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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미루엄마

title: 이뻥익명_ae7c732014.10.04 01:52조회 수 968추천 수 3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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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엄마 1

 

 

 

 

 

 

 

 

 

 

그러니까 그때,

 

만약에 그때 집에 어머니가 계셨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가끔 생각한다.

 

인생을 살아가며  '만약에' 라는 단어로 과거를 치환하는건 불가능 하다지만.

 

그래도 가끔 생각해본다.

 

만약에 그때 집에 어머니가 계셨더라면.

혹은

내가 어머니를 찾아보겠다며 나서기 라도 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상상해 본다.

 

 

 

 

 

 

 

 

 

"어머니 계시니" 라고 옆집 미루 엄마는 내게 물었다.

나는 중학교 삼학년 이었고

그날, 토요일은 12시부터 보충 학습이 있는 날 이었고.

그래서 나는 11시경 집을 나서기 위해 준비 중이었으며.

 

어머니는………

 

어머니는 그때 같은 아파트 다른 집에 마실중 이셨다.

 

웬일인지 미루 엄마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고.

 

중학교 3학년의 남자 아이는 단지 목소리가 좀 힘이 빠지고 이상하다는 것 만으로

무언가의 예시를 느낄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다.

 

"어? 엄마 지금 안계시는데요" 라고 빼꼼히 연 문으로 나는 대답했고

 

"그러니?" 라고 미루 엄마는 풀이 죽은 표정으로 뒤돌아 섰다.

 

그때 나는 어머니를 찾아 나서야 했다.

 

최소한

 

'잠깐만 계셔 보세요 엄마 금방 찾아 올게요' 라고 말이라도 했어야 했다.

 

나는 예정대로 짐을 꾸려 학교로 나섰고

평상시 대로 콩나물 시루 같은 교실에서 화창한 토요일 보충 수업을 받았고

 

 

 

 

그리고 옆집 미루 엄마는

 

 

 

 

 

 

10층에 위치한 아파트 복도에서 단단한 시멘트 바닥 아래로 몸을 날렸다.

 

 

 

 

단지 우연일 뿐이다.

 

그 시간에 어머니가 집에 계시지 않았던 것도.

 

혹은, 내가 보충수업에 늦을까봐 부랴부랴 짐을 꾸리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도.

 

모든 것은 우연일 뿐이다.

 

그리고 인간의 삶에 '만약' 이라는 단어로 치환 될수 있는 것은 없다.

 

단지 벌어진 일이고 지나간 일일 뿐이다.

 

 

 

 

 

 

 

미루 엄마는 항상 친절 했다.

항상 밝았고 정말 고운 마음씨를 지닌 옆집 새댁의 이미지 그대로 였다.

 

보충수업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오다 마주치면 웃으며

"이제오니? 힘들지? 요즘 학생들은 힘들어서 어쩌니" 라는 인사를 빠뜨리지 않았고

각종 아파트 행사에 앞장서 나섰으며 가끔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 낯 모르는 늙은 할아버지에게 집에서 못입는

 옷가지를 들고 나가 전해 줄 정도의 넓은 마음을 가진 그런 고운 심성을 가졌었다.

 

 

 

 

동네 아줌마들은 가끔 모여 타인의 신상을 거리낌 없이 풀어 놓는다.

"글쎄 미루 엄마는 원래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친정에서 사위는 무조건 명문대를 나와야 한다 그래서 억지로 헤어지고 지금 신랑하고 결혼 한거라네"

 

"미루 엄마 시어머니가 여간 아냐 어휴, 끔찍해 끔찍해. 아주 며느리를 쥐잡듯이 잡아"

 

동네 아줌마들은 타인의 신상을 풀어 놓는데 거리낌이 없기 때문에 중학교 삼학년의 내 귀에도  미루 엄마의 대략적인 신상정보는 들어 온다.

 

 

 

 

 

가끔 노래를 흥얼 거렸다. 미루 엄마는.

 

 

 

복도형의 우리 아파트에다 내방은 복도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루엄마가 흥얼 거리는 노래 소리는 바로 내방으로 타고 들어 왔다.

 

"흠~ 흐흐흐흠~~흐흠~ 흐흐흠~~~"

 

 

 

나중에 내 나이가 들어,

 

미루 엄마가 자주 흥얼 거렸던 노래가 모짜르트의 편지이중창 이었던걸 알았다.

 

미루엄마는 그 노래를 아주 좋아 했다.

 

가끔 공부를 하다 아줌마가 노래를 부를 때 볼펜을 놓고 가만가만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인 적도 있었다.

 

노래는 아주 사근사근히

 

내가슴에 침잔 했다 

 

 

 

 

 

"글쎄 피가 사층까지 튀었대"

 

보충 수업을 마치고 저녁나절 집에 돌아오니 우리 집에 동네 아줌마 들이 모여 있었다.

 

"청소 아줌마가 봤는데 무슨 박스가 떨어진 것 처럼 보였다네"

 

동네 아줌마들은 늦은 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집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 들을 하고 있었고,

궁금증에 나는 누나방으로 건너가 무슨일이 있었나 물었다

 

"글쎄 미루 엄마가 복도에서 뛰어 내려 자살 하셨대"

 

누나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고, 그 말을 듣는 나는 온몸에 소름이 찌르르 퍼졌다.

 

 

 

 

 

한동안 나는 밤에 복도를 나가지 못했다.

 

화장실에서 문을 닫고 머리도 감지 못했다.

그때,

그 아파트 우리층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 했다고 한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더더욱이 정상적인 죽음이 아닌 죽음을 체험하게 된다면,

공포는 배가 된다.

 

상상은 극대화 되고 극대화 된 상상은 머릿속에서 춤을 춘다.

 

그렇게 조금씩 시간은 흘렀고.

하루하루의 시간만큼,

딱 그만큼.

우리는 조금씩 미루 엄마를 잊어갔다.

아니.

그렇게 조금씩 잊혀져 가는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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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엄마 2

 

 

 

 

 

 

 

 

 

처음 미루 엄마가 자살을 한 후 얼마동안

아파트 우리 층 주민들은 거의 패닉에 빠졌어.

 

우리는 신문과 방송에서 날마다 자살에 관한 소식을 접하지만 실상 그 일이 내 옆에서 일어 났다고 생각해봐.

어제까지 웃으며 인사하던 그 사람이 갑자기 죽은거야. 

그것도 우리가 사는 층에서 투신으로.

 

다른 층 주민들은 어땠는지 알수 없지만 하여간 우리층 사람들은 공포에 빠졌어.

 

그때 우리 아파트는 복도식 이라 층에 12가구가 살았어.

그리고 집집마다 모두 친했는데 일종에 단체 공포심이 생겨 난거지.

 

물론 나도 그떄 굉장한 공포감이 들더라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집에 들어갈때 까지의 스산함은 물론이고 머리 감기도 무서워.

특히 머리 감을 때 제일 공포감이 극대화 되더군.

누가 쳐다 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말이야. 

눈감고 머리를 비비고 있는데 손이 하나 더 스윽~ 내려와 내 머리를 만질 것 같은 공포심 같은것 말이지. 

 

 

그리고 그때 참 웃겼던게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그런 일이 있었나 의심이 갈 정도지만

그 일이 일어났던 다음날 어딘가 나갔다가 조금 어둑어둑할 때 집에 들어 가는데 우리 층수에 서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데 바로 정면에 시커먼 관이 바로 떡 서있더라구.

 

정말 심장 멎는줄 알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스윽 열리는데 정면에 시커먼 관이 벽에 기대져서 떡 하고 서있는 거야.

문짝에 한문으로 뭐라고 크게 두글자가 써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잘 모르겠고.

정말 놀라서 집앞까지 한달음에 뛰어 들어 갔지.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가물가물 한거야.

분명 실제로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던건데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정말 그런일이 있었을까?’ 라는 의구심도 들고 말이지.

 

왜냐하면 너무 이상하잖아?  그 집으로 관 자체가 들어올 일이 없는 상황 이거든.

집안에서 죽은것도 아니고 시신이 집에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래서 세월이 흐르고 흐르면서 내 스스로 그 기억들을 무엇인가 오류가 난 기억의 칸에다 편제를 바꿔 놓았던 것 같아. 

분명 내가 봤던 시각의 형상들은 아직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데 말이지.

 

내가 그 일이 있고 한달정도 있다가 미루 엄마를 본것도 그저 기시감 비슷한 걸로 치부해 버렸어.

 

미루 엄마가 죽고 한달쯤 후에 아파트 복도를 지나 우리집으로 가는데 미루네 집 문이 열려 있는거야. 

별 생각 없이 지나가는데 말이지,

 

얼핏,

집안에 미루 엄마가 거실에서 청소를 하고 계시더라구.

 

그때 왜 그랬는지 그냥 ‘아! 미루 엄마가 청소를 하시는구나’ 라고 생각 하고 집에 들어 갔는데.

 

집에 들어가서 가방을 내려 놓고 책상 의자에 멍하게 앉아 있다가 갑자기 온 몸에 소름이 쫙~ 올라오는거야.

 

이상하지? 왜 그때 미루 엄마가 청소 하고 있는 상황에 전혀 괴리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한 동안 두려움에 떨었는데, 그 얘기는 가족이나 아무 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았어.

 

왜 그런거 있잖아, ‘내가 착각 했겠지’ 

 

사실 이라면,

 

사실이라면 그 공포감을 견딜수가 없잖아.

 

그렇게 진실의 저편 깊숙히 어딘가에 담아 놓기로 했어.

 

그러니 아무에게도 이야기 할수 없었던 거지.

사람의 망각 이라는게 참으로 신기해서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또 내가 무엇인가 잘못 봤겠거니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인간은 적응의 동물 이잖아.

 

 

 

뭐 어쨌든,  사실 이 이야기는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아.

 

 

 

그렇게 한동안 우리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공포에 휩싸인채 지나갔어.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 이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까.

그렇게 하루하루의 시간이 지나갔고 우리의 공포심은 딱 그 하루의 시간만큼씩 희석되어 갔어.

 

물론 중간중간 1002호집 아줌마가 복도에서 미루 엄마의 목소리를 들은적이 있다고 목소리 낮춰 은밀히 얘기하는걸 지나가다 들은 적도 있었고, 

1006호 아저씨가 고주망태가 되어서 밤에 들어 오다 복도 끝에 서있던 미루엄마의 형상을 보고 깊은 새벽에 복도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등의 몇번의 소동이 있었지만,

그것도 그때의 작은 소동일뿐 결국 우리는 차근차근히 평범한 자기 일상으로 돌아 왔어.

 

그런 것 아니겠어?

결국 인간 개개인 누구나의 삶은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잖아?

남겨진 자는 결국 스치운 자국을 어떻게든 하루하루 메워가며 제자리를 찾아 간다구.

 

그렇게 아무일 없이 3년이 지났어.

아 참! 아무 일이 없지는 않았지. 아까 말한대로 일련의 작은 소동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나름대로의 바쁜 일상으로 공포감을 꾸역꾸역 지워가며 잘 살아가고 있었다구.

 

그렇게 3년이 흘렀고 나는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어.

 

그리고 삼년이 지난 그해  

미루 아버지는 재혼을 하셨다. 

 

사실 우리는 미루네집이 이사를 갈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계속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그 집에 계속 살더라구.

자세한 이야기는 기억이 나진 않지만 미루의 할머니가 오셔서 미루를 봐주셨던 걸로 기억 나는군.

 

지금 생각하면 왜 이사가지 않고 계속 그 집에 살았는지는 많이 의아해.

내 기억에 사건 당시 미루가 초등학교 1학년쯤 됐을거야.

아무것도 모를 나이가 아니란 거지.

그 아파트에서 계속 큰다면 모친의 죽음이 여러가지 종류의 트라우마로 작용할 위험도 있는데 말이지.

어쨋건 내 알바 아니지만 미루네 집은 여전히 그 집에 계속 살았어.

 

그리고는 재혼을 하신거지.

 

물론 미루 엄마가 돌아 가신 뒤에 동네 아주머니들도 그 집과 왕래가 전혀 없어서 몰랐다가 나중에 알았다.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그 집에 들락날락 하니까, 그리고 미루가 갑자기 그 처음 보는 낯선 여자에게 “엄마” 라는 단어를 쓰니까 알게 된거지.

당연한 일이라고 라고 생각 했어.

미루도 조금씩 커가는데 당연히 엄마가 있어야지. 

 

 

 

 

 

 

 

 

 

“근데 너는 요즘 이상한 소리 못들어?”

 

라고 어느날 옆집 미란이가 뜬금없이 나한테 묻는다.

 

 

미란이는 우리 옆집에 살던 동갑내기 여자 아이야. 

같은 학년에 동글동글, 뽀얀피부에 이쁘장하게 생긴 아이 였어.

나는 숫기가 없고 사교성이 부족한 반면 그 아이는 아주 활달하고 붙임성이 좋은 아이였어.

그때 동네 아주머니들은 서로의 집에 자주 들락날락 자기 집처럼 드나 들었고,

그 아이도 자기 엄마를 따라 우리 집에 자주 왔었기 때문에 우리는 친했었지. 

 

 

 

그 때가 아주 더운 여름 밤 11시경 이었던걸로 기억해.

 밤 늦은 시간 이었기 때문에 가족들은 다 잠들어 있었고 나는 내방에서 무언가의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내방 창문으로 뭔가 허연게 스윽 나타나더라구. 

심장 떨어지는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미란이야. 

 

“너 안자?” 라고 그녀는 나한테 말을 걸었어

“어? 응. 책 좀 보느라고”

“그래? 안자면 나랑 놀자” 라고 얘기 하면서 그녀는 내방으로 들어 왔어.

 

그때 우리 아파트는 여름이면 현관문을 다들 열어 놓고 있었거든.

 

그렇게 그 아이가 내 방으로 들어 와서 내방 의자에 앉는데 막상 그 아이가 내 방으로 들어 오고 나니 기분이 묘해 지는 거야. 

더운 여름 밤 늦은 시간에 여자 아이가 나시에 숏팬츠만 입고 동갑내기 남정네 방에 들어 오다니,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이건 그림이 좀 이상 하잖아. 

그런데 뭐 안방문, 건넌방문, 현관문 다 활짝 열려 있고 하니 그려려니 했어. 

 

“웬일이야? 이시간에” 라고 물으니 갑자기 자기랑 놀자는 거야 공부하기가 너무 지겹다고.

그래서 내가 웃으며 말했어 

“잉? ㅋㅋ 이 시간에 뭐하고 놀아? 고스톱 이라고 치랴?”

라고 말하니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 우리 고스톱 치자, 화투 가져와봐” 라고 말하는 거야.

 

 

 

이게 적성에 안맞는 공부하다 쳐 돌았나 싶었지. 

내가 어렸을 때 굉장히 보수적 이었어. 

보수적인 것도 보수적인 거지만 그 상황은 너무 웃기잖아?

아무리 시대가 바뀐다 해도 남녀가 유별한데 다 늦은 밤에 단 둘이 앉아서 고스톱 이라니.

그래서 내가 목소리를 짐짓 가다듬고 낮고 차가운 톤으로 그녀에게 말했어.

 

 

 

 

“판돈은……… 준비 됐나?”

 

 

 

그녀는 집에서 동전을 가져 왔고 나는 마루에서 화투를 들고 꺼내왔어. 

그리고 우리는 내방에서 판을 벌렸지. 

 

한여름 밤에,

고3 남녀 둘이,

핫팬츠에 나시만 입은채 우리는 고스톱 삼매경에 들어 갔어. 

 

어쨋건 가족들이 다 잠든 늦은 시간 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목소리를 상당히 낮춰서 조용히 대화를 했고 고스톱을 쳤어. 

 

그래도 둘이 시간이 지나가며 낄낄대는 소리, ‘탁탁’ 패 놓는 소리가 나잖아.

그녀가 갑자기 아줌마, 아저씨 깰수 있으니까 내 방문을 닫으라는 거야. 

사실 나도 덥거나 시끄러운건 둘째 치더라도 문까지 닫으면 분위기가 묘해 질까봐 일부러 열어 놨던건데 문을 닫으라니 좀 망설여 지더라구.

 

“왜? 덥잖아 그냥 열어 놓자” 라고 말하니 그녀가 직접 일어 나서 문을 닫는거야. 

“아줌마 깨시면 나 혼나잖아 그냥 닫자” 라며 문을 닫더라고. (웬지 점점 야설 삘이 되어 간다)

 

그런데 이게 문이 열려 있을때만 해도 화투를 손에 쥔 고삐리들의 명랑명랑한 분위기 였는데 문이 닫히자 마자 묘오~~~~~한 분위기가 생성 되는거야. 

 

 

그 날 초저녁에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미란이 어머니와 미란이가 우리 집에 놀러 왔는데 아줌마가 홀겹 파자마 바람에 온거야.

웃도리 속옷을 안 입고 말이지.

뭐 서로 내집처럼 드나드는 사이고 아무리 어머니 뻘이라도 그건 좀 민망 하잖아.

다 비친다구. 

웃가슴의 형상이 말이야.

민망해서 마루에 앉아 있다 내 방에 들어 왔는데 미란이는 내방으로 따라 들어 오는거야.

 

“야 마루에 참외 깎아 놨어. 나가서 참외 먹어” 라고 미란이가 말하는데 내가 됐다고 했어. 

별로 참외 생각 없다고.

 

그러니까 뜬금없이 그녀가 실금실금 웃으면서 그러는거야.

 

 

“왜? 여자 둘이 속옷도 안입고 오니까 흥분돼?”

 

난 아직도 저 워딩 하나하나가 안잊혀져.

 

잊혀질수가 없잖아? 안그래?

 

 

아주 어린 나이였고, 난 아주 순진 했다구.

 

피가 확~ 꺼꾸로 도는 느낌 이었거든.

 

 

 

‘응?’

 

 

‘둘?’

 

‘여자 둘?’

 

그럼 미란이 얘도?

 

그말의 의미를 이해 하자마자 고개를 책상쪽으로 쳐 박았어.

 

 

 

 

얼굴은 뻘개지고 말은 ‘어? 어…’ 라며 더듬 거리고 있는데 그녀가 낄낄 거리며 나가더라구.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잔망 스러운 아이 였지.

 

 

 

 

어쨋건 초 저녁에 그 일까지 강렬히 생각 나면서 이상 야릇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 오는거야.

 

 

 

갑자기 그녀의 새하얀 살결이 신경 쓰이고,  어 쟤가 가슴이 저렇게 컷었나? 란 생각도 들고, 웬 침이 이리 고이는 거야?, 라는 생각이 나는 동시에,  근데 왜 자꾸 침이 넘어가냐? ‘꼴딱꼴딱’ 의 상황이 발생 한거지.

 

그러면서 점점 머리 속이 복잡해 지는 거지. 몸땡이는 단순해져 가……

 

‘애가 왜 뜬금없이 이 시간에 내방으로 고스톱 치러 온 거지?’ 라는 생각과

‘문은 왜 닫았을까? 설마?’ 라는 생각들과,

‘얘 진짜 나랑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이방에 왔나? 도대체 나를 뭘로 보고. 내가 다른 남자들 하고 똑같은 짐승으로 생각하고 이 야심한 밤에 내 방으로 왔다면 정말 커다란 오예인데’ 라는 주접을 속으로 떨고 있을때쯤.

 

 

 

 

그때쯤,

 

 

 

 

그떄쯤 미란이의 동전을 내가 홀랑 다 따 버렸어.

 

 

그래서 내가 그랬지.

 

 

“동전도 다 떨어 졌고 시간도 늦었으니 이제 그만하자”

 

근데 내가 동전이 떨어 졌으니 그만하자며 미란이 얼굴을 보는데 얼굴이 빨개져 있는거야. 

 

‘아니 얘가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져 있지?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나? 동전이 다 떨어 졌으니 이제…… 설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녀가 내앞쪽으로 스윽 다가오는거야.

 

그러더니 아주 나즈막한 목소리로 나한테 얘기하는거야.

 

 

 

 

 

 

 

 

 

“근데………… 너는 요즘 이상한 소리 못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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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1편이 1월에 올라가고 5월에 2편이 올라가니 대략 사개월만에 올라 가네요.

개인적으로 조금 정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계속 글을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도 들었고.

제 글이 대부분 제 경험에 기반한 사실들을 올리는 글들이라 쓰면서도 마음이 오락가락 하네요.

그래서 굳이 1편을 다시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썻습니다. 

이번 글만 보셔도 큰 무리는 없을 거예요.

 


이번 이야기도 제 경험의 조각들을 복잡하게 혼합해서 재배열 하는 형식 입니다. 

그러니 그저 마음 편하게 그저 누군가 확인되지 않은 허구의 이야기를 옆에서 들려 준다고 생각 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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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엄마 3
 

 

 

 

 

 

 

 

 

“너는 요즘 이상한 소리 못들어?” 라고 뜬금없이 미란이가 묻는거야?

 

뜬금없이 이상한 소리라니, 이 상황에서 니말이 더 뜬금없다.

“이상한 소리? 무슨 소리?” 내가 뜨아한 표정으로 되물었어.

 

그런데 내 대답에는 아랑곳 하지 않게 한참을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일어 나는 거야.

 

“나 이제 갈게.  잘자”

그러고는 미란이는 자기 집으로 가버렸어.

 

아니 뭐 이런 쌍금탕 같은 상황이……..

이것저것 방을 다시 정리하고 나도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오겠어?

머리 속에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지.

이상하게 그런 오묘한 상황을 한번 겪고 나니까 미란이가 단순한 옆집 동갑 아이로 느껴지지 않는거야.

 

그 후 한동안 그 생각이 머리 속 에서 떠나지 않았지.

계속 그 상황이 생각나고 상상되고 상상은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어 오르고.

하여간 그 일이 있고 몇 일 정도 지났을거야.

 

그 날도 밤에 내방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데 복도 쪽에서 뭔가 조그맣게 노래 소리가 들리기 시작 하더라구.

 

내방 창문이 아파트 복도 쪽으로 나있었거든.

처음에 누가 집에서 부르는 노래 소리가 울리는 거려니 생각하고 별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조금 지나자‘어?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멜로딘데?’ 라는 익숙함이 들더라.

 

‘어디서 들었지? 어디서 들었지?’ 라는 의아함이 들면서 노래 소리에 귀를 귀울이고 있다가

순식간에 온몸에 소름이 쫙 올라 왔어.

 

그 노래는 미루 엄마가 살아 계실 때 허밍으로 자주 불렀던 노래거든.

 

모짜르트 ‘편지 이중창’

 

저 노래가 쇼생크 탈출 교도소에 울려 퍼지는 노래로도 나왔었지.

 

그걸 깨닭는 순간 그간 여기저기 꾹꾹 눌러 담고 감춰놨던 공포감이 거대한 파도가 되서 날 집어 삼키는 거야.

 

미루엄마가 죽고 난 후에 그 노래를 누가 부르겠어?  흔하디 흔한 유행가도 아닌데 말이지.

미루엄마가 자살하고 난 뒤 악착같이 공포감에서 도망 쳤는데 그 노래 멜로디가 주술이 되서 내 안에 숨어 있던 모든 공포감을 뒤흔들어 깨워 놓은거지.

 

그날 그 더운 여름에 창문을 다 닫고 불 환하게 켜놓고 있다가 잠들었어.

어떤 공포감 이라도 어둠이 걷히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힘이 약해 지잖아?

그때도 그런 것 같아.

 

다음날 날이 밝으면서부터 진짜 내가 멜로디를 들었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에이 내가 무언가 잘못 들었겠지’ 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버리고 있었던 거지.

 

 여튼,

 

그때가 여름 방학 이었기 때문에

고3이니 당연히 여름방학 보충 수업을 갔다가 조금 일찍 집에 들어 온 날 이었어.

 

그 날 집에 가니 동네 아주머니들의 놀이터는 우리 집이 되어 있더라구.

미란이네 어머니도 우리 집에 와 계시고.

그런데 그 날은 분위기가 좀 이상 한거야.

보통 동네 아줌마들이 모이면 떠들썩 하잖아. 깔깔대고.

그런데 그날은 둥그렇게 둘러 앉아 머리를 맞대고 무슨 비밀 얘기하듯 속닥속닥 조용히 얘기들을 하고 계시더라.

그리고는 내가 들어가니까 하던 얘기들을 딱 멈추 시는거야.

그때는 그저 그려려니 했지.

동네 아주머니들 모여서 남 흉볼 때 많잖아.

그냥 또 다른 집 누구 흉보다가 내가 들어가니 말을 멈췄겠거니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어.

 

 

 

대충 다녀 왔다고 인사를 하고 내방에서 이것 저것 정리를 하고 있는데 미란이 동생 호진이가 내 방 창문으로 왔어.

 

“형, 집에 있었네 잘됐다.”

 

호진이는 미란이 동생이야.

아마 두살 어렸던 걸로 기억 하는데 얘도 형, 형 그러면서 나를 잘 따라 다녔었지.

 

“왜?”  내가 물어 봤어.

 

“아니 나 지금 친구 만나러 나가야 되는데 누나가 자꾸 나가지 말래잖아.  그래서 형 집에 있으면 좀 불러 달래 혼자 있기 무섭다고”

 

아니 무슨 말 만한 처녀가 벌건 대낮에 뭐가 무섭다고.

평소 같았으면 별 생각 없이 갔을 테지만 며칠전 일 때문에 조금 망설여 지더라구.

머랄까,

내가 혼자 이상한 생각을 했던건 아닐까 하는,

왜 그런거 있잖아 이상한 상황에 혼자 도취되어 있다가 정신을 퍼뜩 차리고 난 후 밀려드는 민망함, 죄책감 같은거.

 

“야 이렇게 밝은 대낮에 뭐가 무섭대?”

“아, 몰라 또라이 같은게. 형 우리 집에 좀 가줘라 부탁할게, 나 벌써 약속 많이 늦었단 말이야” (남매 맞구나-_-)

 

그래서 내가 알았다 그랬어.

“어, 형 고마워.”

그러더니 자기 집앞으로 가서 큰소리로 미란이 한테 말하더라

“hyundc형 집에 있어. 와 준대, 난 나간다” (제기랄 닉을 개떡 같이 만들어 놨더니 이런 개떡 같은 상황이)

그러더니 득달같이 달려 나가 더라구.

 

대충 옷갈아 입고 10분쯤 후에 미란이네 집으로 갔을거야.

 

그때 미란이 엄마는 우리 집에서 놀고 있었고 대 낮이었고, 이상한 생각을 할 상황 자체도 아니니까 그저 별 생각 없이 갔어.

 

너털너털 미란이네 집으로 들어 갔는데 아무도 없는 거야.

‘머야? 미란이 혼자 있대더니 왜 아무도 없어?’ 라고 생각 하는데 욕실에서 물 소리가 나더라구.

 

“야 너 안에 있어?” 라고 물으니 안에서 미란이 목소리가 나더라.

 

“응 왔어? 나 샤워 하고 있으니까 마루에서 놀고 있어”

 

아니 얘는 사람을 불러놓고 왜 샤워를 하고 난리야? 라고 생각하고 마루에 앉아 있었지.

 

그런데 또 그런 상황이 되다 보니 며칠전 있었던 일과 연계 선상으로 이어져서 머리속이 복잡해 지더라구.

 

그때 욕실에서 물소리가 그쳤어.

그러더니 갑자기 욕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라.

다 씻었나? 라는 생각에 고개를 돌리려는데 미란이가 그러더라구

 

“야 나 아무것도 안 입고 있으니까 고개 돌리지마” 

 

 

 

 

 

 코피 쏟을뻔 했어.

 

진짜 뒤돌아 앉아 있는 상태에서 돌부처 처럼 몸이 딱 굳더라구.

무….물론…다..다른게 굳은건…에헴…..

 

그런데 웃기는게 내가 욕실을 등지고 앉아 있고 내 앞으로 브라운관 티비가 있었거든.

그 티비로 미란이 실루엣이 적나라 하게 비추는 거지.

 

이건 국가 핵 재난 보다 더 위급한 재난이야.

 

미란이네 엄마도 장난이 심하셔서 그 당시에 호진하고 내 나이를 ‘지나가는 여자 치마만 봐도 설 나이’ 라는 말 장난을 곧 잘 하셨는데 (그 당시 동네 아줌마들이 짖궃은 장난을 많이 치셨어) 이건 지나가는 여자의 치마 차원이 아니잖아?

 

그런 상태니 이젠 움직 일래야 움직 일수가 없는 상황이 된거지.

 

고개를 돌리면 뒤에 미란이가 다 벗고 있고, 앞을 보자니 티비에 실루엣으로 다 비추고

 

난 누구? 여긴 어디? 상태에서 ‘딱’ 꽂꽂히(응?) 얼어 있는데 얘가 웃기는게 내 뒤에서 지 옷 찾으러 다닌다고 홀딱 벗은채로 막 걸어 다니면서 나한테 깔깔거리면서 이런저런 농담을 하는거야.

 

‘애는 테레비에 비춘 다는걸 모르나? 모르니까 저러겠지? 아니 지네 집인데 모를수가 있나? 아님 내가 가족 같나? 그럼 이건 근친상…..아 이건 아니고, 내가 우습나? 근데 정말 잘 성장해 주었구……아, 이것도 아니고’ 뭐 이런 개떡 같은 온갖 생각이 드는데 테레비 속 화면이 뭔가 이상 한거야?

 

미란이는 내 뒤에서 욕실과 자기 방을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 욕실에 아직도 누군가 있는 것 처럼 보이더라구.

 

‘지금 욕실에 서있는 사람은 누구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

미란이가 누구랑 같이 욕실에서 샤워를 했을리는 없고 근데 분명 저거 지금 사람이 서있는거 아닌가?

 

 

그래서 내가 등돌린 채로 미란이 한테 말했지.

 

“집에 다른 사람 또 있어?”

“아니 너랑 나 밖에 없는데”

 

아주 쿨하게 대답하는데 소름이 오싹 돋는거야.

 

“야 나 우리 집에 가있을 테니까 너도 우리 집으로 와” 그러고는 나는 바로 밖으로 나와 버렸어.

 

내 방으로 와서 이래저래 쿵쾅거리는 마음을 진정 시키고 있는데 너무 무서운 거야.

 

분명히 그건 사람 실루엣이 분명 했거든.

 

그때 아마 그 동안 있었던, 혹은 부정 하고 싶었던 여러가지 공포감이 겹겹이 쌓여서 밀어 닥쳤던 것 같아.

 

안절 부절 못하고 있는데 미란이가 내 방 창문으로 오더라.

 

근데 외출 하는 차림인거야?

 

“너 어디 가?”

“응 그냥 독서실 가서 공부 하다 오려고”

 

엥? 미란이 얘가 독서실도 다녔나? 싶더라구.

 

“그래? 그래 그럼 잘 다녀와” 라고 말했는데 미란이가 그런다.

“근데 나 이따 한 열시쯤 들어올 생각인데 열시에 아파트 앞으로 나 좀 마중 나와 줘라.  호진이는 오늘 친구 집에서 자고온대”

“마중? 열시에? 어….그래 아…알았어”

그리고 미란이는 나가더라.

그 때 핸드폰 같은게 있었던 시기가 아니니까 나한테 미리 그렇게 얘기를 하고 나간거야.

 

그러고 나서 혼자 방에 있는데 오후 내내 심란 한거야.

 

아까 미란이네 집에서 본 어딘가 익숙한 그 실루엣에 대한 공포감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든 미란이의 행동들이나 그런 일련의 일들로 머리가 멍 해지 더라구.

 

지금 나이에 그런 일들이 일어 난다면 어떤 시그널 인지, 혹은 어떤 상황인지 바로 느낄수 있을 텐데 말이지.

 

어린 나이의 남자들이란 정말 멍청한 애송이들 이거든.

나 역시 그 중에 한 부류 였고.

끼리끼리 모여서 다 큰 척, 성인인척 해 봐야 또래 여자들에 비하면 덩치만 커진 꼬꼬마니까 머.

 

 

그렇게 밤이 돼서 미란이 마중을 나갔어.

놀이터 그네 의자에 앉아 삐걱 대고 있는데 한 십분정도 지나니까 미란이가 오더라.

 

미란이를 픽업하고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이런저란 농담을 하고 있는데 얘가 조금씩 나한테 가까이 온다는 느낌이 들더라구.

어떻게 느꼈냐 하면,

샴푸 냄새가 나는거야.

엘리베이터가 와서 내가 먼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 갔는데 갑자기 얘가 뒤에서 따라 들어 오면서 내 팔뚝을 잡고 따라 들어 온다.

 

속으로 생각했어 ‘팔짱을 끼려면 팔짱을 끼던가 이건 머야?’

 

암튼, 우리는 우리 층에서 내려서 복도를 걷고 있는데 미란이가 나한테 그러는 거야.

 

“너 언제 잘거야? 지금 잘건 아니지?”

 

“나? 난 좀 늦게 자겠지. 왜?”

 

“그래? 그럼 내가 이따 니 방으로 놀러 갈게, 자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나는 우리 집에 들어가서 일단 책상에 앉아서 주섬주섬 책을 정리 하고 있었던 것 같아.

 

그런데 우리 집안으로 누가 스윽 들어 가는거야. (여름이니 현관 문을 항상 열어 놨어)

 

그때 이미 우리 아버지가 아직 귀가를 안하셨기 때문에 나는 아버지나 미란이가 들어 간줄 알았어.

 

평소 미란이가 우리 집에 오면 부모님께 먼저 인사하고 우리 누나들하고 수다 떨고 그랬거든.

 

그런데 생각해 보니 미란이가 우리집 으로 오려면 내방쪽 복도를 지나와야 하기 때문에 책상에 계속 앉아 있는 내가 모를리 없지.

 

그래서 아버지가 들어 오셨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 순간 복도 엘리베이터 쪽에서 사람 발자국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거야.

 

뚜벅뚜벅 소리가 우리 집 방향으로 계속 나길래 누가 오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누가 내 방 창문 앞에서 고개를 스윽 내미는데 미란인거야.

 

 

“어? 어? 너 또 어디 갔다와?” 라고 내가 당황해서 물었더니 미란이가 더 벙찐 표정으로 되묻는다.

 

 

“무슨 소리야? 나 이제 들어 오는데.  마중 좀 나와 달라니까 집에 있으면서 마중도 안나오냐?”

 

 

 

와, 이거 갑자기 무언가 쏴 하게 공포감이 밀려 오면서 머리가 띵한거야.

 

그럼 좀 전에 내가 데리고 온 애는 누구지?

내 팔까지 잡았던 그 아이는 누구고 내가 생생하게 맡았던 그 샴푸 냄새는 뭐지?

내가 놀란 토끼 눈이 되서 멍하게 쳐다 보고 있는데 “조금만 기다려 나 옷갈아 입고 올게” 라며 자기 집으로 가더라구.

 

 

그 때부터 아주 미치 겠는 거야.

 

사람들은 보통 환청이나 환영 같은걸 보면 ‘아, 이건 환청 이구나’ ‘저건 착각이구나’ 라고 생각 한다잖아.

 

그런데 아냐.

내 그때 경험을 돌이며 보면 그게 착각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가.

 

그러면서 그럼 내 주위에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착각인지 내 인지능력의 모든것에 대한 의심이 시작되.

 

그리고 그때쯤 글에는 기재가 안되 있지만 이상한 일들을 더 많이 겪고 있었거든.

 

제일 심한게 환청 이었지.

 

그때 나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아주 건강한 남자 아이 였기 때문에 ‘술’ 때문 이라거나 병으로 인한‘허약함’ 이라는 따위의 이유가 있을수 없었어.

 

 

아무튼,

 

 

뭔가 뒤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느낌이 든 나는 그럼 아까 집안으로 들어간 사람은 누군지 안방으로 가봤어.

 

 

그런데 아무도 들어온 사람이 없는거야.

어머니는 주무시고 계시고 누나들은 자기 방에 있고.

온 몸에 소름이 올라 오고 아주 미치 겠더라구.

 

내 방으로 와서 창문을 닫고 있었어.  너무 무서워서.

한 여름인데 왜 그리 춥던지.

 

 

조금 있다가 미란이가 내방으로 건너 왔어.

집에 오자마자 우리 누나방에 가서 뭐라뭐라 좀 낄낄대고 잡담을 하더니 내방으로 건너온다.

 

 

얘가 토끼 눈이 되서 방구석에 앉아 있는 날 보더니 왜 그러냐는 거야.

 

말할까 말까 한참을 고민하다 얘기했지.

 

 

 

“나, 사실 아까 밖에서 너 기다리다 너랑 같이 들어왔어”

 

 

 

그런데 그 말을 내가 해 놓고도 현실감이 너무 떨어 지는거야.

 

이상한건 미란이가 그 말을 듣더니 심각한 표정이 되더니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야.

 

더 무섭게 시리.

 

그렇게 한 참 골똘히 생각 하더니 입을 연다.

 

 

“나도 사실 요즘 이상한 일들을 많이 겪는다” 라는 거야

 

“주로 어떤 일?” 내가 잔뜩 쫄은 목소리로 되물었지.

 

그러니까 무표정 하게 다시 말하는거야.

 

 

 

“나 미루 아줌마 자주 본다.”

 

 

 

온 몸에 피가 꺼꾸로 솓아 오르는거 같았어.

그 동안 동네 주민들에게 ‘미루엄마’ 라는 이름을 꺼내지 않는 것이 불문율에 가까웠거든.

 

그렇게 도망치고, 도망쳐서 망각의 기억속에 꼭꼭 싸매뒀던 공포감이 한번에 확 밀려 오더라구.

 

그러면서 내가 몇일 전 착각 했다고 느꼇던 미루 엄마의 모습이 생각도 나고.

 

‘그게 내 착각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겹치면서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진거지.

 

“미루 아줌마를 봤어?” 라고 내가 물었어.

 

그때 차마 사실 나도 봤다고 말을 못 하겠더라구.

 

“처음에는 그 아줌마가 자주 부르던 노래 소래가 언젠가부터 들려.  난 내가 잘 못 들은줄 알았거든.  아니면 다른 사람이 부른다 거나. 근데 그게 아냐”

 

“그게 아니면?”

 

“가끔, 그 아줌마 밤에 그 노래를 부르면서 복도를 돌아 다녀”

 

나는 눈만 동그랗게 뜨고 할말을 찾지 못했어.

 

 

 누군가 내 방 창문에서 씨익 웃으면서 우리를 쳐다 보고 있을 것 같은 공포가 온 몸을 꽁꽁 싸매고 있는데다 좀 전에 우리 집 안으로 스윽 걸어 들어간 그 정체도 뭔지 무서운 거야.

 

 

 “나 요즘 너무 무서워서 내 방에서 혼자 잠도 못자” 라고 미란이가 말하더니 한숨을 쉬더라구.

 

그러면서 미란이가 그동안 자기가 겪었던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놀랐어.

 

 

언젠가 복도에서 누가 미루엄마 가 자주 부른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렸대.

 

 

처음에는 아련하게 ‘내가 잘못 들었나?’ 하는 정도로 들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조금씩 선명하게 들리는 것 같더래.

그 말을 듣다보니 미란이가 나한테 ‘너는 무슨 소리 안들리냐?’ 고 물어 봤던게 생각났어.

설마 그 무슨 소리가 미루엄마 노래 소리 일거라고 상상도 못했지만 말이지.

 

그러다가 어느날 늦게까지 밖에서 공부를 하다 12시쯤 집으로 오는 길에 우리 층 엘리베이터에서내리자 마자 또 그 노래 소리가 들리더라는 거야.

 

복도에는 아무도 없고 대부분 집은 시간이 늦어 현관 문이 닫혀 있었는데 유독 그날은 미루네 집 현관이 열려 있더래.

 

공포감에 얼은 채로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한발 한발 집으로 가다가 미루네집 앞을 지나면서 슬쩍 미루네 집을 봤는데,

자기는 분명히 봤다는거야.

 

미루네집 마루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미루 엄마를.

 

미루네 집 거실에서 그 노래를 부르면서 빙글빙글 돌며 걷고 있더래.

 

“근데………”

 

미란이는 겁에 질린 채로 말을 이어 갔어.

 

“글쎄 나랑 눈이 마주 쳤는데 웃고 있더라. 분명 그 때 그 집에 불이 꺼져 있었거든. 근데 웃으면서 날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정확히 보이는 거야.”

 

 

그렇게 우리 방에서 둘이 소근 거리며 얘기 하고 있는데 방에서 주무시고 계시던 어머니가 내 방앞으로 오시 더라구.

 

 

“니네 이 시간에 둘이 뭐하냐?” 라며 잠이 반 깨신 목소리로 물어 보셨어.

 

물론 이상하다거나 둘이 뭔가 수상한 짓 한거 아니냐는 뉘앙스로 물어 보시는게 아니라

 

그냥 둘이 밤 늦은 시간에 뭔가 속닥속닥 대니까 오셔서 물어 보신가야.

 

“아니 그냥 얘기하고 있어”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둘러 댔어.

 

 

“근데 아까 누가 내방에 들어 왔었니?” 라고 어머니가  물어 보시는거야.

 

“아니 내가 방 앞까지 가긴 했는데 들어 가진 않았는데” 라고 말하니 어머니가 그러시더라.

 

“그래? 자고 있는데 뭐 시커먼게 들어와서 방을 한바퀴 휘 돌고는 나가더라.  잠결에 난 또 니 아버지 오신줄 알았더니”

 

그 말을 듣는데 오싹 한거야.

 

 

 

뭐가 들어 오긴 들어 왔었구나.

 

 

 

 

그러면서 문득.

 

아까 내가 마중 나갔다가 데리고 왔던 미란(?)이가

‘조금만 기다려 너희집 으로 갈게’  라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나는거야.

 

 

그러더니 뜬금없이 어머니가 거실로 나가시더니 향을 피우시더니 테이프로 불경을 트신다.

그리고 염주를 꺼내 같이 염불을 중얼중얼 따라 하시는 거야.

 

 

그때 확실히 뭔가 느껴졌어. 

어머니가 뭔가 보셨구나.

무언가 내가 모르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었구나.

 

우리 모친이 웬만한 스님 뺨(?) 치시는 분이라 가끔 내가 이해 못할 정도의 신비한 일을 자주 보여 주셔.

 

그게 아니고서는 자정이 다되가는 시간에 향을 피우고 염불을 외우시는 행위를 할리가 없으시거든.

 

 

마루에서는 어머니가 계속 염불을 외우고 계시는데 미란이가 그러는거야.

 

 

“야 그래도 아줌마가 불경 틀어 놓으니까 왠지 마음이 편해진다. ㅋ”

 

 

야 얘는 속도 좋다 싶었다.

나는 쫄아서 말도 안나오는데.

 

 

“너는 지금 안무서워?” 내가 물었어.

미란이가 그러더라 “무섭지.  근데 처음 미루 아줌마 봤을 때 보다는 뭐.  그 때는 정말 기절 하는줄 알았다”라고 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처음 봤던게 언젠데?” 라고 물었어.

 

“그 일 있기 며칠전에  처음 봤었지.  엘리베이터 10층에 서고 문 열리는데 그 앞 계단 아래쪽에서 누가 고개만 내민채 씨익 웃으면서 쳐다 보고 있는거야. 난 또 멍청 하게 익숙한 얼굴이라 대놓고 인사 까지 했다.  그런데 집에 오다가 생각 해보니까 미루 아줌마 더라구.  나 그날 무서워서 엄청 울었잖아”

 

그 말까지 듣고 나니까 머리가 너무 혼란 스러웠어.

 

이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착각 인건지도 모르겠고.

그 전에 내가 봤던 미루 아줌마도 환상이 아니구나.

내가 들었던 그 노래들도 나만에 환청은 아니었구나.

막 그런 생각이 들면서 무서워 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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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엄마 5

 

 

 

 

 

 

 

 

그러면서 한 삼십분 지났나?

 

어머니가 염불 테이프를 끄시고 다시 들어 가시는 거야.

 

들어가시기 전에 현관문을 닫고 들어 가시다가 내 방에 미란이랑 나랑 있는걸 보시더니 그저

“늦기 전에 빨리 니네도 자라” 한마디 하고 들어 가셨어.

 

열두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이었는데 말이지.

 

지금 생각해 보면 워낙 나나 미란이나 사고 치는 편도 아니었고 동네에서 다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다 보니 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셨던 것 같아.

 

 

 

그렇게 어머니가 주무시러 방에 들어 가시고 다시 방에 둘만 남았어.

 

건넌방에 누나도 잠들었고 집은 다시 우리 둘만 남은 상태로 고요 해졌지.

 

 

그런데 내가 너무 무서우니까 미란이 한테 이제 니네 집에 가란 말을 못 하겠는 거야.

 

나는 다 처음 듣는 생경한 얘기 여서 완전 공포에 휩싸여 있는데 그때부터 미란이가 신난듯이 얘기 한다.

 

 

“너 1004호 아줌마가 미루 아줌마 귀신한테 계속 시달리는 얘기 못들었어?” 라고 미란이가 말했어.

 

 

난 정말 못들었거든.

 

“응, 난 처음 듣는데?” 라고 말했더니

 

“동네 아줌마들끼리는 지금 난리 났어. 미루 아줌마 귀신 봤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냐” 라고 그러더라.

 

아, 그래서 얼마전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우리 집 마루에서 그렇게 비밀 얘기 하듯이 속닥속닥 거리면서

얘기 한거 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 어머니는 내가 그런 얘기 하는걸 극도로 싫어 하셔.

 

항상 하시는 말씀이 “귀신 얘기 하지 마라. 저 얘기 하는줄 알아 듣고 니옆에 와있다” 라고 하셔.

 

그래서 아마 나한테 동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말씀 안 하신 것 같아.

 

분명 뭔가 알고 있으신데 말이지.

 

여튼 그런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미란이가 눈을 똥그랗게 뜨더니 그러는거야.

 

 

“야, 지금 무슨 소리 안들려?”

 

 

 

 

아, 이런 신발……진짜 지리는줄 알았다.

 

 

갑자기 둘이 말이 끊기고 조용 해졌어.

 

그때 내가 창문을 바라보고 벽을 등지고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미란이가 내 옆으로 오는거야.

 

“야….야… 왜? 무섭게”

 

 

 

“아냐 또 무슨 노래 소리가 들리는거 같아서”

 

라며 미란이가 내가 앉아 있는 옆에 와서 딱 붙어 앉는거야.

 

상황이 그렇게 되니 무서운건 무서운건데 또 좀 다른 상황이 발생 됐어.

 

미란이가 “야 나, 너무 무서워” 라면서 그 상태에서 내 팔짱을 끼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 가슴느낌이 물컹 하고 팔에 전달 돼 오는거야.

 

후우……..이게 무서웠다가, 그런데 좋았다가……당장은 앞으로 무서워서 이 집에서 어떻게 사나 싶다가도……아니 그래도 이런 므흣한 건 좋다…..가도…….

 

 

뭐 그런, 순식간에 머릿속이 108까지 생각으로 복합되서 도저히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 하더라.

 

근데 그때 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게

 

얘가 조금씩 붙어 오는게 그냥 무서움 때문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드는거야.

 

그때 아무리 어리고 뭘 모른다고 해도 단지 ‘무서워서’ 나한테 붙어 있다고 하기에는 이해하기 힘든 야릇한

느낌이 나는거지.

 

그러면서 머릿속이 또 뒤엉키는거야.

 

‘애는 왜 이러는걸까?’  ‘진짜 무서워서 이러는 걸까?’ 등등의…………..

 

그리고 그때 팔짱은 그렇다 치더라도 둘다 여름이라 반바지를 입고 있었거든.

 

그러니 다리에 맨살이 딱 닿아 있었던거지.

 

진짜 머리속으로 별 생각 다 했다.

 

덥치길 바라는 건가?  내가 에라 모르겠다 훅 덥치면 애가 ‘아이이잉! 이러지마 우리 아직 학생 이잖…….’ 이러면서 뺄까?  아님 혹시 기다렸다는 듯이?????

 

그러고 보니 전에 내 뒤에서 샤워하고 나온것도 의도적으로?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그런데 그때 정말 티비 브라운관에 비췬 사람은 누구지?

정말 그 실루엣이 미루 아줌마 였나? 라는 공포감까지.

또 그게 생각이 공포감으로 옮겨가기 시작 하니까.

 

그럼 얘는 진짜 미란인건가?

아까 나랑 집에 들어 왔던 얘는 누구지?

그리고 아까 집으로 들어 온 사람은 누구고?

 

정말 뒤죽박죽 알수 없는 감정들이 쓰나미 처럼 밀려 들어 오는 거야.

 

그리고 그때 내가 무슨 말인가 하려고 얘를 내려다 보면서 얘기 하는데 왠지 눈이 좀 충혈돼 있고

촉촉 해져있는 거야.

 

그때는 몰랐어.

 

그게 뭘 말하는지.

 

내가 아주 커서 성인이 된 다음에 알았지.

 

여하간,

 

심장은 쿵닥쿵닥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둘다 공포감 플러스 이상하리 꾸리한 감정에 사로 잡혀 있는 그때,

 

 

 

 

바로 그 상황에.

 

 

 

 

 

 

 

아버지가 오셨어. -_-

 

 

“니네 아직 안자고 뭐하냐?” 라고 그러시길래 대충 뭐 좀 같이 공부 했다 그랬지.

 

그리고 미란이는 집으로 갔어.

 

미란이가 우리 아버지는 엄청 어려워 했거든

 

 

그리고 나는 그날……………

 

 

누나 방에 가서 잤어.

 

고3 짜리 덩치 산만한 놈이 쯔쯔…..

 

 

사실 처음엔 아무리 무서워도 내방에서 자려고 했어.

 

 

 

 

 

 

 

그런데 그날 밤 방에 혼자 누워 있다가 거의 실신할 정도로 무서운 일을 겪게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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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엄마 6 (완결)

 

 

 

 

 

 

글을 시작 했으면 마무리를 빨리 해야 하는데 얘기가 오뉴월 개*랄 늘어지듯이 축축 쳐지네요.

 

그래서 그냥 한번에 강제 마무리 하겠습니다.

 

혹여 제가 글쓰기 싫어서 그럴거 라고 생각하시는 분 이 계실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 하신다면 그…그…그렇 습니다.

 

이상하게 글이 늘어지고 그러네요.

 

그래서 한방에 마무리 합니다.

 

 

이야기에 들어 가기에 앞서 ‘여자의 눈동자가 촉촉해 지고 충혈이 된다’ 는 말에 의아함을 품의 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성적으로 흥분하면 생기는 신체적 변화 입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 이지만 그 당시 미루 엄마를 본 사람이 꽤 됩니다.

 

호진이(미란이 동생)와 1002호 아주머니는 대화 까지 해봤다고 그러더군요.

 

희안하게 호진이 이놈은 전혀 무서워 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1002호 아주머니는 난리 났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거의 절에서 살았고.

 

더 웃기는건 그 사건으로 절을 찾았던 1002호 아주머니는 자신이 신내림을 받았다는걸 알게 되었다는 후문이 -_-;;

 

 

 

 

저 또한 그 외 유사한 이상한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새벽 아무도 없는 우리 집 화장실에서 빨래하는 소리도 났고 (새벽 두시경 모두 자고 있었죠) 빨래 하며 노래를

부르는 미루엄마 노래 소리도 들은적도 있고.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미루네집 작은 방은 원래 미루엄마 개인이 쓰던 방이었는데 죽은후, 그러니까 미루

새엄마가 오기 전까지 쓰던 물건 그대로 놔뒀었다 그러 더군요.

 

나중에 시간이 흐른후 그래서 영가가 자기가 죽은걸 망각하고 계속 자기 집에 머물지 않았을까? 유추 해본적도

있습니다.

 

미루 새 엄마가 들어오고 방을 정리 한후 갈곳 없어진 미루 엄마가 복도나 이집저집 헤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나중에 미루 엄마 영가가 나타나는게 공공연한 비밀이 된후

 

따로 영가를 위로하기 위한 행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점에 아파트 재건축을 해서 모두 나갔 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어머니게 들어보니 동네 친한 아주머니 몇몇분이 모여 절에 가셔서 영가를 달래주는

무언가 (? 정확히 기억이 안남)를 해 주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미루 엄마가 천주교라 따로 불교식으로 조용히 해 드렸답니다.

 

희안하게도 정작 미루네 집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른채 이사 갔습니다.

 

알고도 말 안한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다른 동네 주민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제가 태어나서 ‘아! 세상에 산사람의 세상 말고 뭔가 있긴 있구나’ 라고 처음 느끼게된 사건 입니다.

 

전에도 이상한 현상 여러 가지를 봤지만 이 사건은 실제적으로 맞딱 드린 사건이죠.

 

제일 처음 경험 한건 초등 3학년경 당시 살던 아파트 5층에 소학교 (초등학교) 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중국에서 공부하던 스님 영가가 씌여서 어느날 갑자기 한자로 된 천수경, 법구경을 줄줄 외우고 해석해 주시고 하는걸 본적이 있습니다. (한글도 모르시는데)

 

그 할아버지는 결국 며느리한테 강제로 절에 끌려가서 그 절 큰스님 한테 마빡을 강타 (?) 당하고 정상으로 돌아 오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마빡을 강타 당하셨을 때 “왜 내가 나가야 하냐”  “공부 한게 억울해 죽겠는데 성불도 못하고 환생도 못한다. 억울하다” 등등의 소리를 질렀다는 군요.  (이건 우리 어머니와 누나가 따라가서 봄)

 

 그래도 그 때만 해도 그냥 희안한 일도 있구나 느꼇던 경우라….

 

미란이는….

 

지금 시집가서 애 낳고 자~~알 살고 있습니다.

 

 

세월이 지난후 알게 됐는데 그 때 아마,

 

미란이가 그렇게 행동한게 의도된 행동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살아보니 상대는 아무 생각 없는데 제 혼자 이상한 감정 이나 흥분을 느끼게 되는 일은 없더군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공명 이라는게 있어서 어느 정도 일정한 주파수가 맞으면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끔 그 때 일이 생각나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곤 하지요.

 

‘만약 그때 내가 미란이 행동에 적극적으로 행동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부류의 생각들요.

 

삶의 방향성 이란 알수 없는 거잖아요?

 

 

기억에 남는게

 

 

재건축으로 한집 두집 나가며 이사 나간 집 문에 다가 락카로 엑스표를 쳤습니다.

 

그런데

 

미루네 집은 엑스표를 못쳤습니다. 

 

미루네 집에 엑스표를 치려고 하면 락카가 고장 나서 안나왔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집 가면 멀쩡히 잘 나오고.

 

우리도 이사를 나간 며칠후 저녁, 모친의 심부름 으로 그 동네를 찾은적이 있는데 지나가면서 우리가 살던 층 복도를 바라보니 누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더군요.

 

그 때 우리 층은 모두 이사 나간 시점 이었는데.

 

미루네 집 앞에서 어떤 여자가 제 쪽을 쳐다 보며 서 있었습니다. (아마 열시 조금 전 이었다고 생각 합니다. )

 

저는

 

그 분이 미루 엄마 라고 생각 합니다.

 

당시도 당연히 그럴거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만 이상하게 무섭다거나 하는 감정이 들진 않더군요.

 

그냥 왠지 알수 없게 ‘’서글프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서글프 더군요.

 

아마 ‘이제 저 아줌마도, 내 학창 시절 추억이 서린 이 동네도 사라 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휴우~ 어쨋건 이번편은 이것으로 강제 마무리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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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짱공유 hyundc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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