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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호선 만났던 이야기 2화

title: 양포켓몬익명_580fd02014.10.13 02:21조회 수 1647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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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바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전에 올린 글에서 간단하게 말했듯이 2번째 호선 접견기는 호선이라고 '추정' 중입니다.

 

왜 추정인지는 이야기를 풀어가며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치악산................

 

원주와 횡성에 걸쳐 우뚝 솟아있는 산, 사계절의 변화가 뚜렸하고 산세의 경치가 시원하여 많은 이

들이 찾고 있으며 오랜 역사를 간직한 구룡사가 한층 그 멋을 살려주는 바로 그 치악산을!

 

전 중학교때 2번 고등학교때 1번 가족여행으로 2번 나홀로 1번 총 6번을 등산했습니다. 그것도 사

다리병창으로 올라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로요 이번 이아기는 이 6번의 등산중 나홀로 갔던 때에

벌어진 일입니다.

 

같은산을 같은 코스로 무려 6번을 갔다면 등산로에서 길을 잃고 해맬 일은 사실상 0%입니다. 그것

도 외길인 길에서는 말입니다.

 

평소 자주 등산을 가지 못하지만 산을 좋아하여 가끔식 산을 타는데 그날도 간신히 등산을 할 여유

가 남아 치악산을 등정하고자 마음먹고 치악산으로 향했습니다. 치악산 초입에 위치한 구룡사에서

시원하게 목을 축인 저는 오르면서 눈에 비칠 풍경을 상상하며 기분좋게 사다리 병창을 오르기 시

작했습니다. 아마 가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다리 병창 코스는 시작과 끝이 계단.. 계단입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 계속해서 외길인 계단인데......

 

산 중간즈음 올랐을까 잠시 앉아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캬~ 이 멋진 풍경 때문에 등산을 끊을수

가 없지 이야~'하며 풍경을 즐기고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가려고 돌아섰는데.......

 

눈앞에 갈림길이 보였습니다. 몇번을 와도 외길이었던 곳이었고 오기전 확인했을때에도 새로운 등

산로가 생겼다는 말이 없었는데 갈림길이 있었던 겁니다. 정말 뜬금없이 생겨난 갈림길에 어느 길

로 가야할지 고민을 하는 동안 시간은 그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두개의 길중 왼쪽편의 길에서 한 노인이 보이기 시

작했습니다. 그 노인의 모습을 설명할까요? 정말 쉽게 설명할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묘사 없이 단

한 단어로 설명가능합니다. 바로 선풍도골!

 

정말 선풍도골이란 말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 노인은 없었습니다. 적어도 제 인생에서는요 그노인

이 저를 보며 인자하게 웃으며 천천히 손짓으로 가까이 오라고 말을 하는데 그 모습자체는 인자하

고 다정한 노인이 젋은 사람에게 덕담을 하거나 무언가 유용한 애기를 해줄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

다. 하지만 기분이 뭐랄까? 그 노인에게 다가가면 제 인생이 크게 변할듯한 느낌과 사람이란 느낌

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지 않고 계속 쳐다보니 그 노인이 드디어 말을 했습니다.

 

'젋은이 어서 이길로 오게나 이길이 더욱 빠른 길일세... 내 젋은이가 마음에 들어 알려주는 것이니

걱정하지 말게나'라고 말을 했는데 그말을 들은 저는 등골이 오싹하면서 '눈앞의 노인이 사람이 아

니다!'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길이 외길인것도 알고 말과 행동이 사람과는 너무

나 다른 느낌이 드는데 귀기가 느껴지지 않으니(요부분은 혹시나 하고 떠본겁니다.) 귀신은 아닌듯

했데 사람도 아닌듯 하니 대체 노인장의 정체가 무엇입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깔깔깔 한

 

낱 인간 주제에 용케 눈치를 챘구나'하며 노인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는 젋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

렸습니다.

 

그러면서 등뒤로 꼬리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꼬리의 움직임이 너무나 교묘해서 몇개인지는 정확히

세지는 못했습니다. 대략 8~10개정도로 추산했는데(이래서 추정이란 단어를 사용한겁니다.)꼬리

의 움직임이나 풍기는 분위기가 예전에 만난 호선과는 다르게 위험하게 느껴져 스님을 통해 들은

주문을 5번 외웠습니다. '선의놀면신진병청강계열장전묘령서파체X5' 그러자 눈앞의 노인(호선 혹

은 요괴)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지며 '오랜만에 재미있는 인간을 봤거늘 귀찮은걸 알고 있구나 운

이 좋은 인간이군'하며 홀연히 정말 홀연히 사라지고 순식간에 제가 뇌와 머리로 기억하고 있는(치

악산 사다리병창을 가신분은 아시리라 믿습니다.)길이 보였고 그날 전 정상이고 뭐고간에 그 자리

에서 바로 하산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제가 본 길은 여우길 혹은 신선로(신선이 다니는 길이라고 합니다.)로써 만일 아

무생각 없이 그 길로 향했다면 제가 과연 어디에서 나타날지 혹은 언제 즉 과거와 현재, 미래중 나

타날지 아무도 알수없는 그야말로 제인생이 파란만장한 그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스펙타클하게 변

할뻔한 일이었죠..... 지금 생각해도 ㅎㄷㄷ합니다.

 

?정확한 꼬리를 헤아리지 않아(정확히는 움직임이 너무 묘해서 못셌습니다.) 추정이라고 했지만

이렇게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말로만 듣던 팔미호나 구미호가 맞지 않나  싶습니다.

 

 

 

[선의놀면신진병청강계열장전묘령서파체] 이말이 전 글에서 언급한 스님이 알려준 주문으로 모

든사람이 저와 같은 효과를 본다고는 절때로 확신은 못합니다. 하지만 작게나마 아니 아주 미약하

게나마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외우셨다가 가끔식 외우시면 됩니다.

 

이제 제가 갖고 있는 굵직굵직한 이야기는 거의 다 풀어냈고...... 다음에는 자잘한 이야기를 조금

다듬어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더위와 폭우에 지지마시고 건강에 유의하십시오

 

(집안에 습기가 많다면 어떻게 해서든 습기를 줄이셔야합니다~! 습기가 집안에 많으면 많을 수록

좋지는 않습니다. 건강에도 안좋지만 다른이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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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본 물귀신 이야기

 

 

 

 

 

 

 

 

 

 

저승사자 본 이야기와 증조모님의 저승사자 구타기(?) 그리고 호선을 만난이야기로 많은 분들에게 예상치 못하게 즐거움을 드린(정말 예상치 못했습니다.) 저 입니다.


이번엔 고등학교 때 제가 본 물귀신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고등학교여름방학이었습니다.(첫번째 호선 보기 전입니다.) 물론 여름방학이라 쓰고 여름학기라

읽는 방학중 수업을 통해 방학임에도 월~금 5시까지 수업을 했지만 어쨌든 여름방학이었습니다.

토요일은 학교를 가지 않기에 집에서 빈둥빈둥거리던 중 친구들이 전화를 했습니다.

 

"야! 계곡으로 놀러가자 더워서 녹아내리겠다."

 

이 한마디에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 1박 2일 일정으로 친구들과 물놀이를 가게되었습니다. (정확한

장소는 안전상의 이유로 설명을 하지 않겠습니다) 버스를 타고 40분을 가고 또 걸어서 30분을 걸

어가야하는 곳이었기에 도착할때 즈음에는 작렬하는 태양에 거침없이 익어 녹초가 되었지만 친구

놈이 '야 거기 절경이야 절경 물도 허벅지밖에 안오고 사람도 별로 없고 짱이야'라고 할 만큼 지인

들이나 소수의 인원으로 놀기에는 적당한 곳이었습니다.

 

더위에 지칠만큼 지친 저와 친구들은 바로 짐만 돌밭위에 내팽게치고 물로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

고는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몸이 좀 피곤했던 저는 친

구들의 광란의 물놀이보다는 튜브에 엉덩이 넣고 물에 두둥실 떠다니며 학업에 쫒겨 알지 못한 한

가함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흐르는 물에 떠다니다 보니 문뜩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것을 알게되어 눈

을 뜨고는 주변을 돌아보니

 

친구들이 작게 보이는것이 제법 멀리 떠내려온것 같아 슬슬 물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고개를 돌리

자 그리 멀지 않은 거리(제 기억으로는 약 7~9m 정도로 기억합니다.)돌에 풀이 올려져 있는거 같

은 그 옆의 바위와는 너무나 이질적인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속으로 '바다에 사는 해초류 같은건가?'라고 생각하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니 물에 젖은 풀이나

해초류 비슷한것으로 보이던 것은 마치 물에 '젖은 머리카락'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그 순간

더 이상 가까이 가는것은 절때 좋지 않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손과 발을 이용하여 물 밖으로 나

온 저는 그 사람 머리카락 같은 것이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하여 바닥에 널린 돌을 주워들어 그것을

항해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손이 발과 다르지 않아 형편없는 정확도를 보여 몇번 시도를 한끝에

 

그냥 여러개의 돌을 주워 한번에 던졌고 그것을 맞추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니 성공한것 같다고 봅

니다.

 

그 이유는 한번에 던진 여러개의 돌중 두어가지가 맞추는데 성공했지만 아니 정확하게는 그대로

통과하여 그것의 뒤에 물 기둥이 일었습니다. 더위에 지쳐 제정신이 아니여서 헛것을 본거라 여긴

전 다시 한번 돌을 던졌고, 다시금 돌이 그것을 그대로 관통하여 그 뒤에 물기둥이 일어나는것을

본 저는 소름이 쫘악 돌면서 다시금 그것을 자세히 보려고 물에 발을 적시자 그것의 머리카락 상에

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보고는 기겁을 하고는 튜브를 내팽게 치고 텐트를 친곳으로 한달음에 달

려가 그대로 텐트속으로 들어가 물에는 발 조차 담그지 않았습니다.

 

 


물론 친구들은 저보고 왜그러냐고 무슨일 있었냐고 물었지만 말을 해봐야 아니 그당시의 저는 그

것에 대체 무엇인지도 모르는 터라 그냥 몸이 안좋아서 그렇다고 하고는 물 밖에서 친구들이 노는

것을 보기만 했고, 이윽고 밤이 늦어 모닥불을 피우고는(여름이지만 계곡이라 밤에는 추웠습니다.)

텐트안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누군가의' 목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처음엔

잘못들었나 싶었지만 조금 집중하자 '들어와.......물로 들어와'하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전 '아차! 내가 오늘 본게 물귀신이구나!'라고 생각했고 정신 차

리지 않으면 명년 이맘때 제가 산사람을 홀리고 있으거 같아 끊임없이 '나무아미타블관세음보

살'만 외우고 있었습니다.

 

불경을 외우자 목소리 또한 커졌고 전 너무 겁이 나서 계속해서 불경을 외우다가 가방에 넣어놓은

소금(제가 땀이 많아 여름에는 소금을 가지고 다닙니다.)이 생각나 가방에서 소금을 꺼내 텐트 입

구에 반주먹씩 부어 놓고는 눈을 감고 불경을 다시금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목소리가 차츰

작아지더니 이윽고 완전히 멈춰 눈을 떠보니 친구들이 모두 일어나 밖에서 아침 먹을 준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서야 밖으로 나간 저를 본 친구들에 소금에 대하여 물어보았지만 전 끝내 말을

하지 않았고 몸이 안좋다는 핑계를 대고는 그날 오전 중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가끔 그날 있었던 친구들이 저에게 왜 소금을 텐트에 부었고 왜 부어놓은 소금의 끝부분만 까맣게

탔는지 물어보지만 전 대충 어버버리고 있습니다.

 

제가 그날 소금을 부어놓은 이유는 소금이 부정한 기운은 정화하는 기운이 있고 부정한 것의 침입

을 막아준다고 들은 적이 있어 부었지만 왜 소금의 끝자락이 까맣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재미없는 글이었지만 재미게 보셨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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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살 이후로 물놀이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나 6학년이었나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아무튼 저랑 동생 그리고 부모님과

 


여름 휴가로 하동 쌍계사에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사실 부모님이 저나 동생 데리고 어디 놀러 다니는걸 좋아라 하셔서 그 전부터 여름이면 계곡이나 바닷가, 겨울이면 스키장

 


봄, 가을 철에도 강 낚시, 바다 낚시 안가리고 거진 매 주말마다 놀러 다녔었어요

 


근데 하동 쌍계사 휴가를 다녀온 이후로 일절 가족 여행을 가본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저는 어릴때부터 수영 영재반? 어릴때부터 유치원 대신에 실내 수영장 유아반에서 수영을 배웠었습니다

 


매 방학마다 어머니랑 같이 수영장 등록해서 같이 수영도 다니고 했었는데 그 일 이후로 수영장도 완전히 끊었습니다

 


두서 없이 서문이 길어졌는데요, 무튼 쌍계사로 3박4일 일정으로 여름 휴가를 떠났었는데요

 


토요일 출발해서 토, 일, 월, 화 일정이었었는지 금요일 출발해서 금, 토, 일, 월 일정이었는지 정확하겐 기억이 안나는데

 


토, 일요일이 끼어 있었던건 기억이 납니다, 제가 펜션에서 일요일 아침에 방영하던 디즈니 만화동산을 본 기억이 나거든요

 


무튼 도착 첫날은 날씨가 엄청 좋았었습니다, 집이 하동에서 자가용으로 2시간 남짓 되는 거리인지라

 


점심 시간에 맞춰서 펜션에 도착을 했었습니다, 점심은 일단 집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저랑 동생, 그리고 아버지와 펜션 바로 앞 계곡에서 물놀이를 했었습니다

 


어둑어둑 해질때까지 물가에서 놀다가 숙소로 돌아가서 샤워하고 식사 후에 일찍 잠이 들었는데요

 


그 날 밤에 사단이 났습니다

 


한참을 자다 인기척에 잠이 깼는데 어머니께서 앉아 계시고 벌벌 떨고 계시더라구요

 


아버지는 옆에서 어머니 달래고 계셨었구요

 


전 누운채로 눈만 힐끔 떠서 무슨 일인가 싶어서 한참을 눈치만 보다가 다시 잠이 들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보니 전날 밤부터 비가 왔는지 비가 엄청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물놀이 못하겠다 싶어서 도로 이불 속에 들어가서 누웠는데 어머니가 저랑 동생을 깨우십니다

 


절에 가야겠다고 빨리 준비하라고 하시네요

 


근데 얼마나 우셨는지 눈이 벌겋게 충혈 되셨더라구요, 워낙 분위기가 평소랑 다르게 딱딱한 분위기 였던지라

 


어린 동생도 더 자겠다는 투정 한마디도 못하고 바로 일어났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그때 아버지께서 근처 구멍가게에서 우비를 사가지고 오셨는지 우산을 접고 숙소로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렇게 온식구가 우비를 뒤집어 쓰고 절로 출발했습니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어요, 펜션 나가서 어제 물놀이 했던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 지나서 조금만 올라가니

 


절이 나왔었습니다

 


비가 많이 온데다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더라구요

 


아버지는 바깥 대청마루에 앉아 계시고 저랑 동생은 어머니 따라서 대웅전인가?

 


제일 큰 건물이었는데 명칭은 잘 모르겠네요, 거기 들어가서 어머니 따라서 한참을 절을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그냥 종일 숙소에서 지냈습니다

 


다음 날은 또 비가 거짓말같이 그쳐서 아침에 눈 뜨자마자 튜브 찾고 수경 찾아서 동생 깨워서 물놀이 하러 가려고

 


숙소를 나서려는데 밖에서 코펠에 밥을 하고 계시던 어머니께서 말리십니다

 


아침 먹자마자 바로 집에 돌아간다고 준비를 하라고 하시네요

 


내일 집에 가는거 아니냐고 여쭤봐도 아버지도 그렇고 어머니도 대답을 안해주셨었습니다

 


식사 후에 바로 짐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도 내일 집에 오기로 했던 식구들이 갑자기 돌아오니 좀 어리둥절해 하시더라구요

 


할아버지께서는 저만 몰래 옥상으로 부르셔서 혹시 거기서 아버지랑 어머니 싸웠냐고 여쭤보실 정도로

 


어머니 분위기가 이상했었습니다

 


그날 저녁에 안방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 이렇게 셋이서 한참을 이야길 하셨었어요

 


안방에 큰 TV가 있어서 보통 거기서 저녁에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보고 했었는데 그날은 저나 동생이나

 


근처에도 못오게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희 둘은 아버지랑 같이 작은방에 있었습니다

 


그러고 그날 잠이 들었는데, 저는 안방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랑, 동생은 옆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을 잤었습니다

 


근데 그날은 할머니께서 밤 늦게 외출을 하시더니 제가 잠이 들때까지 집에 돌아오시질 않으셨었어요

 


한참을 자다가 누가 흔들어 깨우길래 잠이 깼는데 할머니가 절 깨우고 계시더라구요

 


동생도 어머니가 깨웠는지 벌써 나와서 마루에 서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구요

 


할머니께서 저랑 동생을 데리고 마당을 지나서 대문 바로 앞까지 데리고 나가시더니 대문을 등지고 서라고 하시네요

 


그때가 동틀녘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대충 한여름이고 해가 뜰락말락 하는 시간대였으니 대충 새벽 4-5시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무튼 그렇게 서있는데 할머니께서 아까 집에서 나오시면서 한바가지 가득 왕소금을 퍼오시더니 그걸 저랑 동생

 


뒷통수에다 대고 뿌리시네요, 상의 옷속에도 뿌리시고 바지 속에도 뿌리시고 구석구석 뿌리시더니

 


또 한참을 세워두십니다

 


그러다 이제 됐다고 들어가자고 하시길래 다시 들어가서 한나절 늘어지게 자다 점심 때나 되어서 일어났었네요

 


아까 왜그러셨냐고 여쭤봐도 아무도 대답을 안해주셨었어요

 


할아버지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강가나 바닷가에 텐트 치고 밤낚시 하는걸 굉장히 좋아하셨었거든요

 


저도 가끔 같이 가면 밤에 텐트 안에서 안성탕면 코펠에다 끓여서 같이 후후 불면서 먹고 했던것도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로는 한번도 낚시를 가신 적이 없으세요

 


그러고 시간이 지나서 저도 동생도 다 잊어 버리고 살다가 제가 고 3 여름이었나?

 


어머니랑 집에 있으면서 이런저런 옛날 얘기도 하고 하다가 문득 그게 생각이 나길래 어머니께 여쭤봤어요

 


이번엔 어머니께서 순순히 얘길 해주시더라구요

 


그 날 밤에 주무시다가 꿈을 꾸셨는데, 저랑 동생이 거기 숙소 앞 물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네요

 


어머니는 물가 바로 옆 평상에 앉아서 저랑 동생 노는걸 보고 계셨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가 물가로 뛰어 들더니

 


저랑 동생을 양 겨드랑이 사이에 끼고 첨벙첨벙 뛰어가더랍니다

 


어머니께서 깜짝 놀라셔서 물가로 한참을 뛰어가면서 애들 돌려달라고 사람 살려달라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시는데

 


그 여자가 뛰어가던걸 멈추고 어머니쪽으로 쳐다보면서 씩 웃었는데 그 여자 생김새가 아직까지도 기억이 난다고 하시네요

 


그쯤에서 아버지께서 어머닐 흔들어 깨우셔서 잠이 깼는데 어머니가 가위 눌린것마냥 꺽꺽 거리면서 부들부들 떨고

 


계셨다고 합니다

 


보통 때 같았으면 그냥 개꿈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잖게 넘기셨을텐데 아무래도 영 평소랑 다르게 불안하셨었나봐요

 


그래서 집에 예정보다 일찍 서둘러서 왔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꿈 얘길 해드렸는데

 


할아버지는 그냥 개꿈이라고 웃어 넘기셨는데 할머니께서도 평소엔 안그러던 어머니가 좀 이상하다 싶으셨는지

 


같은 동네 사시던 죽산댁 이라고 불리던 할머니네 집에 밤 늦게 찾아가셨나 보더라구요

 


죽산댁으로 통하던 할머니는 흔히 얘기하는 무당? 무슨 보살로 불리던 그런 분이셨는데

 


그 얘길 들으시고는 동 틀 무렵에 저랑 동생을 데리고 나가서 한바가지 가득 푼 왕소금을 몸 구석구석 발라서

 


잡귀를 떼내야 된다고 하셨나 보더라구요

 


지금도 어머니는 그때만 생각하시면 그쪽 동네 근처로는 발도 들이기 싫다고 하십니다

 

 

 

 


글이 두서 없이 너무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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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 앓고 있는 주말알바녀

 

 

 

 

 

 

 

 

 

 

제가 지금 1년째 주말야간을 하고있는 편의점이있는데, 오전에 일하는 여알바가 한명 있었어요 (지금은 나갔구요)

 

먼저 이친구에 대해 묘사를 하자면 일단 굉장히 비대합니다... 키는 158정도 되는데 레알 90~100kg 정도 될꺼에요...

 

둘이서 같이 계산대 보는 시간 생기면 카운터에서 나갈라 할때 이친구 뒤로 지나다닐수가 없을정도니...

 

그리고 굉장한 매의눈을 지니고 있었죠 ㅋㅋ 눈썰미따위가 아니라 그냥 생긴게 매의눈... 엄청 싸납게생겼어요

 

뭐 무튼 저한테 해준 얘기는 아니고 점장님이 돌려서 해준 얘기입니다.

 

어느날부터 그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평일친구한테 대타시키고 쉬는날이 쫌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어느날 점장님이 입이 근질근질 하셨는지 저한테 얘기하시길

 

"ㅇㅇ이가 왜 요즘 자꾸쉬는지 혹시 아나?"

도리도리...

"ㅇㅇ이.. 요즘 신내림 받을지 퇴마를 해버릴지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닌다더라"

헐...

"그친구가 아침에 니가 퇴근하고 나면 웬 시골틱한 아주므니가 (얼굴이 쌔까매서 안보인답니다 얼굴이..

 피부탓이 아니라 쌔까맣게 타버린) 자꾸 보인다고 하더라?"

 

그 아주므니는 매장 앞을 기웃거리다가 어린노무 초딩들이 지나다니면 초딩들옆에서 뭐라뭐라 속삭인다고 하는데

그렇게 속삭이고 나면 여지없이 아이들이 우리 편의점에 들어와서 라면이며 김밥같은걸 먹고 가더래요

 

그러면 그아주므니는 애들이 밥먹는걸 옆서서 또 지켜보다가 애들이 식사를 다하면 매장 문앞까지 마중해주고 이짓을

계속 반복한다고 합니다.

(요즘 초딩들 엄청 싹바가지 없는데 이 아주머니가 데려온애들은 지들이 먹은걸 꼭 완전말끔히 치운다고 하더군요)

 

처음엔 당연히 이얘기를 믿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있었는데 최근들어서 우리 편의점 매출이 좀 수직상승한 것도

생각나고 해서 (라면이 진짜 매일같이 아침에 5박스씩은 들어옴... 회전율이 어마어마해서 선입선출 안해도 될정도)

 

그래서 이게 어찌된 일인가 하고 그날은 제가 CCTV를 돌려봤었죠

당연히! 제눈에는 귀신같은건 보이지 않습니다만...

계산대쪽을 향해있으면서 매의눈을 싸납게 부릅뜨고 계속 라면취식대쪽을 힐끔힐끔..

그친구 일하는 시간내내 라면먹는쪽은 계속해서 만석... 애들나가고들어오고나가고들어오고나가고들어오고 한시도 쉬지않고

 

제일 충격적인건 이 알바가 앉아서 핸드폰을 하다가도 손님 들어오는 기척이 없었는데 갑자기 카운터에 딱 서면서

계산할 준비를 하는데 정확히 3초 있으면 애들이 뛰어들어옴...

(카운터에 앉아서 매장문을 뒤돌아있었기 때문에 애들을 눈으로 보고 일어난건 아닌듯..)

 

여기까지는 저 귀신아주머니는 누군가.. 그리고 저친구는 왜 귀신이 보이나.. 그냥 좀 신기하다 이정도였는데

 

점장님 가라사대,

그친구의 외할머니분.. 무병을 피하려다가 사고사

그친구의 어머님.. 그친구 어릴때 무병을 피하려다가 아사(가난한 집이 아닌데도 이유없이 시름시름앓다가 사망..

나중에 알고보니 의사가 아사하신거라고 ;;

그리고 이친구는 뭐 정작 먹는것도 없고, 아버지도 친동생도 멀쩡한데 혼자서 비정상적으로 거대한데

이걸가지고 무당이 말하기를 "너 신내림 안받으면 평생 살 못뺀다" 고 했다고..

 

무병은 원래 대물림되는거라고.. 근데 점장님이 그 아주므니가 웬지 돌아가신 점장님 어머님 같으시답니다..?

저도 이때 처음 얘기해주신건데 점장님도 어릴때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새어머니와 함께 사셨다고하는데

그 새어머니가 점장님을 엄청 구박했다고해요 어릴때부터 반찬은 only 김치,물밥 무한 루프

(아직도 물에말은 밥을 먹으면 역겨워서 토하신다고...)

 

근데 점장님 어머님이 어떻게 돌아가셨나 했더니.. 점장님 어릴때 집에 불이 크게 났었다고합니다...

점장님은 주산학원에 가있으셨고 아버님은 직장에 계실때.. 집에서 저녁준비중에 깜빡 졸았는데

그게 화재로 번진것으로 추정되는 사고였다고..

 

마지막에 말씀하시길, 어머님 돌아가시고 시신을 수습했는데 온몸이 (특히 얼굴이) 완전 새까맣게 타버려서

처음에는 그게 시신인지 몰랐다고 하네요.. (이얘기 하시면서 점장님 우시고...)

 

친어머님이 점장님을 어릴때부터 그렇게 이뻐하셨다고 합니다. 외동딸이고 얼굴도 아직도 수려하시고..

그러던 따님 두고 돌아가셨는데, 새어머니가 평생을 그렇게 혹독하게 키우고, 공부도 잘하셨다는데 돈아깝다고

상고 가서 취직이나 하라고 모든 지원을 끊어버렸다고..

그래서 점장님이 평생을 무수리처럼 살았다고 넋두리를 하시더니

이제 어쩌다가 이렇게 장사까지 시작했는데 엄마가 내가 너무불쌍해서 장사 도와주시는거같다고...

그게 그친구 눈에 보이는거 같더라고...   

 

처음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임팩트있는 결말따위는없습니다ㅎㅎ요즘 장사가 너무잘되서 제가 쫌 힘들뿐^^;;

 

아무튼 이 알바는 건강이 계속 안좋아져서 그만뒀다는데 어떻게 살고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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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전화

 

 

 

 

 

 

 

 

 


4년 정도 지났을까요.

당시 내 친구 A에게는 대학에서 만난 여자친구인 B가 있었습니다.

나도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었기에, 4명이서 같이 노는 일이 많았었습니다.

 

 

그리고 4년 전, 겨울이었습니다.

그 날 A는 밤 늦도록 아르바이트를 하고 새벽 2시쯤 집에 돌아왔다고 합니다.

주말이다보니 평소보다 손님이 많아서, 집에 돌아오니 녹초가 되어 바로 잠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전화를 건 것은 B였습니다.

[무슨 일이야, 이런 시간에?]

 

 

A가 잠에 취해 그렇게 말했지만, 언제나 밝게 대답하던 B의 반응이 이상했습니다.

[아직 안 자고 있었구나. 미안해.]

그녀의 대답은 곧 들려왔지만, 어쩐지 전파 상태가 좋지 않은 듯 때때로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섞여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어디에 있는거야?] 라고 A는 물었습니다.

[전에 말했었지? 오늘 시골에서 친구가 놀러와서 다같이 드라이브 중이야.]

A는 [아, 그랬었나. 그러고보니 오늘이었구나.] 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너무 늦게까지 놀지 말고 들어와. 전파 상태가 별로 안 좋네? 고속도로야?] 라고 말하며

빨리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왠지 그 날은 B가 좀처럼 전화를 끊으려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죽하면 [취직은 이런 곳에 하면 좋을 것 같아.] 라던가

[A군은 위가 약하니까 과식하면 안 돼.] 같이 별 상관 없는 이야기까지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습니다.

 

 

A는 무언가 이상하다 싶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라고 물었습니다.

B는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다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아무 것도 아니야. 미안해...] 라고 계속 반복했다고 합니다.

A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지만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다음날 만나자는 약속만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A를 깨운 것은 B의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해안가의 고속도로를 달리다 B가 타고 있던 차가 핸들을 잘못 꺾어 중앙 분리대에 부딪히고 만 것입니다.

경찰의 말에 의하면 4명 모두 차 밖으로 튕겨나가 즉사했다고 했습니다.

 

 

B는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 중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었습니다.

A는 망연자실해져서 B의 집으로 갔습니다.

초췌한 얼굴이 된 B의 어머니는 A에게 울며 매달려

[미안해, A군. 이제 더는 B와 만날 수 없어. 미안해...] 라고 계속 반복했습니다.

 

 

그 때, A의 머릿 속에 어제 [미안해.] 를 반복하던 B의 전화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A는 B의 어머니에게 부탁해 B의 휴대폰을 받았습니다.

핸드폰은 B의 오른손에 꼭 쥐어져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B가 병원으로 이송된 시간을 듣고, A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새벽 2시 35분이었다는 말 때문이었습니다.

분명 B는 병원으로 이송 도중 세상을 떠났을텐데, 그 때 A는 B와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A는 B의 어머니에게 그 사실을 이야기하고, 경찰에게 부탁해 통화 내역을 조사해 보았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B의 전화는 2시 35분이 넘어서도 통화 중이었다고 합니다.

B는 세상을 떠나고서도 A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이 이야기만 나오면 A는 [그 때 조금만 더 전화를 했어야 했어...] 라며 후회하곤 합니다.

어느덧 4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B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단지 무서운 귀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안타까운 일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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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줍기

 

 

 

 

 

 

 

 

 

 


내가 초등학생이었던 무렵의 이야기이다.

내 고향에서는 저녁이 되면 아이들에게 집에 돌아가라는 동네 방송이 나온다.

방송이라고는 해도 [빨리 집에 돌아가거라.] 라는 무미건조한 것이 아니라,

[저녁 노을 작은 노을]의 멜로디가 스피커에서 지지직거리며 울려 퍼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참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그런 방송은 잡음일 뿐이었고,

방송이 울려퍼져도 날이 저물 때까지 노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방송은 어른들의 경고였을 것이다.

나는 그 날 혼자서 도토리를 줍고 있었다.

 

 

우리 마을에는 도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바로 산이 있었다.

그 산은 아이들에게 거대한 놀이터와 같았다.

바삭거리는 낙엽을 밟으면서, 나는 예쁜 도토리를 찾아 걷고 있었다.

 

 

하나를 찾으면 주저 앉아 그것을 줍고, 근처에서 또 도토리를 찾아낸다.

그런 식으로 나는 계속 깊은 산 속으로 돌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 때 도토리를 줍는 것에 완전히 몰두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종종 하나의 일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주변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곤 한다.

그 날 나도 그런 상태였던 것이다.

멀리서 저녁 노을의 멜로디가 들려오기 시작했을 때도, 나는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싶으면서도, 조금 더 주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도토리를 계속 줍고 있었다.

얼마나 되었을까, 손에 든 비닐 봉지에는 도토리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나는 만족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나는 그제야 주변이 어두워졌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내 겨드랑이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갈래...]

무서움을 떨쳐내려고 나는 소리내서 말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발을 내딛었을 때, 나는 내가 산의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도토리를 줍는 것에 열중한 나머지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있던 것이다.

그것은 나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켰다.

 

 

따로 어디에 표시를 해둔 것도 아니다.

산을 올라왔는지 내려왔는지도 모른다.

나는 한참을 생각하다 어느 동화를 떠올렸다.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였다.

빵을 뜯어서 표시를 하고 그것을 따라 돌아왔다는 이야기.

나는 거꾸로 도토리를 주워서 왔으니까 도토리가 없는 쪽으로 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은 생각이지만, 당시의 나에게는 대단히 괜찮은 생각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도토리는 어디에나 떨어져 있었고, 해가 진 상황에서 도토리가 없는 쪽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나는 옆에 있는 바위에 걸터 앉아 어찌할 바를 모른채 있었다.

그리고 때때로 멀리서 들려 오는 정체 모를 짐승의 울음 소리에 겁을 먹고 있었다.

점차 어둠 속에서 이상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옛날 이야기에서 들었던 산에 사는 거대한 짐승.

산에서 조난당해 죽은 사람들의 귀신.

차례로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환각을 보며, 내 정신은 점점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

 

 

나는 이대로 죽는 것일까?

공복과 추위, 환각에 시달리던 나는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저벅...저벅...

...저벅...저벅...

 

 

몽롱한 와중에, 나는 무엇인가가 낙엽을 밟으며 걷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

나는 모든 신경을 귀에 집중해 소리를 들었다.

 

 

...저벅...저벅...

...저벅...저벅...

역시 무엇인가가 걷고 있다.

 

 

소리에서 그것이 네 발 달린 짐승의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인간인 것일까?

 

 

소리의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사람일까?

만약 사람이라면 등불 하나 없이 이 시간에 산길을 걸어다닐 수 있을까?

그리고 도대체 이런 곳에서 무엇을 하는 것일까?

 

 

소리는 내가 있는 곳에서 10m 정도 떨어진 곳까지 다가왔다.

나는 정체 모를 것에 대한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소리는 나는데 모습은 안 보인다.

나는 두려워서 반대편으로 도토리를 던져 그것의 주의를 끌기로 했다.

하지만 비닐 봉지에 손을 댄 순간,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

 

 

그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방금 전까지 들려오던 발소리가 분명히 나를 향해 오고 있었다.

발소리는 눈 깜짝할 사이에 내 눈앞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내 주변을 빙글빙글 뛰며 돌기 시작했다.

주변의 풀들은 이리저리 흔들리며 거기에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완전히 패닉에 빠졌다.

 

 

풀이 흔들리고 발소리가 들리는데, 정체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나는 소리도 못 내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발소리는 점점 다가와서, 흔들리는 풀이 내 몸에 부딪힐 정도가 되었다.

 

 

나는 여기서 죽는다.

막연히 드는 그 생각에 눈물은 점점 더 넘쳐 흘렀다.

나는 눈을 감고 이빨을 악문 채,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렸다.

 

 

 .....?

얼마나 지났을까?

어째서인지 발소리는 사라졌다.

 

 

풀의 흔들림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살았다고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과 함께 눈을 떴다.

그리고 나는 한순간 숨을 멈췄다.

 

 

내 코 앞에 주름 투성이의 추악한 얼굴이 있었다.

마치 고대 유적에서 발굴된 미라 같은 모습이었다.

그것과 시선이 그대로 마주쳤던 것이다.

 

 

[안니모왓테기이타.]

기분 나쁜 목소리로 그것이 말했다.

나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살던 지방의 사투리와도 전혀 다른 독특한 분위기의 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몇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했다.

나는 공포에 질려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눈 앞에서 일어나는 것들이 현실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소리는 분명히 들려오고 있었고, 점점 목소리가 험악해지고 있었다.

뭐라고 말하는 것인지 나는 열심히 생각했다.

 

 

[안니모왓테기이타.]

생각하는 동안에도 소리는 계속 커져서 고막이 터질 것만 같았다.

점점 그것의 눈이 데굴데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얼굴 전체가 덜덜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 때 내가 왜 그렇게 한 것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나는 그 순간 손에 들고 있던 도토리가 가득한 비닐 봉지를 그것에게 내밀었다.

순간 흔들리던 얼굴이 멈추고, 눈의 초점이 내가 내민 비닐 봉지로 향했다.

 

 

그리고 큰 소리와 함께 그것은 내가 내민 봉지를 들고 크게 웃으면서 사라졌다.

그대로 나는 공포에 잠도 이루지 못하고 그대로 아침까지 떨고 있었다.

내가 그 곳에서 움직인 것은 아침 해가 뜨고 나서였다.

 

 

밤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었기 때문에 다리가 저려서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지만,

한동안 산 속을 걷자 나를 찾고 있던 어른들을 발견했다.

나는 안심한 나머지 그 자리에 주저 앉아 펑펑 울면서 어른들을 불렀다.

어른들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오자, 어머니는 밤새 울고 있었던 것인지 눈가가 부어 있었다.

 

 

아버지는 내 머리를 한 대 때린 뒤 울면서 나를 껴안았다.

머리는 아팠지만,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느껴졌다.

나는 산에서 봤던 것을 부모님에게 이야기했지만, 바보 같은 소리를 한다면 한 대 더 맞았다.

 

 

하지만 나중에 내가 산에서 봤던 게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마을 안에 소문이 돌면서 어떤 할아버지가 나를 찾아 왔었다.

할아버지는 오래 전부터 마을에 사시던 분으로, 우리 마을의 역사에 관한 책을 쓰고 계신 분이었다.

나는 할아버지에게 내가 봤던 것을 자세히 이야기하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여쭤봤다.

 

 

할아버지는 생긋 웃으면서 그것은 산신이라고 대답해주셨다.

[안니모왓테기이타.] 라는 것은 무엇을 가져왔냐는 질문이라는 것이었다.

이 마을에서는 먼 옛날 가을에 수확을 거두면, 산신에게 감사와 함께 내년의 풍년을 기원하며 공물을 바쳤다는 것이다.

 

 

나는 그 때, 도토리를 내밀었었다.

할아버지는 만약 그 때 내가 도토리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면 나를 공물로 데려갔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셨다.

오래된 일이지만, 지금도 가을이 되서 해가 빨리 저물 때가 되면 그 때 그 산신의 모습이 생각나곤 한다.


 



자연보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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