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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이복동생 이야기

title: 그랜드마스터 딱2개ILOVEMUSIC2018.05.27 15:25조회 수 1654추천 수 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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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또래 친구들은 공감할 수 있을 것도 같아. 내가 어릴 적에는 어머니랑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친하게 지내셔서 간혹 집에 놀러 오시는 일이 잦았는데 가끔 야쿠르트 아주머니 외에 엄마 친구 분들이 집에 놀러오셨었어. 

당시 기억으로 그분은 풍채도 크시고 좀 강한 인상을 가지고 계셨는데 나는 아줌마가 오실 때면 항상 그분 눈만 봤던 거 같아... 정말 너무 날카로웠거든 

 

 


하루는 이분이 우리 집에 오시더니

 


“나 물 한잔만 먹고 가자~”

 


이러시더라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잠깐 들렸다면서. 엄마는 흔쾌히 들어오라 하셨고, 작은 소반? 같은 곳 위에 커피랑 과자 이것저것 놓고서 막 이야기를 하시면서 계셨고, 나는 그냥 엄마 옆에 앉아서 엄마 커피 잔에 있는 얼음 먹고 싶다고 그거 달라고 그러고 있었지. 과자도 먹고 어른들 이야기 하는 거 들으면서 있었는데 엄마가 빨래 좀 널고 온다고 잠시 나갔었어. 집에 그 아주머니랑 나만 남은거지.. 근데 갑자기 이 아주머니가 나한테 그러는 거야

 

“준아, 너 지금 어깨 아프구나.”


내가 어깨를 만진 것도 아니고 엄마한테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았지 싶은 거야.. 

 

“네.. 어떻게 아세요?”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커피를 한 모금 호로록 드시면서 그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흘겨보시더니 

 

“만지지 말어... 엄마한테 내일 이모네 가요 해 알았지? 내일 이 아줌마한테 와봐 맛있는 거줄
게.”


어린 나이라서 어깨가 아픈 걸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기 보다 맛있는 음식을 준다는 말에 나는 더 마음이 갔던 거 같아. 

그러면서 그냥 아주머니랑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엄마가 돌아왔고, 아주머니가 갑자기 잠깐만 엄마랑 얘기 좀 하게 자리를 좀 비켜달라고 하시는 거야.

 

“준아! 아줌마가 엄마랑 얘기를 좀 해야 되거든? 자 이천 원 줄게. 요 앞에 슈퍼 가서 준이 먹고 싶은 거 먹고 남은 거는 준이가 가져!”

 

초등학교 2학년한테 이천 원은 정말 큰돈이었어. 나는 원래 돈이 생기면 누나랑 나눠 쓰는 거라고 배워서 엄마한테 물었어. 

 

“엄마 천원은 누나 줘야 돼?”

 

그랬더니 엄마가 그냥 다 내가 가지라는 거야? 정말 세상이 떠나갈 듯 기쁘더라고...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 일이지만 새우깡이 5백 원이던 그 시절엔 정말 좋았더랬지... 

너무 신이 나서 곧장 슈퍼로 달려가 껌이랑 과자를 사들고 집으로 갔지만 아직 대화중이시더라고. 뭐 그런가보다 하고 작은방으로 가서 과자를 먹으며 그.. 보글보글 팩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은연중에 들렸어. 두 분이 대화하시는 소리가..

 


“보니까 자살이야.”

 

“자살???”

 

“얘가? 조용히 말해. 쨌든 내일 한번 데려와. 제대로 봐야겠어.”

 

그러더니 아주머니가 슬슬 가시려는 거 같았어.

 

“준아~ 아줌마 간다?”

 

그리고 나는 문만 살짝 열고서 배꼽인사를 했지. 그러자 엄마가 상을 치우시길래 나가서 물어봤어. 

 

“엄마 아줌마가 내일 엄마랑 오래. 맛있는 거준다고”


“응 엄마도 알아. 내일 한번 가보자”


무슨 일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가보면 알겠지 라는 생각에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어. 그때는 ‘자살’ 이라는 단어가 뭘 뜻하는지도 몰랐었고, 이게 나와 관련된 내용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까.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을 때, 누나는 어김없이 친구 집 놀러간다고 나간 상태였고, 엄마는 그길로 나를 데리고 전날 뵀던 아주머니 댁으로 향했어. 그리고 거기서 좀 놀랐지... 


온갖 탱화에 불상과 코를 자극하는 향냄새... 나는 그런 것들을 처음 보다보니까 너무 무서운 거야 들어가기도 전에 무섭다고 안 들어간다고 했는데 그 아주머니가 어느 샌가 나오셔서 그러시더라고

 

“준아! 괜찮아 들어와~” 

 


그 뒤에도 뭐라 말씀을 하셨는데 기억은 잘 안나... 무튼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가긴 했는데 이상하게 그날은 아줌마가 왠지 모르게 인상이 또 선해 보이는 거야? 

평안해 보인 달까... 엄마랑 나는 아줌마가 이리 앉으라고 해서 거실 한가운데. 그러니까 불상 바로 앞에 앉아있었는데 주변에 막 쌀부대가 잔뜩 있더라고. 그래서 나는 생각했지...

 

‘아 이 아줌마는 쌀을 엄청 좋아하나보다...’

 

잠깐 앉아 있다 보니 아줌마가 냉커피랑 우유에 네스 퀵을 타서 가져다 주셨는데... 그 기억하는 사람 있을까 모르겠다. 롯데에서 만든 가루로 된 실비아 그거랑... 밭두렁, 네거리 사탕, 짝꿍... 온통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다 갖다 주신 거야... 

다 가져가도 되니까 먹으라고. 너무 좋아서 일단 몇 개는 주머니에 막 꾸겨 넣고 몇 개는 아껴먹는다고 조금씩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무튼 아주머니가 먹는 거 잠깐만 멈추고 아줌마랑 얘기 좀 하자고 그러셨어.. 

 

“준아 우리 잠깐만 누워볼까? 병원놀이 하자”

 

그러면서 눈을 감으라고 하길래 눈 감는 척 하다가 살짝 실눈을 뜨고 쳐다보니까 막 손으로 내 머리랑 상체 쪽 허공에 대고 막 뭘 하는 거야. 솔직히 나는 그 상황이 웃겼어 행동이 우스우니까... '

 

병원놀이 하자더니 이게 뭐지 싶으면서 차마 웃진 못하고 그냥 그 상태로 누워 있었는데 한 30분 정도를 그렇게 하시다가 나를 일으켜 세우시면서

 


“자 끝났어요~ 약먹읍시다~”

 


하면서 네스퀵 주시고 그러더니 이제 과자 먹으라고 하셔서 나는 무서움도 다 사라진 채로 과자를 들고 먹으면서 이것저것 막 구경을 하고 다녔지. 근데 내가 다 돌아봤지만 정말로 거기는 쌀이 그렇게 많았어. 


화장실에도 장독이 있어서 열어보니까 쌀... 불상 아래에도 쌀부대 여러 개가 막 쌓여있고... 한창 구경하다가 두 분 대화하시는 거 들으려고 옆에 딱 앉았더니? 그 아주머니 앞에 놓인 상에도 쌀...ㅋㅋ


오죽했으면 ‘아 어른들은 쌀을 가지고 노나?’ 하는 생각도 했었지... 그러다가 그 아주머니가 어머니한테 말씀 하시는 거야.

 

“자살은 맞는데, 괴롭힐 생각은 없어. 괜찮아 돌보러 온 거 같애 이뻐서”


수많은 대화를 했지만 내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말이 이거였어. 대충 여기가 어딘지 감도 오겠다. 이 아줌마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알겠다... 저 말인 즉 내 얘기구나 싶었던 거지. 

나는 그저 못들은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며 그 집을 나왔고, 그 다음 해가 되던 해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고, 내가 그 아주머니를 뵙는 일은 이제 더 이상은 없었지... 내가 그 집을 다녀왔다는 사실도 새카맣게 잊고서 어느덧 성인이 되었는데. 

 

명절이 되니까 문득 엄마 생각도 나고 어릴 때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그때 그 아줌마가 갑자기 팍 떠오르는 거야? 그래서 조부모님, 아버지, 작은아버지 계신데 내가 그랬어. 

 


“아빠, 내가 어릴 때 엄마랑 어딜 갔었어. 근데 그 아줌마 하는 말이 누가 자살을 했대? 근데 나를 괴롭히려고 온건 아니고 돌보러 왔다고 그러더라고?”

 


그러자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지더니 할머니가 그러시는 거야.

 


“아가, 누가 그런 소릴 하디”

 

“어릴 때, 집에 자주 놀러오던 무속인 이 한명 있었어요. 그 사람이 그러던데?”

 

그러자 할머니께서 그러시는 거야, 안 그래도 집에 자살해서 돌아가신 분이 한분 계시다고...


할아버지의 이복동생 인데, 당시 할머니 나이는 18세. 할아버지는 20세 이셨고, 그 동생이 15살인가? 그랬다더라고. 지금으로 따지면 신혼이지만 그때는 그런 개념이 없었을 때니까...

두 분이 이제 밭에 나갔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셨는데 그 동생이 화장실에서 누워 계셨다는 거야. 왜 이러나 싶어 가보니 무좀약 PM 이라고 그걸 드신 거야... 온 몸에 다 토해놓고 돌아가셨는데 그 PM약 냄새가 진동을 했다고 하시더라고... 


그리고 할머니 말씀으로는 정신이 좀 이상했다, 웃질 않고 항상 울상을 짓고 다닌다. 라고 하셨는데 혹시 우울증이 아니었을까 싶어... 그 동생 분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계속 씁쓸한 표정을 짓곤 하셨는데 

그 아줌마가 말하는 사람이 그 분 얘기를 하는 거 같다고 그러시더라고 항상 울상 짓고 다녀도 동네 어린 애기들이랑은 잘놀아줬다면서...

 

출처 웃대 팬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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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을 믿지 않는 내가 사람이 죽어도 뭐가 있구나 하고 느낀 사건 (by ILOVEMUSIC) 귀신을 믿지 않는 내가 사람이 죽어도 뭐가 있구나 하고 느낀 사건 (by ILOVE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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