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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어릴때 할머니한테 들은 증조할머니 이야기 11-12

title: 고양이3전이만갑오개혁2018.11.06 19:23조회 수 1541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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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항상 잔치 지내는 마을



 



1931년 금추(가을) 증조할머니께서 젊었을 적 낭랑 열어덟의 나이때에 일.

당시 문경 흥덕에 시집와서 살던 증조할머니께서,
하루는 마루에서 엎드려 글 공부를 하시는데 누가 문을 두드렸더랬다.

"누구세요~" 하고 나가보니 웬 청년이었는데 주욱- 훑어보니 우편가방을 울러메고 헤진 고무신에 노란 편지봉투를 들고 있는 집배원.

 

그 청년이 "편지왔어요." 하니 증조할머니께서 "감사합니다.

아,
잠시만요!" 하고 편지를 받아 펼쳐둔 책사이에 대충 끼워놓고,
냉수를 가져다 집 안 마당 에서 따온 향 진한 모과를 얇게 포떠 물에 띄워 줬다고 해.

집배원이 살갑게 웃으며 단번에 마셔버리곤 모과수의 청량감에 놀란표정을 지으며 "하! 맛이 정말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하고는 마저 일을 보러 나갔어.

 

증조할머니께서 마루에 털석- 앉아 편지를 열어보니,
상주 양진당쪽 승곡리에 살고있는 친家에서 온 것이었는데,
내용인 즉슨 상주 승곡리와 은평리는 바로 옆 동네로 매우 가까워,
옆마을 은평리에서 매일같이 잔치를 한 지가 어느덧 보름(15일)이 넘었으니 기회가 되면 할애비도 보러오고 잔치도 놀다 가라는 것이었지.

증조할머니께서 '얼마나 기쁜 경사가 났길래 보름내내 잔치를 하지?' 하곤 오랜만에 외출에 신이나서 방방- 뛰었는데,
마당쓸던 시동이 뭔일인고 처다보았더래.

 

증조할머니께서 내일 가도 될 것을,
당장 마루에 종이를 펴 날아가지 않게 증조할아버지가 피우시는 곰방대를 올려두고는 저녁에 집에 들어오실 증조할아버지 보란 듯이 <친家 놀러 다녀 올게요.

시동 데리고 갑니다.> 적어놓고는 받은 편지까지 나란히 두었대.

그리곤 통가방에 짐을 챙기더니 시동을 시켜,
나귀를 준비하고 상주로 출발하셨다고.

 

나귀를 타고 가는길에 시동과 추수하는 농부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세시간을 넘게 가니,
이윽고 친家에 도착했더래.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은평리와 승곡리 쪽은 풍양 조家 집성촌이어서,
그만큼 조家 분들이 많았겠지? 증조할머니의 친家도 마찬가지로 호군(풍양 조家집안 문중 공파중 하나)조씨 집안이었는데,
기왓집 대문을 열고 들어가니 밝은 분위기의 편지와는 다르게,
집안 사람들은 평소와 다를바 없었더래.

 

오랜만에 보는 어머님과 살갑게 인사를 하는데,
대청(건넌방과 안방 사이 큰 마루)에서 콜록- 콜록- "명兒(아이 아)왔구나" 하고는 집안 제일 어르신께서 증조할머니애칭을 부르셨대.

"네 할아버지.

손녀 왔어요." 하고는 대청으로 올라가 큰 절을 하니 어르신이 말하길 "갑자기 불러서 미안하게 됐구나."라고 서두를 시작하셨대.

 

증조할머니께서 "아니에요.

그런데 무슨일 있으세요?"하니 어르신이 껄껄- 웃으시면서  "그런거 없다.

실은 옆 마을에 해괴한 일이 좀 있는데,
"콜록-"니가 영험하다고 화천(풍양 조家집안 문중 공파중 하나)늙은이 한테 자랑좀 했더니 글쎄,
사례는 크게 할테니 불러 달래는거야." 하셨더래.

 

조家네 며느리가 따뜻한 유자차를 한 잔 올리자 어르신께서 천천히 마시고 기침을 가라앉혔어.

증조할머니께서 다소곳이 앉아 "그럼 잔치는..."하고 놀고싶은 마음에 성급히 입을 열었다가 어르신의 눈치를 보니 허허- 웃으시면서  "아,
물론 잔치는 하고있지.  매일해서 문제야." 하면서 이야기를 해주셨더래.

 

은평리 화천공파 집성촌에서 매일같이 하는 잔치는 우육(소고기)이 남아돌아서 하는 잔치였더래.

당시 상주에는 소 농장이 많았는데,
하루에 한 마리씩 소가 이유모르게 죽어버려.

기이한 것은 죽은 소를 발견해서 보면 배가 목 밑부터 꼬리까지 一자로  갈라져,
안에 장기들이 감쪽같이 없어져 있다고,
하셨다고.

 

일이 벌어진지 벌써 일주일.

처음에는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산짐승이 내려와서 그랬거니 하고,
죽은 소로 마을사람들을 모아다 잔치를 하고 남은 고기들은 옹기에 잘 담아서 서늘한 냉골에다 넣어두었더래.

그런데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매일같이 소가 죽어나가는 거지.

밤새 마을청년들이 지켜도 산짐승 코빼기도 안 보이는데,
아침이면 어김없이 소가 한 마리씩 죽어버려.

 

키우던 소가 죽은 집들은 우둔(부위중 하나)은 말리고,
늦게 상하는 고기들을 재우고,
마을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대.

도축하는 사람들은 장사도 망치고,
고기를 가득실어 행상이 장사를 떠나도 고기가 많이 남고 매일같이 소가 죽어가니,
마을은 잔치 아닌 잔치를 계속 벌이게 된거라고 하셨대.

 

증조할머니께서 이야기를 듣고는 불현듯 생각이 들었는지,
집안 며느리에게 부탁을 드려서 용담(7~9월에 꽃 피우는 약초 뿌리 말린 것,
간 두통 해열 편도 고혈압 관절 소화 메스꺼움 설사등등 효험이 좋다.)을 두둑히 챙겨넣고는,
"잘 해결하고,
할아버지 먹을 고기까지 함지박 만하게 받아 올게요." 하니 어르신께서 껄껄 웃고는 "이가 없어서 잘 씹지도 못 해.

가져다준 고기가 많아서 한참 먹어도 남으니 걱정말고 니 서방거나 받아오니라."하여 증조할머니께서 어르신께 인사를 드리고 시동을 부르는데 왠 아저씨도 같이 오더래.

 

그 아저씨는 짧은 수염을 멋지게 길르고,
양복에 중절모를 썼는데,
"반갑습니다.

태화(안동 태화동)에서 온 황 성현이라고 합니다."하고 살짝 고개를 숙이니 증조할머니께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어르신을 향해 "이 분은..." 하니 어르신께서 "은평리에 근래에 병든사람이 많아졌다고 해서,
내가 불렀다.

그 화천늙은이 나한테 빚 많이 진게야."했어.

안동에 사는 유명한 한의(한의사)였지.

증조할머니께서도 뒤늦게 인사를 드리고 같이 은평리로 출발하게 돼.

 

친家쪽은 부유하게 잘 사는 집 안이어서 당나귀를 맡기고 이두 마차를 얻어서 마부,
시동,
성현한의,
증조할머니 이렇게 네분이서 은평리로 향했지.

은평리로 다다를 수록 산은 낮고 민둥에다가 흔한 추화(가을에 피는 대부분의 꽃)조차 보이지 않고,
공기가 매우 건조했다고 해.

30분도 채 안 걸려서 도착했는데,
마을 어귀부터 우육 삶는 냄새가 자욱했다고...

 

,

 



마을은 흙길을 중앙에 두고 양 쪽으로 집들이 모여 군집생활을 하는 촌이었어.

화천어르신을 뵈러 마을로 들어서는데,
집집마다 상을 가져나와 큰 버드나무터 밑에 자리를 펴고 다른 음식은 일절 없고,
탁주를 겸하여 고기를 먹고 있었더래.

그 사람들 표정이 하나같이 매우 어둡고,
멋 모르는 아이들만 신나게 뛰어놀고 있드라니,
좀 더 들어가 보니 언덕에 소 농장이 하나있고 고풍스러운 한옥이 한 채 있었는데,
마부가 "도착했습니다.

아가씨."하여 다들 내려서 문을 두드리니 안에서 청년 한분이 나오더래.

 

"어서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하고 인사를 하더래.

마부와 시동에게 건넌방 사랑채에 짐을 풀게 돕고,
성현한의와 증조할머니를 대청옆 안방으로 뫼셨어.

곰방대를 뻐끔- 태우시던 화천어르신이 계셨는데 미간이 골이 깊은 것이,
기가 매우 드세보였다고...

 

 일행이 큰절을하고 서있는데 화천어르신이 "뭘 다들 멀뚱히 서있어! 어서들 앉어." 하여 성현한의가 중절모를 벗어 옆에 내려두고 앉으니 증조할머니께서도 따라 앉았어.

으흠- 하고 한 번 주욱둘러보시다가 입을 열었는데,
"너는 호군늙은이 가 보내서 온 손녀보살이고,
너는 태화에서온 한의가 맞을테고." 하고는 곰방대를 화로에 올려놓고 마저 말을 이었는데 "대충 이야기는 들었을 것이야.

쇠(소)들이 잘 먹이고,
잘 치는데도 희떡희떡 죽어가고 있으니,
살핌이 옳다! 저 밖에 임七(화천공파 24대 칠자돌림)이가 안내를 해 줄것이야." 하고는 나가보라고 손짓을 하니 증조할머니께서 "열심히 살피겠습니다."하고는 살짝 목례를 하고 나왔어.

 

조 임칠이라는 청년의 안내로 시동을 대동하여 다시 버드나무터로 걸어 나와보니 사람들이 흘금흘금 쳐다보는데,
그중 고기삶던 아낙 하나가 "한 분은 용한 보살님이라는데 한 분은 못 보던 분이구만."하니 성현한의가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는 "안동에서온 한의입니다."하니 그제서야 밝은표정으로 사람들이 다가왔지.

 

"매일 고기를 먹으면 안되는 것입니까?"하고 한 사람이 입을 여는데,
사연인 즉슨 소가 죽는 일이 있고나서 일주일정도 지나니 대부분은 계속 먹어도 괜찮은데 그중 소수가 탈이나는 사람도 있어서,
그런 사람들은 우육(소고기)을 먹지 못 하고 지금도 시름시름 앓고 있다는 거였지.

하여 한의가 "제가 가서 살피겠습니다." 하니 서로 자기 집으로 모시려고 실랑이까지 벌어졌어.

 

그 사이 증조할머니께서는 사람들에게 물어 제일 소가 많이 죽었다는 집으로 갔는데,
임칠청년이 "조금 있다 뫼시로 오겠습니다."하곤 가버려.

시동은 어느틈에 얻어왔는지 큼지막한 고기를 으적으적- 소리내어 씹고 있다가,
증조할머니께서 버럭- 쳐다보자 눈치를 보다가 딸꾹질을 하더랬대.

잠시 기다리는데,
손에 묻은 피를 황급히 헝겊에 닦으며 나오는 아저씨가 있었지 "오시느라 고생많았습니다.

조 현구라고 합니다." 인사를 하고 부엌 뒷문을 지나 큰 외양간으로 뫼시는데 부엌에 손질하다 만 고기들이 있었다고...

 

"저희집이 마을에서 소를 제일 많이 치는데 글쎄,
간밤까지 도합 여덟 마리가 죽어서 큰일입니다." 하고는 외양간을 보여주는데,
시내(시체냄새)가 나고 머리가 어지러워 증조할머니께서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 서서 있더래.  "냄새가 많이 역한가 봅니다."하고 아저씨가 말하자,
시동이 뒤따라 들어와 보니 쇠똥냄새도 나는데 시체썩는 냄새도 같이 어우러져,
손사래를 쳤다고.

 

"군웅(외양간에서 모시는 신,
우마신,
쇠군웅 쇠구영신이라고도 함)은 어디서 뫼십니까?"하고 증조할머니께서 천천히 발을 떼어 안으로 들어가는데,
"저깁니다."하고 아저씨가 안내 한 곳으로 가니,
외양간 중앙 목기둥(나무기둥)에 괴황지에 적은 산멕이글(군웅을 산,
산멕이라고 하여,
삼신과 비슷한 급으로 대우함)을 못을 박아 걸어놓았는데,
색이바라고 그 밑에 공양대엔 아무것도 없었다고 해.

괴황지를 한 번 스윽 만져보니 아무 기운이 없고 종이가 비쩍말랐다고 해.

만진 손 끝에 향을 맡아보니 무취(아무냄새가 없음)에다가 자세히보니 끝은 조금 찢어져 있었다고...

 

시동이 아무래도 냄새때문에 안 되겠는지 나가 있으려는데,
증조할머니께서 "나가지 마세요." 하고는 가방에서 부용향(혼인에 쓰던 향의 종류로,
터를 정화하고 잡귀를 쫒을 때 쓰기도 한다.)을 너댓개를 성냥불로 태우니 스산하게 퍼지면서 악취를 없애나갔더래.

그렇게 향을 들고 외양간 끝까지 한 번 주욱 도는데,
끝에있던 소 한마리가 느닷없이 거칠게 울어대길래 증조할머니께서 향을 들고 가까이가니,
투레질을 하면서 뒤로 막 물러나더래.

시동이 증조할머니께서 행여 다칠까 다가와 증조할머니를 뫼시고 뒤로 돌아왔지.

 

"무슨 일인 것 같습니까?"하고 아저씨가 묻자,
증조할머니께서 말하길 "여기에 군웅신이 계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하고는 설명을 덧대는데.

군웅신을 모시지 않으면 집안에 환란이 생기기 때문에 성주신보다 더 위해야 한다고...

이렇게 소에게 변고가 있을땐 외양간에서 제를 지내야 한다고 하셨지.

증조할머니께서 "시집간 따님이 계십니까?" 하니 "작년에 고명딸 하나가 시집을 갔습니다."했대.

 

불현듯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치며,
군웅은 딸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는데,
이 때문에 군웅을 모시는 집에서 딸이 시집을가면 굿을 다시 하여 새로 군웅을 잘 모셔야 한다고...

잘 모시지 않으면 외양간에 귀가들어 심하게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하셨어.

  

"어찌해야 합니까?" 아저씨가 물으니 "일단 확실한지 봐야 겠습니다."하고는 군웅을 모시는 공양대에 가져온 용담을 올려놓고 향을 피워둔채로 나왔더래.

 

증조할머니께서 상주 읍내에 용한 무당을 불러오도록 시동을 시켜 보내고,
성현한의와 다시 만났는데 한의가 말하길 "탈이난 사람들에게 침술을 놓고 약을 처방해도 차도가 없어서 통증만 가라 앉히고 왓습니다."면서 고민을 하더래.

그 때 낮에 들렀던 집에 아저씨가 헐레벌떡- 증조할머니를 찾아오더니 "소가 쓰러져서 움직이도 않고 숨만 몰아쉬고 있습니다!"해서 성현한의와 증조할머니께서 아저씨를 따라 그 집 외양간으로 다시 가보게 됐지.

 

날이 어두워져 외양간 안도 잘 보이지 않아서 호롱불을 들고 비춰보니 말대로 소가 쓰러져있는데,
낮에 투레질하며 증조할머니를 피하던 그 소였어.

"식초? 냄새 나지 않습니까?"하곤 성현한의가 말하자 아저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했어.

증조할머니께서도 아주 강한식초냄새를 맡으셨더래.

 

그 때,
갑자기 소 배가 一자로 주욱 찢어지고 장기가 쏟아졌는데,
보고있던 아저씨와 성현한의가 깜짝 놀라서 뒤로 멀찍이 도망가 문 뒤에 숨고 증조할머니께서 헝겊으로 코와 입을 막고 보니 뭔가 꾸물꾸물 배 속에서 나오더라는 거야.

 

강한 식초냄새를 풍기며 나온 그 것은 새카만 뼈가 다 보일정도로 투명한 몸에 어린아이처럼 작고 가느다란 형상에 머리가 크게 붙어 있었더래.

눈 코도 없이 입만 덩그러니 있는데,
입이 신기할 정도로 동그랗게 크고,
안에 이빨은 동글동글 콩을 박아 놓은 것처럼 생겼다고 해.

사이한 기운을 풍기면서 나온 그 것은 자리를 잡고 앉더니 죽은 소의 내장을 입에 대고 쪽-쪽- 하고 입으로 쏙- 빨아삼켜버렸대.

그렇게 다 먹어치우고는,
옆칸 소의 쇠구(소입)를 벌려서 미끄러지듯 그 소 안으로 들어갔다고...

 

증조할머니께서 '병귀가 들었구나' 하고는 널찍이 떨어져서 지켜 보시다가,
숨어있던 아저씨와 성현한의에게 "사라졌으니 오세요."하고 손짓을 했대.

그들이 가 보니,
아침마다 죽어있던 소 처럼 장기가 사라져있었지.

"어찌된 일입니까?"하니 증조할머니께서 대답 대신에,
가방에서 괴황지를 꺼내어 牛獄(우옥 : 소 우,
옥 옥)이라고 적어 귀가들어간 소 배에 착- 하고 붙이니 소가 낮게 울었어.

"군웅이 없는 틈을 타 병귀가 든 것 같습니다." 하고 덧댄 내용인 즉슨

 

병귀는 질병귀라고도 불리는데,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나쁜 귀라고 하더래.

"아마도 근래에 아프고 병이든 사람들 집은,
군웅을 제대로 모시지 않고 있을 거에요."해서 아닌밤중에 호롱불을 들고 성현한의가 진료한 집들을 방문해보니.

과연,
외양간 기둥에 천으로 신체를 만들어서 군웅을 뫼시는 집도,
그 천이 다 헤지고 상하였고.

어떤집은 아예 모시지도 않고 있었더래.

 

다음날 아침에 시동이 무당을 데리고 마을에 오자,
무당이 "이런일은 태어나 처음 봅니다."하고는 증조할머니와 성현한의와 같이 화천어르신께 갔어.

지난밤에 일들을 고하고 증조할머니께서 설명을 덧대자,
화천어르신은 마을 사람들을 모아서 군웅을 잘 뫼시라고 일렀지.

 

당시 마을에는 미신을 믿지 않는 사람도 꽤 있어서,
다들 반신반의 하면서 제를 올리게 돼.

무당이 버드나무터에서 굿을 하고,
와중에 증조할머니께서 포목점에서 고운 비단을 구비해서 한지와 잘 꿰메어 천자대국님(天子) 이라고 적었어.

그 것을 집집마다 외양간 구유 위쪽에 잘 걸어두고,
시루떡과 북어를 공양대에 간소하게 차린 뒤에 부용향을 피웠어. 

 

그리고는 어제 牛獄(우옥)이라고 적어서 배에 붙였던 소에게 가져가신 용담뿌리를 곱게 갈아 살짝태워 거뭇해진 여물과 섞어 먹이고,
마을 소들에게도 똑같이 먹이라고 하셨더래.

당시에 용담뿌리는 많은 방면에서 효능이있고 진통효과도 뛰어난 데다가 위장병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더래.

그렇게 일은 일단락 되고,
후에 소들이 급사하는 일은 사라졌다고...

 

실제로 지방에선 쇠구신(군웅)을 모시는 집의 딸을 며느리 삼으면 쇠구신이 따라는데 그 집에서 모시지 않으면 해코지를 한다고,
쇠구신을 모시는 집 딸은 며느리 삼기를 꺼리는 곳도 있었다고 해.

아직까지 소를 키우는 곳에서는 군웅을 모시는 신체(위령패 비슷한 것)도 많이 발견 할 수 있어.



 



12.

전쟁이 몰고 온 망혼



1950년 주하(여름) 할머니(증조할머니의 딸)께서 창창한 여 학생때의 일.

지독한 가뭄으로 문경전역은 기근과 열병에 시달리던차에 6.25가 발발했지.

그 것도 매일같이 많은 사람이 죽어나갔더래.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끼고있는 천고의 요충지였던 만큼 전투가 잦았고,
한국의 정 중앙에 위치해서 어디 지역으로든 진군하기가 수월했기 때문에 북한에게 문경은 상당히 점령선상의 우위에 있었어.

덕분에 문경에 사는 무고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할머니께서는 당시에 자신이 아둔했다고 자주 말씀 하셨어.

전쟁의 발발은 그 당시 할머니에겐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을 준거라고 생각하는 철없던 시절이었다고 말이지.

실상은 전혀 달랐어.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문경의 많은 남학생들이 학도병(학도 의용군)이 되어 충주,
영덕,
포항등 전역으로 징집당했어.

한국을 수호하기위해 뜨거운 가슴으로 인민군에게 맞섰지.

 

예외로 여학생들도 학도병을 자처해서 가는 경우도 꽤 있었다고 해.

증조할머니께서 할머니를 잘 붙잡아 두어서 망정이지.

아니면 난 빛도 못 볼뻔 했어.

 

특히나 지독했던 것은 한국군의 비행기 공습이었다고 했어.

7월말부터 시작된 공습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에 두 시간씩 매일 폭격이었다고 했어.

무서운 사실 하나는 그 비행기는 인민군과 민간인을 구별하지 않았더래.

사람이 나타나면 무조건 사격을 했다고...

당시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어.

한국군의 작전 개념으로 보자면 적 치하에 있는 사람은 모두가 무조건 적이었으니까. 

 

당시 문경은 인민군 치하에서 멀쩡한 집은 다 인민군에게 자리를 내어준 채,
콩만한 오두막에 완두콩이 맺힌것 처럼 다닥다닥- 붙어 숨어지내는 집이 많았지.

증조할머니께서도 인민군에게 집을 내주고,
증조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데리고 함창에서 과수원을 하던 이모댁에 피신을 가 있었다고 해.

하지만 8월 중순즈음에.

인민군 한 소대가 이모댁까지 휘저어버려.

하여,
그들은 큰 안채를 차지하고 결국 작은 쪽방에서 이모댁 식구와 증조할머니댁 식구가 모여서 지냈다고해.

하루하루 불길한 긴장감의 연속이었다고...

 

하루는 멀찍이 인민군의 감시아래,
아낙들이 마을 개천에서 빨래를하다가 한 아낙이 조용히 얘기하길 "하이고 클났네.

백종절(억울하게 죽은 조상이나 망자의 혼을 위해 제를 올리는 날)이 당장 내일 인데..."하고 운을 떼었더래.

탁-탁 거리며 나던 다듬이방망이 소리가 멈추고 다른아낙이 "나라가 흉흉하이 아버지 제사도 못 지내가이고 큰일이라.

망혼일이라도 챙겨야 되는데."하니 증조할머니께서 듣다말고 "그러지말고 음식 하나씩이라도 구해서 제를 지내는게 어떻습니까?"해서 모의가 시작됐더래.

 

방법인 즉슨,
가뭄이 심한데다가 인민군까지 눈에 불을키고 있는마당에 힘들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백중은 어차피 달밤에 지내야 하니,
인민군들이 잠든 새벽에 채소,
과일,
술,
밥을 각자 하나씩 가지고 한 곳으로 모여서 제를 올리자는 것이었지.  한 상에서 여러 조상을 지방(조상 모시는 패를 종이에 쓴 것)써서 모시긴 상이 부족하니 망혼제(조상신 뿐만 아니라,
억울하게 죽은 혼까지 위로하고 후손에게 홍복을 비는 제)의 방식으로 지내기로 한거야.  大지방은 증조할머니께서 준비해서 오기로 했더래.

 

그렇게 대화를 조용히 나누고 있는데 눈치보던 한 아낙과 감시하던 인민군이 눈이 마주쳐 버렸어.

그러자 갑자기 "녀자들 뭐하는 거이네? 반동꾸밀 생각 말라! 납철알(총알 북한말) 배때지에 박히고 싶디!?" 하고 인민군이 총구를 들이밀고 으름장을 놓아서 더 이상 모의는 하지 못 하고,
이내 빨래가 끝나 흩어졌다고 해.

 

8월 28일(음력 7월15일 백중또는 망혼일)저녁.

자정이 되기전에 긴박하게 모인 식솔들은 증조할머니네를 포함해서 네 식구.

치맛저고리 품 안에 몰래 가져온 음식들은 다소 조촐하기 그지 없었어.

고사리와 배추닢을 채썰어 간장에 무친 것과,
이모댁 과수원에서 딴 배와 사과,
오래된 곡주 한병과,
몰래 짓느라 설익은 꽁보리밥이 다였지.  다리가 없는 나무로 된 사각 쟁반을 무릎즈음 오는 바위 두개에 걸터 올려놓고는 조촐하게 상을 차렸어.

할머님이 한지에 곱게 적은 지방을 올리고,
목향(절에서 흔히쓰는 나무향)과 초를 피워 제를 올렸어.

 

증조할아버지께서 두 번 절하고 곡주를 돌린 뒤,
할머니와 증조할머니께서 두 번 절 하고 읍을하면,
다른 식구들도 가장이 나와 절을 두번 올리고 곡주를 전과 같이 돌렸대.

이어 식솔들이 나와서 두 번 절하고 읍을 올리는 식으로 근래에 제사와 매우 비슷하게 진행 됐다고 해.

망혼제라 그런지 대상이 불 분명하고 많은 가족이 모여 지내다 보니 "조상들이 너무 모일까봐 걱정이라.

근래에 전쟁때문에 억울하이 죽으신 분들도 많은데 그 혼까지 다 오는거 아이라?"하며 한 아저씨가 말을 하자 그 집 아낙이 "음식이 작아 화를 부를까도 걱정이에요." 하던차에,

 

불 붙여둔 초가 꺼질락 말락 하니 바람이 살살 불자,  증조할머니께서 "많이들도 오셨네." 하고 망혼들의 천도(성불의 개념중 하나)를 위해 지방을 한 글자,
한 글자 읊으며 혼을 기리더래.

할머니께서 증조할아버지 바짓가랑이를 살며시 당기면서 "아버지 저건 뭐하는 거에요?"하고 묻자 증조할아버지께서 할머니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는"극락왕생 하라고 넋을 달래 주는기라.

내 죽으면 니도 제사 지내 줘야하는기라" 하곤 가지런히 손을 모으고 서 있더래.

망혼제가 잘 지내던 찰나에 갑자기 소리가 난 것은 뒤 쪽이었어.

 

"이...이...! 쌍간나 새끼들 특무상사동무!(일등상사와 준위 사이계급,
지금의 원사와 비슷함.)이리좀 와보시라요!" 하여 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기겁을 하고 쳐다보니,
증조할머니 이모댁에 있던 인민군들이 다른 식구집에 있던 자기 소대원들까지 대동하여 나왔어.

그 중에 특무상사동무라고 불린 인민군 하나가 성난 콧김을 내뿜으며 다가오는데 "길티! 내 이럴줄 알았디.

촛불피워논게 뭐이네 하고 와 봤더니,
아새끼들 오마니 아바이 다 데리고와서리 귀것(귀신 북한말)들 부르고 있구만 기래" 하고는 인민군들을 시켜 총을 겨누게 하곤 망혼제를 올리던 쟁반을 가져가 버렸어.

 

증조할머니께서 '혼이 떠나질 못 하고,
제 중에 혼들이 먹던 음식을 가져가 버렸으니 큰일났구나.'생각하셨다고 해.

해서 제는 다 지내게 해주고 음식을 가져가 달라고 말할 심산으로 "저기..."라고 입을 떼자마자 "저 종간나들 아가리 물리라우." 하고 옆에 있던 상급병사(병장 북한말)가 명령했더래.

말단 전사(이등병 북한말)들이 증조할머니의 따귀를 짝- 하고 강하게 내려치고는 끌고 갔다고..

"**내.

락자없이(영락없이) 애옥살이(가난한 삶)척 굴더니만,
이거이 일났구만 기래."하고는 제를 지내던 사람들도 거칠게 끌고 갔다고....

 

와중에 한 식솔이 이 맹렬히 반항하며 "집도 주고 먹을 것도 다 줬는데,
머하는 짓거리야!"하고 악다구니를 쓰니 전사 한 명이 개머리판으로 허벅지를 강하게 내리쳐 쓰러뜨리곤 "종다리(종아리) 부서지기 싫으면 얌전히 따라오라." 했어.

다른 인민군들도 낄낄대고 끌고가서는 곡창에 거칠게 쑤셔넣었대.

그러고선 망혼제를 올렸던 음식을 비벼서 나눠먹었다고 해.

 

,



 

물 한 모금 못 먹고 새벽을 보냈는데 날이트고 첫 닭이 울 때 즈음 밖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는데.

"진새벽(꼭두새벽) 부터,
뭐이 이리 오구탕(야단법석)이네!?" 하고 특무상사 목소리가 들리더니,
잠시후에 탕- 하고 소리가 들렸더래.

곡창 앞에 서있던 인민군 하나가 부랴부랴 달려가자,
이모댁 할머니께서 살짝 빼꼼-히 문 을 열어보니 마당에 인민군 소대장 특무상사가 총을 맞아 쓰러져있었어.

 

상급병사가,
넋이 나간 표정을 하고있는 인민전사(이병) 한 명을 보고 "너이 탁없이(터무니없이) 뭐하는 짓이네!"하곤 그 인민전사가 들고있던 총을 빼았았어.

"상사동무 정신차리시라요!"  하고 응급치료를 하는데 목을 꿰뚫려버려서 이내 죽어버렸다고...

 

"남...

남조선 놈이었습네다..." 넋 나간 인민전사는 분명 그렇게 말했더래.

퍽-하고 상급병사가 개머리판으로 인민전사 머리를 강하게 내려치더니 다른 병사보고 "이 아새끼래 얼죽여(반 죽음,
빈사)버리라우!" 하고는 특무상사의 시신을 챙겨 나가서 군인들을 동원해서 묻어버렸어.

그와중에 집안에서 "상급병사 동무! 이리좀 와보시라요!"하더니 상급병사가 인상을 쓰고 돌아와서 "또 뭔일이네!?"하고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곧 시끌벅적- 난리가 났다고...

 

잠시 후에 "그 쌍간나들 데려오라." 라는 상급병사의 목소리가 들리고,
곡창 문이 열리더니 인민군들이 안에 갇혀있던 사람들을 죄다 빼내어 마당에 무릎을 꿇렸대.

"이거 보라우.

네 들이 델고온 귀것(귀신)이 한 짓이 틀림 없디 않네!?"하여 사람들이 고개를 들어보니 상급병사 옆에 한 인민전사가 죽어있는데 턱에는  흰 토사물이 거품처럼 한 가득 묻어있고 입술은 엉성하게 위 아래로 바느질이 되어있었다고 해.

"키대(허우대) 멀쩡한 아새끼래 방안에 혼자 있었는데도 이렇게 됐어.

지가 스스로 입을 꿰맸다는 말이디." 했어.

 

간밤에 거칠게 반항하던 아저씨가 "정신병이 있었던게지! 우리랑 상관없다."하니 상급병사가 눈썹이 악귀같이 변하곤 퍽- 하고 개머리판으로 아저씨의 머리를 찍어 기절 시켜버렸어.

"쥐약이라도 처먹디 않고는 개거품을 물일이 없디 않간?" 하고는 죽은 인민전사를 가리키며"저거이 데리고 나가서리 묻어버리고." 기절한 아저씨를 가리키며"저거는 쏴 죽여버리라우" 했어.

아저씨 가족들이 울면서 그러지말라고 하는데 인민군들이 거칠게 밀어버리곤 기절한 아저씨를 끌고 나가버려.

 

증조할머니네가 말도 없이 마당에 무릎 꿇은채 조용히 있는데 한기가 몸을 훑고 지나가더니,
대청마루 밑에 어둡게 터를 진곳이 일렁일렁 거리면서 거뭇한 뭔가가 움찔-거리고 있었다고 해.

인민소대가 모여서 쌀겨로 죽을내어 먹고있는데,
기절한 아저씨와 좀전에 죽은 인민전사를 끌고간 인민군들이 급하게 뛰어오면서 소리를 질렀어.

"살려주시라요! 살려주시라요!"하면서 들어오니 "뭔일이네!?"하고 상급병사가 대답하자,
헐레벌떡- 달려온 인민전사가 말하길 간 밤에 사라졌던 병사들이 개울가에서 죽어있다면서 시신들이 오체가 분시되고 목이 없어져있다고 하더래.

 

"앙심품은 놈들이 그런거 아니네!?"하곤 상급병사가 벌떡일어나 총기를 들었어.

"중급병사동무는 여기 남아서 이 것들 지키고 있으라우." 말하니 가족들을 감시할 중급병사(상병)하나만 남고 나머지 인민군들도 총을들고 다 나가버린거지.

남은 중급병사가 "수작부리디 말라."하면서 포승줄로 남은 사람들을 8자로 꼬아묶고는 "줄 푸는 개미소리(작은소리)라도 들리면 바로 대갈통에 납철알을 박아버리갔어." 하고는 건너 집 살던 아낙을 끌고 곡창으로 향했어.

 

**을 하려는 모양이었다고 해.

남은 사람들이 침음성을 삼키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있는데,
곡창에서 짝- 하니"악!"하고 아낙의 비명소리가 들리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퍽-퍽- 소리가 들렸대.

증조할머니께서 '인민군이 아녀자를 매질하는 모양이구나."하고 있는데 곡창문이 열리더니 아까 잡혀간 아낙이 몸에는 피칠갑을 하고선 가슴저고리 앞섬이 찢겨,
보이는 속살을 부여잡고 나왔더래.

할머니께서 놀라서 비명을 자지러지게 지르는데.

사람들이 놀라서 쳐다보곤.

 

"뭐,
뭔일이라?"하고 증조할아버지께서 묻자,
아낙이 하는 말이 "저도 모르겠어요." 하고 설명을 덧 대는데,
인민군 힘이 너무 강하여 반항도 못 하고 가슴앞섬이 찢기고 뺨까지 맞아서,
이대로 큰일이 나는가 했는데,
갑자기 인민군이 얼어버린것처럼 옴짝달짝을 하지 않더래.

무얼 봤는지 엄청 놀란표정을 하고 입을 떡- 벌리고 있는데,
침이 질질 흐르는데도 손가락하나까지 움직이지 않더라고,
그래서 밀어보니 그자세 그대로 넘어가더래.

겁이 덜컥나서 구석에서 쪼그리고 벌벌- 떨고있는데,
갑자기 너무 뜬금없게 화가 막 치밀어 오르더니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곡창안에 있던 장작으로 머리를 찍고 있었다고 했지.

 

"영접 입니다."하고 증조할머니께서 말 하자,
다들 얼이빠져 있는데,
증조할아버지께서 "일단 줄좀 풀어." 해서 아낙의 도움으로 다들 줄을 풀고 일어났어.

할머니께서 저고리를 벗어 가슴앞섬이 찢어진 아낙을 덮어주는데,
증조할아버지께서 "여기 있다간 그 놈들이 돌아올테니 얼른 도망가야해." 하고는 대충 이모댁에 짐을대충 챙겨서 가려고 했어.

그 때 아까 인민군들이 기절시켜 데리고 나갔던 아저씨가 대문으로 달려 들어왔지.

 

헉-헉- "다 죽었어." 느닷없는 아저씨의 말에 "또 뭔일이라?"하고 증조할아버지께서 묻자,
아저씨가 숨을 몰아쉬고 하는 말이,
정신을 차리고보니 바닥에 질질 끌려가고 있었는데,
앞에 가던 한 인민군이 휙- 넘어지더니,
갑자기 벌떡일어나서 대조못(함창에 있는 연못)으로 막 뛰어 들어갔다고...

그러더니 다른 인민군들도 히떡히떡- 넘어지더니 못으로 막 뛰어들어 가더래.

"난데없이 뭔 **인가 하고 한참을 지켜봤는데,
안 나오드라고.

그래서 돌아왔지." 하면서 허망하게 웃었다고 해.

 

해서 각자 집으로 돌아가보니 대조못 주변에 진을 치고있던 인민군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더래.

증조할머니께서 마을사람들에게 다시 말하여서,
늦었지만 백중(망혼제)을 재차 지내자 하셨고,
불정에 있는 운암사에 지방을 모셔서 전보다는 거나하게 제를 지내 주었다고 해.

마을 어른들이 절을하고 곡주를 돌리고 읍을하면서 홍복을 비는데,
마을꼬마들이 따라서 절을 하고선 "조상님들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했다고...

 

하지만 문경지역 대부분은 9월 25일까지 약 두 달을 적치하에서 움추려야 했어.

그중 인민군이 많이 밀집해있던 곳은 매일아침 폭격도 맞아야 했지.

26일날 함창 영강으로 한국군이 진격해오면서 인민군을 밀어내버려.

그들은 큰 태극기를 여러사람이 들고 강둑 양쪽으로 나눠 행군했다고 해.

이후 재차 51년 1월에 백만 중공군이 문경까지 내려오게 됐지만,
결과적으론 민간인은 거의 죽지 않고,
인민군의 소대본부까지 소이탄으로 화전(火田:불밭)을 만들어 몰아냈다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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