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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부산 어느 마을의 기이한 이야기 + 내선번호 204

title: 메딕오디2019.12.04 14:25조회 수 5930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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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어느 마을의 기이한 이야기 

 

 

 

아는 스님께서 부산의 어느 동네에 아는 지인을 만나러 가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그 곳에서 겪은 기이한 이야깁니다.

 

 

어느 날, 스님은 지하철에서 6.25 피난 이후 오랫동안 생사불명으로 연락이 끊어진 지인을 우연치 않게 마주쳤습니다. 

 

스님과 지인은 같은 전우로 한국전쟁 최전선에서 싸우다 부상병으로 육군병원에서 만난 사이였습니다. 

 

서로 고향이 같아서 빨리 친해졌다고 하네요. 

 

그러다 각자 제대하여 고향으로 돌아가고 서로의 연락이 끊어졌다는 것.

 

 

스님은 지인이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다시 만나 매우 반가웠고, 지인 역시 반가운 마음에 스님을 집으로 초대하였습니다. 

 

스님도 흔쾌히 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새서라도 오랫동안 쌓인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86번 버스를 타고 지인의 집을 찾아가는데, 조금 동네엔 특이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지인의 집에 도착하니 지인의 아내가 빨래를 개어서 다듬잇돌에다 방망이로 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듬잇돌이 흔히 보는 돌이 아니었습니다. 네모난 사각기둥이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다고 생각했을 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스님과 지인이 밤새도록 웃고 떠들며 곡차를 마시다 요기를 느끼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인제서야 보는 것이지만 집의 당에도, 주춧돌도, 디딤돌도 모두 아까 본 다듬잇돌과 같은 것들이었다.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다시 들어갔습니다. 

 

그때 지인의 아내가 스님께 인사를 하면서 뜨거운 물로 항아리를 씻으면서 수채에 버리고 있었습니다. 

 

 

밤이 늦게 지인과 곡차를 하고 서로 한 방에서 자게 되었는데, 방문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자 목소리 같은데 매우 슬프게 우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엔 잘못 들었거니 여겼는데 아니었습니다. 

 

그 소리는 조금 간격을 두고 규칙적으로 계속 들려왔습니다. 

 

 

'한밤중에 누가 저리 울지? 제수씨가 우나?' 

 

 

가만히 집중하고 들어보니 우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이따이- 이따이-" 

 

 

누군가 일본어로 아프다- 아프다- 하고 있었습니다. 

 

점점 또렷하게 들리는 소리에 스님은 잠은 잘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들으면 사람말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자는 지인을 흔들어 깨워서 말했습니다.

 

 

"이봐, 자네 밖에서 뭔 소리가 들려." 

 

"흐아아아함-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그거 가끔씩 나는 소리니까 신경 끄고 주무시게나." 

 

 

지인은 일어나지도 않고 돌아누워 다시 자기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참다못해 일어나 마루로 나왔는데, "이따이- 이따이-" 하는 소리는 한 쪽에 세워둔 다듬잇돌 근처에서 나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나가가니 소리가 뚝 그쳤다고 하네요.

 

 

이상하게 생각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부엌에서 "아쯔이- 아쯔이-" 하면서 희미하게 소리 내는 것이다. 

 

부엌에 들어가니 항아리 근처에서 소리는 났는데, 역시 스님이 다가가자 소리가 멈췄습니다.

 

뿐만 아니었습니다.

 

 스님은 계속 들리는 일본어들로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고, 아침에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일어났습니다. 

 

지인의 안 사람이나 애들이 서로 쑥덕대며 스님의 눈치는 살피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아침을 먹고 나서는 간밤의 일에 도저히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은 지인을 닦달하였습니다. 

 

그러자 지인은 한 숨을 헌 번 내쉬고는 설명하였습니다.

 

지인은 마당에서 스님이 전날 보았던 네모난 돌들을 가리키며 뭔가를 설명하였습니다. 

 

 

"아니 이게 다 뭔가?" 

 

"소리는 이것들이 내는 거네. 제대하고 이리로 이사를 왔는데 그 당시는 나도 무척 놀랬다네. 

 

 

그 돌들은 죄다 비석이었습니다. 밤새 비석이 울어댄 것. 

 

그리고 항아리로 사용하던 단지는 유골을 담는 유골그릇이었습니다.

 

 

"자네 참 어떻게 이런 집에서?" 

 

"뭐 처음엔 자네처럼 무서워 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이젠 만성이 되어서 무감각하다네." 

 

"그래도 그렇지" 

 

 

"이제는 우리 귀에는 아예 들리지도 않지. 그런데 자네처럼 한 번씩 집에 손님이 찾아와 자고가면 기겁을 하더군. 

 

그래도 자네는 스님이라 뭐가 달라도 다르군. 보통은 하룻밤도 못 있고 다 가버리던데 말이야."

 

 

"아니 왜 하필 이런 집을? 이사를 가지 그랬나." 

 

"사변 끝나고 어수선할 때라 이 집도 겨우 구했어." 

 

"그래도 이 집은 아니지 않는가?" 

 

"뭐 해를 끼치는 것도 없고 이제는 들리지도 않는데. 사실 말인데 여기는 동네 자체가 다 이래!" 

 

"허허..." 

 

 

 

천마산 까치고개 아래의 아미동 비석마을. 

 

왜정 때 일본 공동묘지였던 터에 6.25에 피난민들이 몰려와 피난 촌이 형성되었다고 하네요. 

 

피난민들은 집을 지을 재료를 그 공동묘지 비석을 가져다 사용하였던 것. 

 

 

오돌오돌 글이 새겨져 있어서 다듬잇돌로는 아주 좋았다는데, 

 

그 때문에 귀신들이 밤새 아프다고 울고 유골항아리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뜨겁다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동네에서 기모노나 유까타를 입고 서성이는 일본귀신을 종종 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밤이 되면 아무도 나다니지 않았고, 해마다 일본귀신들을 위해서 진혼제를 지내준다고 하네요.

 

 

[투고] 법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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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미동의 비석문화마을 사진

 

 

내선번호 204

 

 

 

군복무 시절 경험을 투고해봅니다.

 

 

군복무를 의무대에서 했었는데, 입원실이 있는 군병원 본청과, 본청에 연결된 별관, 

 

그리고 본청에서 3분 거리 정도 떨어진 의무병 생활관, 취사장, 수송부, 기타 자재물자 창고 등으로 이루어진 부대였습니다.

 

 

인원이 상당히 제한적인 의무대 특성상, 당직, 통신, 불침번 등의 실내근무가 주를 이루고 있었죠. 

 

저도 물론 그 제한적인 인원 중 하나라서 지휘통제실 당직부관 근무에 들어갔습니다. 

 

상당히 널널한 부대였기에 당직사령은 12시를 넘기자마자 숙면에 들었고, 

 

통신병도 CCTV병도 저도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네 시쯤 되었나,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리고 급히 수화기를 집어 들었습니다.

 

 

"통신보안? XX의무대 당직부관 병장 박OO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지만 아무런 대답은 없었고, 지직거리는 잡음과 바람소리만 들렸습니다.

 

 

"통신보안? 통신보안?"

 

 

여전히 대답없던 수화기는 조그만 발소리를 들려주고는 뚝하고 끊어졌습니다. 

 

뭐야, 어떤 미X놈이야 하고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감히 지휘통제실에 장난전화를 해 모두의 잠을 깨운 괘씸한 놈을 찾기 위해 통신병에게 말했습니다.

 

 

"방금 전화 건 거, 내선이지? 어디야?"

 

"잠시만 기다리십쇼."

 

 

짜증 일색이던 통신병의 얼굴이 사색이 되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박OO병장님?"

 

“왜"

 

"이거 좀 이상합니다."

 

"왜, 어디길래?"

 

"내선번호 204번입니다."

 

 

 

내선번호 204번이 어딘지 기억을 더듬던 저는 잠이 확 달아났습니다. 

 

앞자리 1은 본관, 2는 별관, 3은 생활관, 수송부 및 취사장. 

 

즉 별관, 그 중에서도 204번은 사용한 지 20년이 넘었다는 시체안치소였습니다.

 

 

"야 뭐야 장난치지마."

 

"장난 아닙니다 직접 오셔서 확인해보십쇼."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직접 통신병 자리에 가서 확인해봤습니다. 

 

선명히 떠 있는 숫자 204.

 

설마, 설마 싶어서 행정반에 전화를 걸어 당직병에게 물어봤습니다. 

 

 

"통신보안, XX의무대 당직병 일병 이OO입니다."

 

“야, 나가서 불침번한테 유동병력 있었는지, 인원수 맞는지 물어봐봐."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예상했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유동병력 없었고, 인원수 이상 없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어떤 정신나간 놈이 새벽 네 시에 일어나 잠입하는 게임처럼 불침번의 눈을 피해서 단단히 잠긴 시체안치소를 뚫고 들어가 장난전화를 하겠습니까. 

 

전화 소리에 깼는지, 당직사관이 갑자기 수화기를 넘겨달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야, 무슨 일이길래 새벽 네 시에 전화질이야?"

 

"알았어. 내가 가서 확인해볼테니까 근무나 똑바로 서."

 

 

저는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가시 돋친 말투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직사관이 지통실 앞을 지나갔고, 무전이 왔습니다.

 

 

"여기는 당직사관, 별관 잠금장치 및 봉인에 아무 이상 없다는 통보."

 

"수신 양호."

 

 

다시 돌아가는 당직사관에게 경례하고 남은 시간동안 졸지도 못 한 채 당직근무 인수인계 및 교대 후에 

 

생활관으로 올라와 퇴근을 준비하던 어제의 당직사관과 마주쳤고, 무전에 대한 이야기 하자, 

 

자기는 무전을 한 적이 없다고, 별 일 없었길래 오다가다 경례만 받고 그냥 지나갔다는 겁니다.

 

 

백 보 양보해서 시체안치소에서 내선은 회선오류라 쳐도, 친 적 없는 무전은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투고] 익명님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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