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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한국에서 정신병원에 강제로 갇힌 네팔 여성이야기

title: 하트햄찌녀2023.04.21 13:29조회 수 10374추천 수 2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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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는 네팔 간다키 지역에서 살다가 돈을 벌기 위해 1992년에 대한민국으로 왔으며, 단기 비자를 받고 ‘합법적’으로 입국하여

광진구의 한 섬유공장에서 미싱 보조기사로 일하고 있었다.

1993년 11월, 동네 분식점에서 라면을 먹은 찬드라는 식사를 마친 후에야 지갑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국어가 서툴어서 주인에게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고, 주인은 찬드라가 무전취식을 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찬드라는 여전히 서툰 한국어로 어떻게든 상황을 설명하려 노력했지만, 경찰은 단순히 용모만 보고 ‘행려병자’인 줄 알고 청량리의

정신병원으로 보내버린다. ( 진자 너무 소름)

찬드라는 여기서도 자신이 네팔사람이며 일하던 공장에 가면 여권과 비자가 있다고 항변했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고 결국 ‘선미아’라는

이름까지 받은 후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생활을 했다.

그리고.. 찬드라는 2000년이 되서야 (6년 4개월이 지난 후) 담당의사는 찬드라가 정신병자가 아니라 네팔 노동자라는 사실을 알았고

그제서야 퇴원해 네팔로 돌아간다.

한국에서 실종됐다고 생각했던 찬드라 가족은 이 사건의 진실을 듣자마자 충격으로 몸져 누웠고..결국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후 한국의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라는 단체가 성금 1800만원을 모아 찬드라에게 전달했는데 찬드라는 “내가 못 배워서 일어난 일”이라며

대인배스럽게 넘겼다고 한다.

그리고 2003년 박찬욱 감독은 ‘여섯 개의 시선’이라는 옴니버스 영화에서 ‘평화와 사랑이 끝나지 않는 곳, 네팔로의 여행.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Never Ending Peace And Love)’라는 파트 영화를 제작했다.

박춘욱 감독의 이 영화 마지막에는 실제 찬드라를 찾아가 촬영했으며, 이후 이 사건을 다룬 ‘말해요, 찬드라’라는 책도 발간되었다.

찬드라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면서 찬드라는 또 불행스러운 일을 겪었는데,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이 모금한 성금 1800만원 + 정신병원과 한

국 정부에 소송을 제기해서 보상금으로 받은 2861만원을 뜯어내기 위해 별별 사기꾼에 친척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더 나아가 ‘모택동주의자’반군까지 그녀의 집으로 쳐들어와 보상금 반을 내놓으라고 협박까지 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당시 네팔의 평균 소득은 4인 가족 기준 월 10만원)

결국 찬드라는 이런 사람들의 행패로 잠적해버렸으며 네팔에서도 도무지 행적을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아래는 2002년. 정신병원에서 퇴원해 네팔로 돌아가고 2년 후 한국에 보낸 찬드라의 편지.

▲찬드라씨가 한국 국민에게 드리는 인사말 -2002.5.8




한국 국민에게 드리는 감사의 말씀

한국에 계시면서 저를 도와주신 여러 시민단체, 존경하는 여러분

그리고 저를 도와주신 모든 한국 국민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의 6년간이란 고통스러운 생활에서 벗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본국에 돌아와 고향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저를

도와주신 모든 한국 국민과 위로의 선물을 저한테까지 갖다 주신 풀꽃세상을위한모임의 최성각 선생님,

그리고 케이피 시토우라님, 어렵고 힘들게 저희 집까지 찾아주셔서 매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얼굴도 모르는 저에게 도와주고 깨끗한 마음을 전해주신 모든 한국 국민 여러분.

저의 일생에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주신 모든 분들께 저의 목숨보다 더 아낌없이, 마음속의 감사를 드립니다.

이 먼 산 마을속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제가 여러분께 두 손 모아 감사밖에 드릴 게 없습니다.

여러분께서 저같은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여자를 도와주는 그 마음, 항상 변치 않기를 바라며 남을 도와주면서 깨끗한 세상을 만드는 데

항상 앞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노력으로 이 세상에서 또 다시 저와 같은 ‘제2의 찬드라’가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생활을 보내지 않기를 바라며, 저도 신에게 빕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서 보내는 깨끗한 마음의 후원금 천만원을 네팔 루피로 바꿔서 576,112루피를 저와 저의 가족과 케이피 시토우라님이

보는 앞에서 풀꽃세상 최성각님의 손으로부터 (이렇게) 건네받으면서, 저의 감사의 한 마디를 마칩니다.

이렇게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성의를 저의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용할 거라고 약속드리면서 감사의 편지를 마칩니다.

간드룽, 김체에서 찬드라 쿠마리 구룽 올림.

감사합니다.



덧붙여 이와 비슷한 사건으로는 러시아 정신병원에 갇힌 헝가리 남자 ‘토머 언드라시’사건이 있는데.. 그는 53년 동안 갇혀있었다.( 하..)

우리나라는 늦은 감이 있지만 정신병원과 요양시설 등 수용시설에 억울하게 수용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인신보호관 제도’가 2013년

법무부에 의해 도입되었다.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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