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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백상아리예술대상2021.06.13 14:17조회 수 482추천 수 1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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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에 살았던 원룸에서 있었던 일이야.난 취직을 하고 회사에서 가까운 원룸으로 이사했어.


꽤 낡은 건물이었지만 덕분에 월세가 싸기도 했고 입지도 좋은 편이라 기분 좋게 이사했어.



첫 출근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세면실에서 몸단장을 하고 있는데 빗이 안 보이는 거야.


이삿짐을 풀 때 분명히 거울 앞에 둔 것 같은데...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길래 하는 수 없이 휴대용 빗으로 머리 손질을 했어.



그날 퇴근하고 돌아와서 여기저기 찾아봤지만 끝내 찾지 못했어.

부끄러운 얘기지만 난 사실 정리정돈을 잘 못해서 집안에서도 물건을 잃어버린 경험이 몇 번 있었어.


다음부터는 조심해야지,생각하고 새로운 빗을 사왔어.



일주일 정도 지났으려나..그 빗도 없어졌어.


세면대나 가구와 벽의 틈새, 가구 밑,,세탁기 아래..샅샅이 뒤져봐도 보이지 않았어.


이번엔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했었는데..첫 직장 생활로 피곤했나 보다 생각했어.




그리고  또 새 빗을 사왔어.

이번엔 전용 바구니까지 준비해서 쓰고난 다음엔 신경써서 제자리에 두곤 했었어.



그런데 이번엔 3일도 안되서 없어졌어.


거기다 더 이상한건 자기 전에 제대로 놓여있는 걸 확인했었는데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던 거야.


그렇다면 빗이 사라진 건 내가 잠든 한밤 중이라는 거잖아?



혹시 스토커일까?

 

아니면 내가 몽유병이라도 걸렸나??



기분이 나빴지만 이 정도로 벌써 새로 이사할 것도 아닌 것 같아서 문단속을 제대로 하기로 했어.


그게 실수였지..일도 바쁘고 해서 금세 신경쓰지 않게 됐었지만...



그 때 빨리 이사를 갔어야 했어.


한동안 휴대용 빗만 쓰다가 어느날 새 빗을 사왔어.이번엔 빗에 2m정도의 끈을 달아서 세면대 손잡이에 단단히 묶어놨어.


이제 내가 잃어버릴 일은..없겠지?그런데..만약에 끈이 잘려있거나 하면?
그럼 그 땐 경찰에 신고하자.


그렇게 생각하고 그날은 그냥 잤어.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서 세면실에 갔을 때..



난..그 일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됐어..빗은 원래 있던 바구니 안이 아니라 바닥에 떨어져 있었어.


그리고...

그 빗에는..

빽빽하게...

 

 

셀 수 없을 만큼의 긴 머리카락이 엉겨붙어 있었어.


1m는 되 보이는 상당히 긴...머리카락....

그리고 엄청나게 더러워 보이는 머리카락이 엉망진창으로 얽혀 있었는데 무언가 질척해보이는게 또 묻어있는거야.


자세히 보니 검붉은 덩어리.....


이건....
............두피?


 

소름이 끼쳐서 서둘러 가방과 옷을 낚아 들고 밖으로 뛰쳐나왔어.


이른 아침이었던지라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누구와도 마주치지 않았어.그게 또 더 무섭더라고..


회사는 아직 열려있지 않았지만 수위아저씨에게 부탁해서 들어갈 수 있었어.


수위아저씨를 만나고 나서야 간신히 안심이 됐는지 온몸에 힘이 빠져서 털썩 주저앉고 말았어.수위아저씨 눈엔 내가 이상해 보였겠지..
 


회사 화장실에서 몸 단장을 하고있으니 하나둘 동료들도 출근하기 시작했고 하루종일 바쁘게 업무에 치이다 보니 점점 냉정을 되찾을 수 있었어.



아침엔 갑작스런 공포감에 뛰쳐나왔지만 그건 대체 뭐였을까?


친구에게 상담해 보려했지만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어.


혹시 내가 잠에 취해 있었던 건 아닐까?그래 어쩌면 꿈이었는지도 몰라.


이렇게 결론을 내렸지만 아무리 그래도 혼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어.

결국엔 적당히 이유를 붙여서 친구네 집에서 하루 묵기로 했어.


하는 김에 짐을 챙겨야 한다고 함께 우리 집에 들려달라고 부탁하자 친구는 흔쾌히 따라와 줬어.


 

저녁..

아직 그렇게 어두워지긴 전이었어.친구와 함께 집으로 들어갔어.세면실 문 앞에 섰어.


뒤에 친구가 있는 것을 몇 번이나 확인하면서 조심스레 세면실 문을 살짝 열어봤어.

열린 틈새로 들여다 보니 바닥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아...다행이다..


역시 꿈이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문을 활짝 열었어.

 

난 거기서 굳어졌어.


흔히들 몸이 얼어붙는 다고 하는게 바로 이런걸까..


문을 연 채로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도 없었고 목소리조차 나오질 않았어.



세면대 거울 안에 내가 서 있었어.그런데 내 뒤에 있는건 내 친구가 아니었어..


거기 있던 건..
검은 털 뭉치...


뒤돌아서 있는 여자의 머리였다는 걸 알아차리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어.


그 머리카락이 엄청나게 헝클어져 있었고 오물이라도 뿌려놓은 것처럼 더러웠거든....


 
산발을 한 머리카락 아래 쪽에서 희끄무레한 것이 보이기 시작했어.천천히 창백한 양 손을 뻗어오고 있던 거였어..


천천히 손을 뻗어 어느새 내 휴대용 빗을 집어들었어.


내 뒤에서 뒷모습을 보인 채로 머리를 빗고 있어.


그런데 엉망으로 헝클어져 있는 머리가 빗겨지지 않고 빗이 엉겨 붙어 버렸어.

그런데도 거침없이 쭉쭉 머리빗을 잡아 당기고 있어.


그러자 마치 가발이 벗겨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머리카락 덩어리가 툭 떨어졌어.


지익하는 소리가 들렸어.


허연 살색과 빨간 색이 뒤섞인 것 같은 여자의 뒷통수가 보였어.


머리카락과 함께 두피가 껍질 째로 떨어진건지 벗겨진 생살이 보이고 있었어.


그 뒤의 기억은 없어..

 

 

깨어나니 구급차 안이었어.


친구 말로는 내가 세면실 문을 열자마자 쓰러졌대.


그래서 바로 구급차를 부른거고 병원으로 옮긴거래..


그리고 세면실엔 끈으로 연결된 빗은 있었지만 머리카락은 붙어있지 않았다는 거야.




그런데 분명히 내 가방에 넣어두었던 휴대용 빗은 없어져 있었어.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론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회사엔 몸이 아프다고 하고 휴가를 얻었어.


하루 빨리 새 집을 찾아서 이사하기로 했어.집에 있는 짐은 아빠가 옮겨주시기로 해서 나는 두 번 다시 그 집에 가지 않았어.


물론 아빠한테도 세면실엔 절대로 들어가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해두었지.



이사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렇게 갑작스레 이사를 하고 세면실 정리도 전혀 안 한 상태였는 데도 집주인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어.




새로 이사를 왔지만 난 아직도 집에 빗을 둘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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