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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실화) 산나물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8.05.01 18:28조회 수 1586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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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형이 초등학생일 때의 이야기다.
당시 나는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다.

형이 초등학교 5학년일 때, 봄에 할아버지와 함께 가까운 산에 산나물을 캐러 갔었다고 한다. 찾고 있던 것은 두릅이라고 하는 나물로, 싹의 줄기에 가시가 나 있지만 봄에 나는 싹으로 튀김을 만들면 무척이나 맛있다.

형은 그 산에서 자주 놀곤 해서 두릅이 어떤 것인지는 잘 몰라도 산길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랬기 때문에 할아버지에게 두릅의 특징에 관해 설명을 듣고 나서 형은 혼자서 서슴없이 산 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형은 두릅을 캐는데 몰두해서 평소에는 멀리서 보기만 하고 들어가지는 않던 곳까지 갔다. 결국 마음에 들만큼 많은 두릅을 캐내고 돌아가려는데, 가까운 곳에서 인기척이 났다고 한다.

주변을 돌아보자 10 미터 정도 떨어진 큰 바위 위에 바짝 마르고 더러운 기모노를 입은 백발의 할아버지가 앉아 있었다고 한다.

형은 조금 놀랐지만 그 할아버지의 발 밑에 산나물 바구니가 있는 것을 보고나서 이 할아버지도 산나물을 캐러 왔구나 싶어져서 인사를 하고 돌아가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가 [이 녀석... 두릅 싹을 찾고 있는게구나?] 라고 말하면서 여기저기 이가 빠진 입을 벌리며 히죽 웃었다고 한다.

 

형은 기분이 조금 나빴지만 [네. 할아버지도 산나물을 찾고 계셨나요?] 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산나물 바구니에 손을 뻗더니 [이 몸은 두릅의 싹을 아주 좋아하지. 두릅의 싹이라면 생으로도 먹을 수 있어.] 라고 말하면서 그 자리에서 싹을 와작와작 먹어치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형은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서 할 말을 잊었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가 먹고 있는 것은 두릅의 싹이 아니라 땔감으로 쓰던 옻나무의 싹이었던 것이다.

 

두릅과 옻은 싹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다.

오히려 옻은 지독한 독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을 와작와작 씹어 먹고 있는 할아버지를 보자 형은 무서워서 말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뚝뚝 흘리면서 거기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할아버지는 점차 몸 안에서부터 질척질척한 피가 입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거기다 자세히 보니 발이 꺾여 있는 것 같이 이상한 모습으로 구부러져 있었다고 한다.

[이건 양보하지 않을거야. 이 근처에서 먹을 수 있는 건 이미 다 먹어버렸다구. 네 녀석도 마을에 먹을 게 없어서 산까지 온 것 같지만 유감이구나.]

그리고 할아버지는 또 히죽 웃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순간 슉하고 할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졌다.

 

형은 그 후 울면서 산을 달려 내려갔지만 어른들은 누구 하나 그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도 자기 말을 믿어주지 않아 형은 혼자서 시무룩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동네의 이장님이 동네에 내려오는 옛날 이야기를 알려주셨다고 한다.

[네가 갔던 산은 옛날 노인들을 버리는 산이었단다. 게다가 기근 때마다 사람 수를 줄이기 위해 노인들을 산으로 보냈지. 수많은 사람들이 저기에서 먹을 것을 찾으며 죽어 갔단다. 버림 받은 노인들은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라도 입에 넣었겠지. 네가 봤던 건 그 사람들 중 한 명일지도 모르겠구나.]

 

이장님은 [이 옛날 이야기는 다들 모르니까 다른 사람한테는 이야기하지 말렴.] 하고 형에게 약속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난 걸 다행으로 여기거라.] 고 말한 뒤 형을 집까지 바래줬다고 한다.

 

형은 아직도 그 산이 어디인지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은 뒤부터 자주 물어봤지만 산의 위치만은 화를 내면서 가르쳐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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