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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설녀 : 백발의 살인귀 4부

title: 팝콘팽귄이리듐2019.01.05 19:46조회 수 743추천 수 2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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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규는 개천 근처에 있는 벌목한 나무들 틈 속에서 발견 됐다.

마을사람들이 겨울철 땔감으로 사용하려고

꽤 듬직한 벌목한 나무 몇 그루를 쌓아두었는데 그 속에서 싸늘하게 죽어있었다.

 

영규의 모습은 처참했다.

머리는 깨져있었고 얼굴은 피범벅이었다.

날카로운 것에 베인 복부는 내장이 보일 정도였다.

마을 사람들은 차마 영규의 시신을 보지 못했다.

몇몇 사람들이 시작한 울음은 이내 전**처럼 퍼져나갔다.

길을 막고 있는 사람들을 밀치며 상구아버지가 달려왔다.

주검이 된 영규의 모습에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달려들었다.

순경 두 명이 당황하며 그런 상구아버지를 강하게 밀쳐냈다.

 

이 사실을 영규아버지에게 알려야 하는데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이장은 점심시간이 가까이 되어서야 영규의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영규의 점심식사를 부탁하려는 영규아버지의 전화에

아들의 죽음을 전하기란 생에 가장 어려운 일이 아닐까, 생각했다.

영규아버지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수화기 넘어 이장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한 걸음에 달려온 영규아버지가 병원에 도착했다.

영안실 앞에서 멀뚱히 서있는 강순경의 멱살을 잡았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것이여?

 우리 영규가 왜, 왜... 이렇게 된 건가? 말 좀 해보게, 강순경..”

 

강순경도 뭐라고 해얄 할지 몰라서 얼굴을 돌리며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이상하게 영규아버지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상구아버지와 이장이 영규아버지의 양 팔을 잡고 진정하라고 타일렀다.

영규아버지는 당장 영안실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온갖 크고 작은 상처를 입은 아들이 알1몸으로 차가운 쇠침대에 누워있었다.

 

“여... 영규야.. 아버지 왔어.. 임마..

 아버지 왔는데 눈 좀 떠봐... 이.. 이게 무슨 경우여..

 일어나봐 임마.. 제발 좀...”

 

일어나라며 영규의 팔을 잡아댔다. 하지만 이내 놓을 수밖에 없었다.

영규의 팔이 얼음처럼 차가웠고 딱딱하게 굳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들의 그런 모습에 영규아버지는 오열했다.

 

“영규야, 아버지가 뭐든지 다 해 줄 테니까 제발 좀 일어나라고..”

 

그런 영규아버지 뒤에서 상구아버지는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영규아버지는 당시를 생각하며, 때려서라도 친구의 집으로

보내지 않은 자신의 잘못이라며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영규아버지는 눈물을 닦으며 차갑게 굳어버린 아들의 모습을 다시 살폈다.

역시 참지 못하고 눈물을 왈칵 쏟아냈지만 이를 악물었다.

 

배에 날카롭게 베인 자국이 4군데, 머리가 깨진 곳이 1군데,

다리와 팔에 크고 작은 상처들이 20개 정도...

아무래도 사인(死因)은 배에 난 상처와 머리라고 생각 할 수밖에 없었다.

필시 이것은 누군가가 영규를 해친 것이었다.

 

때마침 의사가 마른기침을 내며 들어왔다.

그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인지 차마 입을 때지 못하고 오물거렸다.

무겁고 고통스런 기운이 견디기가 힘든지 이내 안경을 벗고 땅을 응시했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영규아버지에게 아들의 사인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 그러니까... 아드님의 사망원인은... 저.. 저체온증으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날카로운 흉기로 복부를 베였지만 다행스럽게 위험한 곳은 모두 비켜갔습니다.

 또한 머리에 난 상처도 출혈은 있지만 사망할 정도로 깊지 않았습니다.

 물론 가만히 두면 과다 출혈로 사망했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지요.

 하지만 영규는 죽기 전에 온 힘을 다해서 움직였던 걸로 추측이 됩니다.

 벌목한 나무 근처에서 영규의 혈흔이 발견되었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빨리 발견했더라면 살 가능성이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씀 전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만... 다시 정리해서 설명을 드리면...”

 

의사는 한동안 뜸을 드렸다.

혀가 마비에 걸린 것처럼 잘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억지로 입을 움직였다.

 

“그.. 그러니까... 여.. 영규는 저체온증으로 사.. 사망했지만...

 조.. 종합적으로 사인을 말하자면... 누군가로부터 살해당한 것입니다.

 배를 찌를 흉기는 아마도 사사미처럼 날카롭고 긴 칼로 추측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 지역에서 보기 힘든 종류의 칼이기도 하지요..”

 

그날 의사는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를 내놓았다.

 

“차.. 창식이 말입니다. 사실 창식이도 어쩌면...

 그날 들짐승들이 시신을 훼손해서 그렇지, 날카로운 것에 베인 자국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 예상에는 영규를 벤 흉기와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찰측에서 짐승에게 사고를 당한 것으로 하라기에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날 경상도에서 올라온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며

 청양에 있는 모든 경찰인력이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사고사로 꾸밀 수밖에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의사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만약에 그날 사실대로 사인을 말했더라면,

어쩌면 영규가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모든 일을 고백한 것이었다.

 

영규아버지와 상구아버지는 극심하게 분노를 했다.

의사의 멱살을 세게 잡으며 그 말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차마 말하지 못하고 시선을 외면한 채 고개만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의사의 입에서 경상도에서 온 손님의 정체를 알고

다리에 힘이 풀리듯 털썩하고 주저앉았다.

이장이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 뭔가를 중얼거렸다.

 

“이런 제길... 하필 그날 욱일교 교주가 올라 온 것이여...”

 

영규아버지는 참을 수 없었는지 문을 박차고 강순경을 찾았다.

병원 문 앞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 그의 멱살을 다시 잡았다.

 

“방금 의사 말 듣고 온 거여, 너도 들었지?

 그래서 범인이 누군겨? 도대체 너희들 경찰들은 뭐하고 있는 거여?

 마을에서 흉흉한 일이 일어 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사람이 죽느냔 말이여?

 애초에 너희들이 제대로 범인만 잡았어봐...

 아니, 밤에 순찰만 제대로 했어봐, 사람이 죽는가?!”

 

강순경은 인상을 찌푸리며 영규아버지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

 

“아니 이거 왜 이러는 겨? 내가 그랬시유?

 아드님이 그렇게 된 거는 저도 뭐라 드릴 말이 없시유..

 그런데 말이유,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단 말이여유...

 곧 위에서 올 거니까... 좀 기다려봐유..”

  

상구아버지와 이장은 그런 영규아버지를 끌고 들어갔다.

 

“이보게 그만 가세, 강순경 저 새끼가 저러는 것이 한 두 번인가?”

 

그날 영규아버지는 식사도 거르고 그저 영규 곁에서 울기만 했다.

그걸 지켜보는 상구아버지의 속도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이장은 영안실 앞 소파에 앉아서 담배를 피어대며 생각에 잠겼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벌써 마을 아이가 죽은 것이 두 번째이다.

들짐승의 짓은 아니란 것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정말 설녀가 한 짓인가?

 

이후 창식이가 들짐승에게 죽지 않았다는 소문이 빠르게 돌았다.

이제는 소덕말 사람들 대부분이 창식이와 영규를 설녀가 데려갔다고 믿었다.

어떤 이가 용한 무당을 데려와서

설녀를 잡던, 설녀를 위로하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은 순식간에 찬성했다.

어르신들은 충청남도에서 알아주는 공주(公州)의 무당 할매를 모시자고 했다.

  

20*** 3월 어느 날.

 

“이런 망할... 봄이 온지가 언젠데 또 눈이 오는 거야..

 그것도 하필 부산에... 눈이 싫어서 여기로 온 건데..

 이렇게 자주 내리면... 휴...”

 

눈에 대한 트라우마에 걸린 희경이 베란다 문을 재빨리 닫았다.

그런데 뭔가를 발견했는지 지긋지긋한 눈이 내리는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반대편 빌라 주차장에서 백발에 흰 저고리와 치마를 입은 여자가

야릇한 표정으로 손짓을 하고 있었다.

새빨갛게 물든 손톱으로 자신에게 오라며 손짓을 했다.

 

“으.. 으아악... 서.. 설녀.. 서.. 설녀...”

 

희경은 아직도 눈 트라우마에 벗어나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눈만 내리면 친구들의 목숨을 빼앗아간 설녀가 눈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비명 소리에 방에서 급하게 나온 아들 무혁이 희경을 부축했다.

재빨리 엄마를 소파에 앉히고 커튼을 급하게 쳤다.

 

“눈만 보면 기겁을 하는 사람이... 또 뭘 본거야?”

 

희경은 손을 덜덜 떨며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직 고향에 살고 있는 상구였다.

 

“응, 희경이냐? 무슨 일이여?”

  

희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상구에게 물었다.

  

“너... 혹시 그날 기억나니? 영규가 죽었던 날 말이야.

 공주에 있는 유명한 무당할머니를 부른다고 했었잖아?

 그때 그 할머니 데려왔었던가?”

  

상구는 당연히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왜냐하면 당시 무당할머니를 모시러 간 사람이 상구아버지였기 때문이었다.

 

“그때 말이여, 마을 사람들이 무서워서 치를 떨었잖여.

 그래서 이장아저씨랑 우리 아버지랑 그리고 종대엄마가 같이 갔지?

 종대 엄마가 그 무당집에 자주 간다고 해서 그렇게 셋이서 갔어.

 그런데 말이여, 결국 못 데려 왔잖여.

 설녀의 원한이 강해서 함부로 굿을 했다가는 자기도 죽을 수도 있다나, 뭐라나?”

 

희경은 어릴 적부터 할머니에게 공주에 있는 무당할머니 이야기를 자주 접했다.

어떤 귀신이라도 그 할머니 앞에서는 꼼짝 못한다며 수도 없이 무용담을 들었다.

그렇게 강력한 무당도 올수 없을 정도라니,

설녀는 그야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존재였다.

 

“그.. 그렇지? 그러니까 계속 사람이 죽어갔겠지...”

 

설녀 : 백발의 살인귀 5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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