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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설화

비형랑 이야기

가위왕핑킹2019.11.27 21:35조회 수 72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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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제 25대 임금인 사륜왕은 성은 김씨, 시호는 진지대왕이라 하는데, 

 

진나라 선제 8년(576)에 즉위하여 나라를 다스리기 4년 동안 정치는 하지 않고 쾌락에 빠져 방종만을 일삼자 

 

사람들은 그를 왕위에서 끌어내린 뒤 진평왕을 즉위시켰죠.

 

 

사륜왕이 왕으로 군림하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사량부의 일개 민간 여자로 얼굴이며 맵시가 복사꽃처럼 요염하게 생긴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도화랑(桃花郞)이라 불렀고 사륜왕은 도화랑의 아름다움을 전해듣고 

 

그녀를 궁중으로 불러들여 그리고 동침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도화랑은 지아비가 있었으므로 왕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여자가 지켜야 할 것은 두 지아비를 섬기지 않는다는 것이옵니다. 

 

 지아비를 두고 다른 남자에게 가게 하는 것은 비록 제왕의 위엄으로써도 결코 안 되는 일이옵니다." 

 

왕은 도화랑을 위협해 보았다. 

 

"죽어도 좋은가?" 

 

도화랑은 태연히 대답했다. 

 

"차라리 저잣거리에서 목을 베일 망정 지아비 밖의 다른 남자를 따르고 싶진 않사옵니다." 

 

왕은 슬쩍 희롱하며 말하기를, 

 

"만약 지아비가 없다면 되겠지?" 

 

"만약 그렇다면..될.. 수 있사옵니다." 

 

왕은 도화랑을 놓아 보냈습니다. 

 

 

바로 그 해에 사륜왕은 왕위에서 폐위되고 죽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륜왕이 죽은 뒤 3년 만에 도화랑의 남편 또한 죽어 버렸고 그렇게 도화랑의 남편이 죽은 지 열흘쯤 되는 날 한 밤 중, 

 

사륜왕이 생시와 꼭 같은 모습으로 도화랑이 자는 방으로 찾아와서는 도화랑에게 얘기했습니다.

 

"네가 이전에 허락했 듯, 이제 네 지아비가 없으니 되겠지?" 

 

도화랑은 가벼이 응낙치 않고 그 부모에게 사실을 알렸지만 도화량의 부모는 허락을 했습니다.. 

 

"군왕의 말씀인데 어찌 피할 수 있겠느냐?" 

 

결국 도화랑은 사륜왕과 동침했습니다.. 

 

왕은 도화랑에게서 7일 간을 머물러 있었는데, 

 

그 사이 늘 오색 구름이 도화랑의 집 지붕을 덮고 있었고 향내가 방안에 가득했다고 합니다.. 

 

일주일 후 사륜왕은 자취없이 사라졌고, 그간의 동거로 도화랑은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달이 차서 아이를 낳으려는데 천지가 진동하고 향내가 났다고 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사내아이의 이름은 비형(鼻荊)이라고 지었졌고, 

 

임금 진평대왕은 그 신기함을 듣고서 비형을 궁중으로 불러 길렀습니다. 

 

 

비형의 나이 열 다섯 살이 되자 왕은 그에게 집사란 관직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비형 소년은 매일 밤 궁중을 빠져나가 어느 먼 곳에서 노닐다 돌아오곤 하는 것이었습니다. 

 

왕은 비형이 하는 짓이 의심스러워 용감한 군졸 50명을 시켜 그를 감시하게 했는데, 

 

비형이 월성의 성벽을 날아 서쪽의 황천 냇가 언덕으로 가서 도깨비와 귀신 떼를 모아놓고 노는 것이 목격되었습니다.

 

군졸들이 수풀 속에 숨어 몰래 엿보았더니 

 

도깨비들은 한창 놀다가 여기저기서 들려 오는 새벽 종소리를 듣고는 뿔뿔이 흩어져 가고,

 

비형 또한 날아서 궁중으로 돌아오더랍니다. 

 

군졸들의 보고를 듣고 난 진평왕은 비형을 불러 물었습니다. 

 

"네가 도깨비 떼를 거느리고 논다던데 참말이냐?" 

 

비형 소년이 사실이라고 시인하자 왕은 그에게 한 가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렇다면 네가 도깨비 떼를 부려 신원사 북쪽 개천에 다리를 놓도록 해라." 

 

비형은 진평왕의 명령을 받들어 그가 거느리는 도깨비 떼를 부려 돌을 다듬고 하여 

 

하룻밤 사이에 커다란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도깨비들의 손으로 이루어진 그 다리는 귀교(鬼橋)라 이름지어졌다고 합니다. 

 

진평왕은 비형에게 또 물어보았습니다. 

 

"도깨비들 가운데서 인간계에 출현하여 정사를 도울 만한 자가 있겠는가?" 

 

"길달이란 자가 있습니다. 그가 국정을 도울 만할 것입니다." 

 

진평왕은 다음 날 길달을 데려오라 명하자.. 이튿 날 비형은 길달을 데리고 와 함께 왕을 뵈었습니다.

 

왕은 길달에게 집사의 직책을 내려주었는데. 길달은 과연 충직하기 비할 데 없었습니다. 

 

그 때 각간(조선의 영의정 정도 되는 높은 벼슬) 임종은 아들이 없기에. 왕은 임종에게 길달을 양자로 맞아들이게 했습니다. 

 

임종은 길달을 시켜 흥륜사 남쪽에 문루를 세우게 했더니, 

 

길달은 문루를 세우고 매일 밤 그 문루 위에 가 자곤 해서 그 문을 길달문이라 이름지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달은 임종의 딸을 겁탈하고 여우로 변하여 달아났습니다. 

 

화가 난 비형은 말을 타고 쫓아가 길달을 붙잡아서는 죽여 버렸죠. 

 

이로 해서 그 도깨비 무리들은 비형의 이름만 듣고도 무서워 달아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은 이러한 비형을 두고 사(詞)-시-를 지었다죠. 

 

 

성제의 혼이 낳으신 아들 

 

비형 도령의 집 바로 여길세. 

 

날고 뛰는 온갖 귀신들아, 

 

이곳에 함부로 머물지 말게나. 

 

 

향속에서는 이 글을 써붙여 잡귀를 물리치는 노래를 만들었고.. 

 

이 노래는 도께비와 악귀를 물리치는 힘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도화녀라는 미모의 여인 이야기와 비형랑이라 하는 후세에 신격화 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 설화는 호색설화, 시애설화(屍愛說話), 교혼설화(交婚說話) 등 

 

여러 설화의 모티프가 얽혀 있는 설화이기도 해서 문학적으로 가치가 있습죠..

 

도화녀와 사륜왕의 얘기에서 우리는 신라인의 정조에 대한 태도가 대개 어떠 했던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백제의 개루왕이 등장하는 <도미 설화>와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죠.

 

지아비가 있는 한 상대가 비록 제왕이라 하더라도 몸을 허락할 수 없지만, 

 

지아비가 없을 때 그것은 비로소 가능하다고 한 도화녀의 태도. 그리고 도화녀와 사륜왕의 혼령과의 동거. 

 

이런 것들은 신라인의 정조관이 조선 시대의 맹목적인 정조관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도화녀와 사륜왕의 혼령과의 동거는 당시 여인의 재혼이 자유로웠음을 전해 주는 한 단서가 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또 신라 사람들의 사상에 '신체미 존중'의 한 양식이 있었음을 시사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도화녀가 뛰어난 미인었다는 점에서 이 설화가 발단되고 있기 때문이죠. 

 

이 점은 수로부인에 관한 얘기와 처용에 관한 얘기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신라적인 정조관은 바로 이 신라인의 신체미 존중의 사상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또,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도깨비 이야기의 원천이라 전해집니다. 

 

인간과 별도지만 인간의 사회와 밀접하게 관련되고.. 

 

조화는 부리되 인간을 해칠 수 없는 도깨비의 이야기는 비형랑 설화를 기초로 두고 있습니다.

 

 

 

출처 : 루리웹 백택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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