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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후기..

YYng2018.08.23 12:12조회 수 974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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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봤던 졸업사진은 사실 우리 오빠가 아니라 나였어


 


 


 


 


안녕하세요:D


 


 


 


요즘 엽기호러판에 무서운 컨텐츠가 많더라구요. 'ㅁ'  보면서


 


'헐...뭐야....별로 안무섭네..... ......... 성경책이 어딨더라'


 


ㅋㅋㅋㅋ


 


 


분명 선물받은 성경책이 있었는데 하필 없어진 걸 알아챘을 때 더욱 섬뜩함을 느끼며


 


불키고 자야만 했던.......다음 날, 엄마의 등짝 스매싱의 시발점이 된 호러판....


 


저는 왁 하는 무서운 얘긴 아니고 그냥 살면서 겪고, 들었던 이야기 몇 개 투척해볼게요.


 


노잼, 노호러


 


 


 


#. 엄마를 불렀더라면


 


 


엄마는 글쓴이가 어릴 때 미용실을 운영하셨음.


 


미용실 이름은 '유진 미용실'


 


참고로 글쓴이 이름 유진이 아님. 글쓴이 남동생도 유진이 아님.


 


미용실 하기 전 가게 이름이 유진 책방이었음. 엄마......충분히 내 이름으로 할 수도 있었을텐데?(섭섭하쟈나)


 


암튼, 처음하는 가게라 실력이 부족했는지 ㅋㅋ 가게는 한가한 편이었음. 


 


그래서 엄마는 매일 다른 가게로 마실을 나가셨고 


 


글쓴이는 가게에서 만화 영화를 보다가 손님이 오면 엄마를 부르러 셔틀을 나가곤 했음.


 


 


아빠도 아직 퇴근 전인 저녁 7시쯤이었나, 


 


글쓴이 남동생은 가게와 연결되어 있는 방에서 자고 있었고 


 


글쓴이는 여느날 처럼 가게에서 마법소녀 리나를 보며 기가슬레이브를 연습하고 있었음.


 


" 드르륵 "


 


가게문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리니 어떤 남자손님이 들어와있었음.


 


그런데 뭔가...느낌이 이상했음.


 


하얀 셔츠에 검은 바지. 딱히 자르거나 파마할 만한 길이가 아닌 짧은 머리.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선한 인상이었지만 어린 글쓴이 눈에 걸리는 것이 있었음.


 


겨드랑이에 끼고 있는 신문지.


 


무언가를 신문지로 돌돌 말은 느낌이었는데 왠지 그게 이상해 보였음.


 


" 어서 오세요 "


 


그래도 일단 손님이라 인사를 하니 그 남자가 웃으면서 물었음.


 


" 엄마 어디 계시니? "


 


동네 사람이라기엔 낯선 얼굴이었고, 무엇보다 왠지모를 불안감이 엄습했음. 


 


인상이 무서운 것도 아니고 웃으면서 이야기하는데도 분주하게 두 눈으로 가게 안을 훑는 눈동자.


 


그래서 그냥 바로 가게문 열고 뛰어나가서 엄마를 불러올까....하다가 혼자 남아 있을 동생이 걱정됐음.


 


그래서 그냥 닫혀있는 방문쪽을 향해 소리쳤음.


 


" 아빠~! 손님 오셔서 엄마 데리고 올게요~!"


 


이러곤 문쪽을 향해 걸어가려고 하니 그 남자가 갑자기 내 앞을 손으로 막고는


 


" 다음에 올게 "


 


하고 서둘러 가게를 나갔음.


 


남자가 가게를 나가자 마자 나도 모르게 가게문을 잠궈 버렸음. 


 


그리고 가게 안에서 가게 밖을 틈사이로 쳐다보며 엄마가 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다렸음.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가 돌아오셨고 나는 좀 전의 그 이상한 남자애 대해 이야기했지만,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셨음.


 


글쓴이의 불안을 알아주지 않는 엄마에게 섭섭함을 느끼며 오늘 저녁은 굶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학업을 위해 동아전과를 폈는데 밖에서 요란한 싸이렌 소리가 들렸음.


 


멀리서 들리는 게 아니라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 해서 글쓴이는 엄마와 함께 밖에 나가보았음.


 


그런데 글쓴이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비디오 가게 앞에 경찰차며 구급차가 와 있고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음.


 


 


나중에 사정 얘기를 들어보니,


 


강도가 들어와서 글쓴이 가족과도 잘 알고 지내던 비디오가게 아주머니가 피살 당하셨음.


 


원래 가게에 아주머니와 아들이 함께 있곤 했는데 아들이 저녁 먹으러 잠깐 윗층으로 올라간 사이에 일을 당하신거임.


 


주변에 가게가 많아서 경찰에게 용의자에 대한 제보가 꽤 들어오는 것 같았는데 


 


동네 아줌마들과 얘기를 나누던 엄마가 갑자기 나를 경찰관에게 데리고 가셨음.


 


" 우리 가게에도 그 사람 왔었어요. 우리 딸이 혼자 가게보고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 입에서 나온 용의자는 좀 전에 내가 가게에서 봤던 그 남자였음.


 


어안이 벙벙한 상태에서 경찰관에게 이야길 하곤 엄마 손에 이끌려 집에 들어왔음.


 


" 너 어떻게 아빠 부를 생각을 했어?"


 


엄마도 조금 놀란 눈으로 글쓴이에게 물어봤음.


 


" 그냥 집에 어른이 없는것 같으면 뭔가 위험할 것 같은 느낌이였어..."


 


 


그 사건 이후 글쓴이는 그 동네에 5년정도 더 살았지만, 범인은 그 때까지 잡히지 않았음.


 


 


 


 


#. 새벽의 소음


 


 


고등학교 재학 시절, 방학을 맞아 친구 할머니 댁으로 놀러갔음.


 


(친구 할머니 댁인데 글쓴이 집과 같은 구였음. 멀지않음 ㅋㅋ)


 


삼겹살도 구워먹고 맑은 물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피부병 걸렸던....


 


하천에서도 어쨋든 즐거운 물놀이를 한 탓인지 글쓴이와 친구들은 너무 피곤했음.


 


원래 낯선 환경에선 화장실도 잘 못가고 잠도 잘 못자는 글쓴이는 친구 할머니 집에서 어떻게 자나 걱정을 했음. 


 


그래서 글쓴이는 잠만은 집에 가서 자겠다고 하니 친구들이 모두 기가 맥혀했음.


 


" 야. 니들도 알잖아 나 예민한 거...."


 


이렇게 말하고 할머니가 깔아주신 이부자리에 몸을 뉘였는데 글쓴이가 제일 먼저 잠듬 ㅋㅋㅋㅋ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신나게 자다가 깼는데 새벽 2시쯤 되었나 봄.


 


애써 다시 잠들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깊은 잠에 들지 못했음.


 


그래서 라디오를 꺼내 DJ목소리가 나지막하니 지루한 듯한 교양프로그램으로 틀고 잠을 청했음.


 


잠들기 전까지는 조용하고 차분한 듯한 이름모를 남자DJ가 뭐라뭐라 이해못할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같음.


 


 


그런데 자다가 그냥 아무 이유없이 눈이 스르륵 떠졌음.


 


그리고 보이는건 천장위의 전등. 우리집이 아닌 낯선 이불 향기.


 


하지만 제일 거슬렸던 건 귓가에 울리는 여자의 낮은 목소리와 날카로운 악기소리.


 


차츰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방안의 풍경을 인지할 때 나는 귓가에 울리는 그 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음.


 


가야금 연주가 황병기님의 '미궁' 이란 곡이었음.


 


그 당시에 인터넷에 이 미궁이란 곡을 듣고 자살한 사람이 많다는 둥, 이 음악을 끝까지 들으면 귀신을 본다는 둥


 


괴담이 많이 돌던 곡이었는데. 일단 소문은 둘째치고.. 


 


이 곡 자체가 그냥 무섭고 으스스한 곡이였기에 나는 정말 미추어 버릴 것 같았음.


 


왜 하필 이 새벽에 라디오에서 미궁을 선곡한걸까..


 


그냥 잠 잘오게 클래식 음악 틀어주지...아....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당장이라도 귀에서 이어폰을 빼고 싶었지만 글쓴이가 움직일 수 있는 건 눈동자밖에 없었음.


 


심지어 처음으로 그 날 가위를 눌린 거 였음.


 


차라리 그 전에 가위를 한번 눌려봤더라면...느낌 아니까....새끼 발가락이나 손가락에 힘이라도 줘봤을 텐데...


 


글쓴이는 부지런히 눈알만 굴리고 있었음.


 


그런데 몸이 안 움직이는 거? 그런거 진짜 아~무 문제 없었음.


 


그런데 미궁 좀...제발 미궁 좀 끊어주셈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결국 그 전에 친구들과 다 듣기도 무서워서 인트로에 가야금 똥똥똥 거리는 것만 듣고 꺼버렸던 미궁.......


 


그 새벽에 끝까지 다 들었음. 가위 눌린 채로......


 


웃픈게 미궁 다 들으니 가위도 스르르 풀렸음.


 


 


글쓴이 가위 풀리자 마자 와악 하고 일어나 친구들 다 밟고 불키고 집에 보내주삼 울고 난리쳤음.


 


친구들도 놀라서 위로해주고 소란에 잠 깬 친구 할머니도 갑자기 어디선가 달마도를 가져와서 글쓴이를 진정시켜주려 하셨지만, 


 


달마와 아이컨택한 글쓴이의 비명에 쓸쓸히 퇴장하셨음.


 


다행히 신앙심이 깊었던 친구가 글쓴이의 손을 잡고 통성 기도를 해주어서 간신히 진정할 수 있었지만, 


 


글쓴이는 결국 그 날 딥슬립은 포기한 채 뜬 눈으로 밤을 지샜음.


 


 


 


 


# 북치는 곰인형


 


 


가위 얘기가 나온 김에.....


 


친구의 가위 얘기를 하나 풀어볼까 함.


 


친구가 잠을 자다가 갑자기 몸이 굳는 느낌이 들어 살짝 눈을 떠보았음.


 


몸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역시 가위에 눌린거였음.


 


평소에 가위를 자주 눌리는 터라 대수롭지 않게 새끼 발가락에 힘줄 준비하고 있었는데 발가락에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음.


 


눈을 살짝 내려 발끝을 보니 자기 발끝 위에 북치는 곰인형이 보였다고 함.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건전지로 움직이는 북치는 귀여운 곰인형의 모습이었음.


 


' 아....귀신 아니어서 다행이다.'


 


긴머리에 하얀소복입은 귀신이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친구는 곰인형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곰인형이 북을 치면서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음.


 


캡처.JPG


 


철컥철컥 플라스틱 북치는 소리를 내며 곰인형이 다리를 거쳐 자신의 배 위까지 걸어올라 왔을 때 쯤, 


 


친구는 필사적으로 발끝에 힘을 주어 가위를 풀려고 애를 썼음.


 


배 위에서 자신의 얼굴쪽을 향해 다가오는 곰인형은 처음의 귀여운 얼굴이 아니라, 


 


삐에로처럼 보이는 모습에 북을 치고 있던건 북채가 아니라 날카로운 칼을 들고 양팔을 번갈아 북을 내려찍는 모습이었다고 함.


 


섬뜻한 인형의 모습에 친구는 눈을 감았지만 철컥철컥하는 소리는 점점 가깝게 들렸음.


 


미친듯이 가위를 풀려고 발끝에 계속 힘을 주다 지친 친구는 철컥거리는 소리도 귀에서 더이상 들리지않자 


 


조심스럽게 눈을 떠보았음.


 


그리고 자신의 얼굴 바로 앞까지 와있는 삐에로의 얼굴과 눈을 마주치고 정신을 놓았다고함.


 


 


 


 


# 할머니


 


 


이 이야기 역시 다른 친구에게 들은 실화.


 


 


부모님이 생업으로 바쁘셔서 글쓴이 친구는 5살때까지 할머니가 키워주셨다고 함.


 


나중에 교육 문제로 친구는 부모님과 도시로 나와 살게 되었고 할머니는 시골에서 계속 혼자 지내게 되셨음.


 


할머니가 아기때부터 친구를 키워주셔서 그런지 손녀에 대한 사랑이 지극했다고 하심.


 


차편이 불편해서 친구집에 오고 가는 것도 힘든데 친구 생일이며 성적이 잘 나온 날이며 친구와 관련된 날엔 


 


어김없이 맛있는 것과 선물 보따리를 들고 찾아오셨다고 함.


 


그러던 중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셔서 몇 년 동안은 친구집에도 못오시고 전화 통화로만 연락을 주고받고 했는데 


 


(친구는 할머니 집에 멀다는 이유로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은 후회를 했음)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꿈을 꾸고 불안한 마음에 오랜만에 할머니 댁에 갔음.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하시면서도 오랜만에 본 친구가 반가워서 직접 식사를 준비하셨다고 함.


 


 


할머니 집은 마당이 있는 한옥집이었고 집 앞에는 작은 개울도 있었음.


 


친구는 개울에서 된장국에 넣을 올갱이를 잡고 있었고 부엌에서 된장을 푸러 나오는 할머니가 보였다고 함.


 


마당 한켠에 있는 여러개의 장독대 중 하나를 열어 된장을 푸고 계시는 할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본 친구는 그대로 얼어붙었다고 함.


 


 


장독대 옆의 우거진 풀 숲 사이로 하얀 얼굴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할머니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던 것임.


 


 


얼굴이 보인 위치도 사람이라기엔 비정상적으로 높고 무엇보다 사람 같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에 


 


친구는 굳은 채로 그 자리에 서서 눈물만 흘리고 있었음.


 


근처에 살고있던 친구의 삼촌이 친구를 불렀을 때야 정신을 차린 친구는 눈물을 닦고 할머니에게 달려갔음.


 


친구는 전 날 자신이 꾼 꿈과 조금 전에 본 그 저승사자같은 남자....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견디기 힘든 불안감이 엄습했음.


 


 


그리고 그 날 밤.


 


할머니와 함께 잠자리에 든 친구는 문 밖에서 자꾸만 느껴지는 인기척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고 


 


왠지 자면 안될 것 같은 생각에 밤을 새려 했지만 이상하리 만치 잠이 쏟아졌다고 함.


 


그래서 먼저 잠에 든 할머니의 코에 손가락을 대보고 할머니의 호흡이 괜찮은지, 


 


이상한 점이 없는지 살펴 본 후 잠에 들었다고 함.


 


 


시골 특유의 풀향이 코를 찔렀고, 방은 환해져 있었음.


 


조금 쌀쌀한 기운에 곁에 있을 이불을 더듬거리다 친구는 갑자기 든 오싹한 기분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음.


 


제일 먼저 할머니를 살펴보는데 할머니는 전 날 잠드셨던 모습 그대로 눈을 갑고 계셨음.


 


안도의 한숨을 쉬고 손가락을 할머니 코에 갔다 댄 친구는 왁 하고 울음을 터뜨렸음.


 


할머니는 그 날 새벽,  그렇게 아끼고 사랑했던 손녀와 함께 있다 돌아가신 거였음.


 


 


친구는 예지몽이나 저승사자의 모습이 당시엔 무서웠지만, 


 


그래도 그런 징조가 없었더라면 할머니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도. 함께 할 수도 없었을 거라면서 


 


지금은 차라리 고맙다고 했었음.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ㅋㅋㅋㅋ


 


 


 


봉고차에 치였다가 훈훈하게 살아남


 


+ 종이인형 사려다 하늘나라 갈 뻔한 사연


 


 


글쓴이 초글링 때..아니다 국민학생 때 (글쓴이 할머니 아님, 문민정부 때 사람 아님)


 


국민학교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미미? 쥬쥬? 바비? 이런 쓰리디 장난감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때 였음.


 


그렇다고 고무줄 놀이나 땅에 네모쳐놓고 사방치기나 하는 코흘리개들도 아녔음.


 


우리들은 각자의 노력 없이는 결코 갖고 놀 수 없는...


 


진정한 핸드 메이드를 통하여만 유희를 얻을 수 있는 매우 하드코어한 놀이 문화가 있었음.


 


그것은 바로 요즘말로 페이퍼돌....즉 종이인형 이었음.


 


네모난 종이 안에 잔망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제니, 유미, 아랑이 ....


 


그리고 훗날 어머니들의 등골 브레이커로 거듭나는 소녀들의 취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는 


 


도트무늬 원피스와 레이스 양말, 썬크림이라는건 몰랐던 우리들의 피부 보호자 챙넓은 모자.


 


그것들을 고사리같은 손으로 정교하게 오려내며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소녀들이 어디 한둘이었던가.....


 


글쓴이는 종이인형 피사체를 완벽하게 재단하는 ...


 


국민학생 3학년 답지 않은 노련함과 정교함으로 이미 실명보다는 장인으로 불리우고 있었음.


 


그래서 글쓴이는 종부심이 생기게 됨. 바로 종이인형 모으는 자부심임.


 


한가하게 병원놀이 나부랭이나 하고 있는 동생에게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역을 해주고 


 


글쓴이는 온갖 치료기구를 담는 하얀색 플라스틱 의사 가방을 얻게 됨.


 


 


그 의사 가방 안에 글쓴이의 땀과 혼이 담긴 종이인형을 국적, 예쁨의 정도, 인기 순으로 차곡차곡 담은 뒤 어느 날 마실을 가게 됨.


 


그 마실의 목적은 바로 동네 근처 큰 문방구(너무 방구 느낌인가..팬시...팬시스토어?)에 


 


엄청 쎄련된 종이인형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고 구입을 하기 위함이었음.


 


한손에 종이인형이 담긴 의사가방을 쥐고 글쓴이는 문방구로 내달렸음.


 


아마 뛰어가는 글쓴이의 얼굴은 빵긋- 웃고 있었을 거임. 


 


지나가던 누가봐도 아..저 아이 행복하구나. 느껴질 정도로...


 


글쓴이는 그렇게 내달려 드디어 문방구 바로 앞에 있는 큰 횡단보도까지 진입했음.


 


그 횡단보도는 글쓴이가 기억하는 가장 멀고도 긴 것이었는데 유난히 그날은 길게 느껴졌음. 


 


마치 백미터도 더 되는 것 같아 보였음. 기분탓이었겠지만.


 


다른 소녀가 글쓴이보다 먼저 쎄련된 종이인형을 구입해갈 것 만 같아 조바심이 났음. 


 


그것은 글쓴이의 종부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었음.


 


 


쓰리. 투. 원. 지금이야!


 


 


파란불이 켜졌고 글쓴이는 한마리의 경마로 빙의되어 눈앞에 보이는 문구점을 향해 달려나갔음. 


 


아스팔트와의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 최대한 넓은 보폭으로 그리고 빠르게


 


 


 




 


 


 


퍽이라니...퍽이라니....


 


글쓴이 귓가에 무언가 들렸음.


 


'아이구 애기가 정신이 안드나보네'


 


'애기야 애기야'


 


나 이래뵈도 세상 십년 산 사람인데 애기라뇨. 나름 섭섭함을 느끼며 눈을 떴을 땐 주변에 동그랗게 사람들이 모여있고 


 


왠 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화색을 띄며 정신이 드냐고 글쓴이에게 말을 걸고 있었음.


 


글쓴이는 순간 아..내가 차에 치었구나. 하고 느꼈고 바로 이어서 드라마의 한장면이 생각났음.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는 수술실로 들어가 머리 수술을 한다.


 


그저 종이를 잘라 옷을 입히는 것만으로도 매우 큰 즐거움을 느꼈던 서정적인 글쓴이에게 교통사고 씬은 너무 충격적인...


 


그야말로 컬쳐쇼크였음.


 


그리고 순간 눈 앞에 널려있는 내 종이 인형들...세라....비쥬....영희...메어리는 어디갔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글쓴이는 오미터 가량 날라갔고 덕분에 손에 쥐고 있던 의사 가방은 공중분해되어 


 


그 안에 있던 수백장의 종이인형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처럼 바닥에 쫙하고 깔린 것 같았음.


 


으아니


 


 


글쓴이는 종이인형의 가방 방탈에 더 큰 충격을 먹고 아저씨를 뿌리치고 문방구로 뛰어 들어갔음. 


 


그리고 종이인형 섹션으로 가 숨어버렸음. 종이인형도 종이인형이지만 병원에가서 머리수술할까 겁이 났기 때문임.


 


하지만 곧 뒤따라오신 아저씨에 의해 구속되었고 아저씨를 더 큰 카오스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리게 됨.


 


글쓴이는 내가 괜찮으며 머리수술을 안받아도 된다는 의미로 직접 머리를 두드리며


 


"아저씨 저 돌머리라 괜찮아요 저 수술안해도 괜찮아요"


 


라고 눈물로 호소함. 다코다패닝도 울고 갈 눈물연기였음.


 


하지만 글쓴이의 이러한 행동으로 아저씨는 몸만 다친게 아니라 정신도 이상해졌구나...하고 겁을 더 먹으시고는 


 


거의 울먹이며 글쓴이를 안고 미안하다..미안하다..하시며 병원으로 데려가심.


 


글쓴이는 아저씨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안가여 안가여 ㅜㅜ 엉엉 저 돌머리예요 ㅜㅜ엉엉' 


 


더욱 더 짙어진 호소력을 어필하였으나 결국 입원하게 됨.


 


 


다행히 글쓴이는 큰 외상은 없었고 그저 놀래서 위가 늘어났다......라는, 


 


분명 사고내용은 상해인데 질병을 얻게 된 이상한 일이 벌어짐.


 


하지만 글쓴이는 열살밖에 안 된 나이에 관장을 해야만 했고 응뎅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그 주사기의 므훗함은 


 


매우 성인이 된 지금도 잊을 수 없음. 트라우마임. 그래서 난 커서도 누가 똥집하면 죽방날릴 뻔 했음..ㅋㅋ


 


그 때 사고 낸 아저씨가 매우 형편이 어려운 분이셨나 봄. 


 


아저씨는 봉고차로 배달 일을 하시던 분이셨는데(글쓴이 무려 봉고차에 치임) 


 


그래서 글쓴이가 오래 입원해있어도 상당히 부담인 상태였음.


 


다행히 글쓴이가 많이 다치지도 않고 글쓴이 엄빠도 성격이 나긋나긋한 편이셔서 좋게 합의하고 4일만에 퇴원하게 됨.


 


아저씨는 글쓴이가 정신에도 문제가 있을까 싶어 으지간히 걱정을 하셨던 모양임. 


 


나중에 병원에서 매우 잘먹고 잘싸는 모습을 보시고 우리 엄빠보다 더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셨음.


 


그리고 교통사고 당했을 때 내 주변에 널려 있던 종이인형이 생각나셨는지 내가 퇴원하는 마지막날 종이인형 백장 넘게 사다주셨음.


 


 


글쓴이는 언제 아팠냐는 듯 훌훌 털고 일어나 아저씨 앞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음악시간에 배운 가창을 선보이며 고마움을 표시했음.


 


마지막으로 아저씨가 한번 꼭 껴안아 주셨는데 뭔가 뭉클했던 것 같음. 그리고 미안했음.


 


 


집에 돌아와 아저씨가 준 종이인형을 자르며 정말 신나게 놀았음.


 


여전히 병원놀이 나부랭이나 하는 동생에게 입원해봤던 환자로써 디테일함을 더해주기도 했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입원후기를 생생하게 전하기도 했음.


 


지금 그 많던 종이인형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그 아저씨는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지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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