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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새벽의 이상한 소리

Juwon12022020.07.25 01:09조회 수 490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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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봄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업을 하다 어려워져서 점점 작은 집 으로 이사를 다니던 시절. 

결국 남은 돈 다 털어서 어머니만큼은 편히 모시려는 마음으로 작고 오래되었지만, 작은 아파트로 이사했습니다.

지은 지 20년도 훌쩍 넘어가는 오래된 아파트였습니다. 어찌 되었건 저는 못난 자식으로 어머니께 죄송스러웠습니다. 

자력으로 일어섰지만 내리막 타는 것은 한 순간이더군요.

사업 이라는 끈을 놓고 다시 시작 한다는 마음으로 지인을 통해 대구에 직장을 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어머니께 죄송했지요. 곁에서 모시지 못한다는 마음에.

이사를 하던 날.
전 주인이 남기고간 몇몇 물건들을 치우고 도배도 다시하고 새롭게 꾸미니 칙칙한 건물과는 달리 집은 산뜻해 보였습니다. 

실내 구조가 방과 방 사이에 욕실이 있었는데 욕실에는 창문이 없었습니다. 

욕실 벽이 타일로 되어있는데, 여기 욕실은 벽, 천장 모두가 캡슐처럼 플라스틱으로 되었습니다. 

환풍기도 창문도 없는……. 독특한 구조였지만, 옛날 건물이라 그런가 보다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걱정 하시는 어머니를 위로하며 저는 대구로 내려갔습니다.

2주후 저는 어머니를 뵈러 갔는데,  어머니께서 안색이 안 좋아 보였습니다. 어디 아프신 분처럼. 

어디 편찮으시냐며 물어도 아프신 곳은 없다 하시는데…….

저희 집에는 요크샤 테리어 4마리와 시츄 한 마리를 키웠습니다. 홀로 계신 어머니는 그 애견들을 정말 사랑으로 돌보셨습니다.

그런데 이사하고 제가 대구로 내려간 그 날 밤부터 개들이 짖기 시작 했답니다. 

어머니께서 한참을 주무시고 계시면 개들이 짖는 통에 자주 밤잠을 설치셨다는 겁니다. 

방에서 거실로 거실에서 방으로 계속 돌아다니면서 짖기를 3~40분 정도 그것도 매일 반복적으로 그 시간만 되면요.

어머니께서는 이웃주민들에게 행여 누가 될까 싶어 달래도 보고 혼내도 보고 했었답니다. 

매일 새벽 1~2시 정도 되면 그 일이 반복 되니 어머니께서는 많은 스트레스 이었겠죠. 

사람을 정말 잘 따르는 애들이고 순한 애들 인데 말입니다. 이유를 모르는 거죠. 왜 그 시간만 되면 개들이 짖는지를.

제가 어머니 댁에 돌아온 그 날 밤.

한참을 자는데 어머니가 저를 깨우셨습니다. 저는 순간 '또 개들이 짖나?' 라는 생각에 눈을 뜨는데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욕실에서 무슨 소리 못 들었냐고 하시는 겁니다. 저는 아무소리 못 들었다며 열린 방문 사이로 시선이 갔는데,  개들 눈이 파랗게 불이 켜져서 욕실을 바라보며 으르렁 거리고 있는 겁니다.

욕실 문을 열고 확인을 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어머니께 무슨 소리였냐고 여쭤보니 욕실 쪽에서 천장을 부수는 듯 꽝, 꽝, 꽝, 세 번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잠귀가 밝은 저는 듣지를 못했는데 말입니다. 놀란 어머니와 개들을 진정 시키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왠지 찜찜한 기분은 저버릴 수 없었으나 피곤해서 그런지 잠이 들었지요.

다음날. 어머니와 마트에 장을 보러 갔습니다. 장을 보고 집으로 와서 현관문을 여는 순간 어머니와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개들이 욕실에서 온갖 난동을 피운 것입니다. 욕실에서 얼마나 날뛰었던지 욕실에 있었던 물건들은 죄다 넘어지고 성한 것이 없었습니다. 새끼부터 지금까지 키우면서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날 밤.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아 늦게까지 자지 않고 있었습니다. 한참 게임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거실에서 개들이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이윽고 '꽝, 꽝, 꽝'  어제 어머니께서 들었던 소리가 났습니다.

어찌나 큰 소리인지 깜짝 놀라 넘어질 뻔 했습니다. 저는 방문을 열고 불 꺼진 거실로 나가니 개들이 거실에서 욕실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도 주무시다 방에서 나오시며 하시는 말씀이.

'너도 그 소리 들었지?'

하시는 겁니다.

저는 욕실 불을 켜고 문을 열어봤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께선 무서워서 못살겠다고 하셨고, 그 날은 거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선잠으로 보냈습니다.

이상한 소리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해서 찜찜했지만, 회사 때문에 다시 대구에 내려가야 했습니다. 어머니께는 건물이 오래 되어서 아마 그런 소리가 날 수도 있다고 안심시켜드렸습니다.  내려온 뒤로 저녁마다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서 안심을 시켜 드렸으나 저의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계속 신경 쓰이는 탓에 주말에 내려가 어머니와 그 소리에 대해 상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꽝, 꽝, 꽝'

낮인데도, 낮인데도 욕실에서 그 소리가 나는 겁니다. 저와 어머니는 얼어붙었고 개들은 요란하게 짖어대고 패닉 상태였습니다.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를 판다한들 새집을 얻을 돈도 안 되었기에 현실적으로 욕실이 오래되어서 그런가 싶어 잘 아는 선배에게 욕실 수리를 부탁했습니다. 캡슐을 뜯어내고 방으로 만들고 베란다를 욕실로 개조 했습니다. 욕실 이었던 방은 애견들 방이자 수납공간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공사 후, 그래도 집에 혼자 계신게 무서우신 어머니께서는 낮에는 밖으로 돌아 다시면서 아파트 주민들과 어울리셨습니다. 그러면서 새롭게 알게 된 앞 동 아주머니에게 이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합니다.

이사 전에 노부부가 살았답니다. 금실 좋은 노부부였는데 할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할머니 홀로 사셨답니다. 그런데 49제후 어느 날부터 집에서 쾅-쾅-쾅 하는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할머니 혼자 계실 때는 욕실 뿐 만 아니라 방, 거실, 천장에서도 그 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그 소리에 신경쇠약에 병까지 얻어 결국 자식들이 사는 곳으로 가셨고, 그래서 시세보다 싸게 이집이 나와서 제가 구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보니 이사하는 날, 장판을 교체 하려고 안방의 장판을 들어 올릴 때 한 장의 흑백 사진이 나왔었습니다. 얼룩지고 빛바랜 한 장의 할아버지 사진이었습니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사진을 쓰레기봉투에 버렸었는데…….

다행인 것은 욕실 공사한 후로는 그 소리는 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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