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자살에 대하여

익명_6b7ad52017.10.27 14:44조회 수 1628댓글 0

    • 글자 크기



자살자들이 흔히 하는 말로, 자살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들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틀린 말이다.

실제로 동물들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면 그들은 입을 닫고 양분을 섭취하려 들지 않는다.

또 자신의 몸에 상처를 가해 직접적인 죽음의 이유가 되지는 않더라도 작은 발판을 마련하기 시작한다.

확실하게 동물들도 자살을 한다.

북극쥐 레밍의 집단 자살은 흔히 알려진 동물 자살의 사례중 하나이다.

그들은 무리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갑자기 절벽으로 향한다. 마치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듯이 말이다. 

그들은 왜 자살을 했던 것일까?

그것을 관찰하던 과학자들은 그렇게 말한다. 

그들 중 정말 적은 확률로 새로운 대륙으로 건너는 쥐들이 있다고 말이다. 

그 말은 그들이 죽음을 위한 번지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한 번지라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것은 극히 드문일이다. 

어찌됐거나 주 목적은 개체를 줄이는 일에 있다. 

그네들의 무리가 증가하므로 그곳에서 먹어야 할 식량이 부족해 진다는 것을 그들은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본론으로 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본격적으로 자살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각인되기까지 2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군에서 전역한 뒤 여러가지를 해 보려고 노력했으나 자신의 마음에 차는 성과는 없었다. 

그 이후로 그것들에 대한 동기부여, 응원은 당연히 없었다.

나는 당시 더 과거를 회상하여 지금의 우울함을 극복하려 노력했으나 그것 역시 헛수고였다.

나에겐 빛바랜 영광조차도 없었던 까닭이다. 

그렇게 내 가슴 속엔 나를 옥죄어 오는 "작은 조약돌"이 자리했다. 

몇년이 지나고 난 뒤 깨달은 것이, 이것은 내 정신적인 문제이자 치료를 해야 낫는 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성적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방법이 없었으므로 나는 극단적인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다.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를 병행했으나, 애석하게도 심리 치료는 의미가 없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그날 내 마음속에 자리한 작은 조약돌 떄문이였다. 

그리하여 조약돌에 관한 궁금증으로 내가 느끼는 것들을 상담사와 공유하고 알려 노력 했으나, 상담사는 대화의 교류를 꺼려 하셨다. 

물론 이야기를 단절한 것은 아니다. 

집요하게 캐묻는 내 말과는 달리, 유려하게 뻗어 나오는 말 속엔 내가 듣고 싶어하는 말들은 교묘하게 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는 것에 대한 동질감을 느낀다라기 보다도, 그저 형식적인 대답과 태도로 일관했다.

내가 느끼는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 이해하려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하여 난 시간이 날 때면 자살과 관련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가 갖고 있는 조약돌에 관한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자살의 초기 증상은 우울함이다. 

그런데 우울함을 찾아보면 볼수록 이것은 자살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관이 없다는 것은 아니나, 그것이 자살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울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많다. 

사람은 누구나 우울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이 그들 모두를 자살로 이끌어 내지는 않는다. 

우울하다는 것은 유전적인 이유가 숨어 있었다. 

세상 사람의 대부분이 모두 이 우울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다. 

그리고 그것은 고대로부터 후세까지 전해지게 된 우성 유전자다. 

웃기지 않는가? 어찌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유전자가 우성이 될 수 있었단 말인가?

여기에는 과학적인 사실이 숨어 있었다. 

사람은 우울할 때, 고독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과 떨어져 본인이 취한 입장과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잣대를 만들기 시작한다. 

사람은 우울할 때 자신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지며 냉정한 판단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냉정한 판단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구축한다. 

이것이 인간에게 전해진 우월한 생존에 방식이며 인간에게 내려진 선물인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나는 매우 이질적인 기분이 들었다. 

나는 과연 우울함으로 인한 고독감을 느꼈는가?

냉정한 판단력으로 내 자신을 진단하려 든 적이 있었는가?

꾸역꾸역 견뎠던 기억들 외엔 냉정한 판단도, 고독도 없었다. 

시간이 흘러 분명 그때의 기억은 까마득히 잊혀져 버렸어야 했음에도

나는 아직 조약돌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리고 느꼈다. 

이것이 자리하게 된 이후부터 나는 모든 것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는 것을.

욕심이 없어지고, 가치도 없어졌다. 

당연히 욕심이 없어지니 성취도 불가했으며 가치가 없었으니 보람을 느낄 수 없었다. 

자신이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을 물어보면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보람을 느낄 때 라고 말하는데

나는 그것들을 느낄 수 없게 된 것이다. 

방 안에 놓여진 노끈을 매듭지어 놓고 나는 그것을 내 목에 걸었다. 

교사는 빠르다. 머리에 15초정도 원활한 혈류가 흐르지 않는다면 인간은 기절한다. 

이종격투기 선수들이 초크할 때 사람들이 나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리고 나는 내 목에 노끈을 감았다. 

노끈이 떨어지지 않도록 창문살에 단단히 연결시켰다. 

그리고 다리에 힘을 풀었다. 

순식간에 목이 조여왔고 생각보다 고통을 느끼기 보다는 그저 피가 통하지 않는 것을 견디는 것 같았다.

금방 몽롱해졌고, 눈앞이 깜깜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그 짧은 시간 속 나는 귀에서 들려오는 이명을 들을 수 있었고, 발 끝부터 감각이 무뎌져 나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의 15초라고 했었던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지점까지 왔다라고 느껴졌다. 

문득 나는 다시 다리에 힘을 주어 몸을 지탱했다.

꽉 묶여 있던 매듭도 풀어 주었다. 

그리고 궁금했다. 

만약 내가 먼 시간이 흐르고 난다면 지금 느끼는 허탈함과 무기력한 삶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말이다. 

그 순간 날 지탱해 줬던 것은 겁이나 슬픔이 아닌 궁금증이였다. 그렇게 나는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10년이 지난 뒤에도 10년 전과 상황이 같다라는 것이다. 

의욕은 없었으며, 가식적인 웃음 뒤엔 이제는 조금 더 먹먹히진 조약돌이 여전히 가슴을 조여대고 있었다. 

가끔 집에 혼자 있을때면 무한한 망상 속 과거 내가 노끈으로 내 목을 묶었을 때가 떠오른다. 

그리고 살아있기에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은 하나도 들지 않는다. 

그저 먼 훗날엔 내가 내 마음 속 조약돌을 떨어뜨릴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무료함과 부질없는 세상에 대한 감정을 깨트릴 뭔가가 나타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솔직히 이야기 하면 괴롭다. 

나는 내 마음 속 뭔가를 건들인 것이 틀림없다.

자살로 가는 절대로 꺼지지 않을것 같은 스위치를 내가 눌렀다는 사실을 내 가슴 속 조약돌이 날 옥죄여 올 때마다 실감한다. 

마치 가시지 않는 갈증을 느끼는 것처럼 나는 자살을 느낀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다. 

성취감도 느껴보고 싶고, 보람도 느껴보고 싶다. 

열심히 운동하고 땀을 흘렸을 때 들던 희열감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다. 

하지만 그 어떤 것들도 내 존재의 이유와 가치를 알려주지는 못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온전히 내가 느끼는 감성, 1인칭으로서의 내 삶에 올인하지 않았던 단 한 쪽의 감성 덕분에 지금도 이렇게 살아 있다. 

나의 끝을 말미암아 가족들과 주변인들에게 나의 고장나버린 가슴 속 조약돌을 내뱉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까지 내 괴로움들을 차마 전달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것이 내가 여태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이유이다. 

작은 변화를 바라며, 그 변화로 인해 내 가슴을 옥죄는 조약돌이 내 품을 떠나길 바라며 

나는 지금도 살아가고 있다.

 

출처 웃대



익명_6b7ad5 (비회원)
    • 글자 크기
시체닦이 아르바이트 괴담은 왜 생겨났을까? (by 익명_1cc94c) 인신매매하니까 기억나는 거 (by 익명_386d14)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7787 전설/설화 고대 중국 여걸의 잔혹한 복수1 title: 메딕셱스피어 1243 0
7786 사건/사고 돼지 시체를 강바닥에 내려놓는 실험3 title: 메딕셱스피어 1166 1
7785 단편 (펌글) 무서운이야기 '아버지의 고백' 노랑노을ᕙ(•̀‸•́‶)ᕗ 2876 0
7784 2CH 저주 대행 아르바이트2 여고생너무해ᕙ(•̀‸•́‶)ᕗ 2754 1
7783 2CH 버려진 금고1 여고생너무해ᕙ(•̀‸•́‶)ᕗ 2195 0
7782 실화 공군에서 유명하다는 진주훈련소 2~4대대 괴담.ssul 익명_81b5bc 2463 0
7781 실화 밤 중에 산 길을 혼자 걷다가..2 여고생너무해ᕙ(•̀‸•́‶)ᕗ 3258 0
7780 실화 폐교1 앙기모찌주는나무 2076 0
7779 실화 대한민국 흉가 1위 일제강점기 소록도 형무소1 앙기모찌주는나무 3094 0
7778 실화 대한민국 흉가 2위 일제강점기 고하도 감화원1 앙기모찌주는나무 1979 0
7777 실화 11년전 한 오피스텔에서 있었던 실화입니다5 앙기모찌주는나무 4579 0
7776 실화 부산 구포역 괴담2 앙기모찌주는나무 2886 0
7775 실화 옥상에서 숫자를 반복하는 아이2 앙기모찌주는나무 1206 1
7774 전설/설화 전설의고향...묘곡성...뒷이야기, 또다른전설의시작....1 앙기모찌주는나무 2128 2
7773 실화 시체닦이 아르바이트 괴담은 왜 생겨났을까? 익명_1cc94c 1843 0
실화 자살에 대하여 익명_6b7ad5 1628 0
7771 실화 인신매매하니까 기억나는 거 익명_386d14 2058 0
7770 실화 문득 생각난 기묘한 CD 이야기.ssul 익명_f33389 1611 0
7769 실화 끔찍했던 여행 - 5 title: 골드50개우리놀아요:0/ 1075 0
7768 실화 끔찍했던 여행 - 4 title: 골드50개우리놀아요:0/ 890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