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씌어버린 여자 - 7

여고생너무해ᕙ(•̀‸•́‶)ᕗ2017.01.10 10:57조회 수 473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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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맥스.]


존은 그렇게 말했다.


사장이 적의 핵심을 제압하면, 존이 내 제령을 맡는다.




마침내 그 여자와의 싸움도 종지부를 찍을 때가 온 것이다.


나는 토할 것 같은 속을 억눌러 가며, 억지로 밥을 집어삼켰다.


살고 죽고를 떠나, 그 여자한테만큼은 지고 싶지 않았다.




저녁, 존은 나를 침대에 눕게 했다.


[지금부터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절대 마음만은 패배하지 말아주세요, 형씨.]


존의 말에 나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만은, 결코 저런 놈들에게 지지 않는다.


존은 시계를 보고 심호흡하고, [슬슬 때가 왔네요.] 라고 말한다.


[형씨, 조금 있다 내 휴대폰이 울리면 그게 신호에요. 나는 단번에 형씨 안으로 침입할 거에요. 아마 후견인을 잃은 여자는 미친 듯 날뛸겁니다. 내가 형씨 깊은 곳까지 다다를 때까지 꼭 버텨주세요.]




나는 존의 손을 잡았다.


[믿고 있을게.]


존은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존의 휴대폰 벨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정신을 차리자, 나는 처음 보는 양옥집 안 나무의자에 묶여있었다.


눈앞에는 아래로 쭉 뻗은 계단이 보인다.




나는 건물 안을 돌아보았다.


꽤 오래된 느낌이다.


양옥집 안은 꿈같은 위화감이 느껴졌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약하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존이 나를 도와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있었다.


내 뒤에, 인기척이 느껴진다.


[미치광이 여자인가?]




나는 물었다.


그러자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은 천천히 내 목에 팔을 감는다.


나는 확신했다.




미치광이 여자다.


[네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이제와선 아무래도 좋아. 나는 너한테서 도망칠 생각만 했어. 정말로 무서웠으니까. 하지만 나는 이제 혼자가 아니야. 친구가 생겼어. 이제 너 따윈 무섭지 않아.]


미치광이 여자는 나를 강하게 껴안았다.




[함께 있고 싶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나는 살아있어. 너는 죽었고. 이 차이는 절대 메워지지 않아. 너도 너 나름대로의 욕망이 있겠지만, 나는 거기 부응할 수 없어. 나는 살고 싶으니까.]




나와 미치광이 여자 사이에는 정적이 흐른다.


여자는 나를 껴안은 채, 조용히 울고 있었다.


울고있는 여자에게 이전까지 느껴지던 기분 나쁜 느낌은 없었다.




이전과 목소리는 똑같다.


확실히 미치광이 여자다.


하지만 불가사의할 정도로 이전과는 인상이 다르다.




이상했다.


후견인을 잃어 미쳐 날뛸 거라는 말과는 달리, 여자는 내게 달라붙어 조용하게 울고 있을 뿐이다.


[너... 혹시...]




나는 거기까지 말하고 입을 닫았다.


차마 그 다음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그 때, 양옥집 현관이 조용히 열린다.




거기에는 존이 있었다.


[형씨, 마중 나왔어요.]


존은 그렇게 말하고 계단을 올라, 미치광이 여자를 노려봤다.




미치광이 여자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내게서 천천히 떨어졌다.


그리고 존을 지나쳐 계단을 내려간다.


계단 아래에서 멈춘 여자는, 천천히 뒤를 돌아 나를 바라봤다.




여자의 얼굴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이전까지 봤던 삿된 느낌 없는,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소녀처럼 안타깝고 슬픈 표정이 내 눈에 남았다.




여자는 돌아서서 현관 너머로 사라져간다.


[어떻게 된 거지, 저 여자...]


나는 중얼거렸다.




상상했던 전개와는 너무나도 다른 끝맺음이었다.


[그 여자의 후견인도, 다른 세 악령들도 사라졌으니까요. 더 이상 승산은 없을거라고 여겨 단념한거겠죠. 그 여자는 이제 형씨 안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이겼어요.]


존은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나는 기쁘지가 않았다.


존은 의자에 묶여있던 나를 풀어주었다.


의자에서 일어서자, 내 몸이 불가사의할 정도로 가벼웠다.




나와 존은 서로 부축해 천천히 계단을 내려왔다.


현관 너머에는 눈부신 빛이 쏟아지고 있다.


마치 희망의 빛처럼.




우리는 현관 너머로 나아갔다.


그때, 시야 한구석에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돌아보니 거기에는 내가 잘 아는 사람이 서 있었다.




[아버지...]


아버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고, 정말로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내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버지의 웃는 얼굴을 보자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나는 아버지 앞에서 아이처럼 통곡했다.


정말로 아이처럼...




[형씨.]


나는 존이 부르는 목소리에 눈을 떴다.


20층 호텔방.




우리는 돌아와 있었다.


[아... 긴 악몽을 꾼 기분이야. 하지만... 마지막은 다행이었어... 존, 고마워.]


[아뇨, 저뿐만이 아니에요. 사장도, 아버님도 고생하셨죠. 물론 형씨도요. 그 미끼 작전 때, 형씨는 적에게서 벗어나려 빌딩에서 뛰어내렸었죠. 아무리 현실이 아닌 걸 알더라도 그런 용기를 내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적의 핵심을 눈앞에 두고서요. 모든 건 형씨의 용기있는 행동 덕이었어요.]




[아니, 나는...]


나는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혼자였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시덥지 않은 걸 생각하고 있다.


[존, 그 여자 말인데...]


존은 내게 커피를 내밀었다.




[무슨 말하고 싶은지 알아요. 마지막엔 나도 그 여자한테 침입했었으니까... 하지만 신경쓰지 마세요. 전부 끝났습니다.]


나는 커피를 마시며 창밖에 펼쳐진 야경을 바라보았다.


안타까운 마음을 애써 뿌리치며, 나는 야경을 눈에 새겼다.




그 후, 나는 긴장이 풀린 탓인지 고열이 올라 병원에 급히 입원했다.


사흘 정도 고열에 시달린 후, 나는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접혀있던 왼팔 뼈도 의사가 놀랄 정도로 빠르게 나아졌다.




최악이었던 컨디션도 완전히 돌아와, 나는 이전처럼 건강한 몸을 되찾았다.


입원한 도중, 존이 여러번 문병을 와 주었다.


정말 좋은 녀석이다.




최악의 나날 속, 존과 만날 수 있었던 것만큼은 신에게 감사하고 싶다.


이후 나는 재차 사장에게 감사를 전하러 갔다.


사장은 변함없이 히스테릭해서, 내가 감사를 전하자 [말로 하지말고 돈을 줘, 그럼!] 이라고 대꾸했다.




예상대로였다.


사장은 내게 [꼭 아버님 성묘 가라.] 라고 말했다.


나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아버지 무덤에 성묘를 갔다.




오랜만에 찾은 아버지의 묘비는 흙먼지로 더럽혀져 있었다.


나는 미리 준비해 온 청소도구를 꺼내, 정성스레 아버지 묘비를 닦았다.


[가족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나를 지켜줘서 고마워요.]




그런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닦았다.


어머니와 누나는 필사적으로 묘비를 닦는 나를 바라보며, 왜 그리 열심인지 의아해했다.


나는 어머니와 누나에게도 청소도구를 건네주고, 묘비를 닦아달라고 부탁했다.




기분 탓일까.


아버지의 웃음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 후, 우리는 가족끼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간만의 외식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나는 화장실에 갔다.


문을 열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선다.




하지만 거기는 빌딩 옥상이었다.


깜짝 놀라, 나는 주변을 돌아본다.


시선 끝에는 그 남자가 있었다.




지금껏 있었던 사건의 핵심, 거구의 남자가 펜스에 기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여어.]


가볍게 인사하고, 남자는 내게 다가온다.




[가까이 오지마!]


나는 고함쳤다.


[하하, 무서워라. 그렇게 고함치지마. 너한테 뭘 어쩌려는 생각은 없으니까.]




남자는 계속 내게 다가온다.


[무슨 작정이지? 도대체 뭐하러 온거야!]


고함치는 나를 무시하고, 남자는 내 눈앞에 섰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었다.


[이번 일의 전말이 알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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