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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한탄강 그 공포의 추억

title: 잉여킹조선왕조씰룩쎌룩2020.11.05 03:51조회 수 906추천 수 2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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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형적인 한탄강 모습

- 주변에 주상절리 용암절벽이 높게 솟아있어 저녁이 되면 어둠이 빨리 드리운다.

 

 

이 이야기는 내가 어릴적에 들었던 이야기와 추억을 소재로 만든 경험담이다.

 

소설가  이문열의 단편소설 중에 어릴적에 들었던 믿겨지지 않는 괴담이나 추억들을, 어른이 된후에 사실인지 아닌지를 알아내고자, 고향에 내려가 진실을 파헤치고 다닌다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워낙 오래전에 읽은 거라 소설 제목은 기억이 안난다. 나도 그런 심정으로 이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그리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동네에서만 겪을수 있는 워낙 독특한 이야기들이라 한번 끄적여 본다.

대개가 오래전 일들이고 일부 이야기는 개인이 건너건너 주워들은 이야기들이라 진실여부는 알길이 없다는 것을 먼저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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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려서 연천군에 있는 한탄강가에서 나고 자랐다..
한탄강은 독자적으로 굽이쳐 흐르다가 하류에서 임진강 지류와 만나 임진강이라는 큰강이 되는, 연천군을 관통하는 강이다.

 지금은  상류의 농가에서 버리는 축사 유기물 등으로인해 물이 많이 더러워졌지만 내가 어릴적만해도 물이 정말 깨끗해서 깊은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정도로 물이 맑았고 여름이면 피서를 즐기러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던 강이었다. 어르신들 때는 더 맑아서 그 강물을 마시기도  했다고 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친구들과 여름마다 한탄강에서 수영을 하며 놀았고, 어항과 반도, 그리고 방울낚시로  물고기도 잡고 멱도 감으면서 강에서 살다시피하며 자랐다. 어릴적엔 물이 매우 맑아서 모래무지나 붕어, 민물새우 등이 잡혔었는데 나중엔 물이 더러워져 빠가사리나 쏘가리, 그리고 장어 같은 물고기만 잡히던 기억이 난다.

 

 여자아이들과 아주머니들은 한탄강에 내려와 소라도 잡고 빨래도 하던 그런 고마운 강이었다. 겨울에 강이 꽁꽁 얼면 인근 군부대에서 강위에 쌓인 눈을 쓸고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마을사람들이 내려와 스케이트를 즐기던 추억도 떠오른다. 한겨울엔 마을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여들어 얼음위에  천막을치고 장사꾼들이 핫도그며 떡볶이를 팔고 스케이트날을 갈아주는 포장마차도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한탄강은  위험하기도 한 강이었다. 한탄강은 물살이 빠르고 강바닥이 매우 불규칙해서 강바닥을 믿고 걸어가다 익사하는 사고가 옛날부터 많았다.  나도 몇번 그런식으로 빠져죽을뻔 했으며, 초등학교 때는 꽤 친했던 같은반 친구가 빠져죽어 그친구의 빈자리가 교실 한켠에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친구는 초등학교3학년의 어릴적 모습 그대로만 기억에 남아있음은 물론이다.

 

  비가  오면 한탄강은 더 위험해졌다. 물이 금방 급류로 변하고 바닥이 불규칙해 굽이치며 돌아흐르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렸을때  UDT대원 같은 특수부대 요원들이 단체로 와서 홍수로 붉게 물이 불어난 한탄강에서 물안경만 쓴채 도하훈련을 하는걸 본적이 있다.  유속이 빨라서 입수한 지점에서 대각선으로 한참이나 떠내려가서야 강 건너편에 도착하는 대원들을 본 기억이 나며, 물론 그 훈련받은  전문가들도 한명이 실종되는 익사 사고가 났던게 기억난다... 한탄강은 그런 강이었다. 그래서 한탄하는 강이라 해서 한탄강으로  불린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그래서  그런지 강가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정월 대보름에 아침 일찍 처음 지은 밥을 식구수 만큼 퍼서 작은 창호지 봉지들에 담아 강물에  물고기밥으로 던져주면서 한해동안 가족의 무사안녕을 용왕님께 비는 "어부심"이라는 풍습이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한탄강  인근에서만 행해진 풍습이 아니었나 싶다..

   한탄강은  임진강처럼 북한에서 내려오는 강은 아니었지만 상류인 군부대 인근에서 떠내려온 지뢰나 불발탄이 많아서 종종 폭발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얘기는 겨울에 강가에서 얼음낚시로 물고기를 잡아 불을 피워 잡은 고리를 구워먹다가 하필 그밑에 묻혀있던  불발탄이 폭발해 아이들이 크게 다치는 사고도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그쯤 되자 어릴적 초등학교때 인근 군부대의  지원으로 불발탄의 위험성을 알리고자 운동장에서 여러가지 폭탄의 폭발시범을 보여주기도 했었다. 오래된 영화지만 가난한 아이들이  군부대 사격장에서 불발탄을 주워다 팔아 엿도 사먹고 용돈도 벌고 하다가 불발탄이 폭발해 다리가 날아가는 등 튼 피해를 보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사격장의 아이들”이란 영화의 무대가 되는 마을도 내가 살던 동네에서 멀지않은 "고문리"란 마을 이야기였던것이다. 

 내가 살던 동네의 한탄강 너머엔 군부대가 하나 있었는데, 지금은 평범한 부대가 되었지만 그부대는 어렸을땐  북파공작원을 훈련시키는 부대였다고 들었다. 실제로 강가를 따라 유격장 같은 시설들이 강건너편에 늘어서 있던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그  부대원들은 북파공작원들 답게 매우 거칠었던 것 같다. 때론 강가에 단채로 몰려나와 알몸으로 목욕을 하는 바람에 강 이쪽에서  빨래를 하던 아낙네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심지어 자기 물건을 보란듯이 꺼내놓고 건너편 여자들을 희롱하는 일도  흔했다고 한다.

 또한 내가 살던 마을은 면단위의 크지않은 마을이었는데도 동네에 작은 기지촌이 있던 특이한  마을이었다. 내가 고등학교때 까지만 운영되었던 걸로 기억되며 아마도 군부대가 많은 지역 특성상 그런 혐오시설이 운영됬던게 아닌가  싶다. 지금은 물론 모두 철거됬지만 말이다. 중학교때 친구랑 밤늦게 놀다가 영어를 가르치시던 총각선생님이 그 기지촌에서 나오시는걸  우리가 발견하자 얼굴이 빨개지시며 황급히 걸어가시던 기억이 난다. 물론 당시에 우리는 순진해서 그 의미를 몰랐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군부대는 여전히 많아서 외박나온 군인들이며 면회온 가족들이 주말이되면 시내에 많이 보인다. 비디오방이나 게임방, 그리고  롯데리아에 민간인들보다 군인들이 더 많다고 말하면 믿을지 모르겠다는… 그리고 십년전쯤엔 외박나온 군인들이 유흥비를 벌기위에 군번과  계급장을 떼고 술취한 마을 주민들을 덥쳐 지갑을 털어가는 사고도 종종 있었드랬다.  

 방학이 되면 내가 살던  동네에서 북쪽으로 멀지않은 이모님댁에 몇주씩 묵으며 사촌형들과  놀다오곤 했었는데 작은 가게집을 하시던 이모님댁도 군부대 인근이라  군인들이 종종 군것질 거리를 사러 들르곤 했었다. 한번은 M16소총을 좌경계총한 군인과함께 민무늬 군복을 입은 두명의 군인이  가게에 들르는걸 본적이 있다. 당시는 군사정권이 새로 들어서며 삼청교육대라는 부대를 만들어 전국의 깡패나 부랑자들을 잡아들여 강제  정신교육을 시키던 시절이었다.

 연천에도 그런 군부대가 많이 있었고 그사람들중 몇명이 왔던거라고 나중에 이모부님이  알려주셔서 알게되었다. 그런데 당시 9시 뉴스에서 본 삼청교육대는 하나같이 깡패들이라 얼굴이 우락부락하고 몸에 문신이 있는 거친  얼굴들이었는데 내가 본 두 삼청교육대원은 얼굴이 하얗고 딱봐도 도회지 풍의 공부를 많이한 사람의 모습이어서 이상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삼청교육대는 무자비한 훈련과 정신교육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고 하며 어른이 된후  술자리에서 들은 얘기로는 그렇게 사망한 사람들은 소각장에서 소리소문 없이 소각되었는데 내가 살던 동네 인근에도 그런 용도로 지어진  소각장이 몇군대 있었다고 한다. 물론 마을사람들에겐 개 도살장 이란이름으로 포장된채 운영되었었다고 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실제로 삼청교육대에는 불량배 외에도 많은 언론인들과 사상범, 그리고 문학가 들이 다수 포함되 있었다고 하는데..  그 하얀얼굴의 병사도 그런 지식인중 한명이 아니었나 싶다.. 그 하얀얼굴의 훈령병이 당시 중학생이던 어린 나를 미소를 짓고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던 표정을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   그때 그분은 과연 살아남았을까?

   이렇게  많이 어두운 과거를 지녔던 연천이지만 지금은 많이 밝아지고 좋아지고 있다. 통일 조국의 중심이란 슬로건을 내건 최신식 아파트도  많이 지어지고있고, 한탄강가는 깨끗한게 정비된 공원과 산책로와 위락시설들이 들어섰고, 곧 전철도 들어올 예정이다. 또한 깨끗한  밤하늘의 별자리와 여기서만 볼수있는 철새들을 구경하러 몰려드는 관광객들도 많아지고 있다. 통일이 되면 연천은 더 밝아지고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글을 쓰고있자니 내가 이런 열악한 교육 환경에 속에서도 용케 비교적 바르게(?) 성장한게 신기하다는 생각 마저 들기도한다. 어쨌거나 ...

마지막으로 내가 한탄강에서 직접 겪은 짧고 무서운 경험을 소개하고 마칠까 한다.

나는  강가에서 자라서 나룻배의 노를 아주 잘 저었다. 노가 양옆에 달린 서너명이 겨우 탈수있는 작은 배였는데 중고등학생때 그걸 타고 강  위를 자주 오가며 수상 산책을 하곤했다. 그날도 저녁무렵 배를 타고 강을 한바퀴 돌고올 요량으로 노를저어 저녁안개가 옅게 깔린  바람한점 없이 잔잔한 강물위를 여유롭게 산책하고 있었는데 수면에 뭔가 허름한 부표같은게 떠있는게 보였다.

   당시엔  어른들이 초코낚시라고해서 그물을 오랫동안 설치해두었다가 물고기가 잡혀서 못나오면 며칠에 한번씩 물고기를 회수해가는 어망이 많던  터라 그 어망 위치를 알리는 부표인줄알고 지나치려 했는데 부표밑 물속에 뭔가 희뿌연 덩어리 같은것이 보였다.

그때만 해도 물이  깊고 맑아서 물속이 시퍼렇게 들여다보여 물에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포심을 느낄만한 물속풍경을 보여주곤 했었다.  그런데 어망이라면 검은 그물이라 아무것도 안보여야 정상일텐데,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고 호기심이 발동해 그걸 들어올려보았다.  그걸 들어올리는 순간, 줄에 달려올라오던 그 희뿌연 것에 뚜렷한 이목구비가 드러나는것이 아닌가?!

급히  배를 돌려 나룻터로 미친듯이 노를저어 돌아오는 내 머리속으로 방금전 분명히 보았던 사람의 얼굴... 불투명한 물빛에 투과되  떠오르던 그 희미한 얼굴은 나를 있는힘을 다해 노를 젓게 만들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 어둑어둑한 그 강가를 도망치게 만들었었다.  

물론 너무 공포스러워서 다신 그 근처로 배를 차고 가보지도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그 기억은 잊혀졌지만... 그때 거기서 떠오르던 희멀건 얼굴형상의 물체는 무엇이었을까?

 

정말 토막난 사람의 머리였을까? 아니면 마네킹 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내가 잘못 보았던 걸까?

이제 다시는 그걸 알아낼 방법이 없는 오래전 일이 되어버렸지만 아직까지도 정말 그 얼굴의 정체가 궁금하다.

출처 : https://youtu.be/3lWmEPxn-hc



맛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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