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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살면서 봤던 두 명의 귀신-첫번째 귀신
아리가리똥 13 일 전 조회 553 댓글 0 추천 0





꿈에서 봤던 귀신까지 하면 엄청 많아지겠지만 현실에서 본 귀신은 둘이다.

처음 본 귀신은 명절을 맞아 시골에 내려갔을 때였다. 나이는 아마 중학생 때였을 거야. 명절만 되면 사촌들과 모여서 노는게 가장 즐거운 일이지만 그 날은 그렇지 못했지. 명절 전 형과 다툼이 있었고 형의 주도로 가장 나이가 어렸던 난 손쉽게 따돌림을 당했어.


기분이 꿍해 있자 엄마가 와서 물었고 나는 자초지종을 말했지만 곧이어 내 행동이 멍청한 짓임을 느꼈지. 그야 당연하게도 같이 사이좋게 놀아라라고 엄마는 형과 사촌을 불러 말했지. 그런데 따돌림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보고 같이 놀아줘라고 하는듯한 그 모양새는 더없이 비참하게 느껴졌고 나는 그냥 시골집을 나와서 밭두렁을 걸어다녔어. 아는사람은 커녕 근처에 아무도 보이지 않자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소리없이 펑펑 울었어.


그렇게 짠내나게 시골길을 걷다보니 마을 가장 끄트머리에 있던 우리시골집 뒷편 선산까지 가게 됐어. 그 아래엔 꽤나 큰 저수지가 있었는데 발도 아파서 저수지 둔덕에 늘어선 바위에 걸터 앉았어. 해도 저물어가고 있었지만 딱히 밤이 두렵진 않았어. 눈가에 눈물도 마르고나니 마음은 한없이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거든.

그렇게 멍하니 저수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들어서 산쪽으로 시선을 옮겼을 때 나는 더이상 몸을 움직일수가 없었어. 가위에 눌린다는 게 어떤건지 그때 난 처음 알았어. 차에 치여 몸이 움직이지 않았을 때도 얼마든지 당장에라도 일어날 수 있을 것만같은 의지가 있었거든. 하지만 이번엔 되려 의지가 치여 날아가고 몸뚱이만 남은 기분이었어. 온몸에 피가 쫙빠져나가는 기분에 식은땀이 나고 제발 정신을 잃고 싶은 기분이었어.

저수지 건너편엔 새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있었어. 내가 서있다고 표현하지 않은 이유는 그여자가 떠있었기 때문이야. 맨손으론 올라갈 수 있어보이지 않는 높이의 나무사이로 그여자는 그렇게 있었어. 꽤나 험해보이는 산세에 얇고 치렁치렁한 흰옷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더더욱 날 두렵게 했어. 날도 어둑어둑 해지고 조금은 음영진 장소였지만 그 모습만은 또렷하게 보였어.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는 건 저수지 사이의 거리가 꽤나 멀었다는 거야.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그 여자에게서 시선을 고정한 채 조금씩 뒷걸음을 쳤어. 저수지둔덕의 경사를 따라 뒷걸음을 치자 조금씩 그 여자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져갔고 그 여자는 다행히 움직이지 않았어. 나는 그 길로 미친듯이 시골집으로 달려갔어. 우울하던기분이나 분노로 얼룩진 모든 기분들마저 날아가고 마음엔 두려움과 공포뿐이었어. 어느새 해는 져물고 어둑어둑한 길을 달리는데 도저히 뒤를 돌아볼 생각이 들지 않더라.

 

 

 

 

그리고 시골집에 어찌저찌 가서 밥맛있게 먹고 잘 잤음

 

출처 웃대 달려라금순아 님 글









아리가리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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