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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무당 이모님

title: 하트햄찌녀2023.02.06 12:15조회 수 4473추천 수 2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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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 태생으로 누님이 두 분 계십니다.

그리고 제목에 언급했던 이야기의 주인공은

저의 작은 이모이며,


시대는 30년이 넘은 80년대,

제가 국민학교(초등학교) 3~5학년 정도와

차후 중학생때 겪은 일들입니다.



왕십리에 사는 작은 이모네 식구는

저희집과 비슷하게 딸들이 많았습니다.



큰아들 한명, 밑으로 딸들 3명,

그 밑으로 입양한 남자 한명.



자녀들은 많았지만

살림은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고

그당시 왕십리에 굉장히 오래된

상가 아파트 같은 곳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모네 애들이

우리 남매들와 나이가 비슷해서

방학 때면 우리 남매들은

이모네집으로 놀러가서

10일 넘게 머물렀으며

그다지 큰 집이 아니라 굉장히 북적북적 했습니다.



제가 국민학교 3학년 즈음이었을 겁니다.



여름방학이 되어 항상 그래왔듯이

작은누나와 전 이모네 집으로 놀러를 갔고,

수영장도 다니고,

집안에서 공기놀이며, 딱지놀이며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근데 집안의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는 걸

그당시 어린 제가 봐도 뭔가를 느낍니다.



저희집과 마찬가지로

무교였던 이모네 집안 곳곳에

마리아상과 성경책이 놓여져 있었고,

아침마다

어떤 물을 집안 곳곳에 뿌려대는 겁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성수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전까지 통통하셨던 이모는

좀 많이 야위었으며,

굉장히 피곤해 하셨습니다.



그래도 성격이 워낙 쾌활한 분이셔서

저희 남매를 굉장히 이뻐해 주시고

말도 잘 걸어주셨고요.



암튼 저희 남매는 이모네 집안이

단순히 천주교를 믿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나서 겨울방학에도 놀러가려고 하자

부모닙이 못 가게 말립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다른 친척분들이

나누는 얘기를 들어보니

이모에게 그전부터 신내림이 왔으며,


거부하고자 성당을 다니고

집안 곳곳에 마리아상을 두고

성수를 뿌리는 것이었다고....



그러나 이마저도 소용이 없고

갈수록 신내림이 심해져

매일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정신을 읽거나 자고 일어나면

누군가한테 맞은 것처럼 온몸에 멍이 들고

집안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고 합니다.



보일러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부 사업도

갑자기 안 좋은 일들만 생겨

가게가 망하기 일보 직전이고

심지어는 이모네 둘째딸도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꾼다고 합니다.



어렸던 저는 어른들의 이런 얘기들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으나,

결국 그 해에 큰일이 벌어집니다.



이모네 가족들이 다 외출을 하고

이모와 큰딸만 집안에 있다가

강도가 들어,

이모가 그만 등 쪽으로 몇군데 칼에 찔리고

큰딸은 칼에 찔리지는 않았지만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저희 부모님들은

부랴부랴 병원으로 가고


이모는 출혈이 너무 심하고 찔린 상처도 깊어

생사를 오가는데,


병원에서는

어느 정도 준비를 하라고 시킵니다.


(그 당시 어리고 생각이 없던 저는

이 사건이 뉴스에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절대 안보던 뉴스를

꼬박꼬박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

이모가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점차 회복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 집은 안도를 합니다.



시간이 꽤 지나

(아마도 국민학교 5학년때로 기억합니다)


다시 여름방학이 찾아오고

저와 작은 누나는

다시 이모네 집으로 놀러를 갑니다.



오랫만에 찾아간 이모네는

그전과 변함이 없었으며

이모는 다시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식구들은 반갑게 저희를 맞아 주었으며,

집안 거실에서는 무슨 큰 잔치를 준비하는지

아줌마 여럿이 맛있게 전을 부치고 있었습니다.



다만 예전처럼 마리아상은 온데간데 없이

보이질 않았고,

에어컨도 없는 집에 이상하게

안방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닫혀 있는 이모네 안방문을 열어보니

옷장은 없고 대신 큰 신단이라고 해야하나...



목조로 된 장식장 같은,

마치 절에서나 봄직한

불상과 장군 동상 같은 게 몇 개 있는 겁니다.



그때 어디에선가 좀 징그럽고 소름끼친

어린이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거실로 나가보니

이모가 어린이 목소리를 내며

이상한 행동을 하는겁니다.


마치 애기처럼...



그리고 제가 입고 있는 옷을 보고

갖고 싶다고 막 조르기 시작하는데,

전 무섭기도 하고 어쩌할 줄 몰라하니

친척 식구들이 벗어주라고 합니다.



일단 이모가 애기처럼 울고 졸라서

벗어 줬더니 덩치가 큰 이모가

어린이 사이즈의 옷을 입으려고 하는데,

신기하게도 옷이 잘 들어가고

자연스럽게 입혀지는 겁니다.



상황이 좀 진정된 후

친척 식구들한테 물어보니

가끔 이모한테 아기동자가 씌일 때가 있는데

무서워 할 것 없다고,

그냥 애기처럼만 굴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합니다.



(이미 친척들은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숨기려하거나

부끄러워 하지 않은 거 같아요)



이 상황이 제가 처음 본,

흔히 말하는 귀신에 씌인 무당의 모습입니다.



거실에서 전을 부치고 있던 사람들은

다음날 산으로

큰 굿을 하러 가기 위한 음식 준비였고요.



그리고 며칠 후 이모네 집으로

여러 아줌마들이 찾아오고

안방으로 이모와 함께 들어갑니다.



전 조용히 몰래 안방을 훔쳐봤는데,

아줌마들 5~6명이 동그랗게 앉아 있고

아줌마들 뒤에는

물이 든 사기 그릇이 놓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모가 이번에는

남자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앉아 있는

아줌마들 중앙에서

이상한 춤을 추듯 펄쩍펄쩍 뜁니다.



전 호기심과 상황이 신기하여 계속 훔쳐보는데

친척 누나들이 와서 못 보게 데려갔고,


물어보니 그 아줌마 아들들이

계곡으로 놀러갔는데

단체로 실종을 당해서

생사를 확인하러 왔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 이모는

무슨 장군 귀신이 몸에 들어온 상태고

이모가 모시는 귀신이 동자 귀신,

장군 귀신 등 몇명이 있다고 합니다.



그 귀신들이 씌울 때마다

각각 행동을 달리 하고요.



제가 본 건 동자귀신,

장군귀신 두 귀신 뿐이지만...



아무튼 그 광경을 지켜보고 사연을 듣고난 후,

전 이제 호기심보단 무서운 기분이 들었으며,

시간이 좀 지나고 안방에서

여러 아줌마들의 대성통곡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전 그 이후로

이모가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귀신이 들어오면

가급적 자리를 피하고

친척들과 나가서 놀다 들어왔고,

이모 역시 집에 있는 시간보단

굿판 음식을 싸고

산으로 굿을 하러가는 날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후 이모네는 용하다고 소문이 나서

돈도 꽤 벌고,

저 역시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더 이상 방학때 이모네로 놀러가지 않았지만

종종 가족 모임이나 안부를 묻곤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중학교 2, 3학년즈음,

등교전에 집으로 이모한테 전화가 옵니다.



그 당시 저희 큰 누님이

건대부고를 다니고 있었고,

저희집은 강동구 였는데

오늘부터 며칠간 큰 누님을

학교에 보내지 말라고 합니다.



그것도 다급한 목소리로...



꿈에 큰 누님이 나왔는데,

꿈자리가 너무 사납다고...



저희집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그 다음날 큰 누님이 아침일찍 등교하고

저 역시 학교를 갈 준비를 하던 찰나

티비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뉴스 속보로 성수대교 다리가 무너졌으며,

등교하는 학생들을 태운 버스 한 대가

다리 밑으로 떨어졌다고....



저희 어머니는 너무 놀래서

큰누나가 어느 다리를 건너서

통학을 하는지 확인하고

저 역시 너무 놀라고 불안해서

누나네 학교로 전화를 했는데

전화가 불통입니다.



그당시 강동구에서 건대부고로 통학을 하려면

천호대교, 올림픽대교, 성수대교 등

다리를 건너갔기 때문에...



그리고 얼마 후

학교와 연락이 닿아 확인을 해보니

누님은 올림픽대교로 무사히 등교를 했고,


저와 가족들은

전날 이모가 한 얘기를 섬뜩하게 떠올립니다.



그 이후에도 간간히 이모한테 연락이 왔는데,

신기하게도

저희 다른 식구들보다는

유독 큰누님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거나

문제가 생기면 연락이 오곤 했습니다.



예로 다른 친척들한테는 얘기도 안한

큰 수술을 앞두고 이모에게 전화가 와서

OO이 곧 몸에 칼 대니까 조심하라는 식으로...



그리고 시간은 몇년,

십년이 더 지나 이모는 신기가 많이 약해지고

모시던 귀신도 이모를 떠나

지금은 간간히 찾아 오는 사람들의 점 정도만

봐주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

가족간의 큰 문제로 다투게 되어

더이상 왕래를 안하게 되서...)



이 정도가

제가 어릴 때 너무 가까이서 접한 경험이며,


이 밖에도 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자잘한 일들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사실 이러한 경험을 했지만서도

저는 지금 무당, 굿, 사주팔자를 믿지 않습니다.



사주팔자는 어느정도 신비성이 있고

실제로 인간이, 과학이 해결하지 못한 일들을

맞추고 해결했다지만,


무당, 굿은 대부분이 사기꾼이며,

상대방의 정황을 살펴가며

말맞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름 열심히 글을 쓴 이유는,


믿고 안믿고는 개인 나름이지만

어릴 때 제가 본 이모 집안의 이변과

이모의 모습은 거짓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굳이 어린 조카 앞에서 애기흉내를 내며

옷을 뺏어입을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나저나 아직도 어떻게 마르고 체구가 작은

어린이였던 제 옷이

그 통통한 이모 몸에 딱 맞게 들어갔는지가

매우 궁금합니다.



스판도 아녔는데 말입니다.






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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