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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이복동생 이야기

title: 메딕오디2019.12.04 14:24조회 수 3295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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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동생 이야기  

 

 

 

내 또래 친구들은 공감할 수 있을 것도 같아. 

 

내가 어릴 적에는 어머니랑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친하게 지내셔서 간혹 집에 놀러 오시는 일이 잦았는데 

 

가끔 야쿠르트 아주머니 외에 엄마 친구 분들이 집에 놀러오셨었어. 

 

 

당시 기억으로 그 분은 풍채도 크시고 좀 강한 인상을 가지고 계셨는데 나는 아줌마가 오실 때면 항상 그 분 눈만 봤던 거 같아... 

 

정말 너무 날카로웠거든. 

 

하루는 이 분이 우리 집에 오시더니

 

 

“나 물 한 잔만 먹고 가자~”

 

 

이러시더라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잠깐 들렸다면서. 

 

엄마는 흔쾌히 들어오라 하셨고, 작은 소반? 같은 곳 위에 커피랑 과자 이것저것 놓고서 막 이야기를 하시면서 계셨고, 

 

나는 그냥 엄마 옆에 앉아서 엄마 커피 잔에 있는 얼음 먹고 싶다고 그거 달라고 그러고 있었지. 

 

과자도 먹고 어른들 이야기 하는 거 들으면서 있었는데 엄마가 빨래 좀 널고 온다고 잠시 나갔었어. 

 

집에 그 아주머니랑 나만 남은거지.. 근데 갑자기 이 아주머니가 나한테 그러는 거야

 

 

“준아, 너 지금 어깨 아프구나.”

 

 

내가 어깨를 만진 것도 아니고 엄마한테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았지 싶은 거야.. 

 

 

“네.. 어떻게 아세요?”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커피를 한 모금 호로록 드시면서 그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흘겨보시더니 

 

 

“만지지 말어... 엄마한테 내일 이모네 가요 해 알았지? 내일 이 아줌마한테 와봐 맛있는 거 줄게.”

 

 

어린 나이라서 어깨가 아픈 걸 어떻게 알았는지에 대해 알고 싶다기 보다 맛있는 음식을 준다는 말에 나는 더 마음이 갔던 거 같아. 

 

그러면서 그냥 아주머니랑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엄마가 돌아왔고, 

 

아주머니가 갑자기 잠깐만 엄마랑 얘기 좀 하게 자리를 좀 비켜달라고 하시는 거야.

 

 

“준아! 아줌마가 엄마랑 얘기를 좀 해야 되거든? 

 

자 이천 원 줄게. 요 앞에 슈퍼 가서 준이 먹고 싶은 거 먹고 남은 거는 준이가 가져!”

 

 

초등학교 2학년한테 이천 원은 정말 큰돈이었어. 

 

나는 원래 돈이 생기면 누나랑 나눠 쓰는 거라고 배워서 엄마한테 물었어. 

 

 

“엄마 천원은 누나 줘야 돼?”

 

 

그랬더니 엄마가 그냥 다 내가 가지라는 거야? 정말 세상이 떠나갈 듯 기쁘더라고...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 일이지만 새우깡이 5백 원이던 그 시절엔 정말 좋았더랬지.

 

너무 신이 나서 곧장 슈퍼로 달려가 껌이랑 과자를 사들고 집으로 갔지만 아직 대화중이시더라고. 

 

뭐 그런가보다 하고 작은방으로 가서 과자를 먹으며 그.. 보글보글 팩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은연중에 들렸어. 

 

두 분이 대화하시는 소리가..

 

 

“보니까 자살이야.”

 

“자살???”

 

“얘가? 조용히 말해. 쨌든 내일 한번 데려와. 제대로 봐야겠어.”

 

 

그러더니 아주머니가 슬슬 가시려는 거 같았어.

 

 

“준아~ 아줌마 간다?”

 

 

그리고 나는 문만 살짝 열고서 배꼽인사를 했지. 그러자 엄마가 상을 치우시길래 나가서 물어봤어. 

 

 

“엄마 아줌마가 내일 엄마랑 오래. 맛있는 거 준다고”

 

“응 엄마도 알아. 내일 한번 가보자”

 

 

무슨 일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가보면 알겠지 라는 생각에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어. 

 

그때는 ‘자살’ 이라는 단어가 뭘 뜻하는지도 몰랐었고, 이게 나와 관련된 내용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까.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을 때, 누나는 어김없이 친구 집 놀러간다고 나간 상태였고, 

 

엄마는 그길로 나를 데리고 전날 뵀던 아주머니 댁으로 향했어. 

 

그리고 거기서 좀 놀랐지... 

 

온갖 탱화에 불상과 코를 자극하는 향냄새... 나는 그런 것들을 처음 보다보니까 너무 무서운 거야 .

 

들어가기도 전에 무섭다고 안 들어간다고 했는데 그 아주머니가 어느 샌가 나오셔서 그러시더라고.

 

 

“준아! 괜찮아 들어와~” 

 

 

그 뒤에도 뭐라 말씀을 하셨는데 기억은 잘 안나... 

 

무튼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가긴 했는데 이상하게 그날은 아줌마가 왠지 모르게 인상이 또 선해 보이는 거야? 평안해 보인 달까.

 

엄마랑 나는 아줌마가 이리 앉으라고 해서 거실 한가운데. 그러니까 불상 바로 앞에 앉아있었는데 주변에 막 쌀부대가 잔뜩 있더라고. 

 

그래서 나는 생각했지.

 

 

‘아 이 아줌마는 쌀을 엄청 좋아하나보다...’

 

 

잠깐 앉아 있다 보니 아줌마가 냉커피랑 우유에 네스퀵을 타서 가져다 주셨는데... 그 기억하는 사람 있을까 모르겠다. 

 

롯데에서 만든 가루로 된 실비아 그거랑... 밭두렁, 네거리 사탕, 짝꿍... 온통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다 갖다 주신 거야.

 

다 가져가도 되니까 먹으라고. 

 

너무 좋아서 일단 몇 개는 주머니에 막 꾸겨 넣고 몇 개는 아껴먹는다고 조금씩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무튼 아주머니가 먹는 거 잠깐만 멈추고 아줌마랑 얘기 좀 하자고 그러셨어.

 

 

“준아 우리 잠깐만 누워볼까? 병원놀이 하자”

 

 

그러면서 눈을 감으라고 하길래 눈 감는 척 하다가 살짝 실눈을 뜨고 쳐다보니까 

 

막 손으로 내 머리랑 상체 쪽 허공에 대고 막 뭘 하는 거야. 

 

솔직히 나는 그 상황이 웃겼어 행동이 우스우니까... '

 

 

병원놀이 하자더니 이게 뭐지 싶으면서 차마 웃진 못하고 그냥 그 상태로 누워 있었는데 한 30분 정도를 그렇게 하시다가 

 

나를 일으켜 세우시면서

 

 

“자 끝났어요~ 약먹읍시다~”

 

 

하면서 네스퀵 주시고 그러더니 이제 과자 먹으라고 하셔서 

 

나는 무서움도 다 사라진 채로 과자를 들고 먹으면서 이것저것 막 구경을 하고 다녔지. 

 

근데 내가 다 돌아봤지만 정말로 거기는 쌀이 그렇게 많았어. 

 

 

화장실에도 장독이 있어서 열어보니까 쌀... 불상 아래에도 쌀부대 여러 개가 막 쌓여있고... 

 

한창 구경하다가 두 분 대화하시는 거 들으려고 옆에 딱 앉았더니? 그 아주머니 앞에 놓인 상에도 쌀...ㅋㅋ

 

오죽했으면 ‘아 어른들은 쌀을 가지고 노나?’ 하는 생각도 했었지.

 

그러다가 그 아주머니가 어머니한테 말씀 하시는 거야.

 

 

“자살은 맞는데, 괴롭힐 생각은 없어. 괜찮아 돌보러 온 거 같애 이뻐서”

 

 

수많은 대화를 했지만 내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말이 이거였어. 

 

대충 여기가 어딘지 감도 오겠다. 이 아줌마가 뭐하는 사람인지도 알겠다... 저 말인 즉 내 얘기구나 싶었던 거지. 

 

나는 그저 못들은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며 그 집을 나왔고, 그 다음 해가 되던 해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고, 

 

내가 그 아주머니를 뵙는 일은 이제 더 이상은 없었지.

 

내가 그 집을 다녀왔다는 사실도 새카맣게 잊고서 어느덧 성인이 되었는데. 

 

 

명절이 되니까 문득 엄마 생각도 나고 어릴 때 생각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그때 그 아줌마가 갑자기 팍 떠오르는 거야? 

 

그래서 조부모님, 아버지, 작은아버지 계신데 내가 그랬어. 

 

 

“아빠, 내가 어릴 때 엄마랑 어딜 갔었어. 근데 그 아줌마 하는 말이 누가 자살을 했대? 

 

근데 나를 괴롭히려고 온 건 아니고 돌보러 왔다고 그러더라고?”

 

 

그러자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지더니 할머니가 그러시는 거야.

 

 

“아가, 누가 그런 소릴 하디”

 

“어릴 때, 집에 자주 놀러오던 무속인이 한 명 있었어요. 그 사람이 그러던데?”

 

 

그러자 할머니께서 그러시는 거야, 안 그래도 집에 자살해서 돌아가신 분이 한 분 계시다고...

 

할아버지의 이복동생인데, 당시 할머니 나이는 18세. 할아버지는 20세이셨고, 그 동생이 15살인가? 그랬다더라고. 

 

지금으로 따지면 신혼이지만 그때는 그런 개념이 없었을 때니까...

 

두 분이 이제 밭에 나갔다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셨는데 그 동생이 화장실에서 누워 계셨다는 거야. 

 

왜 이러나 싶어 가보니 무좀약 PM 이라고 그걸 드신 거야... 

 

온 몸에 다 토해놓고 돌아가셨는데 그 PM약 냄새가 진동을 했다고 하시더라고... 

 

 

그리고 할머니 말씀으로는 정신이 좀 이상했다, 웃질 않고 항상 울상을 짓고 다닌다. 라고 하셨는데 혹시 우울증이 아니었을까 싶어.

 

그 동생 분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계속 씁쓸한 표정을 짓곤 하셨는데 

 

그 아줌마가 말하는 사람이 그 분 얘기를 하는 거 같다고 그러시더라고 .

 

항상 울상 짓고 다녀도 동네 어린 애기들이랑은 잘놀아줬다면서...

 

 

 

출처 : 웃대 ... 팬탐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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