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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할머니의 환생

title: 하트햄찌녀2023.02.06 12:12조회 수 4369추천 수 2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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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할머니는 무속신앙 쪽으로

믿음이 강한 분이셨어요.



고모님들이나 할머니 친구분들 얘기 들어보면

할머니가 약간 무당기질이 있었다고 하시네요.



예를 들면 잘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장농에서 이불을 꺼내

마당에서 막 태우셨대요.



꿈속에서 귀신이 나타나

이불을 태워야 한다고 했다면서요.


(정신이상자는 아니셨어요)



그런 식으로 귀신도 자주 보고

막 불길한 일 일어날 거 같으면

신통할 정도는 아니어도 언질을 해주셨는데

신기하게도 들어맞았다고 하시네요.



그랬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실때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달고있다가 돌아가셨어요.



가족들한테 아무런 유언도 못하고 돌아가신거죠.



근데 큰어머니네 사촌인가?


암튼 그분이 무당일을 하신다고,

할머니가 무속신앙이 강했으니

굿이라도 해드리자고 얘기가 나와서

그러기로 했어요.



무당이 오기로 한 시간이 아침 11시였는데

9시부터 기다렸어요.



근데 제가 너무 할일이 없고 지루한 거예요.



그리서 바로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에 가서

혼자 놀기로 했어요.



원래 혼자 산책하는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벤치에 앉아서 그냥 여러가지 생각에 뒤숭숭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갑자기 약간 커다란 검은 나비 한마리가 날아와서

제 주위를 빙빙 도는거예요.



검은나비라는게 배추나비 흰나비처럼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걸 본 것도 신기한데

그게 제 주위만 한 10바퀴 돌다가 가는 거예요.



쫓아버리고 싶었는데 기운도 없고

왠지 느낌이 이상해서 그냥 냅뒀어요.



그러다가 무당이 도착해서 굿판을 준비한다길래

할아버지댁으로 갔어요.



굿을 하는데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염라대왕부터 시작해서 무슨대왕 무슨대왕

종이를 쭉 붙여놓고 아저씨가 굿을 하고

아주머니는 옆에서 북을 치면서

판소리에서 고수가 하는 것처럼

추임새같은걸 넣더라고요.



그러더니 무당아저씨가 갑자기 쓰러졌어요.



아주머니가 할머니를 접신(?)한다고 하더라고요.



아저씨가 갑자기 일어나더니

'아이고 아이고' 하면서 울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아무말도 못하고 죽어서

원통하다는 이야기도 하고,

자기 위가 있는 부분를 가리키면서

여기가 너무 아팠다고....

(할머니가 위쪽이 안 좋으셔서 돌아가셨어요)



그러면서 가족들을 한명한명씩 부르면서

개인적으로 얘기를 했어요.



할아버지부터 시작해서 자식들,

구경온 친구분들한테까지...



손주는 큰아버지네 오빠한명만 불렀고요.



처음에 무당한테

할머니가 접신했다고 했을 때 안믿었어요.



제가 귀신의 존재도 믿고

무당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보니 잘 안믿기더라고요.



그런데 사람들 불러내서 말을 할때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개인적인일까지 알고있는 거예요.



할아버지나 직계 자식들 얘기는

큰아버지나 큰어머니가 귀띔을 해줘서

알고 있겠다 싶어도

생전 할머니 지인들 같은 경우는

그냥 온다는 소리없이 당일에 구경하러 온건데

알려줬을 리가 없잖아요.



근데 정말 생전의 할머니처럼

자기 지인들 알아보고

친근하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러더니 할아버지한테

저승가는데 노잣돈하고 돈을 달래요.



할아버지가 몇만원을 줬는데 방안에서 나가더니

자기 손자 손녀(저를 포함해서)들한테

'아이고 내새끼'

하면서 만원씩 주더라고요.



그리고 배가 고프대요.



고기를 달라는데 생고기랑 김치를 달라네요.



그래서 줬더니 김치는 그냥씹어먹고

생고기는 씹다가 뱉고 잘 먹었대요 -_-;;;



그때까지만 해도 이게 사기인걸까 진짜인걸까

확신이 안 갔어요.



정말 제가 확신이 든 건 그 다음부터였어요.



무당이 막 울다가 굿하다가를 반복하더니

할머니가 이제 나가셨대요.



그러면서 촛불 위에 흰 한지를 댔는데

그게 나비 모양으로 타는 거예요.



그러면서 할머니가 검은 나비로 환생을 하셨대요.



정말 그 말 듣고

거기있던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어요.



사실 할머니 장례식이 중간고사일이랑 겹쳐서

저랑 저희 언니가 장례식에 늦게 갔어요.



근데 장례식 첫날,

검은나비가 들어오더니

그 안을 뱅뱅 돌다가 갔다는 거예요.



거의 한시간정도를 돌았는데

누가 그걸 쫒아버리려고 하니까 큰고모인가?

암튼 누가 그런건 쫓으면 안된대서

가만히 놔뒀었대요.



그리고 무당온날 아침

할머니 묘에서 제사를 한번 지냈는데

그 아래가보면 냇가가 있거든요.



엄숙한 분위기인데 어린애들이 뭘 알겠어요.



제 동생을 포함해서(당시 10살)

그 또래 애들이 모여서 물놀이를 했대요.



근데 검은 나비가 자기네들 주위를

하나씩 돌다가 갔다는 거예요.



그리고 굿판에 저희 언니가 학교 때문에 안왔는데

나중에 언니한테 이 얘기를 하니 놀라면서

할머니 장례식이 아직 안 끝났을 때

학교에서 야외수업을 했는데

검은 나비가 나타나 자기 주위를 맴돌다 가서

이상하게 생각했었다고 ㄷㄷ;;;



정말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이상하지 않나요?



그리고 그날 이후에 얼마 안돼서

할머니 묘에 들른 적이 있는데

산에 올라갈 땐 없었는데

내려올 때 검은 나비가 마중이라도 하듯이

묘에서부터 끝까지 같이 따라오더라고요.



정말 할머니는

검은 나비로 환생하셨던 걸까요?



그리고 할머니에 관한 일화가 또 있는데

이건 저 혼자 겪은 일이예요.



제가 유독 우리 가족 중에서

영적으로 발달해서 그런지

할머니 돌아가신지 2틀째 되는날

이상한 꿈을 꿨어요.



아 제가 영적으로 발달했다고 해서

무당소질이 있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예요.



그냥 우리 가족 중에서는 그나마 그렇다는거지 ㅋㅋ



(예지몽을 자주 꾸거나

가끔 귀신소리를 듣거나

주위에 이상한 기운을 느끼거나 그래요.


귀신을 실제로 본적이 2번있지만

둘다 유리창을 통해 봤어요.


예지몽 같은 경우는 데자뷰 수준이 아니라

제가 생각해도 소름끼칠만큼 들어맞는데

나중에 시간되면 올릴게요 ㅋ)



그 이상한 꿈이란 건 할머니가 나온 꿈인데

맨 땅에 호미를 들고 땅을 갈고 계시더라고요.



저랑 할머니만 꿈에 나왔는데

제 손에도 호미가 들려 있었어요.



그런데 전 꿈인데도

그 상황이 이해가 안되서 아무짓도 안했고

멍하니 할머니만 바라봤고요.



근데 할머니가 돌아가신 상태라는 건

인식하지 못했어요.



할머니가 평소에 정말 절 타박하셨어요.


첫째도 딸인데 둘째도 딸이라서....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말 지금 생각해도 눈물날만큼

할머니한테 서운하고

한번도 따듯한 말로 대해주신 적이 없어요.



결혼/시집/친정 게시판에 제 일화를 올리면

톡감이 될 정도로 말도 못할 일들이 많았죠.



제가 그 상황이 이해가 안됐다는 건

할머니는 잡초를 제거하고 돌을 뽑아내는데

저는 가만히 있는데

할머니가 평소처럼 저한테 아무말도 안하고

맨날 승질만 내던 할머니답지 않게

한숨만 푹푹 내쉬는 모습이

이해가 안갔다는 거예요.



그리고 특이했던게 그 자리가

할머니 할아버지네 밭이 아니었어요.



남의 땅이었죠.



꿈은 그렇게 끝났어요.



할머니가 한숨만 내쉬면서

계속 같은 일만 하시는 걸로....



....

나중에 할머니 묘에 제사드리러 갈 때 알았어요.



꿈에 나왔던 그 자리가 바로

할머니 묘자리였다는 것을...



일부러 땅이 좋아서 남의 땅에 돈을 주고

할머니 묘를 지었다고 하더라고요.



생전에 그렇게 미워하고 관심도 안 주셨으면서

할머니는 왜 제 꿈에 나타난걸까요....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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