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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저주 (詛呪)

클라우드92020.01.10 13:25조회 수 2024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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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주 (詛呪)  

 

 

 

저주 (詛呪) : 남에게 재앙이나 불행이 일어나도록 빌고 바라는 것

 

 

21살 생일이 지나고 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으라는 통지서가 왔다. 

 

언제나 군대는 아직 멀리 있는 미래의 일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그 통지서는 참으로 절망 그 자체였다. 

 

남들 다 가는 군대니까 그냥 다녀오자. 싶은 생각과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던 탈영병 사건, 자살 사건들 때문에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교차 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사지 멀쩡하고 정신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니 가야지...

 

 

그리고 다음 달 신검을 받고 현역 2급 판정을 받고 왔다. 

 

아버지는 현역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안도하셨다. 

 

몸도 약하고 항상 감기를 달고 사는 나를 보며 군대를 갈순 있을까 모르겠다. 하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셨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신이 가고 싶어도 가보지 못한 곳에 나라도 갈 수 있어 좋아 하셨던 것 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그랬다. 

 

주변에서 해주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지만 딱히 피부에 와 닿지는 않았다. 

 

내가 직접 부딪혀 봐야 아는 거니까. 

 

특별할 것도 없었다. 

 

 

신검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시 쉬다가 똑같이 편의점 알바를 하러 나가고 

 

일이 끝나면 집에 돌아와 대충 끼니를 때우고 샤워를 하고 휴대폰을 보다 잠드는 일상 그대로였다. 

 

내가 언제 이렇게 자라서 신체검사도 받고 이제 군대를 가야 할 나이가 되었나... 하는 오묘한 기분만 나를 감싸고 돌 뿐,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어떤 이들은 퇴근을 하고, 술을 마시러 가고 나도 집으로 돌아와 똑같은 하루를 보냈다. 

 

여전히 세상은 변함없다. 나 혼자만 잡생각에 잠겨 있을 뿐.

 

 

나는 친구를 사귈 때 많은 사람을 곁에 두지 못하는 성격이다. 

 

소유욕이 강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오직 한,두 명만 곁에 두고 

 

그 친구들이 나를 빼놓고 다른 친구들과 놀거나 하면 상당히 서운한 감정이 들곤 했었다. 

 

하지만 내 곁에 둔 친구들만큼은 진실로 대하는 사람이었다. 그때까지만 했어도 말이다. 

 

 

담뱃값으로 남겨둔 돈이지만 친구가 차비가 없어 내 돈을 쪼개 친구를 편하게 집에 보내줬고, 

 

2살 터울인 남자친구와 연애 중 실수로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몇날 며칠을 울기만 하던 그 친구가 

 

어느 날엔가 더 늦기 전에 중절수술을 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했던 그날 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물질적 도움밖엔 없었다. 

 

돈 몇 푼 쥐어 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지만 나는 진실로 대했었다. 

 

 

남들이 안 좋게 볼 수도 있고, 너를 흉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너는 꿋꿋하게 너답게 일어서서 그냥 평소처럼 살았으면 한다고 했던 그 말 까지도 진심이었다. 

 

 

그 친구는 영적인 존재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친구였지. 

 

오죽했으면 방위(方位)까지 계산해서 매일 밤마다 촛불을 켜놓고 물까지 떠다 놓은 채 빌면서 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상당히 위험한 짓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신 내림을 받은 무속인 이라면 본인이 신을 모시는 사람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이지만, 

 

일반인들이 함부로 영적인 존재를 불러내는 이런 행위를 할 경우 빙의가 될 수도 있고, 

 

흔히 선무당이라 불리는 그런 사람들처럼 잡귀가 영접되어 

 

무속인처럼 앞날을 내다보고 속내를 꿰뚫어보는 행색은 비슷할 수 있으나 

 

그 귀신들이 들려주는 말들이 결국엔 대가를 요구하는 짓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믿지 않았다. 

 

아무런 목적 없이 비는 것이 아니라 조왕신을 모시는 행위라고 했다. 

 

 

사실상 결과적으로 보면 아무런 의미도, 목적도 없는 행동이었다. 

 

그 친구는 마치 물을 떠놓고 기도 하는 행위가 자신에게 어떤 특별한 기운이나 힘을 실어 줄 거라는 그릇된 믿음을 가졌던 것이다. 

 

하지만 남들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혼자서 하는 일이라면 나쁠 것도 없지 않은가. 

 

나는 그렇게라도 그 친구를, 아니 그 행동들을 받아들이려 했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인정을 하고 싶었으니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알바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잠시 분식집에 들러 김밥과 떡볶이 등 요깃거리를 사서 집에 돌아왔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아버지는 내가 돌아온 것을 확인 하시곤 방에 들어가 주무셨다. 

 

퇴근시간이 일정치 않았던 나로서 아버지에게 참 감사했다. 

 

 

평소 같으면 이미 주무실 시간이 훌쩍 지났을 테지만 내가 돌아올 때까지 주무시지 않고 기다리셨다. 

 

그리곤 이제 오냐며 고생했다. 밥 챙겨 먹고 쉬라는 말씀을 언제나 퇴근하고 돌아올 때마다 항상 해주셨기 때문이다. 

 

그날도 다를 것 없었다. 샤워를 마치고 거실에 이불을 펴고 누웠다. 

 

옆으로 돌아누워 한창 공포 이야기를 즐겨 보고 있었는데 문득... 등 뒤에서 우두둑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손가락 마디마디 뼈에서 나는 소리처럼 딱. 그 소리가 들려왔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처럼 뒤를 돌아보고 비명을 지르며 집을 뛰쳐나가는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휴대폰을 만지던 손가락이 멈추고 눈만 깜빡 거릴 뿐, 오직 정적 속에서 뒤를 돌아봐야 하나 라는 생각만 들 뿐 이었다. 

 

잠시 뒤, 아버지의 기침 소리를 듣고 얼른 뒤로 돌아봤으나 역시 아무것도 없다. 

 

뭐지... 분명 들렸는데. 뭘까... 생각을 하며 몸을 일으켜 소파를 등받이 삼아 아예 앉았다. 

 

우선은 이 상황이 진정 될 때까지 거실 전체를 내 시야에 두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말이다. 

 

그리곤 그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선경아, 내가 지금 누워서 공포이야기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진짜 뭐 있는 거 같아”

 

 

그러자 친구가 바로 답장을 보내왔다. 

 

 

“너네 집 주변에 혹시 하천이나 뭐... 우물 같은 거 있니?”

 

 

아직 우리 집에 한 번도 와보지 않았던 터라 집 주변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다. 

 

 

“어 있어. 하천 있어 다리 밑에”

 

 

“지금부터 귀신들이 움직이는 시간이야. 그리고 귀신은 물가를 좋아하거든? 

 

혹시 모르니까 현관문 앞에 계란 깨트려놓고 소금 뿌려. 그럼 좀 나을 거야”

 

 

내게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해줬지만 그럴 자신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아버지가 보시면 이게 뭐냐고 여쭤 보실 텐데 딱히 대답 할 말이 없지 않은가... 

 

 

“혹시 다른 방법은 없어?”

 

“없어.”

 

 

단호했다. 

 

내가 알던 친구는 이렇게 선을 긋는 친구가 아닌데 갑자기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분야에서는 본인 나름 자부심을 갖는 친구이기에 그런 거겠지 하고 넘겨버렸다. 

 

 

“일단 오늘은 그냥 자야겠지?”

 

“지금 내가 좀 바쁘거든? 내일 얘기 하자.” 

 

 

그 말을 끝으로 그날 밤은 더 이상 연락을 하지 않았다. 

 

평소와 확실히 다르다고 느끼긴 했지만 별 일 아니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그 친구는 하루하루 점점 사람이 변해갔다. 

 

어느 날에는 저주카페에 가입을 해서 활동을 하다가 흉가체험 카페에 가입해서 실제로 흉가를 찾아 돌아다니기도 했었다. 

 

워낙 겁이 없기도 했지만 그런 영적인 행동들이 자신의 기운의 세기를 측정할 수 있는 일종의 도구라고 이야기를 했었기 때문에 

 

나는 그러려니 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급격히 연락이 끊겨버렸다. 

 

말도 없이 전화번호를 바꾸는가 하면, 싸이월드도 비공개로 해놓고 네이트온은 접속 자체를 하지 않았다. 

 

사회와 단절을 하려는 걸까 싶었지만 다시 연락이 오겠지... 하며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입대를 했다. 

 

 

하필 당시 추석이 끼는 바람에 5주 훈련에서 7주로 늘어났던 기억이 있다. 

 

아주 고되고 힘든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자대에 들어와 드디어 사회를 나가게 되던 백일휴가. 

 

마냥 신이 나서 무얼 하면서 시간을 보낼까 하며 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타고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당장 군복을 벗어버리고 평상복으로 환복을 한 뒤,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 네이트온을 접속했다. 

 

누가 접속해 있나 살펴보고 있는데 문득, 학창시절 알고 지내던 동생이 대화를 걸어왔다.

 

 

“오빠”

 

“어 진희야 잘 지내?” 

 

“응 잘 지내지, 오빠 군대 갔다고 들었어. 휴가 나온 거야?” 

 

“응~ 드디어 백일휴가. 진짜 꿈같다야.” 

 

“좋겠네...ㅎ 근데 혹시... 선경 언니랑 연락해?”

 

 

그리고 문득, 그 친구를 언급 하길래 ‘갑자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아니. 연락 끊긴지 좀 됐어. 왜?”

 

 

“오빠 군대 가기 전에 예전에... 한번 언니한테 연락했었잖아 등 뒤에서 이상한 소리 났다고.

 

사실 그때 우리 분신사바 같은 거 하고 있었거든...”

 

 

 “뭔소리야? 언제?”

 

 “그때... 왜... 언니한테 연락해서 우두둑 소리 났다고 그랬었잖아..”

 

 “아아. 응 기억나.”

 

 

 “혹시라도 언니랑 연락 닿아도 얘기 하진 말고... 그때 사실 오빠 사진 가지고 저주 했었어.제일 만만하다면서 얘로 해보자고... 

 

난 진짜 하지 말자 그랬는데 언니가 계속 시작한 건 끝내야 된다면서 그랬단 말야...”

 

 

사실 저주니 분신사바니... 애들 장난쯤으로 여겼던 나였지만 그 친구가 했던 짓이라면 사실 조금은 무섭기도 했지만 배신감이 들었다. 

 

실제로 그 친구는 타로카드에 피를 먹여서 점괘의 정확도를 높이고 

 

카드 자체를 자신에게 결속시키는 행위라며 검붉게 물든 카드들을 보여 준적이 있었다. 

 

이런 사람이 나를 시험 삼아 저주를 했다. 

 

이 친구의 말이 믿기진 않았지만 학교 다닐 때부터 거짓말이라곤 한 번도 치지 않던 동생이고 

 

또, 클럽활동 할 때 같이 사물놀이 반에서 어울렸던 친구인지라 나는 그 친구를 잘 알았다. 

 

그런 추잡한 말로 이간질 시킬 애는 아니라는 것을... 

 

 

“그래. 계속 얘기해봐..”

 

 

“상 위에 촛불 다섯 개 놓고, 오빠 사진 가운데에다가 칼로 찍어놓고 막 이상한 주문 같은 거 외우면서 

 

마지막에는 빨간 실로 오빠 사진 묶어서 태웠어. 근데 있지... 언니가 그랬단 말이야 저주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된다고.. 

 

나 그거 한 뒤로 자꾸 머리카락이 심하게 빠져...”

 

 

당사자인 나보다 더 무서워하는 듯 보였다. 

 

괘씸하기도 했지만 그 친구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애써 상황을 무마시켜보려 했다.

 

 

“너 그런 거 믿어? 다 구라야 그거. 애들도 아니고 무슨 저주냐?”

 

 

하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빠 이거 진짜라니까? 그리고 더 심한일 생길까봐 진짜 무서워. 

 

나는 그냥 사과 해야 될 거 같아서 연락한 거야. 미안해 정말로.”

 

 

그리곤 네이트온을 종료해버렸다. 

 

그렇게 믿었던 친구였는데 어떻게 저주를 할 생각을 하냐고 만나서 따져 묻고 싶었지만 

 

어디서 이 친구를 찾을까.. 하면서 거의 반 포기를 해버렸다. 

 

찾아서 따진다고 뭐가 달라질까, 내가 진실로 대한 게 잘못이겠거니 하며 그냥 쿨 하게 지나가자고 마음먹었었다. 

 

그때까지는....

 

 

 

 

상병진급 체력검정. 낮 동안 계속해서 두통이 있었다. 

 

그냥 더워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새벽에 구토를 하고, 피부 발진에 열이 39도 까지 올라 바로 후송을 갔지만 

 

증상은 식중독 같은데 검사 상에선 아무런 이상이 없다. 왜 열이 나는지 모르겠다.

 

2주 동안 군병원에서 MRI, 뇌CT 별에 별 검사를 다 해봤지만 도통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분명 증상은 식중독인데 이상하다고... 

 

 

하지만 나는 알것만 같았다. 내가 왜 아픈건지... 

 

약 2주간의 군 병원에서의 생활이 끝나고 자대로 복귀했을 때, 그날 버스안에서 생각했다 너를 떠올리며...

 

 

 "너도 나만큼 아프길 바래. 저주라는 것은 결코 너 혼자만의 것이 아니야."

 

 

 

출처 : 웃대 ...  팬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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