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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과

금강촹퐈2015.10.22 11:43조회 수 1172추천 수 6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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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처음 올려보네요 ㅋㅋ

편의상 본문은 반말로 진행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무서운 얘기는 아닌데 당시에는 섬뜩했어서 써봅니다.

있던 일을 그대로 쓴거라 좀 뜨뜻미지근할 겁니다 ㅋㅋ

 

 

 

 

 

 

 

 

#

 

 

 

때는 대학생 시절.. 우리 학교는 서울에 있긴 하지만 산에 거의 둘러싸여 있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유배지같은 느낌.. ㅇㅇ대입구같은 전철역 하나 없는 교통도 후진 곳이었던거라..

 

그놈의 전철역 생긴다생긴다 말만 많았지 아직도 안생겼더라고..

 

 

 

 

나는 당시 미대에 다녔는데

 

우리 건물은 예술대학이라고 미대, 음대, 무용과, 연극영화과가 함께 쓰고 있었어.

 

근데 같은건물이라고는 해도 자기과가 있는 층에서만 돌아다니다보니

 

다른 층 구조는 잘 모르는 판이었지 거의.. 교양은 아예 다른 건물에서 들으니까..

 

그 건물이 좀 복잡하게 생겨서 처음 들어온 사람은 출구를 못 찾아 헤매고 다닐 정도였지

 

미대는 지하1층과 1층, 2층이었어.

 

 

 

 

모두..가 그렇진 않겠지만 뭐 대학 첨 가면 술먹고 노느라 정신없다 아니겠어?

 

난 2학년때까진 진짜 망나니처럼 살았거든

 

술을 안먹는 날이 없었지. 돈없을땐 편의점에서 소주랑 과자 컵라면 이런거 사서

 

실기실에서 밤새 퍼붓고 다음날 교수 들어올 때 일어나고 했으니까 말 다했지 뭐

 

 

 

 

그리고 그 날도 실기실에서 애들이랑 술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안가본데가 궁금해지는거라..

 

불은 꺼져서 깜깜하지 술은 좀씩 들어갔지 하니 왠지 또 흉가체험하는 것 같은 ㅋㅋ

 

느낌도 들고

 

그래서 다같이 건물 안을 투어하기 시작했다. 일단 위쪽 음대부터 훑었는데..

 

연습실 들어가서 피아노도 뚱땅거려보고 ㅋㅋ

 

그러다가 경비가 문잠그러 다니는 소리 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갔지.

 

그리고 바로 지하로 갔어.

 

여기서는 복도에 불을 켜고 다녔다. 지하라 진짜 아무것도 안보여..

 

 

 

 

아마 지하 2층이었던 것 같은데 되게 두꺼운 철문으로 된 강의실인지 연습실인지 모르겠는

 

방 앞에 무용과 시간표가 붙어있더라고.

 

그래서 여기가 무용하는 애들이 쓰는 층인갑다~ 했지.

 

그리고 복도를 돌아다니는데 네모난 나무색 사물함이 쫙 있었는데..

 

무용과라 그런가 우리보다 사물함이 크더라 부럽더라..

 

 

 

 

근데 우리 일행 중에 여자애 하나가 (이제 얘를 A라고 부름)

 

자물쇠 안 걸린 사물함 문이 보일때마다 괜히 한번씩 열어보더라고

 

이것도 비었네 아무것도 없네~ 하면서 ㅋㅋ 술때문인가 그냥 궁금했나봐 사물함 속이

 

그렇게 걔는 사물함을 열어보고 우리는 주변 둘러보면서 복도를 쭉 걸어가는데

 

A가 비명은 아니고 그냥 놀란 소리? 허~얼~ 비슷한 뭐 그런 소리를 내더라고

 

그래서 뭔데뭔데 하면서 옆에 가보니까 사물함 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데?

 

 

 

 

A4보다 좀 작은 종이였는데 줄없는 스프링 노트에서 뜯은 거였어

 

근데 종이에 남는 부분 하나도 없이 글이 빽빽하게 써있더라고

 

색도 검정 빨강 파랑 등등 뭐 여러가지로 뒤죽박죽..

 

글씨체도 그렇고 왠지 섬뜩해서 자세히 읽지는 않았는데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고

 

 

 

 

누구누구가 이렇게 했다.. 누구는 이렇게 한다 뭐 이런 소리들이더라

 

 

갑자기 확 음산한거야 기분이

 

그래서 A가 다시 그 사물함에 종이 넣고 문 닫고 우린 바로 1층 실기실로 올라갔어

 

올라가면서 무서우니까 괜히 또

 

어떤 빙신 낚을라고 장난질쳐놨냐~ 우리가 그 빙신이네~ 그랬지 ㅋㅋ

 

그리고 실기실에서 남은 술먹고 하니까 종이쪼가리같은건 까맣게 잊었지 뭐 ㅋㅋ

 

 

 

 

며칠 후.. 군대 간 동기 한 놈이 휴가를 나와서 여러명이 모였어

 

나, A, 군인 그리고 몇 명이 더 있었어

 

이 학교는 앞에 말했듯이.. 유배지같은 느낌이라..

 

처음 가면 진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줄 안다.. 학교에서 길건너 지하로 내려가야

 

술집 밥집 노래방 등등이 있거든

 

그래서 나도 입학 전에 시험치러 갔을 때 학교 주변에 밥집 하나 없는 줄 알고

 

택시타고 근처 역까지 가서 밥 먹고 집에갔던 기억이 나 ㅋㅋ

 

 

 

 

어쨌든 길건너 지하에서 술을 먹다보니 한명두명 집에 가고

 

나 A 군인 B(여자) 이렇게 넷만 남았지.

 

B 얘는 집도 먼데 거의 꽐라가 돼서 ㅋㅋ 테이블에 엎드려 있었어

 

근데 그 상태에서 또 노래방을 간거야. 나름 우리 계획은

 

셋은 노래부르면서 술 좀 깨고 B는 아예 노래방에서 재우는 거였지

 

한두시간 재우면 깰 줄 알고..

 

 

 

 

근데 노래방에서 나올 때까지 안깨더라..

 

할수없이 나랑 군인이 부축해서 나오긴 나왔는데..

 

A가 근처에 자취하니까 아예 거기가서 B를 재우자고 하니

 

A 얘가 자기집에 지금 남자친구가 있어서 안된다는 거야

 

햐 참~ ㅋㅋ 알고보니 남친이랑 같이 살더라고

 

 

 

 

그러니 어쩌겠어 만만한게 실기실인거라..

 

저번처럼 편의점에서 간단한 술과.. (노래방에서 술이 다 깼으니 술을 또 먹어야겠지)

 

과자 컵라면 따위를 사서 넷이서 다시 학교로 간거지..

 

그 와중에도 B는 정신 못차리고..

 

 

 

 

근데 평소같으면 우리가 후문으로 학교에 들어갔을텐데

 

그날은 A 자취방에 가네마네 하다보니 너무 위쪽으로 올라가버려서

 

정문으로 들어가게 됐어

 

진짜 아무도 없고 어둡더라..

 

새벽에 학교 돌아다닐때는 거의 후문으로만 다닌터라 좀 생소했어

 

 

 

 

그렇게 운동장 옆을 지나가다가..

 

진짜 B 데리고 가는게 힘들기도 하고 ㅋㅋ (얘가 좀.. 덩치가 있었어..)

 

뭔 여자애가 이렇게 무겁냐~ 좀 쉬었다 가자! 하고 벤치에 앉았지

 

어차피 급한 것도 없으니까 바람쐬면서 담배한대 피고 좋잖아

 

애는 벤치에 기대게 해서 바닥에 앉혀놓고 나랑 군인이랑은

 

라이타있냐 라이타있냐 하면서 주섬주섬 찾아 담배에 불을 붙였어

 

 

 

 

그 때 A가 야 저거 뭐야~ 하면서 운동장으로 들어가더라고

 

우리는 쟤 뭐냐 ㅋㅋ 하면서 보고 있었지

 

근데 A가

 

 

야 여기 방금 서 있었잖아. 

 

 

하면서 딱 멈춰서데?

 

그래서 당연히 장난인줄알고 뭔 소리하냐 ㅋㅋ 하면서 웃고있었지뭐

 

그러니까 A가 또 야 여기 있었잖아

 

 

 

 

하더니 발레리나 하면 딱 생각하는 동작 있잖아 왜

 

한쪽 다리 접어올리고 양 팔은 위로 둥글게 모으는..

 

 

그 자세를 하면서 제자리에서 도는거라..

 

 

근데 잘 못하니까 도는 중에

 

옆으로 기울어져서 접은 다리 떨어지고..

 

그러면 또 다시 자세 잡고 돌고..

 

또 1초도 안돼서 기울어지고.. 반복하더라고

 

그러면서 기울어질때마다

 

 

아니 이렇게 했는데? 이렇게 했잖아~

 

 

계속 똑같은 소리를 하는거지

 

아직도 우린 장난인줄 알고

 

미쳤나 ㅋㅋ 재미없다 얼른 와 담배나 한대 펴라~ 하고 있는데

 

진짜로 애가 미친 것처럼 앞에 쓴 행동을 계속 하는거야

 

이렇게 했잖아~ 하면서 시선은 땅에 고정되어있고..

 

 

 

 

어느 순간 소름이 확 돋아서

 

나랑 군인이랑 야 쟤 이상하다.. 했지

 

그리고 군인이 A한테 가서 하지 말라고 팔을 붙드는데도

 

계속 그지랄이더라..

 

나도 가서 같이 말렸는데 진짜 끈질기더라고

 

눈은 아예 우릴 쳐다보지도 않아 계속 땅에 시선 고정된채로..

 

군인이 안되겠다 싶었는지 애를 패더라..

 

두어대 때리니 얘가 정신잃고 쓰러졌어

 

사실 평소같으면 그정도 맞았다고 기절할 일은 절대 없을건데..

 

쓰러진 A를 둘이서 들고 벤치로 돌아오니까 B가 깨있더라

 

하나가 기절하니 하나가 깨고.. 뭔 바통터치마냥..

 

 

 

 

어쨌든

 

실기실까지 진짜 아무말없이 갔어..

 

난 속으로 얘가 깨서 또 미친짓하면 어떡하나 하고 있었고

 

아마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였을거야

 

 

 

 

밤에는 건물 출입구가 다 잠기고.. 야작 신청한 4학년들만 학생증 찍고 출입할 수 있는데..

 

사실 그래서 2층 문에 벽돌을 끼워놓거든.. 안 닫히면 안 잠기니까.. ㅋㅋ

 

근데 그날따라 아무도 그걸 안해놔서.. 지하 창문으로 들어가느라 애 좀 먹었지

 

기절한 애까지 있으니까..

 

 

 

 

근데 그 창문으로 들어가면서 갑자기 딱 생각나더라

 

저번에 A가 지하에서 찾았던 종이..

 

 

무용과 사물함이었잖아..

 

 

 

생각해보니 A가 뺑뺑 돌면서 하던 소리랑 그 종이에 써있던 글이랑

 

비슷하기도 한거라..

 

 

 

 

그 날은 실기실에서 무사히 지냈지만..

 

우리는 그 때 있었던 일에 대해서 졸업 때까지 되도록 얘기 안했지..

 

다른 무서운 얘기는 해도..

 

 

 짱공 라사로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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