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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샘의 광장

title: 아이돌의젖홍길동2019.03.08 17:38조회 수 745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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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샘의 광장[泉の広場(이즈미노히로바)] 오사카시 기타구의 오사카역 남동쪽으로 지하철 우메다역, 히가시우메다역 부근의 지하도인 '화이티 우메다'의 동쪽에 있는 대합실. 분수가 있다고 함.)

 

 

 

3년쯤 전에, 샘의 광장에서 이상한 여자가 서성거리고 있었어. 출퇴근 할때 자주 봤었지. 

나이는 30전후로, 붉은 색의 낡은 디자인의 드레스 같은 옷을 입고, 덩치는 작고, 얼굴 색도 안좋

고, 눈빛이 공허한. 머리는 등까지 길어서 풀어놓은 채인걸로 보였어. 옷이 눈에 띄는 색이었고 왠

지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서 의도하지 않아도 눈길이 가버리는. 

하지만 무서워서, 자연스럽게 관찰하면서도 눈은 마주치지 않도록 했었어.

 

 

여자는 언제나 광장의 가운데를 어슬렁 어슬렁 거리고 있었어. 지하출구를 나오면 좀 그런 분위기

의 술집들이 몇 개인가 있어서, 그 앞에 서 있는 언니들 같은 그런 사람인가? 라고 생각했었어.

 

어느날 일 끝나고 돌아오는 길, 광장 안의 약국 앞에서 화장품을 싸게 팔고 있었어. 나는 쇼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서, 그때도 아마 1시간 정도 그 가게에 있었다고 생각해. 

 

그 날 밤에도 여자는 광장를 서성거리고 있었지만, 언제나의 일이니까 별로 신경쓰지 않았어.

 

하지만, 가게에서 나온 순간,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들어보자, 광장의 중앙에 있는 분수를 끼고

그 여자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거야.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 나는 눈이 나빠서, 안경을 써도 조금 떨어진 장소라면 상대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데, 그 여자는 묘하게 확실하게 보였어. 3D 처럼.

 

눈이 마주친 순간, 기분이 나빠졌어. 

뭔가 본능적으로 무서워져서, 히이익 하고 소름이 돋는. 

'우와 무서워' 

'근데 뭐가?' 

스스로도 사고회로가 수수께끼인 상태로, 반사적으로 가게 안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가위라도

눌린 듯이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어. 
도와달라고 하려고 했지만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지. 

분명, 언제나 어슬렁 어슬렁 걸었던 여자가, 갑자기 휙 하고 가까워지고 있었어. 아무리봐도 평범

하지 않은 모습으로, 머리카락이 산발해서 드레스의 소매를 흔들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아

무도 신경써주지 않아. 

엄청난 얼굴로 웃고 있어서, 그 표정의 무서움에 정신이 아득해졌어. 

그도 그럴게, 눈이 있어야 할 곳이 전부 검은자로 채워져있었다구. 

무서워, 이제 끝이야 라고 생각했을때, 

갑자기 누군가가 뒤에서부터 꾹 하고 팔을 잡아왔어.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자(이때부터 몸이 자유로와졌어), 남자가 서있어서, 말을 걸려고 하자 "조용

히 해" 라고 작은 목소리로 주의를 줬어. 

멍해진채로 고개를 들자, 남자는 점점 더 손을 꽉 하고 잡으면서, 무서운 얼굴로 앞을 보고 있었어.

그 시선에 끌려 고개를 돌리자, 여자가 바로 옆에 서서, 남자를 저주해 죽이려는 듯한 눈빛으로 노

려보고 있었어. 

엄청나게 음산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무서워서 그저 옆에서 떨고만 있었는데, 여자는 이미 나는

안중에도 없는 느낌으로 

"....죽일거야..." 

라고 속삭이고는 남자의 옆을 부딪치듯이 지나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어.

 

 

  

남자는 그 다음, 나를 질질 끌고 역 구내까지 데리고 와서 겨우 손을 놓아줬어. 

역은 시끌시끌해서, 방금까지 있었던 일이 믿어지지 않아 아연해있자 "괜찮아?" 라고 말을 걸어왔

기에 끄덕이긴 했지만, 실은 꽤나 패닉상태였다고 생각해. 상대의 이름을 물어본다거나, 구해준 것

에 대한 예의를 표한다거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

 

남자는 개찰구까지 배웅해줬어. 

헤어질때 "이제 거기 지나가면 안돼." 라고 말해서 

"하지만 일이 있는데" 

"목숨이 아까우면 그만둬" 

대답할 말이 없었기에 입을 다물고 있자 

"오늘은 운이 좋았던거야. 네 수호님이 날 불러서 널 구해준거라구." 

"........" 

"어쩌다가라구. 알겠어? 니가 구해질 수 있었던건, 어쩌다가 우연히 수호님을 알 수 있는 사람이 곁

에 있었다. 그것 뿐이라고. 그 녀석에게 살해당하고 싶지 않으면, 이제 거기로 가지마." 

'수호님이라니 뭘까, 수호령을 말하는 건가?'

 

귀신 같은거 본 적 없으니까, 내가 체험한게 뭔지는 알 수 없었어.(솔직히 지금도 모르겠다) 

그 여자는 어떻게 봐도 살아있는 인간으로 보였어. 

그래서 대답에 곤란해하자, 그 사람은 나에게 몇 번이고 혼자서 그 길로 지나가지 말라고 되풀이하

고는 가버렸어.

 

아직까지도 그게 뭐였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2개월 후에 그 직장을 그만두었지만, 그 사이에 밤에는 한번도 샘의 광장를 지나가지 않았어. 

그 남자도, 여자도, 모두 수수께끼인 채. 

남자의 이름이라도 물어봐놓을걸 그랬다. 구해줬으니까(지금도 반신반의하지만) 제대로 고맙다고

하고 싶었는데.

 

반면, 속은거 아닌가? 라는 생각도 안드는 건 아니야.(하지만 그렇다면 목적은?) 뭐든 시원하지가

않아. 

처음에는 이 체험담을 오사카의 심령스폿 스레에 쓸까 생각했지만, 이게 귀신체험인지도 모르겠고

(그게, 저렇게 리얼한 유령이 있어? 어떻게 봐도 인간으로밖에 안보여)해서 이쪽으로 했어. 뭐 속

은거라면 그 나름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 이기도 하고. 조금 후일담이 있지만, 그것도 뭔가 확

실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여기까지. 

길어져서 미안.

 

 

 

 

 

 

 

 

 


 

뭐 그렇게 대단한 후일담은 아닌데...

 

무서운 일이 있은 다음 날, 구해진 보람도 없이 나는 샘의 광장를 지나려고 했어. 

근데 뭔가 날이 바뀌니까, 그냥 백일몽(밤이었지만)을 꾼 것 같은 기분으로, 공포감이 엷어졌거든. 

실제로 낮에 지날때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리고 돌아가는 길. 

역시 어두워지니까 그 남자가 한 말(살해당할거다)이 떠올라서 무서워졌어. 단, 우메다지역은 번화

가니까, 경계심이 엷어지긴 했지. 내 안에서, 그 여자가 인간인지 어떤지 확인해보고 싶은 기분도

있었어. 

하지만, 너무 얕봤던거지.

 

샘의 광장로 이어지는 계단을 중간까지 내려가자,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확실히 있었던거야. 밑에

서부터 3단째쯤에, 계단 오른쪽 구석에서, 등을 이쪽으로 돌린채 앉아있었어. 

'이건 혹시 잠복?' 

반사적으로 그렇게 생각했어. 

나는 광장를 어슬렁 거리는 모습은 봤어도, 여자가 계단에 앉아있는 걸 본 적은 없었어. 

망상일지도, 라고 생각했지만 쫄았지. 

도망가는게 좋겠다 라고 생각한 순간, 여자가 비틀거리며 일어났어. 

마치, 마리오네트의 실을 당긴거 마냥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어쩐지 그 순간 '앗 이쪽을 볼거야!!' 라고 알 수 있어서, 황급히 계단을 올라가서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갔어. 

그 때는 몸이 움직여져서, 하느님 감사합니다 라고 생각했다.

 

그 후로는 전혀 샘의 광장 근처로 다니질 않았어. 

내게 더이상은 확인해보겠다는 근성도 없고. 

단지, 일을 그만두기 조금 전에, 그 길로 지나다니는 동료 3명에게(무서운 경험은 감추고) 광장에

붉은 옷을 입은 여자가 있지 라고 물어보니까 두명은 그런거 본 적 없다고 하고, 한명은 아 그 기분

나쁜 사람말이지 라고 대답했다. 

본 적 있다고 한 애는 어쨌든 무서웠기 때문에, 시계(視界)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고 다닌다고 했어. 

그녀도 유령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았어.

 

지금도 가끔은 그 사람은 아직도 거기에 있을까 라고 생각해.

 

미적지근한 후일담이라 미안. 

하지만 아직도 확인해볼 용기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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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냔은 일본에 약 2년정도 유학다녀왔어서...이 글이 그렇게 무섭더라고. 

난 도쿄에 살아서 오사카역에 가본 적은 없지만; 오사카에 가게 되면 여기 한번 가볼거야. 그 여자

가 있는지.

 

이 글에 대한 리플들 보니까 거기가 원래 괜히 음산한 느낌이 드는 곳이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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