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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친절하지마

한량이2019.09.24 15:35조회 수 4122추천 수 3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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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시절, 저는 한창 중학교 입시 대비해서 다른 건 다 제쳐두고라도 영어공부를 위해 학원을 늦게 다니기도 했습니다.
영어회화와 문법 학원으로 당시에는 하버드학원, 지금은 젠아이 학원이라고 이름을 바꾼 곳에 다녔었지요.


그 날도 어김없이 한 밤 8시쯤 넘어서 영어회화 강의를 듣기 위해 초등학교 골목길을 지나 학원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필!!! 초등학교 앞 골목길 사거리에서 당시 초등학교6학년치고는 컸던 저(당시 168) 보다 머리 두세 개는 더 커 보이는

 중고딩 형아들이 단체로 몰려 있더군요.
불안한 마음은 바로 그대로……. 한명의 형이 오더니 친근하게 있는 대로 털어 놓으라고 하더군요.
하필 그날 학원비까지 가방에 있던 상황인지라 저는 그것만은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주머니에 있는 당시에는 컸던 3천 원가량을 순순히 넘겨주며 이것뿐이라며 주머니를 뒤집었습니다.
그 양아치도 굳이 3천원을 얻었는데 더 뒤져보기 싫었던지 순순히 보내주더군요.


다들 아실 겁니다.
삥을 뜯기고 나면 한편으로는 3천원으로 넘어가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왠지 자존심이 상하는 느낌과 

순간 흥분했던 마음과 안도했던 마음이 교차하면서 머릿속이 매우 혼란스럽고 감정이 불안정해져있는 그 순간을 말이죠.

그렇게 걸어가고 있는 데 갑자기 뒤에서 봉고차 한대가 다가옵니다.
봉고차 앞 조수석 문이 열리더니 매우 어여쁜 아가씨 한분이 "얘, 너 어디 가니? "라고 묻더군요.
저야 예쁜 아가씨가 물어보니 그냥 순순히 하버드학원 영어강의 들으러 간다고 대답했죠. 

그러자 그 아가씨가 '어 그래? 나 거기 강의하는 강사인데 지금 학원가는 길이니까 데려다 줄게. 타!'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안 그래도 방금 전에 깡패에게 걸렸던 지라 사람 하나도 안 지나는 으슥한 골목길 혼자 가는 것보다야 선생님 차타고 가는 게 좋겠다.
라는 생각에 생각 없이 봉고차 뒷문에 타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갑자기 뒤통수는 탁 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왜 여기서 100m도 남지 않은 거리에 있는 학원에 굳이 봉고차로 태워주려고 하시는 거지???'

사실 그 장소가 아파트에 가려있어서 그렇지 조금만 가서 모퉁이만 돌아 길만 건너면 학원인 거의 다다른 곳이었습니다.
굳이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학원에 왜 차를 태워주려는 건지 의심이 가더군요.


하지만 다들 아실 겁니다.
아무렇지 않게 타려던 행위를 멈추고 갑자기 안탄다고 하면 괜히 호의를 베푼 사람에게 실례인 것 같고. 

또는 만약 유괴범이라 하더라도 갑자기 안타려고 하면 강제로 데려갈 것 같고. 

그리고 또한 설마 이렇게 연약한 여자 혼자 뭘 하겠어? 하는 생각.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설마 내가 유괴가 된다고??? 유괴는 남의 이야기지." 라는 생각이 들죠.

하지만 저는 그럼에도 큰 용기를 내어 다시 뒤돌아서며 안탄다고 말했습니다.
왜냐면 조수석의 여자만 보일 뿐 운전석도 컴컴해서 아무것도 안보였고 

열린 뒷문속도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였기 때문에 뭔가 이건 너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죠. 

결정적으로는 제가 그 학원을 1년 동안 다니면서 그 여선생을 본 기억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안탄다고 하니까 자꾸 봉고차가 천천히 제 뒤를 쫒아오며 '왜 태워주려는데 안타려고 그러냐고' 계속해서 말하더군요.
저는 끝까지 ' 그냥 안탈래요.
여기서 가까우니 그냥 갈래요' 라고 말했지만 말이죠.

그러더니 점점 여자가 막 왜…….숨죽이는 목소리로 악을 지르는 느낌????으로 

'아 왜 안타냐고 빨리 타.' 라는 식으로 막 윽박질렀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때 진짜 이 차를 타면 죽겠구나. 이러다 저 뒷문 속에서 누군가 튀어나와 날 강제로라도 잡아가겠구나 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찰나!!!

저 멀리서 아주머니 한분이 쇼핑을 하고 오시는지 장바구니를 들고 오시더군요.


저는 도저히 달리지는 못하겠어서 달리듯 걸어서 그 아주머니 곁으로 갔죠. 

그러더니 봉고차는 말없이 저를 지나가더군요.


만약 제가 그 차를 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건의 장소는 바로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 창경초등학교 앞 골목. 

즉 창경초등학교와 세라믹아파트 사이에 있는 골목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제가 정확한 장소를 밝히는 바는 이 근처에 사시고 계시는 분들이 이 글을 읽었을 때 유괴는 

자기와는 전혀 동떨어진 장소에서 동떨어진 사람에게 일어나는 것이 아님을 느꼈으면 하는 바램 때문입니다.


유괴는 어렸을 때만 조심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24살의 청년 때도 다른 수법에 당할 뻔 했습니다.


오랜만에 오후 수업이 휴강이라 일찍 끝나고 자취방에 돌아오던 중 한 할머니가 애타게 저를 부르더군요.
그래서 다가갔더니 할머니가 '청년, 우리 집 다리미가 고장이 났어. 고칠 수 있겠어?' 라고 하시더군요.
저야 당연히 못 고치니까 전파상이나 근처 전자상가에 한번 가보시라고 말씀드렸죠.

하지만 그 할머니는 끝까지 '청년이 고쳐줘. 그냥 청년이 우리 집에 잠깐 와서 다리미 어떤지 좀 봐줘. 고쳐줘.' 이러시던 군요.
저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할머니께서 힘드셔서 아무나 붙잡고 계속 말씀하시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그 집에 가도 제가 고칠 방도가 없기 때문에 저는 안 되겠다며 그냥 웃으며 가려했습니다.
그런데 뒤에서 할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저에게 이건 유괴다.
라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


' 청년~ 이 할매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아무 일 없을 테니까 걱정 말고 좀 도와줘~~"

생각해보세요.
정상적인 할머니 생각으로 청년이 못 고쳐드리겠다고 떠나면 아 저 청년이 능력이 없거나 귀찮거나 해서 가는 가겠구나 

생각하지 할머니가 의심이 가서 그냥 간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어렸을 초등학교시절 들었던 그 아가씨도 똑같은 소리를 했습니다.


'선생님 나쁜 사람 아니야. 학원까지만 데려다 줄게' 라고 말이죠. 

절대 이런 소리 하시는 분 말 믿으시면 안 됩니다.


저는 갑자기 등골에 소름이 돋아서 길을 건너고 뒤를 돌아보니 할머니는 어디론가 가고 사라지셨더군요.


항상 조심해야 하는 건 '유괴는 남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에게 과도한 친절행위는 자신을 위협하게 만든다.
' 라는 겁니다.
사실 세상이 삭막하다고 어려운 분 도와주시는 착하신분……. 문제는 그런 것을 악용하는 자가 세상에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조심하세요들, 절대 남의 이야기 아닙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건은 충북대학교 수의대길 내려와서 설봉탕 건너편에 있는 크라운 제과점이나 그 옆 골목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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