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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독서실

title: 메딕오디2019.12.04 14:23조회 수 2588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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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작년 2015년 11월 중순 수능 3일전이였다.

 

당시 노량진에서 자취하던 나는 용돈으로는 유흥비가 부족해서 독서실 총무를 시작했다.(참고로 난 공시생이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내가 일을 시작하고 한 달이 넘어서였다.

 

노량진에서는 꽤나 벗어난 곳이었는데, 걸어서 대략 30-40분 정도 거리였다.

 

 

근무 시작 시간은 7시부터였는데 그날은 일찍 가서 책이라도 보고싶은 생각에 6시에 출근을 했다.

 

자리에 짐을 놓고 공부를 할까 하다가 잠시 눈을 붙이고 20분 정도 후에 일어나서

 

내 전타임에 나보다 1살 어린 친구가 총무를 하고 있기에, 같이 담배라도 피울 요량으로 총무실로 내려갔다.

 

 

그런데 보통은 열려있어야할 총무실 문이 굳게 닫혀있고, 매니저가 와서 총무와 함께 CCTV를 보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어제 마감을 할 때 뭔가를 잘못했나 하고 눈치를 살피며 생각을 정리를 하며 총무실 문을 두드렸는데

 

그 동생인 총무가 입에 손가락을 가져가며 쉿이라고 하고 잠깐 나가있으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밖에서 대기를 하며 불안에 떨고 있었다.

 

 

'시.발 어제 잔여인원 체크 제대로 안하긴했는데, 혹시 사람이라도 남아있었나?' 

 

 

라고 생각하며 손톱을 물어 뜯고 있었는데

 

(참고로 독서실 마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불을 끄고 보일러, 에어컨을 끄는 것도 있지만, 사람이 남아있는지 아닌지의 여부다. 

 

혹시라도 어떤 사람이 엎드려서 자고 있어서, 마감 종소리를 못들었는데, 

 

총무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문을 잠그고 갔다고 상상해보라. 끔찍하다. 

 

실제로 마감종을 치고 화장실부터 모든 곳을 점검하고 있었는데, 

 

고등학생 자리에 자기 자리가 보이지 않도록 커튼을 친 자리가 있는데, 

 

그곳을 열었다가 엎드려서 자고있는 여자 고딩을 보고 놀라서 뒤질뻔한 적이 있었다.

 

자기 자리 불까지 끄고 자서 더욱 놀랐다.)

 

 

매니저가 들어오라했다.

 

그래서 최대한 당당한 걸음걸이로 들어갔는데, 거기엔 내가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더 좆같은 일이 벌어져있었다.

 

원래 한 편에 몰아서 쓸라고 했는데 끊어서가면 1편에서 약간의 긴장감을 유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또 생각도 정리하고 해야되서 3부작(?)으로 작성예정..

 

암튼 계속 시작할께

 

 

 

CCTV를 보는데 그냥 독서실 애들이 왔다갔다 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틀어놨었다.

 

 

'하총무님(내성은 하가 아님ㅋㅋㅋ닉이 하주석이니 그렇게 씀) 혹시 저 학생 알아요?'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모르는 새끼가 독서실로 들어오는 장면이 보였다.

 

잘 모르는 애여서 첨본다고 했는데, 매니저도, 오후총무도 모르는 애라 했다.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나를 데리고 2층 여자고등학생층으로 올라갔다.

 

 

독서실에서 일을 하다보면 학생들에게 주의를 주는 경우가 잦고,

 

그러다보면 뭐 이런저런 조언도 해줄 수 있는데(나도 대학이 나름 이름있는 곳이다보니) 그렇게 친해지는 경우가 많다. 

 

매일 계단에서 떠들다가 나한테 걸린 여자애들이 있었는데 연속으로 3일 내내 걸려서 내가 한 번 불러다 모아놓고

 

(원래 3번 이상 총무지적 들어가면 강제퇴실조치임)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친해져서 가끔 그 애들이 먹을 것도 가져다 주고 그랬다.

 

거기서 공부를 제일 잘 하는 여자아이가 있었는데(다 고3이었다) 

 

그 애는 외모도 이쁘고, 성격도 시원시원해서 인기가 많은 아이라고 들었다.

 

 

아무튼 올라갔는데, 매니저가 그 아이의 자리를 가서 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여자애 자리는 온통 초콜릿 투성이었다. 

 

초콜릿 부스러기가 흘러있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가 손에 초콜릿을 묻혀서 자리에 그 손가락을 문지른 것처럼 자리가 엉망이 되어 있었다. 

 

사물함은 잠겨있었는데, 누가 흔들어봤는지 약간 손상이 있었다.

 

그래서 오후총무에게 무슨 일이냐고 다시 물어봤더니, 

 

그 여자애가 오늘 독서실 오자마자 울면서 총무실에 와서 누가 저렇게 해놨다라고 했다.

 

시팔 하필이면 또 내 시간에 벌어진 일이라, 이 일을 내가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겠다고 다짐했고

 

cctv를 다시 한 번 살펴보며 약간의 특이점을 찾아냈다.

 

 

cctv를 자세히 보니 그 이름모를 무명씨가 우리가 자주 알던 남자 고등학생들과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장면이 잠깐이나마 포착된 것이다.

 

그래서 그 학생들을 스터디룸으르 불러 모았다.

 

매니저, 오후총무, 나 셋이서 학생 세 명을 따로 불러서 한 명씩 번갈아가면서 물어보았다.

 

셋 모두에게서 나온 공통점은, 그 세 명중 한 명과 같은 반이고

 

그 여자 학생과는 중학교 1학년, 즉 6년전에 잠깐 학원 같은 반인 것 빼고는 공통분모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 2층 cctv에 찍힌 범인의 모습은 

 

그냥 다이렉트로 그 여자학생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1층 현관에서 찍힌 모습에서 그 여자학생이 나가고 약 5분 후에 독서실로 들어오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 여학생과는 제대로 아는 사이도 아닌데 대체 어떻게 그 여학생의 자리를 알고 다이렉트로 갔는가 하는 것이다.

 

일단 그 세 학생은 범인의 번호를 알지 못했기에, 그 세 학생의 친구에게 번호를 물어 범인과 연락이 닿았다.

 

문자내용은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야, 너 어제 독서실 왔다갔어? 총무님들이 일단 너 오래'

 

 

라는 말에

 

 

'총무들이 다 알고 있대? 지금 오래?'

 

'지금 간다고 전해줘'

 

 

였다.

 

오후총무는 근무시간을 이미 1시간이나 넘겨서 집으로 갔고 나와 매니저만 남아 기다렸다.

 

그리고 대략 30분이 지난 후에 범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키는 180정도 되어보였고, 그냥 평범한 인상이었다.

 

겁을 먹은건지 아니면 그냥 이 상황이 재밌는건지 입가에 미소인지 뭔지 모를 듯한 것을 머금고 있었다.

 

그때부터는 매니저와 내가 함께 범인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다.

 

 

'왜 그랬어?'

 

 

'그냥 여자애들 독서실을 구경하고 싶어서 이방 저방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그 자리에서 초코파이를 먹다가 흘렸다. 

 

그래서 그걸 닦아내기 위해서 그 여자애 서랍을 열려고 했는데 잠겨 있어서, 

 

다른 여자아이의 서랍에서 공책을 한 장 찢어서 닦아냈다.'

 

 

라고 이야기를 했다.

 

초코파이?

 

대체 초코파이는 어디에서 났을까 궁금해서 물었더니

 

 

'배고파서 편의점에서 사왔다'

 

 

안다. 낱개로 파는 초코파이도 있겠지. 

 

근데 상식적으로 2층은 여자 구역으로 남자애들의 출입 자체가 금지되어 있는 곳인데, 

 

그곳을 구경하러 간 놈이 여유롭게 초코파이까지 사와서 쳐먹었다? 

 

이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고 겁을 조금 주기로 했다.

 

 

'너 지금 고3이고, 수능 3일 남았어. 너 지금 그냥 경찰 불러서 조사받게 할까? 일 커지길 원하는거야? 그냥 솔직하게 말해.'

 

 

그러자 

 

 

'초코파이는 사실 그 방에 있던 다른 여자애 서랍에서 훔친 것이다.' 라고 말했다.

 

 

저 범인의 말이 100% 진실이라고 해도 아직도 의문점이 남았다.

 

어떻게 그 여자애의 자리를 알았지?

 

왜냐하면 그 여자애가 나가자마자 그 방으로 향했기에, 그 방이 비어있다는 사실을 범인은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방이 왜 비어있는지를 물었다.

 

 

'독서실 바깥에서 보면 그 열람실에 불이 들어와있는지 나갔는지를 알 수 있다. 

 

불이 꺼진 것을 보고, 그리고 그 여자애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난 진짜 이 부분에서 소름이 돋았다.

 

시발 우발적인게 아니고 꽤나 치밀하게 계획적으로 움직인 것이기 떄문이다.

 

 

'그 여자애 자리는 어떻게 알았어?'

 

'예전에 독서실을 무단으로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알게 되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2층은 금남의 구역이다.

 

그런데 사물함이 총무실 바로 옆 휴게실에 위치했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자리를 알아낸 것 같았다.

 

그러면, 위의 행위들에 대한 생각은 대부분 해결되었다고 치고 가장 큰 의문이 있었다.

 

 

대략 cctv상에선 15분에서 20분이었는데 그냥 들어가서 초코파이만 먹고 나오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물어봐도 그냥 초코파이 먹고 나왔다는 말 뿐이었다.

 

매니저에게 생각을 이리저리 해봐도 말이 안된다고, 뭔가 음란한 행동이라도 한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매니저는 설마 그랬겠냐면서 이 사건의 확대를 더이상 원치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수능 3일밖에 안남았는데, 독서실에 경찰오고 그것이 소문이라도 나면 

 

정말 독서실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귀찮아질 것이 분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자 여자애에게 연락해서 혹시 이 범인이랑 대화를 해보고 싶냐고 물어봤고

 

여자아이도 왜 자기한테 이런 일을 한 건지 화도 나고 알아야겠다며 둘이 만났다.

 

나와 매니저는 바깥에서 상황을 지켜봤기에 둘이 무슨 대화를 한 지는 알 수 없지만 대략 왜 그랬냐는 내용이었고, 

 

그 범인은 끝까지 자기도 잘 모르겠다는 헛소리만 반복하는 것 같았다.

 

 

그 여자아이는 수능날까지는 이 사건에 대하여 부모님께는 함구하였다.

 

우리는 일단 범인의 부모님 연락처와 범인의 연락처를 확보해놓고, 그 여자애의 부모님이 오실 경우를 대비했다.

 

안타깝게도 그 여자아이는 수능을 정말 망쳐버렸고, (전교에서 1,2등을 다투는 아이라고 들었었는데..)

 

서울에 있는 대학조차 진학이 힘든 성적이 나와버렸다.

 

그리고 수능 다음날, 여자아이의 부모님이 찾아와서 범인과 범인 부모님의 연락처를 가져간 것을 끝으로 

 

이 사건에 대한 내가 아는 것은 끝이 났다.

 

 

당시 여자아이 부모님이 찾아와서 엄청나게 화를 냈다고 오전총무 누나가 말해줬다.

 

내가 만약에 그 자리에 있었고 나에게 책임을 물었다면 정말 너무 죄송했을 것 같다.

 

그 여자애가 받은 정신적인 충격과 상처를 대체 어느 정도일지..

 

 

그때로부터 대략 7개월이 지난 지금 생각을 해보면

 

범인은 분명히 그 여자애자리에서 뭔가를 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고서야 책상 전체에 초코파이를 흘릴 수가 없고, 

 

그 자리에 앉아있지 않았더라면, 책상이 그 난리가 났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남자애가 여자애의 자리에 갔다면, 분명 뭔가 목적이 있지 않았겠어?

 

 

 

 

세줄요약

 

1. 독서실에서 일함

 

2. 어떤놈이 여자애자리에다가 염병쌈

 

3. 여자애 수능망함

 

 

 

- 결말이 좀 허무하다고 생각은 되지만;; 아무래도 실화다보니까 뭐 내가 아는 부분이 이것 뿐이네

 

- 처음에는 3편으로 나눠쓸라 했는데 그걸 별로 탐탁치 않아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난 반응을 보고 쓰려는게 아니고 그냥 더 재밌게 쓰고 싶었고 

 

내가 이 글을 쓰는 목적 자체가 그냥 내가 겪었던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던 것 뿐인데 

 

나보고 간잽이라는 둥 뭐라는 둥 하면서 내가 쓴 글, 댓글에 다 비추주는 단 한 사람땜에 짜증이 좀 많이 났었음.

 

근데 뭐...내가 글 나눠쓰는 것 땜에 짜증이 났을 수도 있지, 그 사람 입장에선

 

 

-암튼 뭐 내가 겪은 건 여기까지구 끝까지 읽어줘서 ㄱㅅ

 

 

 

출처 : 에펨코리아 ... 하주석 



웡 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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