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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누군가 있다. -상-

title: 섹시변에서온그대2016.09.24 04:46조회 수 1016추천 수 3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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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거제도로 놀러갔다가 그곳에 살고있는
고등학교 동창놈의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를 기억이 나는데로 써볼까 한다.

친구가 부산에 살때의 일이다.

준홍이겐 꿈이 하나 있었다.

어릴때부터 가정형편때문에 흩어지게된 가족들과 
내집을 장만해 한집에 함께 살게 되는것이었다.

준홍은 중3때 학교를 그만두고 일찍부터 외삼촌의 정비소에서 기술을 배워 
이른나이부터 또래에 왠만한 친구들보다 벌이가 훨씬 좋았다.

22살 이른나이에 약간의 실수로 큰아들을 얻어 결혼을 하게된 준홍은 
가족들을 위해 정말 미친듯이 일에만 몰두해 돈을 모았고
서른하나에 셋째딸이 태어나자 준홍은 때가되었다고 생각을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혼자 살고계신 어머니를 모셔와 
좋은집을 얻어 한집에서 살기로 결심을 했다.

준홍의 아내는 일단 가게부터 얻어 독립을 하고 자리를 잡은 후 
집은 나중에 장만하자는 생각해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남편의 오랜 바람이었다는걸 알기에 끝까지 반대하지는 못했다.

어렵게 가진돈에 맞는 집을 구하게 되었는데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직장에서 조금 먼것이 흠이었지만 
2층에 방도 네칸이고 마당까지 딸린 넓은 집이었다. 

준홍은 마침내 내집을 장만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뻐했다.

그러나 그 집은 준홍의 중3때부터 가져온 꿈을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산산조각내 버렸다.


집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된건 이사오고 난 후 몇일되지 않아서부터였다.

제주도에 살던 준홍의 장모님이 이사한 집도 보고 손주들도 볼겸
겸사겸사 몇일 묵어가려고 준홍의 집에 방문하였다.

준홍의 집에서 사흘동안 머문 장모님은 멀리 떨어진 구O동에 있는 이모님댁에 들렀다가
다시 제주도로 내려가기로 하고 아침일찍부터 준홍의 집을 나섰다.

장모님은 모셔다 드린다는 준홍의 말을 한사코 사양하고는
기어이 버스를타고 가신다고 고집을 부리셨다.

준홍은 장모님을 배웅하고 식구들에게 인사를 한후 출근을 했다.


그날밤.

준홍은 아직 어린 셋째때문에 집들이를 못하는 대신해 동료들에게 한턱 내게되었고 
회식은 긴 술자리로 이어져버려 귀가시간이 자정을 넘어서고 말았다.

한잔 거나하게 취해서 대리를 불러 집으로 돌아온 준홍은
동네입구에 주차공간에 내려 담배하나를 피워물고 집으로 돌아갔다.

식구들이 깰까봐 열쇠로 대문을 열고 들어간 준홍은 
아직 장초인 담배를 마저 피우고 들어가기 위해 마당을 어슬렁 거렸다.


그런데 마당 이리저리를 두리번 거리는 준홍의 눈에 왠 이상한게 보였다.

마당 안쪽 구석에 화분몇개가 놓여있는 어두컴컴한 그곳에 누군가 
등을 돌리고 쪼그려 앉아있는 것이었다.

준홍은 잔뜩 긴장을 한채 마당안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가 살며시 말을 걸었다.

" 누고?(누구냐) "

준홍의 부름에 살며시 고개를 돌린 그 사람은 다름아닌 
아침일찍 이모님댁으로 떠난 장모님이었다.

" 깜짝놀래라... 장모님 언제 다시 오셨습니꺼? 집사람은요? "

" .............. "

장모님은 대답이 없었다.

" 장모님, 접니더 구서방... "

장모님은 다시 고개를 돌려 준홍에게서 등을 돌렸다.

" 장모님? 안드가십니꺼? 밤공기 찹니더 같이 들어가시지예. "

준홍이 장모님에게 다가가자 장모님은 벌떡 일어나 현관문을 벌컥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아버렸다.

준홍은 장모님의 이상한 태도에 잠시 할말을 잊고 멍하게 서있었지만 
취기때문에 피곤하기도 해서 잠시 후 집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엔 불이 꺼져있었고 아이들도 아내도 전부 한밤중이었다.

준홍은 옷을 대충 벗어던지고 씻지도 않고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아내의 일어나서 아침먹으라는 소리에 준홍은 부스스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준홍은 식탁에 있는 물컵에 물을 따라마시며 아내에게 묻는다.

" 장모님은? 아직 안일어나셨나? "

아내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 엄마? 몰라 전화 안해봤는데? "

준홍은 아내에게 되물었다.

" 어제 집에 들어오니까 장모님 계시드만... 구O에서 다시 돌아오신거 아니가? "

" 어? 아닌데 왜그러는데? "

준홍은 간밤에 일을 아내에게 들려주었고 
아내는 당신이 술마시고 잘못본거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준홍이 자꾸 갸웃거리며 믿지 못하자 아내는 장모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끝낸 아내는 엄마는 줄곧 이모님댁에 계셨고 
저녁잡숫고 이모님과 소주한잔 하신 후 곧바로 주무셨다고 했다.

준홍은 아내의 말처럼 술기운에 헛것을 본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준홍은 기본이 소주 서너병의 대주가라 잘못봤을리 없었다.

하지만 아침부터 대수롭지 않은 일로 소란떨기 싫어 준홍은 아내에게
내가 착각한거겠지 라고 안심을 시켰다.

하지만, 그건 준홍만의 착각이 아니었다.


그 후로도 이상한 일들이 가족들에게 일어났다.

초등학생 큰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낸 아내는 
막내딸을 보다가 막내딸과 함께 낮잠이 들었다.

얼마쯤 잤을까

막내딸이 우는소리에 잠에서 깬 아내는 막내딸에게 젖병을 물리고 달래주었다.

한참을 보채는 막내딸을 겨우 다시 재워놓은 아내는 
커피한잔을 타서 거실로 나가 탁자위에 커피를 내려놓고 거실의 커튼을 열어재쳤다.

아무생각없이 창넘어 보이는 마당의 풍경을 둘러보던 아내는 깜짝 놀랬다.

어린이집에 있어야할 둘째아들이 마당에 앉아 있는것이다.

아내는 거실에 있는 시계를 쳐다 보았다.

10시 50분, 분명 어린이집에 있어야 할 시간이었다.

" 야 구기철! "

아내의 부름에 기철은 아내를 쳐다보았다.

" 너 왜 집에있어? 언제 집에온거야? "

아내는 걱정반 놀라움반으로 현관에있는 슬리퍼를 신고 마당으로 나갔다.

" 아니 집에왔으면 엄마를 깨우던지 하지 추운데 밖에서 뭐..하.... "

그때 기철이 대문을 열고 문밖으로 도망을 가버리는 것이었다. 

" 야! 구기철! 빨리 집에 안들어오면 엄마한테 진짜로 혼날줄 알아라! "

아내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와 기철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전화를 걸었다.



" 네 00 어린이집입니다. "

" 저 구기철원생 엄마되는 사람인데요. 000선생님 계십니까? "

잠시후 선생님이 전화를 받았다.

" 안녕하세요. 기철이 어머님. "

" 선생님 우리 기철이가 왜 이시간에 집에 와있는 겁니까? "

" 네? 무슨 말씀이세요? "

" 일이 있어서 애를 일찍 돌려보내게 됐으면 학부모한테 연락을 주셨어야죠! "

" 저기 어머님. 지금 무슨 말씀이신지... 기철이 지금 여기 있는데요? "

기철이는 줄곧 어린이집에 잘 있었다는 선생님의 말에 
아내는 할말을 잃고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선생님에게 착각을 했다며 죄송하다고 말하고 황급히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내는 일하고 있는 준홍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와줄수 없냐고 했고
최대한 일찍 일을 마치고 돌아온 준홍에게 낮의 일들을 말해주었다.

하지만 낮에 본 그게 누구인지 어떻게 된일인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무리 얘기를 해봐도 부부는 착각이었다고 스스로를 달래는 방법밖에 없었다.


몇일 후 주말.

육아에 지친 아내는 애들을 모두 준홍에게 떠맞기고 
늦게까지 친구들과 놀다 올거라며 훌쩍 나가버렸고 
준홍의 어머니도 같이 일하던 친구분들과 놀러 가버리시고 

준홍은 세아이와 함께 전쟁같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아내는 놀면서도 집에 있는 아이들 걱정에 1시간에 한번꼴로 집에 안부전화를 했고
처녀때처럼 밤새 놀아보자 다짐했던 아내와 친구들은 각자 조기귀환을 요구하는 
남편들의 독촉전화때문에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밤늦게 집에 돌아온 아내는 식구들이 깰까봐 조심조심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신발을 벗고 살금살금 집안으로 들어가던 아내는 깜짝 놀랐다.

준홍이 거실에 불도 켜지않고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 오빠야... 안잤나? "

" ............. "

준홍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 애들은? 애들은 다 자나? 어머님은? "

".............. "

늦게 들어온게 미안했던 아내는 뻔한 질문으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으나
준홍은 굳은 얼굴로 TV만 쳐다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 오빠야.. 미안~ 나는 일찍 올라고 했는데 애들이 자꾸 잡아서... "

" 오빠야~ 미안~ 화풀어라~~ "

아내는 없는 애교를 부려 사과를 해보려 했지만 
준홍은 끝끝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평소 준홍은 화가나면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타입인데
아무런 말도 없이 앉아만 있으니 왠지 더욱 무서워 보였다.

" 내 씻으러 간다. "

아내는 더이상 준홍을 자극하지 않기위해 욕실로 씻으러 갔다.

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와보니 준홍은 없고 TV만 켜져 있었다.

아내는 TV를 끄고 침실로 들어갔다.

침실에는 불이 꺼져있었고 준홍의 코고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아내는 준홍이 깰까봐 취침등을 켜고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잠자리에 들었다.



" 문디가시나야! 언제까지 자빠지 잘끼고? 안일어나나!! "

아내는 준홍의 윽박지르는 소리에 잠을 깼다.

" 니는 나이든 시어머니가 차리주는밥이 먹고싶나? 빨리 일어나서 밥무라! "

준홍의 핀잔에 아내는 잠이 덜깬 얼굴로 베시시 웃으며 시어머니에게 아침인사를 했다.

애들은 벌써 학교와 어린이집으로 가버린 후였다.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고있는 아내에 곁으로 다가온 준홍은 
잔뜩 꼬인 말투로 아내에게 물었다. 

" 가시나 니 몇시에 집에 들어왔노? "

다 알면서도 묻는 남편의 뺀질거림에 아내는 순간 욱 했지만 
시어머님이 거실에 계신지라 올라온 욱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대답했다.

" 내가 미안하다고 했잖아?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 앙? "

" 니가 언제 미안하다고 했는데? 방금 일어나놓고 언제? 꿈에서? "

아내는 초딩처럼 놀대는 남편을 보며 
남편의 화가 풀린것같아 마음이 놓인 아내는 같이 이죽대며 남편을 놀렸다.

" 어제밤에는 삐져서 한마디도 안하드만 이제 풀렸는 갑지? "

" 야가 엇저녁에 마신 술이 아직도 안깻나.. 니가 언제 미안하다 했는데? "

준홍과 아내는 한참을 유치한 말투로 옥신각신 하다가 
서로 주장하는바가 조금 다른것을 눈치채게 되었다.

준홍은 새벽1시까지 아내를 기다리다가 어머니가 돌아오신걸 본 후
막내를 어머니에게 맡기고 침실로 가서 잠이 들었다고 했다.

준홍의 아내가 집에 들어온 시간은 2시 3-40분 쯤이었다.

준홍의 식구들의 입가엔 웃음기가 떠나버렸고
준홍은 집에 우리가족 이외에 다른 누군가 있다는걸 확신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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