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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소년 공포실화 - 동아리 방에서

title: 아이돌뉴뉴뉴2018.12.31 11:38조회 수 2363추천 수 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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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바로 본론으로 가죠.
저는 대학생 때 동아리 활동으로 풍물패를 했습니다.
술을 엄청 많이 마셨죠.
동아리마다 전통이 있을텐데 저희는 신입생 환영회때 "징발식" 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뭐냐면 사물놀이 악기인 장구, 북, 꽹가리, 징 중에 징에 술을 가득 따라 신입생들끼리 의리주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징을 실제로 못보신분들은 가늠이 안되시죠?
징이 대략 세수대야만 합니다.
정말 많더군요. 먹고 나면 진짜 M E, A B도 못알아봅니다.
그렇게 마시고 악기를 연주하고 마시고 연주하고 그게 동아리 생활이었죠.
저희 동아리 연습실은 학교로 오는 언덕 옆을 파서 지어진 일종의 지하였는데 저희는 "벙커"라고 불렀습니다.
실제로 전쟁시 피신을 하는 벙커같이 생겼기도 하고요.
지하인지라 습하고 빛이 안들어옵니다.
공간은 굉장히 넓었습니다. 복층 구조로 되어있었구요.
20명 남짓이 연습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었습니다.
동아리방에 처음 들어서면 너무 컴컴해서 조금 무섭더라구요.
조명은 두꺼비집을 올려서 켰는데 두꺼비 집이 방 안쪽에 있어서 컴컴한 곳을 들어가서 켜야했고
마찬가지로 전원을 내리고 컴컴한 동아리 방을 나와야했습니다.
1학년 2학기가 되었을 때 공연도 많이 하고 여러가지 가락도 배워 제법 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7채" 라는 가락을 배울때였습니다.
원래는 애들이 혼자 연습하러 가기도 하고 강의 시간이 안맞으면 먼저 와서 연습하기도 해서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선배님이 7채를 가르쳐주며
"이건 동아리 방에서 혼자 연습하면 안된다."
하고 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왜 그런지 물어보았더니.
"7채는 굿할때 쓰는 가락인데 귀신을 부를때 쓰는 가락이다."
"사물놀이가 가죽악기인 장구, 북 두개랑 금속악기인 꽹가리, 징 두개로 되있는데"
"이중 가죽악기는 귀신을 부르고 금속악기는 귀신을 쫓는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특히 장구를 맡고 있는 애들은 혼자 연습하지 말라셨습니다.
워낙 선배님들이 장난도 많이 치고 그러시는 분들이라 그냥 겁을 주려는가 했는데
표정이 사뭇 진지해 웃어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덧붙이는 말이
"빨간 눈 볼 수도 있다."
뭐냐고 여쭤봤지만 대답을 해주지는 않으셨습니다.
그날도 강의 끝나고 늦게까지 공연연습을 할 때 였습니다.
뒷풀이로 술한잔 하러 가자기에 1학년들이 정리를 하고 하나둘 나가고 있었습니다.
벙커안에는 플라스틱 샷시로 된 미닫이 문이 뒤와 옆 한쪽을 둘러서 복도 처럼 감싸고 있었는데 뒤쪽으로 안쓰는 물건들을 정리 해놓고는 했습니다.
동기들이 다 나가고 제가 마지막으로 두꺼비집 전원을 내리는데
뒷쪽에서 부스럭 소리가 나더군요.
저는 악기가 쓰러지는 소린가 싶어서 뒤를 돌아보니
유리에 소화전 불빛이 반사되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대수롭잖게 여기고 문을 닫고 나갔습니다.
그리곤 앞서 가고 있는 동기들을 향해 걸어가다가 떠올랐습니다.
벙커에는 소화전이 없다는 것을!!!




 
 
 



출처 : 무서운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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