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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제발..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7.08.05 13:09조회 수 964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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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으로 출장을 갔다.
 
 
 
피곤한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갔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문득 뭔가 신경 쓰였다.
 
커튼이었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하얀 커튼이었다.
 
 
 
갑자기 왜 신경이 쓰였는지 모르겠다.
다시 책으로 눈을 돌렸다.
 
 
……집중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신경 쓰인다.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유심히 보면 흔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창문은 닫혀 있다.
 
 
도저히 책에 집중할 수 없었다.
불을 끄고 잠이나 자야겠다.
 
 
눈이 막 잠길 무렵,
갑자기 또 커튼이 생각났다.
눈을 뜨자 하얀 색 커튼에 붉은 얼룩이 보였다.
 
 
창문으로 비치는 불빛 때문에 붉게 보이는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마치 피처럼 보이는 얼룩은 점점 커져만 갔다.
 
 
 
 
뭔가 이상하다…….
이런 방에 있을 순 없다.
일어나 문을 향해 뛰었다.
그 순간, 미끄러져 바닥에 넘어졌다.
 
 
피였다.
 
 
바닥에도, 침대에도, 옷에도 피가 묻어 있었다.
방 안에 온통 붉은 색이다.
 
 
으윽, 필사적으로 비명을 삼키며 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며 돌아보니 피투성이인 몸에 머리가 반 쯤 부셔져서 뇌가 흘러내리는 여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프런트 달려가서 소리쳤다.
 
 
 
"으악! 이봐요, 방이 이상해요!!!"
 
 
 
그러자 프런트에 있는 직원은 차분하게 말했다.
 
 
"고객님, 무슨 일이신지요?"
 
 
"방이 온통 피투성이라고! 여자가! 내 옷에도! 내 옷에도!"
 
 
 
하지만 직원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아니 오히려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반문했다.
 
 
 
"고객님 혹시 꿈을 꾸신 건 아니신지요? 옷도 깨끗하신 것 같습니다."
 
 
 
직원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그런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같이 가서 봅시다. 일단 방에 가봅시다."
 
 
 
그의 손을 잡고 방으로 데려가려고 하자, 갑자기 표정이 일그러지며 당황한 표정으로 내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애원하듯 말했다.
 
 
 
"아, 손님……. 제발, 그 방은 한번만 좀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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