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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포도밭의 여자

title: 하트햄찌녀2023.01.27 11:02조회 수 4614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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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등학교 1학년2학기때 일입니다.



이제막 중간고사를 앞둔 저는

그닥 공부를 잘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는 하는 약간은 날라리 학생이었죠.



중학교1학년 2학년 때는 사고도 많이 치고

참 불량학생이었죠.



그런 저에게 후두암을 앓고 계셨던

외할아버지께서 엄마 속 좀 그만 썩히고,

공부 열심히 하고,

담배 피면 할아버지처럼 된다며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외할아버지를 뵙지 못하게 되었죠.



제게 있어서 할아버지는

외할아버지 밖에 없기도 하지만,


외가댁에 가면 다른 친척들 누구보다도

저를 먼저 챙겨주시던 외할아버지이기에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임종은 충격 그 자체였고

제 인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죠.



그뒤에 저는 평생에 안 가보던

도서관이란 곳도 가 보고,


버스 안에서도 수학공식을 외우는

범생이만큼은 아니지만

꽤 열심히 한 덕분에

명문고등학교에 턱걸이로 간신히...

정말 간당간당

커트라인을 넘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명문고등학교에 들어가니

이거 원...빡세더군요.



쉬는 시간은 쉬라고 있는 것인데

죄다 화장실 가는 것 빼고는

쉬는 시간에도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공부하는 아이들이 태반이었고


심지어 전년도 수능문제를 푸는 아이도

셋이나 있었죠.



정말 그런 걸 보고 있으니..

대단하다 라는생각도들고

한편으론 솔직히 재수가 없었죠...ㅡㅡ



그리고 반에서는 어느 정도 포스도 있고

가오??도 있었던 저는

따라서 공부는 해야겠지만...

조금 창피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집에 가서

집에서 혼자 공부를 하곤 했습니다.



중간고사를 앞둔 중간고사 하루 전날....

그 날 사건은 일어났습니다.



기말고사를 하루 앞둔 터라

저는 방에서

스탠드를 켜놓은 채로 공부를 하고있었죠,



저희집은 현관에서 들어오면

큰거실과 안방 누나방

형과 제가 같이쓰는방

그리고 화장실 베란다

이렇게 있는 단독주택이었죠.



형과 누나 둘은

군대,취업,결혼으로 전부 다 나가 있었구요.



그렇게 저희집엔

가끔씩마다 제 방문을 살짝씩 열어보고는

다시금 안방으로 들어가시는

저희 아버지와

(담배피나 안 피나 감시를...ㅡㅡ;;)

공부를 할 때면 어김없이 인삼과 꿀

그리고 우유를 가져다 주시는 어머니

그렇게 셋만 있었죠.



새벽1시가 넘어가니

아버지와 어머니가 주무시는 듯 했고,


저는 기회를 틈타

4시간 동안이나 피우지 못했던 시즌을

하나 꺼내 제 방 창문에 걸터앉아

담배를 태우고 있었죠.



제 방 창문을 열면 바로 앞쪽이 포도밭이고,

그 포도밭을 쭉~지나 그 끝쪽에는

이런저런 사연으로 인해

폐허가 된 별장이하나 있었죠.



볼때마다 느끼지만 그 폐가를 보자

몸이 살짝 서늘했습니다.



그날따라 더욱이 소름이 돋더군요.



그래서 시선을 잠시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찰나,

담배연기 때문에

눈이 무지하게 따가웠습니다.ㅜㅜ



잠시 눈을 비비고

찔끔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고서는

다시 입에 담배를 물고 눈을뜨니,

눈앞이 살짝 뿌옇더군요.



그런데 그 뿌연 시선으로

별장 쪽을 바라보았을 때

별장의 앞마당 쪽에서

누군가 서성거리는게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제 시선을 느꼈는지

갑자기 우뚝 서서는

저를 쳐다보는듯한 느낌이 들었죠.



별장 쪽이 어둑어둑해서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여자가 확실했습니다.



머리가 바람에 날리는데

생전 처음 볼 정도로 긴 머리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때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났죠.



그여자가 갑자기 포도밭의 하우스 위쪽으로


(포도밭 위쪽은

비닐하우스 뚜껑만 있는 모양으로

구조물이 있음.)


올라가더니 제 쪽으로

그 하우스를 타고 걸어오는게 보이더군요.


긴 머리를 휘날리면서..



처음엔 정신나간 여자네...했지만

생각해보니 비닐로 된 하우스 위를

아무렇지 않게 걸어오고 있는

저게 사람은 아니겠구나...

라고 생각이 드니 온몸이 굳어갔죠.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창문을 닫아버렸고

그날은 정말 공부같은 건 생각도 안 나서

방에 불을 다 켜놓은 채로

침대 이불 속에 몸을 파묻고 잠이 들어버렸죠.



다음날 일어나니 꿈을 꿨던 건지 진짜였는지

분간하기가 어렵더군요.



아니, 꿈이라 치부하고 싶었으려나..?



무튼, 다음날도 어김없이 저는

방과후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죠.



도서관이나 학교에서 하는건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는 저이기에

집에서밖에 하질 못했죠.



그날은 왠지 담배가 피고 싶지 않았습니다.



꿈이던 현실이던 바로 전날 겪은 게 너무 무서워

창문을 열 엄두가 서질 않았던거죠.



그렇게 공부를 하고있을 때....



'띵동~띵동~'



어머니 : 이 밤에 누구지....?? 누구세요~?



'철컥!탁! '



저 : 엄마 누구왔어??



어머니 : 누가 벨 누르고 도망갔나보네.

아무도 없어.

하여튼 이 동네 꼬마들 알아줘야돼...

엄마아빤 이제 잔다~



저 : 제발 좀 주무세요.

티비소리 땜에 공부를 못하겠어 아주.



어머니 : 그래 미안해 아들~

공부 열심히 하구!!화이팅!!



그렇게 공부를 하면 신이 나시는 어머니께선

화이팅까지 외쳐주시면서 안방에 들어가셨고

들어감과 동시에 티비를 끄셨죠.




시간이얼마나 흘렀을까....



'짜박 짜박 짜박 짜박 ...덜컥...

짜박 짜박 짜박.... 덜컥...'



정말 짜증이 극도로 나더군요...


수학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안 그래도 짜증이 나 있는 저에게


거실을 돌아다니시는 아버지든 어머니든

이 문 저 문 열어제껴보며

발이 조금 끈적일 때

장판과 잘 떨어지지 않아서 나는

짜박거리는 소리와 문소리.



정말 너무 거슬리더군요.



"아~진짜!! 엄마!!

잔다면서 뭘하는거야~!"



있는대로 짜증을 내며 문을 확 열어제꼈고

희안하게도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죠.



'다시들어가셨나....?'



평소 공부하다가 가끔 제가 짜증을내면

아무말없이 웃으며 윙크를 날리곤

안방으로 도망가시는 어머니이시기에

그냥 들어가셨나 보구나 하며 방문을 닫았죠.



잠시 후...



'짜박 짜박 짜박 짜박...덜컥'


누군가 제 방문을 여는 소리가 났죠.



뒤를돌아보니 문이 살짝 열려있더군요.



'아.. 엄마 맨날 장난이야...ㅠ'



하고 생각하고 제가 오히려 놀래켜드릴 생각에

문을 확!!열어제끼며


'왁!!'하고 소리를 질렀죠.



그때 안방에서 갑자기 문이 열리며

나오시는 어머니 아버지.............



"무슨 일이야!!!뭔 일 났어!?"



순간,


'그럼.....누가 내 방문을 연 거지.....?????'


그냥 문제가 안 풀려 소리질러본 거라며

둘러대고 어머니 아버지를 안심시켜드리고는

다시 제 방으로 들어왓습니다.



그때 제 머릿속에 스치는 영상....



어제 보았던 긴머리를 한 여자....

하우스 위를 아무렇지 않게 걸어오던 모습...



그 영상이 떠오르자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고

침대 이불 속에 들어가고 싶었죠.



하지만, 시험이 바로 내일이기에

저는


' 아냐아냐...

우리집 거실은 우풍이 조금있으니까

우풍 때문에 문이 열린 걸거야!!'


생각하며 애써 잊으려 노력하고

공부에 열중하기로 했죠.



얼마나 지났을까...



'짜박...짜박...짜박....짜박...'



또다시들려오는 발소리...



하지만 이번엔 책상에서 공부를 하고있는

제 바로 등 뒤에서 나고 있었죠.



그 순간 엄청난 공포감과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리고

제 입은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너무 공포에 떤 나머지....


'엑....카...어..'


신음만 내뱉고있었죠.



감히 뒤를 쳐다볼 엄두도 안 났을 뿐더러

보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때 인터넷에서 본 글이 생각나더군요.


[공부를 하다가 뒤에 귀신이 있는 것 같으면

볼펜을 뒤로 던져봐라.


소리가 나면 없는 것이고

소리가 나질 않는다면

뒤에서 귀신이 받은 것이다.]



저는 어떻게든 귀신이라는 걸 부정하고 싶어

안간힘을 써서 볼펜을 어깨 너머로 던졌죠.


'탁~탁탁 데구르르르르....'


볼펜은 땅에 떨어졌고 저는 조금의 안도를 했죠.



스스로 위안을했다해야하나...?



그렇게 안도를 하며 벽에 부딪혔다가

다시 제 밑으로 굴러온 볼펜을 주으려

고개를 숙인 그 순간...


다시는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 일어났죠.



의자 밑 사이로

여기저기 흙이 묻어 지저분하고,

발톱은 언제 깎았는지도 모를 발과

까만.... 아주 새까만 머리카락이

종아리 옆쪽에서 하늘거리고 있었습니다.



순간, 머리에 의식이 끊기는 듯한


'뚝!!'


하는 소리가 제 머릿속에서 났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뒤의 기억은 나질 않지만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아버지가 목이 마르다고 하셔서

물을 가지러 거실에 나왔는데

제가 현관문을 열고 어딜 가려고 하더랍니다.



어머니께서 그걸 보시고는


"담배피러가지 너!!"


하며 제 등을 찰싹!!하고 때리셨는데...



제가 휙 돌아보니 눈이 흰**만 있다더랍니다.



어머니는 '억...'하고 넘어지셨고

제가 담배를 피러간다는 소리에 나온

아버지께서는

제 모습과 어머니 모습을 보시고는

제게 소금을 마구 뿌리셨다고..



그제서야 제가 땅바닥에 고꾸라졌고

그런 저를 밤새 옆에서

어머니 아버지께서 지켜보셨다고 하시더군요.



그 일이 있고서 다음날 어머니는 어디서 나셨는지

웬 부적들을 집 곳곳에 붙이셨고

제 베개와 지갑에 하나씩 넣어주셨죠.



그뒤로는 그런일을 겪은적 없고

지금은 이사도 왔지만,


그날만 생각하면

아직도 정말 기절을 해버릴 거 같은....


아찔할 정도로 무섭습니다...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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