜 보이더랍니다.

 

"가자. 오늘은 방에서 함 죽어보자고."

 

그렇게 둘은 대충 옷가지를 챙겨입고 걸어서 10분은 걸리는 저 멀리 편의점까지 나들이를 나서게

 

되었답니다.

 

아직은 늦은 저녁이 아니라 노을을 등지고 걸었는데, 편의점에서 이거 저거 잔뜩 골라 대충 싸 들

고 나온시점에는 거의 어두워 지기 시작했답니다.

 

그 시간이 한 8시 반정도?

 

여름이라 해가 길긴 했어도 순간이라 느낄 정도로 붉은 하늘이 까맣게 변해버려 있더랍니다.

 

"야 편의점서 시간 오래 잡아먹긴 한 모양이네?"

 

"왜요?"

 

"왜긴. 노을 지더니 바로 밤이야."

 

"그런가요?"

 

 


그 친구는 별 신경이 안쓰였답니다.

 

매일 보는 저녁 노을 따위 당연히 신경이 안 쓰였다죠.

 

그렇게 별거 아닌 에피소드를 뒤로 하고, 기숙사로 돌아오던 길이었답니다.

 

"야...."

 

"예?"

 

신경을 안 쓰고 있었다고 했던거 같았다고 하는데, 문득 나지막하게 들리는 룸메이트의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과 같은 곳을 응시했을 때라네요.

 

"........."

 

그냥 뚫어지게 쳐다보게 되더랍니다.

 

이미 둘은 자리에 우뚝 멈춰있었다죠.

 

한동안 서로 말이 없었답니다.

 

그리고 침묵을 깨는 그의 한마디.

 

"저거 너가 저랬냐?"

 

시선은 계속 그곳에 고정된 채 서로 목소리만 듣고 있는 중이었답니다.

 

"......아뇨.."

 

"........."

 

 

 

 

 

 

 

 

 

 

 

20e119af061d9840ffbc530e2dedaee1.jpg

 


사진은 한 폐가의 모습을 퍼온겁니다.

 

제가 그림을 그릴 줄 안다면 정말이지............

 

 

 

 


한동안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던 건 그들의 방 창문이 활짝 열려져 커텐이 요동치듯 밖으로 휘날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소름이 돋던지....서로 넋이 나간 상태였다네요.

 

아무도 열어두지 않은 창문이 열려있는 것은 둘째치고, 방안 커튼이 그렇게 두렵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었답니다.

 

어두운 배경이라 그랬던건지, 전설의 고향에서나 나올 '하얀 소복' 이라는 것이 계속 겹쳐보였답니

다.

 

"어떤 새끼가 우리 방에 들어왔나보다."

 

"........."

 

일단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 어느쪽도 그것이 사실과는 거리가 먼것에는 머릿속으로 동의 하고 있

었을 거랍니다.

 

"문 안 잠그고 나왔으니....."

 

룸메이트는 말끝을 흐리고 먼저 방으로 달려갔고, 그도 곧이어 뒤따라 달려나가면서 전에 있었던

 

그 일이 머릿속에 그려보게 되었답니다.

 

헐레벌떡 그의 뒤를 따라 3층이나 되는 달려 계단을 양손 가득든 물건들과 함께 하자니 거리를 좁

히지 못하고, 계단을 다 올라서며 방이 있는 복도 쪽을 쳐다보았을 때 이미 룸메이트는,

 

 

"어떤 새끼냐!!"

 

하며 방문을 거칠게 밀어젖히고 들어닥치는 중이었답니다.

 

'쿵'

 

거칠게 열려진 방문의 부딪힘이 복도에 길게 여운을 남겨 놓았다고 하더군요.

 

그는 재빨리 뒤를 따라 방안으로 들어섰고, 아무것도 없는 방에 우뚝 서서 두리번 거리는 룸메이트

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답니다.

 

좁은 방이라 두리번 거릴 것도 없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에 무엇을 찾을려고 하는 것인지 그 두리번 거림은 쉽게 멈추어지질 않았다고 하네요.

 

여전히 열려진 창문의 한쪽엔 얌전히 '사라락' 거리는 커튼이 뭔 일이 있었냐는 듯 묻고 있더랍니

다.

 

"야 뭐 없어진 거 있나 봐봐."

 

"없어진거요?"

 

그냥 딱 봐도 누가 들어왔던 흔적이나 그런것들은 없어보였답니다.

 

그보다 기숙사내에서 도난 사건 같은 것은 자기가 아는 한 한 번도 없었다고 하니...

 

"형껀 없어진게 있나요?"

 

"........."

 

대답없이 두리번 거리는 모습은 없어진 무엇인가를 찾을려는 모습은 분명 아니었답니다.

 

그는 두리번을 멈추고는 창가로 다가가 열려진 창문의 틀을 손으로 스윽 쓰다듬듯이 만지며 위아

래로 살펴보는 것이었었답니다.

 

그리고는 밖으로 고개를 돌려 어디를 보는지 한참을 쳐다보더랍니다.

 

앞에는 산밖에 안 보이는 곳이라 볼것도 없는데 하는 생각에 뭘 보고 있나 궁금함이 들었다고 하네

요.

 

더욱이 방안에서의 그의 모든 행동들은 전에 없었던 것이라 더욱 궁금해 하던 중이었다고 하네요.

 

"우리가 그냥 열어놓고 모르고 있었나봐. 괜히 오버했네...."

 

".........."

 

자신이 겪은 일도 있고해서, 뒤끝이 개운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룸메이트가 그의 손에 들고 있던

비닐 봉지를 옮겨 잡으며, 방 가운데에 놓인 조그마한 탁자위에 우르르 쏟아 놓는 통에 생각도 같이 날아가 버렸다네요.

 

"아까 달려온다고 맥주 막 흔들어진거 아니냐?"

 

"훗...형때문이잖아요. 먼저 따보세요."

 

그제서야 그 친구도 긴장이 풀리는지 자리에 앉으며, 룸메이트에게 맥주캔을 건네며 장난을 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한시간 정도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슬슬 취기를 맛보고 있었을 때였답니다.

 

 

 

 

 

 

 

 

 

 

 

------------------------------------------------------------------

 

기숙사 이야기#3

 

 

 

 

 

 

 

 

 

"저번에 니가 말한거 있잖아..."

 

"어떤거요?"

 

"그....밤에 봤다던거..."

 

"밤에요?"

 

갸우뚱 해지는 고개를 따라 시선을 뒤로 할려던 순간 기억이 나는 그 날의 일.

 

"형 안 믿었잖아요?"

 

"........."

 

캔맥주를 만지작 거리기만 할 뿐이라던 그.

 

다음말을 잇기까지는 꽤 시간이 흐른 후 였답니다.

 

"솔직히....."

 

"........."

 

"믿는 건 아닌데 말야...."

 

그 때 였답니다.

 

 

조금 열려진 창문으로 거센 바람이 불어오며, 커튼을 날려버릴 듯 요동치게 만들더랍니다.

 

둘은 홀린 듯 그 커텐을 바라보며, 긴 시간을 보냈다죠.

 

그러다 흘러나오는 룸메이트의 목소리에 멍해진 촛점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저기 말야...눈으로 본 것들을 꼭 믿어야 하는거냐?"

 

룸메이트의 시선은 커튼을 향한 채 였답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주술사의 주문 같은 목소리 였다고 하더군요.

 

일정한 톤의 목소리는 딱 그 표현 밖에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뭔가를 확신하고, 그걸 확인 하는 듯한 물음...

 

"믿어야 된다기 보다는 있으니 보이는거 아닌가요?"

 

"........."

 

어느새 시선은 커튼에서 옮겨져 바닥에 놓인 캔을 만지작 거리는 자신의 손으로 향해 있었답니다.

 

"후......."

 

길게 한숨을 쉬는 룸메이트.

 

술기운이 올라오는 건지 아니면 정말로 한숨인지....

 

"전에 말야..."

 

"........"

 

"너 저 창문 밖에 산 보이는거 그거 무슨 산인줄 알어?"

 

"산요? 그냥 산 아닌가요?"

 

"그냥 산이긴 하지...근데 선산이라고 들어봤냐?"

 

"선산? 조상들 모시는 그런거요?"

 

"그래....저기에 조상묘가 꽤 되거든.."

 

"........."

 

"내가 거기서 뭔가 실수를 한 것 같다..."

 

"실수요?"

 

"....언젠가 니가 나보고 어디서 놀다왔길래 신발이 흙투성이냐고 그런적있지?"

 

".....예.."

 

설마하는 생각이 지나가더랍니다.

 

그 표정을 읽었는지, 룸메이트는 씨익 웃어보이며, 네가 생각하는 심각한건 아니다 라고 말해왔다

더군요.

 

"그런데 솔직히 기억이 안나...너무 쩔어서 뭘 했는지...미치겠다..."

 

술에 취해가는 것인지 조금씩 촛점이 흐려지는 눈으로 여기저기를 살피는 그.

 

자연스럽게 화제는 다른쪽으로 흐르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다 보니 심각했던 이야기들은 흐지부지 지워져갔고, 슬슬 밀려오는 피곤함에 술자리를 치우고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그리고 문제의 새벽...

 

깨어났을 때가 정확히 몇신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답니다.

 

시계를 본것 같은데 숙취에 그냥 머리가 띵하고, 수면중에 찾아온 소변에 대한 욕망때문에 집중 할

곳은 바깥에 있는 화장실 뿐이었다죠.

 

방을 나와 어두운 복도를 슬리퍼를 대충 끌며 화장실로 들어가 소변을 볼때까지는 술보다는 잠에

더 취해있어, 그저 눕고 싶은 생각뿐이었답니다.

 

 

 

 

 

 

 

eaf8bf63f8a97eebab069098b6d430b5.jpg

 


급한 볼일을 해결하자 몽롱함은 사라져 가고 조금은 맑아지는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죠.

 

하여 돌아오는 복도도 어둠에 적응이 되어선지 어느정도 사물이 구별 가능한 정도까지 되었을때

였답니다.

 

'응?'

 

문득 의문이 들더랍니다.

 

'달이 저렇게 밝았나...?'

 

분명히 닫고 나온 것 같은 방문이 열려져 있는 듯 복도로 방안의 환함이 비추어 지고 있더랍니다.

 

정말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러다가 무심결에 문앞에 들어섰을 때였답니다.

 

 

 

 

 

 

 

 


흔히 표현 하는 말로 온몸의 털이 곤두선다고 표현들 하죠?

 

발 뒤꿈치 부터 타고 올라오는 소름.

 

등을 지나면서 머리털을 바짝 세우는 그 느낌.

 

비명도 숨쉬기도 그 무엇도 못 하겠더라고, 다리에 힘은 풀리고 눈알은 뒤로 넘어갈 듯 졸도 일보

직전인데 이상하게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네요.

 

그렇기에 그것의 모습을 홀린듯 뚜렷하게 관찰 할 수 있었답니다.

 

그것은 룸메이트가 누워있을 그 침대위를 뱅글 뱅글 날고 있더랍니다.

 

그렇게 몇바퀴 돌아다가는 굉장히 이형적으로 뭐랄까 그냥 뚝 서버린다는 느낌으로 룸메이트의 어

깨 부분에 박힌듯 멈추어 서버리더랍니다.

 

은은하게 들어오는 바깥의 빛으로 방은 어느정도 사물이 식별 가능했는데, 그것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그것의 옷자락은 너무나도 하얀색이었답니다.

 

그냥 순백...

 

머리는 칠흑..

 

그러다가 어느순간 이었다죠.

 

"으...으..."

 

하는 룸메이트의 신음 소리가 들리자 번뜩 정신이 돌아오며, 지금 상황이 말도 안되게 무서운 상황

이라는것을 인지 할 수 있었답니다.

 

오감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는게 느껴지고 목이 바짝 타는것도 느낄수 있었다

죠.

 

눈에 눈물이 고이는지 시큼한 느낌에 눈을 깜빡거리기를 몇 번.

 

그때 였답니다.

 

소변까지 새어나올려고 하는지 아랫배에 통증을 느끼면서 자기도 모르게 짧은 신음을 내었을 때

였답니다.

 

룸메이트 위를 돌던 그것이 이쪽을 돌아보듯 멈추고는, 약간의 정지를 기점으로 휙 뒤집어 지더랍

니다.

 

머리가 아래로 발이 있어야 할 옷자락이 위로.

 

더욱이 신기한 것은 옷자락과 머리카락은 마네킹과 같이 전혀 흐트러짐이 없이 뒤집어져 버렸다고

 

하더군요.

 

그 모습이 얼마나 기이하던지를 표현해 볼려고 탁자에 놓인 냅킨 박스를 손에 들어 뒤집기를 반복

하며 보여주더군요.

 

그러다 뒤에 커튼이 계속 휘날리는 것이 보이니, 시간은 흐르고 있다는 자각을 분명히 하고 있었지

만,

 

그렇다고 딱히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죠.

 

그가 비유하길 집채만한 개가 '으르릉' 거리며, 앞에 딱 버티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하네요.

 

움직이지도 못하겠고 움직였다간 바로 덮쳐올 것 같아서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달래보았던 그런

경험.

 

그러다가 뭔가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꺼낸 말이..

 

"혀....형....."

 

하고 아주 가늘게 나오는 목소리로 룸메이트를 부르려 했답니다.

 

아무런 소용없는 행동이었답니다.

 

그 때 까지도 눈은 시큰거리고 등에는 사라지지 않고 그 정도가 더 심해지는 소름이 끊이질 않고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죠.

 

등을 한 번 보라는 듯이 등을 돌려보이며 말하는 그를 보며 그것은 소름이라기 보다는 척추를 타고

뭔가가 올라온다 라는 느낌이 더 정확 할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던 차에 거꾸로 뒤집어진 그것이 아래로 살짝 내려가는 것 같더니 다시 위로 살짝 올라오더랍

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움직임은 서서히 빨라지기 시작했고, 위아래로 '쿵쿵' 찍는 모양이 되어 기형

적인 빠르기로 움직이더랍니다.

 

그 모습이 너무 두려워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공포를 느낌에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으로 시선을

떼지 못하고 문에서 나와 바로 문쪽 벽으로 숨어 등을 기대고는 어느쪽으로 도망갈까 하고 어두운

복도 양쪽을 살펴보았답니다.

 

 

 

 

 

"신발....이렇게 말로 하니 모르지..진짜 생지옥이 그런거였다...테레비 보면 눈 뒤집혀져서 기절도

 

하더만, 이건 뭐 눈알이 튀어나올것 같이 말똥말똥하니..."

 

"그래서 튀었냐?"

 

"튀기는 뭘텨...아니 튀긴 텼지..."

 

벽에 등을 기대고 웅크리고 앉아 양쪽 복도를 보자니 그렇게 어둡고 길어보인 적이 없었다네요.

 

자꾸 '어떻게 해야지 어떻게 해야지' 되뇌이긴 했지만 뾰족한 수도 없고 세상에 정말 저런게 있다

 

인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라 이대로 나도 죽는 건가 싶은게 복도는 정말 끝없는 어둠이고...

 

거기까지 들으니 잠시 멍해지는게 예전 전방에서 해뜨기 30분전에 투광등 끄고 뭔가에 쫒겨서 부

사수랑 미친듯이 보급로 달리던게 생각나더라고요.

 

뒤도 못 돌아봅니다.

 

정말.........

 

맷돼지 였나 싶기도 하고...여튼..

 

그의 말로는 그래도 중앙 계단이 그 쪽에서 좀더 가까워 그쪽으로 뛰어나갈 자세를 취한 후 숨을

한 번

 

고르고 미친듯이 복도를 달려나갔답니다.

 

그래봐야 10미터도 안되는 거리인데, 얼마나 멀게 느껴지더라는지...

 

뜀과 동시 곁눈질로 방안의 풍경을 힐끗 바라보니 그 허연것은 아직도 침대위에 있음을 확인했다

죠.

 

하여 뜻하지 않게 솟아오르는 소름을 맛보며, 있는 힘을 다해 중앙계단으로 달려 난간을 잡아챘을

때 였답니다.

 

난간을 잡았던 그 팔힘을 탄력삼아 몸을 틀어 계단으로 첫발을 내딪었을 때 본능이 노크를 해 오더

랍니다.

 

'있나...?'

 

하고요.

 

그만 고개를 돌려 옆을 봐라보는게 아니었다 하고 후회를 하더군요.

 

 

 

 

 

 

 

이미 옆에 와 있었다네요.

 

"아악!!!"

 

하고 비명이 튀어나옴과 동시에 10계단 정도 되는 높이를 굴러서 떨어졌고 그대로 기절을 했답니

다.

 

 

 

 


"여기봐봐."

 

하면서 팔꿈치쪽을 보여주는 그.

 

한 15센티 정도 흉터가 길게 있더라고요.

 

"계단서 자빠지는 바람에 이렇게 됐지. 그래도 다행이야...정신 잃어버려서...눈뜨니깐 옆방애들이

 

깨우더라. 술 작작 쳐먹으라고 하면서...덕분에 병원가느라 일 하루 쉬었지."

 

그러고는 맥주를 한잔 마시는 그.

 

"그날로 바로 사직서 쓰고 텨 올라왔다."

 

"........"

 

"기숙사서 짐싸고 있다보니 형이 일 끝나고 오더라고."

 

 

 

 


"화장실 가다 그런거냐? 별로 안 마셨잖어?"

 

정말 모르는 표정을 해 보이길래 어제 일어난 일을 다 이야기 해 줬답니다.

 

"내가 보기에 형 어깨가 아픈게 그 때문인거 같아요."

 

"........"

 

"믿거나 말거나는 형이 판단해요. 나는 이제 인천으로 돌아갈거니..."

 

그 길로 바로 인천행 차를 탔답니다.

 

하루라도 거기서 밤을 보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도저히 있을 수가 없었다하네요.

 

 

 

 

 

"그러고나서...음...한 두달 정도 만인가 전화가 오더라고. 어떻게 지내냐고."

 

"그래서?"

 

"뭘 그래서야...그냥 뭐...잘 지내냐 그런 예기 한거지."

 

"그럼 그거 본 예기는 아예 안 했냐?"

 

"이미 했잖어...그때도 생각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더라고..근데 말야 웃긴게 형도 그러고 나

서 회사때려 치고 다른데 간거야. 그래서 전화 했던 거고. 그리고 그때서야 이야기 해주더라...왜

그런일이있었는지...."



  • 3
    • 글자 크기
인연 - 동창이 겪은 이야기 (by 익명_d6a064) 방황 하던때 겪은 경험담 1화 (by 익명_f2e934)
댓글 1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9450 실화 지하방의 추억3 title: 양포켓몬익명_bde2ad 1664 2
9449 실화 시골 나이트클럽에서 생긴 일3 title: 양포켓몬익명_b8adf6 3107 4
9448 실화 삽살개 이야기2 title: 양포켓몬익명_43cbb4 2062 2
9447 실화 우리 엄마가 겪은 범 목격담4 title: 양포켓몬익명_a105b5 2824 1
9446 실화 선생님이 해줬던 무서운 이야기1 title: 양포켓몬익명_485fee 1621 1
9445 실화 군대에서 후임에게 들은 실화1 title: 양포켓몬익명_436ff3 3061 1
9444 실화 인연 - 동창이 겪은 이야기1 title: 이뻥익명_d6a064 2082 2
실화 방황 하던때 겪은 경험담 2화 짧은 이야기1 title: 이뻥익명_ed63dc 1301 1
9442 실화 방황 하던때 겪은 경험담 1화2 title: 이뻥익명_f2e934 1310 1
9441 실화 제주도 5.16도로1 익명_57e5a6 2362 1
9440 실화 누구나 겪을수있는, 소름돋는 이야기들2 익명_7063c7 2355 2
9439 사건/사고 화성 연쇄 살인 사건3 title: 풍산개익명_f21030 3649 4
9438 전설/설화 7대 악마3 title: 풍산개익명_0624af 4064 3
9437 실화 저승사자 썰 풀어봅니다3 title: 메르시익명_e3e2b2 3670 2
9436 실화 귀신보는 남동생 이야기 3화4 title: 연예인1익명_c8e6a9 3213 2
9435 실화 귀신보는 남동생 이야기 2화5 title: 연예인1익명_01eda6 3453 2
9434 실화 귀신보는 남동생 이야기 1화4 title: 연예인1익명_52b5e1 3798 2
9433 미스테리 미스테리한 이야기 10 루시퍼4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익명_0393fa 2917 4
9432 미스테리 미스테리한 이야기 9 버뮤다 삼각지대4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익명_22f17d 2414 3
9431 미스테리 미스테리한 이야기 8 투탕카멘의저주4 title: 두두두두두ㅜㄷ두익명_888400 2387 3
첨부 (3)
797faa1edd00a9b32903214172900e61.jpg
36.9KB / Download 2
20e119af061d9840ffbc530e2dedaee1.jpg
9.5KB / Download 4
eaf8bf63f8a97eebab069098b6d430b5.jpg
8.7KB / Download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