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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쳐버린 젊은 여교수

앙기모찌주는나무2018.12.13 15:41조회 수 2035따봉 수 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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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총알같은 속도로 태양을 중심으로 끝모르게 돌고 도는 윤회열차와 같다. 모든 인간들은 윤회열차의 승객들과 같다. 인간들은 지구의 표피위에 태어나 살다가 언제 사망할 지 모르는 운명 속에서 끝모르게 탐욕을 부리다가 허무하게 하루아침에 정해진 운명대로 죽고 만다. 인간에게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면, 세상에 종교는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40대 중반에 오직 학문을 하던 미모의 어느 여교수가 정해진 운명인지, 타인의 저주(詛呪)인지 하루아침에 미쳐 버린 사실 이야기를 알고 있다. 그녀는 나에게 미소속에 손을 잡고서 “처음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자의 손을 잡는다” 내 손을 꼬옥 잡았다. 그녀는 내게 “내생에 또 만나기를 소원한다”며 눈물속에 작별을 아쉬워 하면서 하얀 한복을 입고 내 앞에 덩실덩실 춤을 추어주었다. 

저주의 악담은 종종 현실화 되는 수는 부지기수이다. 주장의 근거로 예컨대 공부를 잘 못하는 아들에게 화가 난 엄마가 아들을 꾸짖으며 "집에서 나가 죽어 죽어라“ 저주섞인 악담을 퍼붓는다. 아들은 가뜩이나 부모의 기대에 못미쳐 괴로운 심정으로 부끄러운데, 가장 의지하는 어머니로부터들은 저주의 악담은 아들의 머리에 프로그램화 설정되면, 아들이 울며 집을 나간 그 날 오후, 싸늘한 시체로 돌변한다. 엄마는 경찰서로부터 아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거나 자살한 소식이 통보를 받는 것이다. 또는 남편이 무능하여 오랜시간 집안에 놀고 있릏 때, 인내하던 아내는 ”집밖에 나가 나가 경제활동을 하던지, 아니면 죽어 버리라“는 저주의 악담을 퍼붓기도 한다. 그 후 집을 나간 남편은 자살했다는 통보를 받고 아내는 대성통곡하는 것이다. 따라서 저주의 악담은 현실화 되니 저주의 악담은 절대 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칭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것이다.

자, 이제부터 주제의 본론인 “미처버린 어느 여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1980년대 중반, 나는 전남 강진군 성전면에 있는 국보 13호 32점의 국보벽화가 보존되고 전시되는 무위사(無爲寺=전남 강진군 성전면 죽전리 소재) 주지를 8년째 재직하고 있을 때, 겪은 실화이다. 

그 해 가울 어느 날, 오전, 칠순이 가까워 오는 어느 노보살이 산사의 나를 찾아왔다. 나는 그녀를 내방으로 안내하였고, 수인사를 나누고 난후 나는 따뜻한 작설차를 대접하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어 오셨습니까?" 

“막내딸이 중병이 들어서요. 병원에서 장기간 입원하여 치료도 받았지요. 이제 병원에서는 치료해도 안된다고 ”퇴원하라“ 해서 집에 와 있답니다. ” 
나는 병원에서 치료를 할 수 없다는 말에 죽음을 선고받은 말기 암 같은 정도의 중병이라고 추측했다. 위로의 말을 꺼내려는데, 노보살이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고는 정색을 하여 나직히 이상한 질문을 해왔다.
“스님, 죽은 귀신이 장난을 치면 멀쩡한 사람이 미칠 수 있나요?”

노보살은 훌쩍이며 말했다. 할머니는 나이 설흔에 상부를 하고 혼자서 작은 농토에 노동을 해서 남매를 키웠다는 것이었다. 남편은 술을 좋아해서인지, 명이 짧아서인지 읍내에 나가 “고등어를 사오겠다” 장에 나갔는 데, 고등어를 사들고 술에 대취하여 집으로 돌아올때, 교통사고를 당해 죽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노보살이 나를 찾아온 속사정은 불교의 경전을 읽어주면 실성한 딸이 재정신이 돌아 올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에게 집에 가서 불경을 읽어 달라는 간청이었다. 

나는 그 말을 믿고 걸망에 목탁과 금강경을 담아 어깨에 매고 연신 울어대는 노보살의 뒤를 따라 나서며 분명히 말했다. “저는 귀신 쫓아내는 퇴마사(退魔師)가 못되는 데요” 

노보살은 무위사에서 멀리 떨어진 화산(花山)밑 마을에 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노보살은 자신의 과거사를 나에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들은 애비를 닮아 허우대도 크고, 인물이 잘생겼는데 부전자전인지 일찍이 술을 좋아하고, 여자를 좋아 하더니 학문하고는 일찍부터 담쌓고 사는 인생이었답니다. 그러나 막대 딸 미숙은 어릴 때부터 장차 대학교수가 되겠다며 친구도 사귀지 않고 오직 공부만 했었지요.”

미숙이 광주에 있는 국립대학에 진학할 그 무렵, 미숙의 오빠인 강준구는 결혼을 했다. 그의 아내는 초등학교만 나온 덩치가 크고 완력이 좋은 억척같은 시골처녀인 오금숙이었다.

오금숙은 시집을 온 후로 무엇보다 온식구가 소처럼 일해서 미숙의 학비에 전부 지원하는 것에 불만과 불평이었다. 노골적으로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노골적인 불평을 토로했다. 
“여자는 시집가면 그만이에요. 우리 온 식구가 소처럼 일해서 시누이를 공부를 시켜도 시집가면 그만이예요. 시집가서 우리를 도와줄 수 있나요? 우리만 손해예요”

오금숙은 눈에 불을 켠듯 화를 내어 미숙에게 이렇게 반복해 말하는 것이었다.
“야, 왜 내가 소처럼 일해서 너 학비를 대주어야 하냐? 염치도 없는 년아, 당장 시집이나 가란말야! ”

미숙은 어머니에게 간청하기를 “공부를 해서 소원이던 교수가 되기 전에는 남자친구를 사귀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마침내 미숙은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마침내 광주에 있는 국립대학 전임강사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그의 소원과 행운이 눈에 보이는 때에 불행이 닥쳐오고 있었다. 

불행의 발단은 오빠가 바람이 나 술집 여자와 함께 살기위해 집을 떠나버린 후 올케가 불맞은 범같이 성을 내 행패를 부린 것이다. 

어느 날, 대학의 미숙의 사무실에 시골의 올케가 황급히 나타났다.
“야, 네 오빠가 바람이 났어. 다른 여자와 살겠다고 나에게 이혼을 해달라는 거야. 오빠는 네 말을 잘 들으니, 오빠의 잘못을 바로잡아 줘. 어서 시골집으로 가자!.” 

때마침 강의노트를 준비하던 미숙은 단호하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잠시 후 강의를 해야 해요. 오늘 저는 시골집에 못갑니다. 죄송해요. 언니, 어서 집으로 돌아가세요..”

강의실로 향하는 미숙의 등 뒤에 대고 금숙은 악쓰듯 욕설을 퍼부었다.
“네 년도 네 오빠와 한통속이냐? 나를 쫓아내려고 해? 너 죽을 줄 알어."

미숙에게 운명의 날이 찾아왔다. 어느 날, 오후에 연구실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는데, 연구실 문을 박차고 올케가 뛰어들어왔다. 놀라는 미숙에게 올케는 성난 얼굴로 대뜸 미숙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퍼부었다. 
“야, 이 나쁜년아 나 오늘 네 년 오빠와 이혼을 했다. 이혼을 안해주면 매일 매타작이니 매맞고 죽을 수는 없어서 이혼장에 도장을 찍었다, 이년아. 내가 시집와서 소처럼 일해서 네 년 학비 대준 것 다 잊었냐? 내가 네게 무엇을 잘못했다는 거냐? 네 년이 오빠를 설득했으면 내운명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쁜년! 나는 이제 자살할거야 죽어서 귀신이 되어 네 년과 네 집안에 다 복수하겠어. 나는 오늘 네 년을 죽일게야!”

사람들이 말릴 틈이 없이 순식간에 올케는 시누이의 머리채를 잡아 있는 힘을 다해 시누이의 머리통을 벽에다 부딛쳤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저항하지 않은 미숙은 올케에게 머리채를 잡혀 머리통을 벽에 연속해 세차게 부딪히고 의식을 잃어버렸다. 미숙의 머리에 유혈이 낭자했다. 올케는 쓰러진 시누이에게 무수히 발길질까지 하고는 쏜살같이 달아났다. 금숙은 배반한 남편에 대한 복수로 그 집안의 희망인 미숙에게 패악을 자행하고 집에 도착하여 곧바로 “온집안 식구에 복수하겠다!” 소리 쳐 저주하며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고 말았다. 

노보살은 울면서 나에게 말했다.
"못난 아들 때문에, 며느리는 한을 품고 죽고, 딸은 병원에 실려갔는데, 며느리가 죽은 후 딸이 갑자기 병실이 떠나가라 호호호호 홍소를 터뜨리기 시작하더랍니다. 의사의 말인즉 머리를 벽에 마구 부딪힐 때 뇌를 다쳤대요.” 여교수는 미쳐 버린 것이다. 

미숙은 대학의 정신병원에서 장시간 치료를 받았지만, 제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 병원의 의사는 비싼 병원비 때문이라면서 어머니에게 미친 딸을 집으로 데려가게 했다. 

내가 노보살의 집에 도착하니 넓은 부지에 큰 초가집 본채와 조금 작은 스레트 별채가 있고 화장실이 딸린 제법 큰 곳간이 있었다. 집 뒤에는 울창한 대밭이 있었고, 집 주위에는 해묵은 감나무가 대여섯 구루가 잇는데 홍시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노보살은 나를 낡은 별채로 데려가더니 닫힌 방문 앞에 서서 큰소리로 방안을 향해 말했다.
“아가, 어미가 무위사 주지스님을 모시고 왔어. 어서 일어나 방문을 열어라.”
방안에 인기척이 없자 노보살이 나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하면서 혼자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잠시 후 노보살이 방문을 열고 나를 불러들였다.

방안에 들어서니 방에는 온통 책더미였다. 족히 수천권은 되어 보이는 책더미 속의 비좁은 공간의 아랫묵 쪽에 하얀 한복을 입은 30대 후반의 산발한 여자가 고개를 떨구고 앉아 있었다. 후리후리한 키에 야위었지만, 계란형의 얼굴, 오똑한 코, 크고 지적인 눈은 지그시 감고, 입은 악물듯 굳게 닫혀 있었다. 그녀는 무표정하게 두 눈을 무섭게 뜨고 나를 쏘아 보았다. 

노보살은 딸에게 나무라는 투로 말했다.
“스님께 인사를 해야지. 너를 위해 어렵게 모셔온 무위사 주지스님이시다. 어서 인사 해.”
그러나, 미숙은 여젼히 무표정하게 나의 눈을 쏘아 볼 뿐이었다.

사실 나는 미숙의 정신병을 치료할 능력의 신통력이 없었다. 그러나 노보살의 간곡한 청을 뿌리칠 수는 없었다. 나는 걸망에서 목탁과 금강경을 끄집어 내어 미숙 앞에 펼쳐 놓았다. 내가 목탁을 들어 막 치려는데, 돌연 무표정한 미숙이 오른 손을 번쩍 들어 제지하며 소리쳤다.
“잠깐요! ”

나는 들었든 목탁을 방바닥에 내려놓고 물끄러미 미숙을 건네보았다. 미숙은 슬픈 미소를 짓고 흘낏 어머니를 보더니 다시 나에게 도전적으로 말했다.
“내가 사이코 같아요? 올케 귀신이 들린 것 같아요? 네? 어서, 말해봐요?”
나는 대답은 하지 않고 속으로 생각했다. (멀쩡하구먼)
미숙은 다시 말했다.
“저, 미치지 않았어요. 귀신도 붙지 않았구요. 아셨어요? 그러니 애써 염불독경 할 필요 없어요”

나는 미숙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노보살에게 “그냥 떠나겠다”는 동의를 구하듯 건네 보았다. 노보살은 고개를 가로 흔들어 보였다. 노보살은 부끄러운 듯이 말했다.
“정신이 왔다 갔다 하지요.”

돌연 미숙이 정색을 하고 어머니에게 항의하듯 말했다.
“어머니, 왜 처음보는 스님에게 제 흉을 보세요. 그러시면 안되지요.”
“오냐, 오냐, 내딸아, 정신을 차리니 에미가 좋아 죽겠구나.”
미숙이 나를 향해 쏘아보며 말했다.
“스님이나, 목사, 신부 가운데는 오직 남을 위해 헌신봉사 하는 분들이 있고, 사깃꾼같이 종교를 빙자하여 돈벌이에 혈안이 된 분들도 많은 데 스님은 솔직히 어느 쪽이에요? ”

노보살이 펄쩍 뛰어 호통을 쳤다. “너 잘나가다 왜 그러냐?” 미숙은 어서 답변을 하라는 듯이 응시하듯 나를 무섭게 쏘아 보았다.
나는 애써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사깃꾼은 못되고…. 도적놈이요. 부처님처럼 성불도 못한 채 시주밥만 축내는 그런 도적놈이지요.” 
“도적놈? 호호호…. 괞찮은 스님이네요. 그걸 깨달았으니.”

미숙은 앙천대소(仰天大笑)하듯 천정을 보며 큰소리로 훗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 노보살은 머리를 가로 흔들며 방바닥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엇다.

그 때였다. 미소를 보이든 그녀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내앞에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무엇이 좋은지 호호호 홍소를 터뜨리며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에이구, 다시 정신이 또 나갔구만. 에이구….” 노보살은 다시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며 훌쩍이기 시작했다. 멀쩡하게 보이든 미숙이는 혼백이 빠진 듯 다른 여자가 되어 춤을 추어대며 허공을 향해 예쁘게 웃으며, 이렇게 반복하여 외치는 것이었다.
“어머니, 스님, 심청이가 농약을 먹고 우물속에 빠져 죽었어요. 심청이가….”

덩실덩실 춤을 추든 미숙은 지친 듯 자리에 쓰러져 벌렁 누워버렸다. 눈은 천장을 응시하고 입은 굳게 다물었다.

그때 훌쩍이는 노보살이 나에게 정색하여 뜻밖에 반전(反轉)의 말을 했다. 
“제가 솔직히 고백하겠어요. 오늘 스님을 모신 진짜 뜻은 제딸을 스님에게 맡겼으면 해서이지요.”
“예? ”
“저는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저도 병이 깊답니다. 어미가 살아 있다면, 미친 딸을 끝까지 보호해줄 수 있지만, 제가 죽고나면, 누가 저 딸을 보호해줄 수 있을까요? 많이 배웠지만, 실성한 탓으로 딸을 필요로 하는 남자가 있다면, 줘 버리고 싶지만, 무지막지한 자를 만나면 미친년이라고 걸핏하면 복날 개패듯 할 것을 생각하면, 그리할 수도 없지요.. 이 에미 죽고나면, 실성한 우리 딸은 뉘라서 돌보아 주겠어요?”

누워서 입을 앙다물고 천정을 응시하고 있던 미숙의 두 눈에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노보살은 이어서 말했다.
“딸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기도원에 딸을 맡겼더니 딸에게 쇠사슬이 달린 수갑과 족쇄를 채우고 배를 굶기고 몽둥이질을 해서 온몸에 상처투성이인 딸을 데려 오기도 했답니다.” 

노보살은 또 말했다. “스님, 부처님께 죄받을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부디, 스님이 제 딸을 거두워 주시지 않겠어요? 스님은 제 딸에게 매질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제 딸을 절에 데려다 허드레 일을 시키던지, 마누라를 삼든지 제 딸을 보호해주셨으면 간절히 바랍니다.”

노보살은 말을 마치자 방성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뜻밖의 상황에 나는 난감해 묵묵히 있었다. 그 때 미숙이 일어나 슬피 우는 어머니를 껴안았다. 그녀는 뼈만 남은 어머니의 어깨를 안고서 소리쳐 울면서 말했다.
“어머니, 제가 죽겠어요, 죽으면 되잖아요. 어머니. 제발 울지 마세요.”

이윽고 나는 두 모녀에게 사죄하는 마음이 되어 이렇게 말했다.
“제가 따님을 무위사에 데려가야 하는 데 하지만 개인절이 아닌 공찰(公刹)에서는 실성한 여자를 절에 둘 수가 없고, 비구승인 저는 아내를 맞아 살 수가 없답니다. 어찌하겠습니까? 노보살님의 소원을 들어드릴 수가 없군요 ” 

내가 그 집을 떠나올 때, 미숙은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슨 생각에서인지 눈에 이슬이 맺힌 채 슬픈 미소를 보이며, 오른 손을 불쑥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녀는 내손을 굳게 잡았다. 따뜻한 온기가 내 몸에 전달되었다. 미숙은 슬프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금생에 스님과 저는 인연이 없군요. 여자로 태어나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자의 손을 잡아본 것은 처음이예요. 스님은 착한 스님이예요. 착한 스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내세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내가 떠나올 때 미숙은 방문 밖에 서서 마치 아쉬운 전별이라도 하듯이 나를 바라보더니 슬픈 미소속에 울면서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해 겨울 눈이 폭설로 내리는 날, 나는 본사인 대흥사에서 무위사 주지직을 해임 당했다. 나는 눈발속에 걸망을 메고 무위사를 떠나야 했다. 그 후, 나는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은거하여 공부를 하기 위해 애견(愛犬) 바우를 데리고, 산 설고 물 설은 강원도 횡성의 갑천면의 어느 저수지 밑 외딴 시골집 교회 건물을 매입하여 바우와 함께 독서삼매에 드는 것이 유일한 취미였다. 

수년 후 여름 어느 날, 나는 무위사 부처님에 감사의 참배를 마치고, 미숙의 집을 방문했다. 나는 지금쯤 병이 차도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면서 그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집은 인기척이 사라진 귀기가 어리는 폐가 같이 변해 있었다. 마당에는 잡초가 우거졌고, 잡초 속에 두꺼비가 엉금엉금 돌아다니고 있었다. 소리쳐 주인을 불렀지만 집은 텅 비어 있었다. 미숙이 있는 별채를 찾으니 별채는 불에 타서 잿더미로 변해 있었다. 왜 별채가 불타 없어 졌을가? 미숙은 어디로 갔을까? 그 위에는 잡초가 무성해 있었다. 나는 잿더미가 된 별채의 터에 서서 합장하여 불호를 외었다.

나는 마을의 어느 노파에게 이렇게 들었다.
“ 실성한 그 집 딸이 별채에 불을 질러 수천권의 불붙은 책더미속에 춤을 추면서 죽었지라우. 딸의 어머니는 딸의 시체를 애통히 수숩하여 땅에 묻고 며칠동안 울더니 죽은 딸을 따라가듯 죽었답니다”

나는 혼자서 별채의 잿더미 앞에 서서 비통한 심정으로 생각했다. 왜 그녀는 스스로 별채에 불을 지르고 자살했을까?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까? 미숙에게 희망이 있다면 무엇이고, 절망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그녀의 구원자가 되어 산사에 대려오지 못한 용기 없음을 후회하며 자책했다. 산사에 데려왔다면 분명 아직도 살아있을 미숙이었다. 나는 웬지 “내가 용기 없어 그녀를 죽게 했다”는 후회와 자책이 들었다. 

하늘은 어두워왔고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환상이 보였다. 미숙과 작별할 때의 모습이 선연이 떠올랐다. 그녀는 내손을 잡고 분명히 이렇게 말했었다.
“여자로 태어나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남자의 손을 잡아본 것은 처음이예요. 스님은 착한 스님이예요. 착한 스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내세에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그리고 하얀 한복을 입은 채 작별을 아쉬워 하듯 덩실 덩실 춤을 추는 모습이 보이는 듯 했다. 

나는 70이 지난 나이에도 그날의 미숙이 미쳐 버린것이 전생에 정해진 운명인가, 저주 탓인가 분명히 깨닫지 모하고 있다. 내가 죽은 후 후세에 또다시 미숙을 만날 수 있을까? 지구는 총알같이 여전히 돌고 도는 데, 지구의 표피위에서 우리는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저작권자 ⓒ 李法徹의 論壇, 이법철의 논단 무단 배포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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