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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꿈속에서 만났던 남자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8.11.06 19:22조회 수 1120추천 수 3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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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꿈속에서 죽은친구 3명이 나를 데리러 와서 차를 타고 함께 어딘가로 가는 꿈을 꿨는데

어떤 남자가 나타나서 나를 구해줬음.

 

 

그 꿈을 꾸고 나서 한동안 좀 기분이 이상했어.

분명히 내가 아는 사람인데 누구인지를 모르겠더라고.

저 이야기를 친구들한테 했을때 친구들이 나한테 수호신? 조상님? 이런거 아니냐고 했는데

나는 수호신이나 조상님보다는 내가 아는 사람인데 기억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왠지.

 

너무나 중요한 사람인데 기억이 안나는 사람. 뭐 그런거 ㅋㅋ

 

그 꿈을 꾸고나서 1년 정도 지났을 때 낮잠을 자다가 이상한 꿈을 꿨어.

 

꿈속에서 아주 새카만 머리에 새카만 눈을 가진,  19세기말? 에 입었을 법한 드레스를 입은 여자였는데, 

산발한 머리를 흔들면서

한 손에는 사시미칼처럼 커다란 식칼을 들고 ㅋㅋㅋ 

 

나한테 욕을 하면서 대뜸 달려들더라고, 

 

근데 그 여자를 만난 순간, 이상하게 바로 알겠는거야.

 

그 여자가 전에 꿈에서 날 구해준 남자의 와이프란걸.

그리고 나는 칼을 맞을 이유가 있다는 걸.

 

여자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본능적으로 미친듯이 도망쳤어.

 

어두운 숲길로 도망쳤는데 한참을 도망치다가 발을 헛디뎌서

넘어졌는데, 넘어질 때 웬 돌 기둥 같은걸 붙잡았거든?

 

근데 자세히 보니까 그게 내 무덤이었어. 아주아주 낡은 묘비였는데 묘비명에 내 이름이 적혀있더라.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칼에 찔렸어. 

 

근데 칼에 찔리는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아, 나는 원래 이렇게 죽었던 거구나...

하는.

 

죽어가는 순간에 그 여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내 욕을 하는데, 

무섭거나 슬픈 것보다는 그 남자가 너무 보고 싶더라.

 

그리고 계속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라고.

 

나는 여기서 이렇게 죽어가는걸 그 남자는 알까...

아니, 그 때 알았었을까. 하는. 

내가 정말로 죽었던 세상에서.

 

꿈에서 깨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전생에 불륜녀였나? ㅋㅋ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ㅋㅋㅋ

 

뭐 불륜녀라면 칼 맞아 싸지만...

 

 

그리고 나서 몇년 뒤에 다시 다른 꿈을 꿨어.

 

정신 차리고 보니까 넓은 강가에서 나 혼자 서 있었는데,

그 남자가 올 거라는 생각이 드는거야.

 

한참을 기다리는데 저쪽에서 어떤 무수한 그림자가 보이더라고. 

 

자세히 보니까 어떤 소년이 수백명?? 정도 되어 보이는 사람들을 이끌고 오는 모습이었어.

 

소년이 나한테 와서 그러더라고.

 

이 사람들은 자기 고향사람들이고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래.

마음 같아서는 하루 빨리 돌아가고 싶은데, 내 상상으로는 짐작조차 못할만큼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하더라.

 

안물안궁이었지만 일단 가만히 듣고 있었음.

 

그러면서 걔가 나한테 말하는거야.

 

그 사람은 오늘 오지 못한다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오고 싶었는데, 또 못오게 됐다고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했대.

 

다음에는 꼭 자기가 찾아가겠다고.

미안하다고. 

 

그렇게만 전해달라고 했대.

 

그렇게 꿈에서 몹시 실망하면서 깨어났더랬어.

 

 

몇년이 다시 흘렀어.

 

이번에는 어떤 역사 안에 있는 찻집에 앉아 있더라고 내가.

그리고 또 알았어, 그 남자를 기다리는 구나.

 

창밖으로 밖이 훤히 보였는데, 기차는 한 대도 보이지 않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도

한 명도 없더라.

 

찻집 안에는 무슨 남대문 시장 마냥 사람들이 꽉 차 있었어. 

다른게 있다면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19세기말? 영국을 떠올리게 하는 

복식 차림이더라고.

 

또 한참을 기다렸는데, 남자는 오지 않았어.

 

그리고 찻집 문이 열리면서 어떤 나이 지긋한 신사가 나한테 곧장 다가오더니

 

그 사람이 또 못 오게 됐다고,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했다는거야.

 

그 말에 이상하게 서러운 마음이 들어서 그 자리에서 엉엉 울었어 ㅋㅋㅋㅋ

 

꿈에서 깼는데, 아씨 한번도 본적도 없는 남자한테

까인 기분??? ㅋㅋㅋㅋㅋㅋㅋ

 

묘하게 분하고 원망스러운데 상대가 누구인지 조차 모르겠다는겤ㅋㅋ

어이가 없더라.

 

 

다시 몇년이 흘렀어.

 

꿈을 꿨는데,

 

진짜 눈이 멀정도로 푸르디 푸른 숲속이었어. 

투명하게 빛나는 유리로 만들어진 온실이 있고 거울처럼 반짝거리는 호수가 있고...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있는 화원 안에서 그 사람이 날 기다리고 있더라.

 

진짜 보자마자, 꿈인걸 아는데도

 

내가 평생 찾던 사람,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는 사람

앞으로도 과거에도 내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거야. 

 

너무 복받쳐서 엉엉 울면서 달려가서 안겼어.

 

그 사람은 나한테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나한테 정말로 미안해 한다는 게 말을 안해도 느껴지더라. 

 

 

잔디밭에 둘이 부둥켜안고 누워서

나는 계속 그 사람 얼굴을 쓰다듬었어.

 

까먹기 싫어서.

 

어떻게 내가 이 얼굴을 까먹을 수가 있지?

어떻게 내가 이 사람을 잊었을 수가 있지?

 

내 자신이 너무 밉고 화가나고 싫고,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까지 들더라.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기억조차 못할만큼 오랜 시간을

 

나는 하염없이 그 남자 얼굴만 쓰다듬고 있었어.

 

두번다시 잊지 않겠다고. 앞으로 몇번을 죽더라도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그 말만 반복했던 것 같아.

 

근데

시간이 된거야.

 

헤어질 시간이...

 

슬프기보다는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덜덜 떨리더라.

 

내가 이 사람 없이 과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나는 여태까지 이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았잖아,

 

그러니까 이제는 예전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거야.

차라리 죽어서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기꺼이 죽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

 

마지막으로 모든게 끝나기 전에 한번이라도 더 그 남자한테 닿고 싶어서 

얼굴을 미친듯이 쓰다듬고 손을 잡고 팔목을 만지고 별 짓을 다했어.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이 사람 이름이 뭔지 알면 내가 꿈에서 깨어나도 누군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어, 그제서야 그때까지 한번도 입을 연적 없는 그 사람이 

입을 열어 이름을 말해주더라.

 

근데 발음 자체가 나는 평생 들어본적 조차 없는 발음이었어.

말그대로 이 세상 발음이 아닌거 ㅋㅋㅋ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정말 얄레ㅜ뭥뤼우ㅏㅣㄹ뷔우루쿼우러우럼월ㅇ무!! 

이런 ㅋㅋㅋㅋㅋ

 

그리고 다음 순간 꿈에서 깼어.

 

깨자 마자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대성통곡을 했어.

 

이상하게 정말 창자가 끊어진 것처럼 너무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운거야.

 

이제는 그 남자를 다시 만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

마지막이었구나 그게.

 

마지막으로 서로 만나려고 그렇게 오랜 시간을 서로 찾아 헤먰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 후로도 거의 한 달 가까이 

나는 계속 그 사람 생각이 나서 속이 허하고 슬프고 외롭고....

 

그 사람이 보고 싶어서 많이 울었어.

 

이름을 글로 써보려고 헀는데, 정말 나는 들어본적차 없는 발음이라

어떻게 쓸 수가 없더라고.

구글 검색해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이름이니까 ㅋㅋㅋ 포기했어.

 

나중에 다른 커뮤에, 마지막 만남 이야기만 짧게 올리면서 

꿈에서 누가 이름을 말해줬는데 도저히 인간들 언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발음이었다고

했더니 누가 댓글을 달았더라고.

 

원래 귀신들 언어가 인간들 언어랑 다르다고.

 

그 사람은 정말 귀신이었던 걸까?

 

마지막 꿈을 꾼게 벌써 8년 전이야.

 

사실 마지막 꿈을 꿨을 때, 나는 이게 마지막이고 두번다시 만날 수 없을거란 걸 알고 있었어.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어. 

그 남자는 내 운명의 사람이고 언젠가 때가 되면 만나서 사랑에 빠져서 결혼을 하겠지. 

 

근데 마지막 꿈을 꾸고 나니까, 그게 아닌 것 같더라...

 

사실 나 이런 이야기 친구들한테는 정신병자 취급 못할까봐 

한번도 하지 못했어.(첫번째 꿈 이야기야 했지만, 그 후로도 어떤 남자를 꿈에서 기다린다는 이야길 제정신으로 어떻게 하곘어...)

 

누군가한테 털어놓는건 딤토가 처음임 ㅋㅋ

 

나도 되게 이상하다고 생각해. 

알지도 못하는 꿈속에서 만난 사람이랑 운명을 느낀다닠ㅋㅋㅋㅋㅋㅋ

 

근데 지금도 이 이야기 쓰면서 예전 꿈들, 마지막에 꿨던 꿈이 떠올라서

참 마음이 아프다.

 

세월이 지나면 이 이야기도, 그때 그 꿈속에서 느꼈던 감정들도

천천히 잊혀지겠지.

 

우습지?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했는데, 현실로 돌아와보니까 

잊지 않으면 나만 정신병자가 될 것 같더라고 ㅎㅎ

 

너무 주절주절 길게 썼다 ㅠㅠ 읽어줘서 고마웡. 

 

출처 디미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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