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게시물 단축키 : [F2]유머랜덤 [F4]공포랜덤 [F8]전체랜덤 [F9]찐한짤랜덤

실화

동네 마음이 불편한 아주머니 이야기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2019.12.02 15:00조회 수 2086댓글 0

    • 글자 크기


얼마 전에 'The boy'라는 제목의 영화를 보다가 십 수년 동안 잊고 살았던 일이 떠오르고 말았습니다.

 

제가 어릴 적 살던 동네엔 매일 집 앞에 나와서 하는 일 없이 인형을 안고 의자에 앉아 계신 아주머니 한 분이 있었는데, 

 

어릴 적에 그 분위기가 꽤 음산하고 무서워서 동네 사람들도 미친 여자라고 근처에 가지 않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학교에 다녀오는데 그 아줌마 집 앞을 지나게 되었고 아줌마는 여느 때처럼 의자에 앉아 계셨습니다. 

 

한 손엔 아이 인형을 들고 말이죠.

 

막 아줌마 옆을 지나려는데 아줌마가 갑자기 저를 불러 세우더니

 

 

"얘 너 이거 먹어라. "

 

 

하면서 당시에 팔던 밭고랑을 주시는 겁니다.

 

과자보단 일단 아주머니 눈이 너무 무서워서

 

 

"네, 감사합니다"

 

 

라고 하고 받아든 후에 무서워서 냉큼 도망쳐서 집에 왔습니다.

 

어머니는 받아든 과자를 보시더니 

 

 

"너 용돈도 없을 텐데 그건 어디서 생겼어?" 

 

 

물으시길래 

 

 

"동네 미친 아줌마가 줬어"

 

 

라면서 바닥에 과자를 내팽개쳤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갑자기 표정이 변하시더니

 

 

"미친 아줌마라니 그렇게 못된 말 쓰는 거 아냐." 

 

 

라면서 꾸짖으시더군요.

 

전 제가 좋아하는 과자도 아니고, 괜히 아줌마가 준건데 아줌마 이야기를 했단 생각에 짜증이 좀 났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아줌마와 만났던 장소를 지나치는데 아줌마가 안보이더군요.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

 

 

 

그리고 어느 토요일에 레슬링을 보기 위해 거이 뛰다시피 집까지 달려가선 

 

티비를 막 켜고 친구들과 라면 물을 끓이다 어머니께 별 생각없이 물었습니다.

 

 

"엄마 매일 보이던 그 미... 아니 그 아줌마 안보이던데?"

 

 

엄마가 잠시 머뭇하시더니

 

 

"응... 그 아줌마 돌아가셨어..."

 

"뭐?"

 

 

친구들이 돌아가고... 어머니와 둘이 남았을 때 여쭤봤습니다.

 

 

"엄마 그 아줌마 왜 돌아가셨는데?"

 

 

어머니가 나지막하게 말씀하시길

 

 

"그 아줌마 미친 아줌마 아니야. 마음이 많이 아파서 그래. 

 

엄마랑도 가끔 이야기 했는데 너 태어날 때쯤 그 아줌마도 아이가 있었어... 그러니까  " 

 

 

라더니 말을 끝까지 안하시더군요.

 

그러시더니 

 

 

"넌 아직 어리니까 알 필요 없어 아줌마 욕하면 안돼." 

 

 

라면서 말을 끊으셨습니다.

 

십 수년이 지나고 우연히 The boy란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랜만에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셨길래 문득 떠올라서

 

 

"엄마 예전에 동네에 살던 그 미친 아줌마 있잖아"

 

"누구?... 아..."

 

"응 근데 그 아주머니 왜 미친거야?"

 

 

어머니가 한숨을 쉬시더니

 

 

"그 아줌마 미친 거 아냐. 

 

우리 달동네 살던 시절에 동네에 족제비가 많았는데, 그때 애 엄마가 잠깐 반찬한다고 방안에 애를 뒀는데

 

족제비가 창문타고 들어와서 애 물어 죽인거야..."

 

 

"듣기론 애엄마가 방에 들어갔을 땐 이미 애의 입과 코를 꽉 물고 애는 음식 끓는 소리에 컥컥 거린 거 같긴 한데"

 

"애 엄마는 그 소리를 못들은거야" 

 

"애 엄마가 놀라서 물건을 막 던지니까 그때서야 입에 물었던 애기 얼굴을 놓았는데"

 

"애는 이미 질식으로 죽었다고 하더라"

 

 

"그 후에 애엄마가 병원도 다니고, 경찰 진술도 하고, 다 사실로 밝혀졌는데도 엄마 심정은 그게 아닌가보더라구

 

멀쩡하고 착한 사람이었는데, 점점 더 이상해지더니 나중엔 그렇게 볕이나 쬐면서 인형을 안고 있더라구

 

불쌍한 사람이야"

 

 

그 얘기를 들은 후, 어렸지만 아주머니 옆을 지나갈 때면 무섭다고 생각했던 제가 후회되더군요.

 

친구들끼리 뛰어놀다 아줌마 이야기가 나오면 미쳤다고 수근거렸던 제 자신이 아무리 어렸다지만 지금도 용서가 안되구요.

 

 

 

지금은 하늘에서 편하시길 빕니다.

 

 

 

 

출처 : 루리웹 ... 데이곤 



자연보호해요~~

    • 글자 크기
해병대 해안초소와 할매스님 이야기 (by 자연보호) 해병대 해안초소와 할매스님 이야기 (by 자연보호)
댓글 0

댓글 달기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10562 실화 부산 어느 마을의 기이한 이야기 + 내선번호 2041 title: 메딕오디 5930 1
10561 실화 이복동생 이야기1 title: 메딕오디 3295 1
10560 실화 모사단 헌병대2 title: 메딕오디 3063 2
10559 실화 유흥가에서 웨이터하다 귀신 본 이야기1 title: 메딕오디 3382 2
10558 실화 귀신 보는 사촌동생 이야기2 title: 메딕오디 3103 2
10557 실화 독서실1 title: 메딕오디 2588 1
10556 실화 무섭고 오싹했던 2000년 여름 농활 1~31 title: 메딕오디 1989 3
10555 실화 이종카페 유저 귀신 썰모음 1 title: 메딕오디 2393 1
10554 실화 이종카페 유저 귀신 썰모음 2 title: 메딕오디 4559 1
10553 실화 이종카페 유저 귀신 썰모음 3 title: 메딕오디 2719 0
10552 실화 이종카페 유저 귀신 썰모음 4 title: 메딕오디 2176 0
10551 실화 경기도 화성 모회사에서 겪었던 일1 title: 메딕오디 2034 1
10550 실화 경기도 화성 모회사에서 겪었던 일.... -운동장편-1 title: 메딕오디 1623 1
10549 미스테리 다리가 4개인 여성 title: 메딕오디 1980 1
10548 기묘한 일본 심령 사진2 title: 메딕오디 1397 2
10547 실화 공항동 친구집 에피소드 1~2 (그림판 그림 有)2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2209 3
10546 실화 부산 송정 민박집2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2216 1
10545 실화 대나무숲과 흉가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2337 0
10544 실화 해병대 해안초소와 할매스님 이야기2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2514 0
실화 동네 마음이 불편한 아주머니 이야기 title: 양포켓몬자연보호 2086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