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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개는 주인을 물지 않는다

샤샤샤2022.11.04 09:29조회 수 2106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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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숙은 들어오자마자 호들갑이다.

아침부터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시끄럽더니 또 사건이 터진 모양이다.


-그래..사건이 터졌으니 네가 이 아침부터 이렇게 찾아왔겠지..또 무슨 일이야?


-어머.. 계집애하고는! 꼭 그렇게 말을 하니?!


진숙은 눈을 흘기면서도 눈동자를 반짝이며 입술을 재빨리 핥는다.

곧 이어 있을 이야기에 대한 준비 자세이다.

난 늘 그렇듯이 슬며시 역겨움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럼 그렇지.. 난 코웃음을 쳤다.. 결국 말을 하고 싶어서 못 견디는 것은 그녀 자신이니까.. 난 그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무심한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진숙은 곧 긴장한 얼굴로 바싹 다가앉으면서 목소리를 낮춘다..


- 얘..저기 앞집 사는 여자 있잖니..


-누구.. ? 앞집 사는 사람이 한 둘이야?


-아니..그 니가 그저께도 얘기한 여자 말이야..왜 니가 말한 여자 말이야..

그저께 장보고 오는 길에 왠 낯선 남자랑 있는 걸 봤다는 그 여자...

학원 강사라는 젊은 여자 .. 왜..기억 안 나니?


- 아...그 머리 길고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 말이구나..근데 그 여자가 왜?


-그 집 남편이 그 여자를 죽였대..바람이 났다고 말이야..

근데 지금 행방불명 이래잖니..? 대체 일이 어떻게 되가는 건지....

그 여자 바람 피는 거 내가 다 말해줬었는데..니가 다른 남자랑 봤다고 그랬잖니..


- 뭐?....!! 길에서 마주쳤다니까!! 너 또 니가 본 것처럼 말한 거 아냐?!


- 어머 계집애..사실 니가 본 게 내가 본 거지 안 그래..?

나도 이 얘기 듣고 황당해서 이렇게 달려왔잖니...

살인나기 바로 몇 시간 전에 내가 그 집에 들려서 말해줬는데...

호텔에서 나오는 걸 봤다고 얘기해줬지..사실 그렇고 그런 사이 뻔한 거 아냐?

그렇게 점잖아 보이던 사람이 그럴 줄도 모르고..내가 괜히 말해준 거 아닌가 몰라...

야.... 생각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얘..호호호...


하지만 진숙의 얼굴은 발그레하면서 기쁨에 넘쳐보인다. 여자가 죽은 게 기쁘다는 듯이..

남편과의 불화를 이런 수다에 모두 털어버리려는 양...


그래..난 니가 그 집에 가서 쪼르르 얘기 할 거 다 알고 있었어.. 넌 그런 애니까..

진숙은 항상 이런 식이었다..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그렇게 행동한 것이었다. 내 생각대로..


- 시골에 살 때부터 너랑 나는 못 볼 거 정말 많이 보고 자랐는데..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도 정말 별일이 다 일어난다..그치...?

이 동네도 살이 끼었나... 왜 이리 잊을만하면 사건이 일어나 시끄러운지 몰라...


그녀의 말을 귓등으로 들으면서 난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숙의 소란스러운 퇴장이 끝나기까지 그렇게 난 자리에서 멍하니 일어나서 거실을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래.. 오래 전부터 우린 함께였지..그렇지만...이번엔 틀렸어..니 선택은..


어렸을 때부터 진숙이와 나는 시골의 작은 동네에서 함께 자라났다.

우리 집과는 달리 진숙이네 집은 부모님도 자상하고 경제적인 형편도 부유한 편이었다.

나는 진숙이가 너무 부러웠었다.....원망스러울 정도로 우리 집과 달랐으니까..


하지만 그런 진숙이네 집에 비해서 우리 집은....

우리 집은 술주정뱅이인 아버지..그리고 가난한 살림과 남편을 못 참아하는 어머니..

내 어머니는 매일 반복되다시피 하는 구타와 가난에 못 이겨하지만 한번도 남편에게 지지 않으려고 악다구니를 쓰는 독한 여자였다.


난 내 생애 가장 추운 겨울..내가 어렸던 그 추운 겨울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몹시 열이 나고 쉴새없이 기침을 하던...내 몸이 불덩이 같던 어린 시절이었다..


하지만 방은 마치 얼음장같았다. 아버지는 또 어디론가 술을 마시러 나가고 적당히 아무 약이나 집어먹으라는 어머니는 날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다.

그렇게 말라 가는 입술과 어지러운 머리로 왜 요즘 엄마가 자꾸 화장을 진하게 하는지..

왜 자꾸 밤에 나가는지...그리고 저번에 봤던 그 아저씨는 누군지...

그리고 날 노려보면서 장롱 안에 감추어 두는 그 보따리는 뭘까...


난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불에 꽁꽁 말려 간신히 졸던 중에 들리던 그 수근거리던 말소리가 생각을 이어가게 했다..


-그래..나도 지긋지긋해...애새끼고 뭐고 다 필요 없어..그래..내일...가자구요..


-근데 애는 자..? 아프다면서..약은 좀 먹인거야?


- 말도 꺼내지 말아요..약은 무슨 약.. 꼴도 보기 싫으니까...

지 애비랑 알아서 살겠지..맞아 죽든 말든..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지 아픈 와중에도 난 눈을 바로 뜨고 귀를 기울이려고 애썼다.

엄마가 어디로 간다는 건지..날 버리고..?


그러다 엄마의 마지막 말 한마디가 내 뇌리 속에 울렸다.


- 저러다 죽어버리면 좋겠어..



========삐리리리 삐리리리 삐리리리==========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난 소스라치게 놀랐다.

떠올리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주변에 사고가 나면 그 때 기억이 나곤 했다.

피투성이가 된 방안과 사람들... 어린 나는 그 때도 떨고 있었다.

그 붉은 방안에서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이..

열이 올라서 불덩이 같은 몸으로..


그이에게서 온 전화였다.


그래...모든 것은 원래대로 되는 거야...


난 전화를 끊으면서 눈을 깜박였다.


술을 먹은 아버지가 도망치려고 한 어머니를 발견한 일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니 내 인생의 커다란 행운이겠지... 그 덕분에 어머니는 도망가지 못했고 난 지긋지긋한 아버지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술을 마시고 돌아왔던 아버지는 도망가려던 어머니를 발견하고 어머니를 살해했다.

도망가려는 사실을 알아내어 추궁하던 중에 어머니가 오히려 발악을 하며 시끄럽게

덤벼들자 화를 못 이겨서 바닥에 있던 과도를 들어 미친 듯이 찔렀던 것이다.


난 열이 올라 거의 초점 없는 눈으로 벌벌 떨면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어머니를 마구 찌르는 아버지가 마치 짐승처럼 보였다.

피가 분수처럼 솟아오르고 온 방안이 붉게 변했다.

꿈틀거리던 어머니가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자 난 비로소 움직일 수가 있었다.


내가 아픈 몸을 이끌고 이웃집으로 달려간 것은 순식간이었다.

피를 뒤집어 쓴 채 비틀거리며 온 날 보고 기겁을 한 이웃 사람들이 달려왔고

그들은 경찰에 전화를 하고 날 안아서 병원으로 데려갔다.


난...고아가 되었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죽이려고 숨겨 놓았던 독약이 발견되었고

도망가려는 사실도 모두 알려졌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죽이고 마신 술병에는 바로 그 독약이 들어있었던 것이다.


술에 취한 알콜 중독자가 도망가려는 부인을 죽이고 그 부인이 준비한 독약이 든 술을

먹고 죽은 사건으로 사람들은 모두 나를 가엾게 생각했다..

그리고 난 진숙이네 집에 내가 자랄 때까지 맡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난...내 친구라고 믿었던 진숙이가 내게 그럴 줄은 몰랐다.


진숙이는 작은 것 하나라도 내가 자기보다 나은 것을 못 견뎌했다.

공부를 해도 지가 나보다 잘해야만 했고 옷을 입어도 더 좋은 것을 입어야 했다.

하지만 진숙이는 내 친구였기에 난 그러려니 하면서 그 입장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비로소 안정적인 환경에서 공부를 하게 되어 성적이 오르던 내게

이유 없이 교과서가 없어지거나 공책도 사라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처음으로 받은 상장은 구겨진 채 쓰레기통에서 발견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난 애써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진숙이는 나와 같은 여고를 다녔는데 이상하게도

난 진숙이보다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더 좋았다.

그러다가 이번만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 하면서

지금까지의 불행이 내 착각일거라고 생각하던 어느 날....

반 친구의 학원비가 사라진 사건이 일어났다.

담임 선생님은 펄펄 뛰셨고 우리 반은 난리가 났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서 소지품 검사를 하던 때.....

..돈 봉투는 내 가방에서 발견되었다.

담임 선생님과 진숙이 부모님..그리고 반 아이들은...

모두 날 보고 도둑년이라면서 내게 실망했고...

억울했던 나는 내 결백을 말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진숙이는 날 믿는다고 하면서 우는 나를 위로해주었다.

난 내 단 하나의 친구는 진숙이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이들의 무시와 냉대에도 이를 악물고 학교생활을 계속했다.


그러다 얼마 후 화장실에서 애들이 하는 말을 들은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야.. 진숙이 말이야 대단하지 않냐..? 어떻게 도둑년이랑 친할까..?


- 아니야.. 걔 고아라면서..진숙이네가 거지인 걔를 주워 길러주는 거래..

진숙이가 소지품 검사 하자고 안했으면 큰일날 뻔했어..도둑년인지도 모르고..그치?


.......그 순간 내 마음은 죽었다......

내게 마음이란 것이 한 조각이라도 남았다면 산산이 부서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어머니 아버지가 죽은 이후로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돈봉투도 친구들의 수근거림도 그런 거였구나...


난 시간이 얼마 흐른 뒤에 교실로 들어섰다.

내 변함없는 소중한 친구인 진숙이가 있었다.

이런 아이들의 냉대 속에도 혼자만이 나와 말을 하면서 날 믿는다던 진숙이..


난 진숙이를 보면서 그 사건 이후 처음으로 밝게 웃었다.


그 후에 대학에 들어갔고 진숙이와 나는 같은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다..


날보고 인간도 아닌 거지같은 존재가 그와 어울리기나 하느냐고 악다구니를 쓰면서

내 따귀를 때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평생 진숙이의 시종과도 같던 존재였다고 했었지..


-넌 우리 집에서 기르는 개 같은 존재야..!! 불쌍해서 길러줬더니 니가 그럴 수 있어!!??

개가 주인을 문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이야??!!!


그는 나를 사랑했지만 내 설득으로 진숙이와 결혼했고 난 미소 지으며 물러났다.

하지만 진숙이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그리고 진숙은 점점 더 말이 많아졌다.


==========================================================================


앞집 남자가 아직 잡히지 않았다면 어디에 있는지 난 알고 있었다.

그 곳은 나도 우연히 발견한 곳으로 아무도 모르는 나무로 우거진 수풀 뒤 공원의 한 구석이었다. 예상대로 그는 창백한 얼굴로 혼자 멍하니 있었다.

난 그와 간혹 이 곳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의처증에 걸린 그의 좋은 상담역이던 나는 부인을 의심하는 그가 불안했고 약속을 잘 지키는 그의 성격을 알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나중에 한번 만나자는 다짐을 그에게 여러 번 받았던 것이다.


-떠나기 전에 이렇게 보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경찰차 소리가 아주 시끄럽더군요...부인...사고...정말인가요..?


-............아내를..죽였습니다....이 손으로...

당신은 제가 무섭지 않으십니까..?


그는 초점 없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당신 부인 말이예요... 바람 핀 게 아니예요...제 말대로 믿지 그러셨어요...

어디서 무슨 말을 들으셨는지 몰라도.. 부인을 죽이신 거... 오해예요...


-아니 제 귀로 직접 들었습니다...다른 남자를....호텔에서..


-..그런 얘긴 누가 해주던가요..? 혹시 김 진숙씨 아니던가요..?


-네!! 어떻게 아셨습니까?


-뭐라구요..? 그럼 진숙이가 정말로...!!


-네..? 무슨 이야기신지...


- 진숙인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알던 아이예요..부모님이 돌아가신 다음 전 고아가 되었는데

진숙이네 집에서 자라게 되었죠..하지만 진숙이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얘기도 생각 없이 장난으로 하는 아이라구요..

당신 부인이 만난 남자는 시장 볼 때 저랑 마주쳤을 때 인사까지 했는데....

같은 학원 강사라더군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었어요..진숙이가 직접 본 것도 아니구요..


-진숙씨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고 직접 왠 남자랑 호텔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고...!!

호텔에서!! 아..어찌된 일인지...제가..제 정신이 아니었나보군요...


그는 머리카락을 움켜쥐면서 괴로워했다..


-호텔이 아니었어요..제가 장담하죠.. 게다기 제가 시장 보던 길이었는걸요..

의심을 시작하면 끝이 없는 법이죠..무슨 일을 하던지..다 그렇게 보이니까요..

당신 잘못이 아니예요..전 장난인 줄 알고..말렸어야 하는건데...


-무엇을 말입니까..? 뭐가 장난이란 말입니까..?!


-진숙이는 당신네 부부가 사이가 좋은 걸 질투하더군요.. 부인께서 다른 남자랑 바람을 핀 걸 안다면 파탄 날 거라고 하면서 즐거워하던걸요.. 정말..그렇게 할 줄은 몰랐어요..

그저 장난이라고 하면서...진숙이는 당신네 집을 장난감 취급한거죠..


-......우리 집이..그저 그런 이유로...내가..아내를 죽인 것이...그 여자의 장난이란 겁니까..?!!


그는 멍하니 중얼거리면서 넋이 나간 사람처럼 보였다.


-진숙이는 원래 그래요...그나저나 당신 부인이 정말....당신도 진숙이 때문에..

오늘 아침도 당신네가 그렇게 된 것을 즐거워하면서 저에게 수다 떨고 가더군요...

정말 재밌게 됐다구요..당신의 인생이 망가진 게 말이죠...


그는 울음을 멈추고 핏발 선 눈으로 말했다. 난 저 눈을 알고 있다.


저 눈은 복수를 가진 눈..

어렸을 때 내가 불덩이 같은 몸을 이끌고 이를 악물던 눈..

여고시절 화장실에서 내 마음이 죽던 날 거울을 보던 눈...

대학시절 그를 떠나보내며 미소짓던 눈..


-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내 곁으로 갈 겁니다...하지만... 혼자는 못 가겠군요..



==========================================================================


-제발.......... 살려.......줘..제발..


난 진숙이네 집 거실로 들어섰다.


진숙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내게 가까이 오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렇게 칼에 찔리고도 아직 살아있다니 정말 독한 년이다.


앞집 남자는 유서를 써놓고 자살했다.

거짓말만 믿고 아내를 죽인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며 아내의 곁으로 가겠다고..

하지만 혼자 가진 않는다고....


진숙을 칼로 난도질 한 남자는 그녀가 꼼짝하지 않자 죽은 줄 알았던 모양이다.


이거 미안해서 어쩌죠..? 고마워요...

하지만 어차피 죽을 사람인데 내가 할 일 대신 해줄 수도 있잖아요..?

괜찮죠..? 억울해하진 말아요.. 당신 부인 내가 그렇게 믿으라고 했었잖아요..


-내가 왜..널 살려줘야 하는데..?


-뭐..? 너......


진숙의 눈이 찟어질 듯 커지며 입에서 피거품을 뿜어냈다.


-진숙아...어렸을 때부터 니가 내게 한 짓..내가 모를 줄 알았니..?

다른 것은 다 참을 수 있었는데..

니가 날 도둑으로 몰고 아이들에게 내가 일부러 소문 낼 줄은 몰랐어..


-그..그건...


-난 니네 집에서 기르는 개 같은 존재라면서...?

개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게 말이나 되니...남편까지 뺏기고..후훗..


난 차갑게 웃었다.


- 니 결혼 생활..당연히 순탄치 못한 거 나도 알아..

그는 나를 사랑하는 걸 알면서도 내가 왜 너랑 결혼 시켰다고 생각하니..?

그 사람 결혼 후에도 출장 잦았던 거.. 그가 널 피한 것도 모두..나 때문이었어..


-그..그런..너...넌..일부..러...


진숙의 눈동자에서 생명의 빛이 꺼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래..이 사건도 결국은 사람들은 자기들 멋대로 해석하겠지.. 보이는대로..

어린 시절...우리 엄마 아빠처럼 말이야...날 원망하지는 마..

쓸데없이 거짓말이나 하고 남 안 되는 꼴을 좋아한 수다쟁이..네 당연한 최후니까..


-.............


잠시 후 진숙이 죽은 것을 확인한 후 난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내 친구가 죽어가요!! 빨리 오세요!! 빨리!!! 여기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난 침착하게 생각했다.


.....집에 술에 취해 돌아온 아버지에게 엄마가 도망친다고 일러바치는 내가 있는 것을...

..... 일부러 쟁반에 과도를 가져다 놓은 내가 있는 것을..

......아픈 몸을 이끌고 비틀거리면서 부엌에 가서 술병에 독약을 집어넣은 내가 있는 것을..

..... 엄마를 찔러 죽인 그 지긋지긋한 짐승에게 그 술병을 건네준 내가 있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넌 쓸데없이 말이 너무 많아.....이번 일만 해도 그렇잖아..?

내가 니네 집에서 기른 개라고...? 개는 주인을 물지 않는다고..?

난 개가 아니야.. 그리고..... 개도 주인을 물 수 있지..


........그런데다 난 사람이거든....



출처 : 붉은 벽돌 무당집 작가 : 사랑과 믿음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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