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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누나 이야기.txt (2)

익명_082c4a2018.09.01 19:35조회 수 35462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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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조금 시간을 끈 이유는 쓰다보니 너무 신원 노출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 회사에 남자가 기백은 있을테고 저를 아는 사람이 백명이 넘을텐데 그 중에 엠팍하는 사람도 있겠죠. 

제가 쓴 정보만으로 충분히 저를 특정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를 특정하는건 괜찮은데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이 분을 알아볼까 좀 걱정됩니다. 


엠팍 문학에 리얼리티가 생명인데.. 



최대한 주작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디테일은 좀 떼어내겠습니다. 양해바랍니다.

------


아무튼 이렇게 허망한 마음에 퇴근하고  다음날  TF룸으로  출근하였습니다. 첫날엔 경황이 없어 몰랐는데 안책임님이 제 옆 자리였습니다. 



놋북, 모니터, 노트, 필통. 어쩌면 이렇게 사람이 말끔할까. 여사원들 놓는 흔한 작은 피규어 하나 없네요.어제 잘 들어갔냐고 간단히 인사하고 나머지 파트원들 언제 오나요- 하면서 이야기하는데.


그런데...


베이지 긴 치마에 딱붙는 쫄티(크롭티?인가)에 가까운 흰색 티를 입은 그 모습에서..가슴이 정말 예쁜 겁니다.



목선이 부담스럽지 않게 티셔츠의 봉제선으로 이어지고 부드럽게 언덕을 이루고 그것이 다시 떨어지면서 미세한 그림자를 이루는데 



옷매무새는 전혀 골의 노출을 허용하지 않아 천박하지 않으며  안정적인 곡선이 무리한 뽕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크다고 할 수 없었지만.



옷맵시와 너무 어울리게 이쁘더라고요.



20대의 발랄함과는 다른, 그렇다고 원숙하다고 하기엔 훨씬 다소곳한 하지만 자신있는 그런 몸이었습니다.



어젠 차갑기도 했고 너무 프로페셔널하게 보이는 세미 정장이었는데 옷의 차이가 사람을 이렇게 만드나 싶었는데 어제의 그 나들이 아닌 나들이가 사람을 좀 바꾸어 놓은 듯도 싶었습니다.



발군의 비주얼 얼굴에 (아오이 츠카사라니까요) 밝은 표정에 환하디 환하게 몸매가 드러나는 상의. 


차분하지만 어둡지 않은 베이지색 긴 치마. 



그리고 가슴.. ....



행복해졌습니다. 이런 분이 제 옆에 앞으로 3개월간 앉아계실 것이라 생각하니.


TF구성원들이 모두 출근하고 어제의 소회를 간단히 나누고 나자  TF장 수석은 아니나 다를까 이번 TF는 새로운 서비스 기획  TF라면서 특별히 구성원도 다양하게 했고 각 부서 일잘하는 사람중심으로 어렵게 꾸렸으니 성과 꼭 내보자면서 독려했습니다.


아오이 츠카사.. 아니 안책임님 포함 4명이 같은 파트가 되었고 3개월을 같이 하고 상황봐서 연장한다고 합니다. 


어제 유부녀라는 걸 알고 엄청 김이 새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예쁜 사람 옆에 있으면 좋지 뭐.. 하는 심정으로 3개월 잘 버티어 보기로 했습니다.제 삶에 새로운 봄이 시작된다는 걸 이때는 몰랐지요.


아무튼.


파트의 다른 한명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였고 다른 한명은 디자이너였습니다. 이런건 중요하지 않으니까 넘어가지만 리얼리티를 위해 그냥 서술하기로 하고 ㅎ


여기저기 연구소에서 오는 자료들 회사가 구독하고 있는 비싼 자료들과 자료 수집,조사 연구 목적으로 붙은 외부 컨설턴트 몇과 함께 데스크 리서치를 죽어라 합니다. 


정치가 붙지 않은 상태에서 일 잘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면 회사 일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의미 없는 것들을 속에서 의미를 만들고 이를 실체화 하는 것이 비즈니스 아니겠습니까.안책임님은 매력적인 중저음의 소유자로  pt 만들기와 발표에 천재였습니다. 저도 좀 한다고 했는데도 매일매일 배우는 처지였습니다. 


앞서 이 분의 가슴이 정말 예쁘다고 했었지요. 같이 일하면서 알아낸 것인데 이분의 자세가 정말 좋더라고요. 구부정하는 법 없고 가슴이 늘 펴져있고 걸음걸이도 안정적이었습니다.


사실 무엇보다도 몸이 정말 단단했습니다. 점심시간마다 같이 밥 안 먹고 사라지길래 알고 봤더니 기를 쓰고 빌딩내 피트니스로 뛰어 가더라고요. 


나중에 파트원들이 한번 같이 가자고 했더니 같이는 가지만 같이 운동은 못할거라고 웃는데 가서 봤더니 40분 꽉채워서 쉬는 시간 없이 뛰거나 크로스핏같은걸 합니다. 그리고 부랴부랴 머리 감고 반쯤 덜말린채로 샌드위치 투고해서 먹으면서 일을 시작하는 걸 보고 엄청 자기 관리 잘 되는 사람이구나 놀랐지요. 



저도 피트니스에 갔다가 안책임님이 아래는 레깅스. 위는 스포츠브라에 헬스장 운동복.. 차림에 헬스 장갑끼고 쉴새없이 데드리프트하고 스쾃하고 뛰는 모습에 저 멀리 트래드밀에서 몰래 안보는 듯 하며 그냥 쳐다만 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회사 피트니스를 안다녀서 몰랐지. 많이들 안책임님을 알더라고요. 이름만 모르고 하드코어로 짧에 운동하고 사라지는 사람으로. 그리고 눈길이 안 갈래야 안갈 수 없는 사람으로.


TF는 즐겁게 흘러갔습니다. 조직의 리더가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쓸데없는 일 안시키고 보고를 받을 땐 정수를 잘 잡아내서 개떡같이 이야기해도 콩떡같이 정리해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상사만 좋아도 회사다닐만 하지요.



안책임님외 파트원들이 모두 좋아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일과 시간외에 연락하는 법 없고 저녁에 술한잔 하거나 심지어 회식도 점심에 모두 해결해서 좀 정이 없는 것 같은 생각도 들었지만요.



저희 파트의 과제가 진행이 잘 되는 것 같이 연장 결정이 나고 중간 결과물을 동영상으로 제작하기로 하고 외주 제작사를 섭외했습니다. 영상은 외부에서 찍기로 하고 음성 녹음만 회사내 스튜디오에서 한 일이 있었습니다.


안책님임과 둘이 영어 멘트 읽어줄 성우를 기다리다가 늦자 녹음 엔지니어가 엄청 간단한거라면서 레코드앤 스탑만 하면 된다고 하고 자리를 떴고 결국 교포였던 성우는 약속을 펑크내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몇마디 안되는 거 그냥 우리가 할까 하다가 안책임님이 자신이 하고 치워버리기로 했지요.



첫 문장을 읽는데... 



아.. 중저음의 영어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아십니까.



아시아인의 영어가 서구인과 차이가 나는 것 중 하나는 목소리지요. 남자는 물론 여자도 (영어에 한해) 영미인이 더 공명이 있고 이 것이 유창하게 들리는 요소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목소리만 신경쓰며 천천히 말해도 훨씬 잘하는 것 처럼 들립니다.



너무 목소리가 매력적이고 좋아서 몰래 휴대폰에 녹음도 해 놨어요. 이런건 도촬이 아니라 뭐라고 하나요. 



안책임님.


당신은 어쩌면 이렇게 매력적인 사람입니까.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닿지를 않네요. 아니 닿을 수가 없네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끝나고 스튜디오에 둘이 앉아 있는데 이런 녹음 스튜디오는 소리가 엄청 예민하게 들리는거 아시지요. 


외부와는 완전히 차단되어 있고 예약은 넉넉하게 해 놓았고.우리는 뜻밖에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점심시간마다 반넘게 사라지고 회식도 그냥 점심에 해버리고 업무 시간엔 초집중 일만하는 아오이 츠카사.. 아니 안책임님이 조곤조곤 제 일상을 물어보고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 합니다.


근데 어쩌다보니 이래저래 이야기가 좀 깊어졌고 안책임님은 내가 이런 이야기를 들을 만한 사이인가 의문이 들만큼의 이야기들을 시작합니다.


"손책임님. 내가 너무 점심시간마다 운동만 하고 다른 사람과 교류도 없이 좀 약아보이나요.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이거 근데 살려고 하는 거에요. 내가 아프고 힘들어하면 우리 애를 키울 수가 없거든. 내가 얼마나 긴장하며 사는지 몰라"



아. 이래서 늘 뛰어다닌거구나... 놀랍게도 안책임은 혼자 애를 키우고 있었고 남편과는 별거 상태. 아침에 애를 회사 어린이집에 데려다 놓고 기를 쓰고 저녁에 퇴근할 때 데리고 가고 집에 가서도 혼자 애를 키우고 혼자 전구도 갈아 끼워야 하는 싱글맘처럼 살고 있던 것이지요. 


얼집 픽업에 늦으면 안되기때문에 야근을 안만드려 매사 초집중 상태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주변의 육아 도움을 받기는 어려웠나 봅니다. 퇴근이 늦어지면 막내이모님이 아이를 대신 픽업해 준다고 하는데 한달에 한번 쓰기도 어려운 찬스인 듯 하더라고요. 



뭐 아무튼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 놓다가.. 몇몇 힘들었던 일도 이야기하는데 갑자기당황스럽게도 울기 시작합니다. 



제 앞에서 여자가 운건, 10년도 전에 사귀던 애가 헤어지며 운 것 밖에 없었는데...


"아아. 책임님. 왜 그러세요..." 라고 하려다가 


뭔가 이해가 되는 것도 같아서


"편하게 우세요. 제가 눈물이 없어서 같이 울지는 못하겠는데 마음으로는 울고 있습니다."


라고 너무 멋있게 말하고 말았습니다.그리고..


손을 진짜 살짝 안책임 손에 얹었습니다. 꼭 쥐지 않고 살며시요.



아.. 이 사람 이렇게 삶의 무게가 무거운 사람이구나. 좀 덜어주고 싶다. 어떻게든..


하는 생각하며 그냥 가만히 한참을 있었습니다. 머리라도 쓰다듬어 줄까 하다가 아닌것 같아 참았습니다. 잘 참은 거 같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운 안책임님은 


"고맙습니다. 진짜 고마워요. 진짜. 얼마 만에 울었는지 모르겠네요" 


하더니 같이 나가면 좀 이상하니까 자신이 먼저 나가고 좀 있다 나와달라고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폐쇄된 공간을 나왔을 때 이런 이야기를 기대하신건 아닐텐데...)



우리는 이 일을 계기로 친해진 것보다 뭔가 동지가 된 것도 같고 가족이 된것도 같고 친구가 된 것도 같은 그런 사이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업무시간엔 미친듯이 초집중 모드로 여전히 일만 하고 있지만요.


그러다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느날, 오후 일곱시가 다 되어  밥이나 먹고 갈까 일좀 더 할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안책임님에게 전화가 옵니다.



안: "손책임님. 혹시 사무실에 있어요? 나좀 도와줄수 있어요? 지하 4층 주차장으로 좀 와주실래요...."



나: (뭔가 심상치 않은 목소리인데...) "네. 뭐 무거운거 들거 있어요?"

일단 와달라는 말에 내려가는 중에 메시지가 왔습니다.



[[ 책임님.하기 곤란하면 못한다고 이야기해 주세요.


 편의점에 가서 생리대하고 속옷 물티슈 그리고 진통제 물 좀 사주실 수 있나요.]]



[[ 그리고. 요 옆 블럭 지하 쇼핑몰에 가서 아무 여자옷 파는 매장가서 55사이즈 치마나 바지좀 사다 줄래요. 옷 파는데가 있긴 하나 잘 모르겠네요... ]]아.. 뭔지는 알겠는데.. 왜 이런걸 나한테.


굳이 남자한테...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니다. 오래 걸릴 것 같네.  미안해요. 옷 말고 앞에것만 좀 빨리.. 진짜 미안해요..]]



라고 메시지가 왔습니다. 



해주고 싶어졌습니다.. 뭔가 더 잘 해주고 싶었습니다.약국이 있어서 위에서 이야기한것 들 사는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약사는 뭐 와이프가 심부름시켰나.. 싶게 심드렁한 표정으로 생리대와 게보린을 내어 주었고 편의점을 들러 (편의점에서 속옷파는지 그동안 몰랐음..) 저는 그걸 들고 주차장으로 뛰어갔습니다.



전화를 하면서 차를 찾고 있는데 안책임님이 여기요! 하는 말에 가려고 하다가 갑자기 안책임님이 아니! 가까이 오지마요! 아.. 어떡하지! 일단 와요...



저는 상황 파악이 되는지라



나: "윈도우 내리시면 딴데 볼테니 넘겨 드릴게요. 잘 받으세요."



안: "고마워요.. 진짜 고마워요... 남편에게도 이런 부탁 안했는데..."



 


나: "근데 일단 차에서 나오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이거라도 좀 도움이 된다면..."


하면서 제 셔츠를 벗어서 (흑. 출장가서 산 브룩스 브라더스 셔츠인데..) 넘겨 주었습니다.


전 유니클로 내의를 입고 있었죠. 누가 봐도 내의... 다시 말해 메리야쓰.. 



안: "괜찮다고 말 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안 물어봐서 고마워요. 부탁할 만한 사람이 아무도 회사에 없었어요. 미팅한 곳에서 파우치도 잃어버리고.. "


나: "설명 안하셔도 되어요. 일단 뭐 어디든 편한 곳으로 가세요. 전 일단 사무실좀 다녀 올게요. 전화해주세요."



책상에 다행히 여분의 티셔츠가 있었습니다.


사내 전체 단합대회때 나눠준... 팀 이름과 회사 이름이 떡! 박혀있는 노랑색 원색 티셔츠.. 


보통 용기가 아닌 이상 밖에서 입을 수 없는.

아무튼 이거라도 입어야겠다 싶어 입고 내려가서 차 옆에서 기다렸습니다.



몇 분후에 셔츠를 두르고 나타난 안책임님은 뭔가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입은 노란 셔츠 보고 뭐라 이야기할줄 알았는데 인지를 못하는 것도 같았습니다. 


아 애 픽업해야하는데.. 어쩌지 연락 오는데... 하면서 픽업 갈 생각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걸 보고.


나: "애기 제가 픽업할게요. 근데 선생님이 저에게 애기를 데려가라고 하나요? 가족도 아닌데"


안: "선생님도 안되고 애도 안 가겠죠. 제가 전화해도 안될거에요"



아무튼 어찌어찌 해서 둘이 같이 얼집까지 가서 애를 픽업했고 8시가 가까운 얼집에는 안책임님 딸 혼자 있다가 엄마를 보고 대성통곡을 했고 면바지에 스트라이프 셔츠를 허리에 두를 희안한 패션으로 아이를 안고 저는 뒤에서 가방을 대신 들고 종종 따릅니다.저는 누가봐도 회사 티셔츠... 밖에 입는 옷이라고 보기 힘든 차림으로 다녔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부끄럽지 않더라고요. 제안의 어떤 감정이 용기를 만들어냈습니다.


결국 운전도 제가 해서 집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안: "아이 앞이라 나중에 이야기 할게요. 정말. 고마워요. 셔츠는 사줄게요."



나: "아프신거 아닌가요. 식사는 하셨어요? 뭐좀 사다드릴까요"


안: "아니에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요."

불편한 상황에 있는 여자가 흐름을 끊어주자 괜한 선행은 오바다 싶어 간단히 인사하고 차열쇠를 넘겨 준 후에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생각에 잠깁니다.이혼을 앞두고 별거중에 딸이 있는 유부녀. 그리고 연상. 


하지만 더 없이 매력적임. 


늦게까지 잠이 오지 않아 EPL보며 위스키를 몇잔 털어 넣고 억지로 잠을 청해 잤습니다.



우리는 이제 눈빛으로 심정적으로는 확실히 가까워졌습니다.



그런데 술 한번 먹은 적 없고 TF 첫날 명동 나들이 간 걸 제외하곤 회사 밖에서 만난 적도 없습니다. 



주말에 데이트 비슷한 신청 했다가 애봐야해요- 라는 말에 이건 철벽이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냥 회사에서만의 감정적인 연결을 즐겼죠.


이를테면 몰래 커피 한잔 올려 놓는다던가. 하지만 당연하게도 우리는 계속 서로를 회사내 직함으로 불렀고 존대를 유지했습니다.


TF는 결국 6개월을 하고 마무리가 되었습니다.잘 된 과제가 있어서 그걸 들고  TF장은 사업화를 추진하기로 했고 우리 과제는 일단 보류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들 원 부서로 갈테니 보류는 뭐 접는 거랑 같은 이야기지요.안책임과도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9시 출근 6시 30분 퇴근을 칼같이 하며 근무 시간내 쉬는 시간없이 미친듯이 일만 하는 안책임님을 불러내 커피를 먹으며 짬을 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애와 같이 출근하고 퇴근하니 회사 밖에서 만날 수도 없어 보였습니다.그런데. 제 속에서 나름 감정의 정리가 쉽게 되었는지. 아니면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TF 종무식을 하고 마지막 회식 장소로 이동 하는데 안책임님은 아니나 다를까 양해를 구하고 또 빠집니다. TF장도 사정을 잘 아는지라 그간 모든 공식 회식을 점심에 하긴 했지요.



누구 차를 타네 택시를 타네 삼삼 오오 옥신 각신 하는데 문자가 옵니다.



[[ 자리 아직 정리 안한거죠? 노트랑 놋북 다 그대로던데. 사람들 없을 때 자리에 뭐 놔두고 가니까 내일 출근해서 보세요. ]]



[[ 전 내일 아침 일찍 정리하고 복귀할거라 못 볼지도. 회식때 과음하지 마시고요.]]


회식을 마치고 궁금한 마음에 사무실에 들어서자 쇼핑백에 셔츠가 한 벌 있었고 편지글이 있었습니다.



[책임님. 고맙습니다. 책임님 같은 분이 옆에 계셔서 힘든 시기 잘 버티어 냈습니다.  안 ** 드림]


안책임님.


내일 부터 옆에 없는건가요..


싱숭생숭한 마음에 싶은 집에 가서 아오이 츠카사를 틀었다가 차마 벗은 몸이 집중이 안되어 그냥 잠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는 않으려나 봅니다.

(계속)


글이 늘어지네요. 죄송.

 




익명_082c4a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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